기여내역은 언제든 초기화될 수 있으며, 예기치 못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용서받지 못한 자(2005)
덤프버전 :
1. 개요[편집]
2005년에 개봉한 윤종빈 감독의 한국 독립영화. 중앙대학교 졸업작품으로 제작한 영화이다.[3]
육군병장 태정과 그의 후임이면서 중학교 동창인 승영, 그리고 승영의 후임인 지훈이 겪은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는 상병 이승영이 탈영하고 태정을 만나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와 나머지는 태정과 이승영이 군대에 있을 동안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본 작품으로 제8회 디렉터스컷 시상식과 제25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배우 하정우가 신인상을 받았으며, 5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42회 백상예술대상,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국제영화평론가 협회상, PSB 관객상,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을 수상했다. 또 3대 영화제인 제59회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되는 등[4] 대학생 졸업작품으로서는 상당히 흥한 편이다.
제작비는 대략 2천만원(!) 정도 들여서 전국관객 1만 647명을 동원, 순수익은 7천만원 정도로 독립영화 치고는 꽤 성공했다.
2. 예고편[편집]
3. 시놉시스[편집]
대한민국 남자들의 비밀과 거짓말..... 그날 이후, 더 이상 친구일 수 없었다...
2년여 동안 나름 군기반장으로서 모범적인 군생활을 했다고 자부하는 병장[5]
태정은 중학교 동창인 승영이 내무반 신참으로 들어오면서 평탄치가 않게 된다. 상관의 군화에 매일같이 물광을 내 갖다 바치는 것이 당연하고 고참은 신참 팬티를 뺏어 입어도 당당할 수 있는 군대 특유의 부조리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승영은 사사건건 문제를 일으키고 태정은 친구라는 이유로 승영을 계속 감싸주지만 자신까지 곤란한 상황에 몰리기가 일쑤다.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편하다는 태정의 충고와 걱정에도 아랑곳 않고 승영은 자신이 고참이 되면 이런 나쁜 관행들을 다 바꿀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태정에겐 그런 승영이 답답하고 자신의 제대 후 홀로 남겨질 친구의 앞날이 걱정될 뿐이다.그러던 중 승영도 어느덧 지훈을 후임으로 두게 된다. 다른 고참들의 따가운 시선 속에서도 승영은 자신의 소신대로 지훈에게 잘 해주지만 그럴 수록 자신에 대한 부대 내 따돌림은 심해지고 인간적으로 대한 지훈도 제 멋대로이다. 태정이라는 보호막도 없어진 승영은 이제 서서히 변해가기 시작하는데... 1년여 후, 제대하고 군대의 기억을 까맣게 잊고 지내던 태정에게 어느날 승영으로부터 갑작스레 만나자는 전화가 온다. 승영을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태정은 여자친구를 불러내고 승영은 어딘가 불안한 모습으로 꼭 해야 할 말이 있다며 자꾸 태정을 붙잡는데.. 태정의 제대 후 승영에겐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4. 군대 묘사[편집]
작중 시점은 이승영의 입대일을 기준으로 2000~02년 사이로 보이며,[6][7][8] 훗날 아예 대놓고 병영부조리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비판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D.P.가 나오기 전까지는 군생활을 매우 리얼하게 묘사한 몇 안되는 군대 영화였다. 배달의 기수나 군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와는 다르게 현실의 군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같은 군사적 고증을 잘한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군대 내 인간관계는 결코 제대로 묘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런 군대물은 전우애나 인간적인 면을 추구해야 군 당국의 촬영 협조를 받을 수 있고 흥행적인 면에서도 돈이 되기 때문이다.[9] 하지만 여기서는 군대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병영부조리, 구타, 가혹행위를 그대로 적나라하게 드러낸다.[10] [11] 비슷한 작품으로는 만화 창과 노병가[12] 등이 있다. 덕분에 논란들과는 별개로 상당수 관객과 평론가들은 이 영화에 대해 호평을 했으며, 군대를 통해 생기는, 대다수의 한국 남성들이 겪는 트라우마에 대한 정신분석학 관련 서적에서 꽤 비중있게 다뤄지기도 했다.
윤종빈 감독은 이 영화를 찍을 때 국방부에 가짜 시나리오를 제출해 촬영허가를 받았다. 사실적인 군대 모습을 촬영해 냈지만, 육군 홍보영화인 줄 알고 촬영협조를 해줬는데 그것과는 정반대로 군대 내 부조리를 보여주는 줄거리의 영화가 개봉되자 낚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육군의 높으신 분들은 격노했다.[13] 육군 측은 영화가 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하면서 소송까지 불사할 모습을 보였고, 결국 감독이 공개 사과문을 신문에 게재하면서 가까스로 법적 분쟁을 모면했다. 육군 당국에서는 윤종빈 감독을 아주 혼내주겠다고 벼르고 있었지만, 감독이 솔직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고, 더구나 봐달라고 징징거리는 것도 아니며, 어떠한 법적조치도 달게 받겠다고 정직하게 나오니까, 학생 신분(중앙대)이고, 대학 졸업 작품으로 만든 영화임도 감안해서 "다음부터 그러지 마!"라는 식으로 넘어가 주었다. 이때 사단 기무대에 감독 포함 하정우까지 끌려가서 조사받았다는 카더라가 있다.
이후 수 년이 지난 재개봉 GV 자리에서 윤종빈 감독이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군부대 장소 협조 당시 사실 군부대 담당자는 진짜 영화 내용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한다. 어머님의 성당 친구라는 그 분은[15] 성당 미사에서 윤종빈 감독의 어머니가 아들의 고충에 대해 토로하자 자신이 협조해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상업영화가 아닌 학생 영화고, 대중에게 공개될 리 없다고 생각한 그는 서류 작업을 위해 적당한 내용의 가짜 시나리오를 제출하라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군 문화의 예복습 교재로 전국민에게 각인되었고, 일이 커져버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윗분들 입장에선 말 그대로 사기당한 거고, 부대 빌려준 엄마 친구 군인 입장에선 진짜 날벼락 맞은 것. 이후 상황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다.본의 아니게 옳지 않은 방법을 사용하여 물의를 일으킨 점은 거듭 죄송하게 생각하고 이에 대한 개인적인 처분이 결정된다면 기꺼이 받겠습니다. 하지만 군 관계자 여러분들께서도 조금만 더 유연한 입장으로 이 영화를 봐 주신다면 긍정적인 대안을 함께 찾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윤종빈 감독이 공개 사과문에 쓴 내용. 대한민국 국방부에 있는 심각한 문제에 대한 수용과 해결책 대신에 오로지 이런 문제를 정면으로 영화로 만들었다고 감독을 고소하는 대한민국 국방부에 대한 비판도 담았다.[14]
일각에서는 육군 측에서 영화제작에 좀 더 융통성을 발휘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내비쳤으며 엄연히 대한민국 군필자들중 대다수가 접한 병영 내 부조리를 고칠 생각은 커녕, 이를 소송으로 덮으려는 국방부의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영화 촬영에 사용된 제작비에 영화진흥위원회 지원금 1천만원+미쟝센단편영화제 상금 500만원+자비 500만원으로, 군 측에 예산지원을 받은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또 비판을 하기도 한다.
월간 플래툰에서는 "미국 영화 중 군대를 희화화하는 애들이 군부 지원 받았단 이야기 들어봤어? 걔들은 군부 지원 안 받았다는 걸 오히려 자랑스레 박아놓는다고!"라면서 이들을 깠다. 사례로 든 영화는 1996년 개봉한 '말뚝상사 빌코'[16] 인데 고참 농땡이 미 육군 부사관이 부대를 카지노로 개조하거나 높으신 분들께 뻥을 쳐서 예산을 타먹는 내용이다. 게다가 빌코 때문에 숀 소령이 보직해임을 당해 타부대로 전출갔었는데 그 숀 소령이 부대를 방문하자 부대가 발칵 뒤집힌다. 그래서 말뚝상사 빌코처럼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 '이 영화는 미군의 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라는 자막을 띄웠다.[17]
국방부측에서 유일하게 원하는 영화라는 것은 오직 배달의 기수나 전우 등 국군 프로파간다 영화밖에 없다. 때문에 굳이 이 영화만이 아니라 태극기 휘날리며를 촬영할 당시에도 국방부가 태극기 휘날리며 제작진과 마찰을 빚었다.[18] 본 작품도 육군과 마찰이 있기도 했지만 이후 육해공군과 해병대에서는 교육 기간이나 연휴기간 때마다 (전쟁영화 등과 함께) 틀어주는 영화가 되었다. 실제로 훈련소나 자대에서 정훈 교육할 때 가혹행위의 사례로 이 영화의 장면을 꽤 많이 인용한다.
국방부의 이런 졸렬함은 10년 후에도 이어져서, 이 영화보다 비판 수위가 거의 대등한, 혹은 한 단계 끌어올린 등급의 병영부조리 고발 드라마인 D.P. 공개 시에도 불쾌함을 내비치며[19] 드라마가 실제와 다르다고 발뺌하며 허위 사실을 유포하지 말라는 추태를 보였다. 그러나 웃기게도 이 발표를 한 바로 다음 날 해병대 자살자가 나오며 망신을 당했다. 게다가 이 영화 개봉 당시보다 인터넷이 매우 발달하여 국방부의 이런 태도를 접한 실제 전직 군 장병들이 매우 싸늘한 태도를 보여 국민들의 영향력이 훨씬 강해졌음을 시사했다.
4.1. 옥의 티[편집]
- 군인들이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는 장면이 어색하다는 의견이 있다. 군인은 인사를 할 때 보통 거수 경례를 한다. 오른손 부상을 당한 경우, 당장 손을 뗄 수 없는 작업 도중, 양손으로 총기 등 장비를 들고 가는 경우 등 정말 예외적인 경우에만 목례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암묵의 룰을 정말로 몰라서 일어난 고증오류일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이를 지금(그 당시) 군대가 이러는 것은 진짜 군대가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함이라 보기도 한다.[20]
- 자대전입이 주로 오후에 이뤄지기 때문에 잘못되었다는 의견이 있지만 그건 옥의 티가 아니다. 사단 본부 내에 위치한 신병교육대에서 사단본부 내 예하 대대로 자대배치 받는 경우는 정말 아침만 먹고 바로 출발하는데 도보이동(...)으로 10분내에 도착하는 경우도 있다.
- 분대장이 군복에 견장을 착용하지 않았다. 분대장은 군복 양쪽 어깨에 초록색 견장을 착용한다. 그러나 견장을 착용하지 않는 분대장은 실제 군생활을 해보면 꼭 한 명씩 있다. 혹은 지휘관과의 불화로 분명 분대장인데 견장은 압수당한(...) 케이스도 볼 수 있다.
5. 등장인물[편집]
5.1. 주연[편집]
5.1.1. 유태정[편집]
명문대생은 원래 군생활 적응 못해? 고참도 없어? 비합리적이다 이거지?[21]
[22]
니가 틀렸다는 게 아니라 니가 그러면 나중에 힘들어져. 왜 자꾸 말 나오게 대꾸를 해?[23]
분대장. 대대장 CP병으로 부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카리스마 있고 무서운 병장 실세. 이승영이 전입할 당시 이제 막 병장을 단 시점으로 추정되며, 중학교 동창 이승영이 명문대생이었던 것과 달리 대학교는 다니지 않는 것으로 묘사된다. 2년여 동안 나름 안정적이고 모범적으로 군생활을 해 왔지만 중학교 동창 승영이 부사수로 들어오면서 고생하기 시작한다. 특히 왕고이자 악덕 고참의 표본인 마수동과 고지식한 신참 승영 사이에 끼어서 고생한다. 군대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는 승영에게 충고도 해주고 커버도 쳐주다가 결국 승영이 마수동에게 선을 넘어 대드는 큰 잘못[24] 을 하는 바람에 자신까지 마수동에게 갈굼을 당하게 되자 후임들을 집합시켜 구타와 얼차려를 가하게 된다. 그마저도 나머지 후임들을 다 내보내고는 승영에게 미안하다며 어깨를 붙잡고 사과하고 껴안기까지 하는 등 승영에 대한 개인적인 악감정은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말년병장이라 잘못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태정이 작중에서 말년병장으로 나오는 경우는 단 1초도 없다.[25] 태정이 현역병으로서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신이 바로 승영이 마수동에게 욕설을 내지른 후 후임들을 화장실에 집합시키고 승영과 지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인데, 그때도 생활관에서 깔깔이 입은 선임이 한 명 있었고, 상식적으로 허구한날 후임 화장실에 집합시켜서 원산폭격 시키고 구타하는 말년병장은 없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승영을 커버쳐줄 뿐 다른 후임들에 대해서는 냉혹한 군기반장이다. 얼차려를 가하거나 구타하고 당근을 주는 솜씨가 자연스럽다. 그 외에도 승영에게 '나 없으면 어떻게 하냐'라고 걱정하는 등 다른 후임들이 태정을 두려워 한다는 사실이 간접적으로 표현된다. 태정은 전역 1~2개월 전까지 내무반에 선임이 둘이나 있고 맞후임인 대석과는 짬이 6개월 정도 차이나는 꼬인 군번에 속하기 때문에 후임들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추측된다.[26]
군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매우 성실한 인물인 것 같지만 전역 후의 모습을 보면 그냥 너덜너덜한 백수 한량. 이를 보아 군생활 중 보여주었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은 계급과 지위를 적절하게 활용한 처세 전략에 불과했단 걸 알 수 있다.[27] 전역한 후 승영과 만났을 때 승영의 군복을 보고는 "넌 휴가 나와서까지 그걸 입고 다니냐, 난 그거 보기만 해도 토할 것 같다"며 치를 떤다거나, 군대 시절 부대원들과 만난 적 있냐는 질문에는 "내가 걔들을 왜 만나냐"며 혀를 찰 정도로 군 복무 시절에 대해 부정하고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이렇게 달라진 태정의 모습에 승영은 당황스러워한다.
처음에는 승영이 찾아오자 놀라면서도 반가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28] 어딘가 이상한 승영의 태도에 갈수록 점점 귀찮음과 짜증을 느끼기 시작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여자친구인 지혜와 한창 만리장성을 쌓으려던 찰나 불쑥 연락을 해서 분위기를 깨 버린다든지... 그것도 모자라 흥이 깨져서 그냥 가버리려는 지혜를 붙잡으려는데 승영이 지혜에게 "중요하게 할 말이 있어서 그러는데 자리 좀 비켜달라"며 확인사살까지 해버린다. 지혜는 그 말을 듣자 진짜로 삐져서 가 버리고 그녀를 붙잡으려던 태정이 지나가던 취객과 시비가 붙어 머리끄댕이까지 잡힌 건 덤. 태정은 이 일로 인해 화가 머리 끝까지 나버린다. 하지만 승영이 막차도 끊기고 택시비도 없어서 집에 갈 수 없게 되자 지혜와 묵고 있었던 여관방에서 같이 자고 가게 해준다. 하지만 둘이 남게 된 상황에서 승영의 계속되는 이상한 행동[29] 에 "너 도대체 나한테 무슨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 그러는 건데?"라며 짜증을 내고는 뛰쳐나가 버린다. 하지만 못내 마음에 걸려 편의점에서 먹을 걸 사서 다시 돌아가는 등[30] 승영을 끝까지 신경써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관방으로 다시 돌아갔을 때는 이미 늦긴 했지만... 목격자였으므로 경찰서에서 가볍게 조사를 받은 후 지혜의 원룸에 찾아가 기분이 안 좋은 티를 내지만[31] 결국 이마저도 잊어버리려 한다.[32]
다음날 지혜와 함께 대게를 찰지게 뜯으면서 지혜의 친구를 통해 일자리를 소개받고자 한다. 하지만 지혜가 친구와 서로 잘못한 게 있어서 얘기하기가 껄끄럽다고 하자 태정은 승영의 일을 생각하며 먼저 사과하라고 충고해준다. 태정은 어제 걔(승영)는 부대로 잘 돌아갔냐는 지혜의 물음에 응.. 하며 얼버무리곤, 화장실에서 '잘 들어갔어.. 잘 들어갔어...'라고 되뇌며 거울 속의 자신을 응시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넌 어른이 먼저 되어야 돼 임마." 라든가, "네가 틀렸다는 게 아니라 그러면 너만 힘들어져." 와 같이 이런저런 충고를 해 주는 부분을 다시 오버랩해서 보여주는데 ‘어른’이 되어 친구의 자살에도 불구하고 일상으로 금방 돌아와 꾸역꾸역 살아가는 태정과 끝내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지훈의 자살에 죄책감을 느끼며 고통받다 자살한 승영이 대비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33]
영화 내에선 후임들에게 당근과 채찍을 상당히 잘 사용한다. 태정은 주로 폭력을 먼저 행해서 기를 죽여 놓은 뒤 다독거리는 방법을 쓴다.[34] 초반부에 화장실에서 원산폭격 뒤 담배를 주는 방식 등등. 당시 기준(강조하지만 어디까지나 당시 기준이다)으론 사실 선임, 상관 입장에서는 가장 믿음직한 A급 병사이다. 승영이 와서 모든 게 꼬이기 전까지는 상관 입장에선 빠릿빠릿하게 일처리를 하고 알아서 병사들의 군기를 잡아 주며, 선임인 말년병장들 입장에선 자신을 적당히 대우해주고 너무 기어오르지 않으면서도 실세답게 내무반을 휘어잡는 존재감을 보여주는데, 사실 실세 라인이 존재감이 없으면 오히려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말년 라인이 피곤해진다. 후임들 입장에선 무서운 선임이지만 마수동처럼 이유없이 갈구는 쓰레기는 아니고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때만 혼낸다. 물론 폭력을 자주 쓰는 유태정이 대하기 쉬운 고참이란 건 절대 아니지만, 후임 입장에서는 때리는 고참보다 이유 없이 괴롭히는 고참이 더 환장할 만하다. 사실 지훈을 갈구는 장면이 '군생활 트라우마 깨우는 장면'으로 유명하지만, 당시 기준으로 보면 태정은 오히려 상당히 인간적으로 교육시킨 셈이다. 혼내면서도 인격모독이나 폭력은 쓰지 않고, 가벼운 체벌과 만회할 기회(한 시간을 주며 다시 외우라고 한다)를 준다. 당시 지훈처럼 하면 욕먹고 맞는 건 기본이었다.
5.1.2. 이승영[편집]
솔직히 조수봉 병장이 먼저 잘못했습니다.[37]
씨X!! 달라고!!!
- 내무반에서 태정에게 쓰고 있던 편지를 마수동 병장이 가로채서 읽자
태정의 중학교 동창이자 직속 후임으로 CP병 부사수이다. 연세대학교에 다니다 입대했으며, 군대에 또래들보다 좀 늦게 온 것으로 나온다. 후반기교육을 안 받았다면 7월 군번으로 추정되며, 자대 전입은 9월 경으로 보인다.[38] 태정이 전역한 후에는 CP병 사수가 되었다.
말투와 인상은 유순하지만 남들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부조리에 대해서 꼬치꼬치 의문을 제기하며 일방적인 권력 관계와 부조리한 상황에 반기를 든다. 내무반 내 부조리를 적극적으로 개혁하려는 의지가 있어 부조리에 사사건건 반항하는 트러블 메이커. 좋게 말하면 외유내강, 나쁘게 말하면 고지식한 성격으로 '단단해서 부러지기 쉬운 타입'의 성격.
전반적으로 CP병 임무는 그럭저럭 해냈다. 군대의 각종 부조리에 정면으로 대항하려 하고 고참에게 개기기도 서슴지 않는, 꼰대들이 딱 싫어할 만한 인물. 빡쳐서 자신보다 한참 고참인 마수동에게도 X발이라는 욕설을 내지르기까지 할 정도이다.[40] 후임인 지훈에게는 특별히 잘 해주면서 무조건 좋기만 한 선임의 태도로 일관하려 한다. 처음에는 "내가 고참 되면 모든 걸 바꿀 거야" 같은 신병들이 한번쯤 할 만한 대사도 하지만, 자신을 비호해 주던 태정에 의해 구타와 얼차려를 당하고 시간이 흘러 본인이 상병이 되면서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대물림이 모든 비극의 시작이었으니...
지훈을 친동생 돌보듯이 챙겨주기만 하여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지훈이 부대원들과 커뮤니케이션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따돌림받는 폐급 병사가 되는 데 일조했으며 특히 자신이 잘 대해주려 했던 지훈이 자신을 만만하게 보는 등의 일을 겪으면서 결국 자신이 그렇게나 비판하던 비합리적인 군생활에 적응해 간다. 대대장이 새로운 A급 보급품을 받아서 보급품 여분이 남게 되자 전투화를 심대석, 전투복을 손영일에게 조공하는 등 선임들에게 싸바싸바 하거나 마음에도 없는 아부를 하고 지훈에게도 예전의 사람 좋고 챙겨주기만 하던 선임의 모습에서 점점 무서운 선임으로 변하여 지훈에게 욕설을 하고 심지어 때리기까지 하는 등 결국 자신도 과거 자신이 싫어했던 고참들의 모습을 점점 닮아간다.
맞후임 허지훈이 전화 통화 중 여자친구에게 버림받았음을 직감하고 괴로워하며 모자를 벗은 채로 걸으면서 담배까지 피우며[42] 터벅터벅 올라오는데, 하필 그 때 심대석 병장과 동행하다 그를 발견한다. 승영 입장에선 가뜩이나 벼르며 참고 참아왔던 참이었고, 막 허지훈의 기를 잡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차였다. 여기에 정신적으로 벼랑에 몰렸던 지훈이 홧김에 욕설까지 하게 되고, 이 때문에 잘 보이려던 심대석 병장의 심기까지 제대로 건드리게 되자, 당황하여 과거 자신의 선임들처럼 그를 폭행하고 욕하며 갈군다. 승영이 사람의 심정을 파악하는 데에 있어 전혀 눈치가 없고 군대를 바꾸겠다는 꿈은 웅대한데 본인 한 몸 보신하기에도 벅찬 인물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이처럼 엎친 데 덮친 상황을 겪은 지훈은 결국 자신의 처지를 견디지 못하고, 화장실에서 군화 끈으로 목을 매 자살한다.
지훈이 자살한 이후 후임을 죽게 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이는 탈영 후 태정을 대하며 계속 어두운 안색에 끙끙대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승영의 탈영은 실제로 윤 감독이 직접 밝힌 내용. 다만, 탈영병 치고는 너무나 태연하게 휴대폰을 사용하는 등의 행동[43] 때문에 영화만 봐서는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다. 게다가 자세히 생각해 보면, 후임병이 부대 내에서 자살하는 대형 사건이 발생했는데 부대에서 아무 일 없단 듯이 바로 휴가를 내보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리고 승영이 군복을 입고 육교에서 태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자체가 탈영의 복선이다. 정상적으로 휴가를 나온 군인이라면 당연히 집에 가서 사복으로 옷을 갈아입지, 계속 군복을 입고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승영은 탈영했기에 집에 갈 수가 없어 군복을 입고 있는 것이다.[44]
하여... 밖에 나와 자살을 시도하려고 하나 실패하고 여자친구와 여관에서 검열삭제하려던 태정을 불러내서 하룻밤을 재워달라고 한다. 결국 여관 방에서 잠자는 태정에게 자꾸 말을 걸어서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비교하고자 한다. 과거의 일에 대해 계속 사과하고 자신은 문제가 없이 잘해 왔다고 끊임없이 되뇌이며 태정을 통해서 자신의 죄를 용서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끝내 지훈의 얘기를 꺼내지 못하고, 현재의 자신과는 별 상관도 없고 딱히 알맹이가 있는 것도 아닌 쓸데없는 얘기를 계속 들어야 했던 태정은 끝내 승영에게 짜증을 내고 밖으로 나가버린다.[45]
결국 승영은 물을 가득 채운 욕조 안에서 이어폰을 꽂은 채 손목을 긋고 자살을 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한편 승영이 마음에 걸렸던 태정은 발길을 돌려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사서 다시 여관으로 돌아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마지막 부분의 연출을 생각해 보면 군생활에 ‘적응’해 나가며 ‘어른’이 되는 듯 보였던 승영이, 결국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죄의식에 좌절한 것으로 볼 수 있다.[46]
참고로 승영이 작중 내내 이어폰을 귀에 꽂고 듣던 음악은 벨 앤 세바스찬의 ‘Sleep The Clock Around’. 쓸쓸한 분위기가 영화와 잘 어울린다.
여담으로 실제 배우는 군 면제라고 한다.
5.2. 조연[편집]
5.2.1. 심대석[편집]
조심해라. 너 벼르고 있는 사람 많아. 태정이 땜에 못 건드는 거지, 너 무서워서 그러는 거 아니야. 알겠냐?
초반엔 단지 중간에 낀 계급인 상병이라는 이유로 태정에게 애들 관리 제대로 못한다며 자주 화장실로 불려가 맞고 기합받고 갈굼 당하는 인물이다.[49] 부조리한 군생활에 적당히 적응한 것으로 묘사되는 평범한 인물. 승영이 전입 당시 상병 3호봉이다. 당시는 상병을 8개월이나 했으므로 태정과는 대략 6개월정도의 짬밥 차이가 나고,[50] 승영과는 아버지와 아들(딱 1년차) 정도로 볼 수 있다.
마수동에게도 많이 시달렸는지, 마수동이 전역하고 난 뒤 그 새끼 얘기하지 말라며 정색한다. 단, 후임들에게는 무서운 고참이며 태정이 제대하고 일종의 군기반장 역할도 말년까지 계속하는 모양이다.[51] 처음에는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 승영을 매우 못마땅해했지만 승영이 군생활에 차츰 적응하면서 그럭저럭 가까운 사이가 된다. 승영이 군화를 조공하자 달리 보며 고마워하고, 승영이 자판기 옆에서 담배를 피울 때 소소하게 담화를 나누는 등 승영의 태도가 바뀌자 잘 대해주는 단순하고 평범한 선임이다.[52] 승영에게 허지훈을 지적하며 "그 새끼가 너 만만하게 봐서 그런거야. 한 번 잡아"라는 조언을 해주었지만 이것이 영화의 가장 큰 사건의 복선이 되어버린다. 고문관 지훈과 승영의 자살 사건으로 연대 책임 징계를 받게 될 것이 거의 확실하기에 말년에 얼마 남지 않은 군생활이 크게 꼬일 것으로 보인다.
그 역시 선임들처럼 부조리를 행했다. 선임하사가 시킨 일을 하고 있던 지훈을 자기 멋대로 빼가거나 화장실 청소를 하던 도중 위협적으로 지훈, 승영을 갈구거나. 그러나 승영 때문에 힘들었던 걸 그대로 보복하려는 것일 뿐, 다른 병사들을 괴롭히는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욕은 좀 거칠게 하지만 태정에게 당한 것에 비하면 악의가 있다기보단 당시 군대 기준으론 일반적인 수준이다.[54] 지훈에게 멱살잡이, 승영에게 머리 뚝뚝 때리는 정도 수준에 그치며 얼차려나 따귀를 때리는 구타도 가하지 않았다.[55] 허지훈이 자살하러 가는 도중에 승영과 만나 손찌검을 몇 대 한 적이 있지만, 이건 승영이 지훈에게 지적을 하자 허지훈이 혼잣말로 "씨X"이라고 욕을 하는 바람에 생긴 일이다. 승영이 나름 군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하자 인정해 주는 면모를 보였다.[56] 즉 관점에 따라선 못마땅하게 여기던 승영을 챙겨줬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철저히 물품을 바치는 조공의 행동으로 생겨난 인정이지만, 적어도 군대 내에서는 이런 단순한 선임이 오히려 상대하기 편하다.
맘만 먹으면 태정처럼 비인간적인 수단으로 후임을 잡거나 마수동처럼 후임을 아무 이유 없이 괴롭히고 으스대면서 왕처럼 군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짬 차이가 제법 나는 영일[57] 이 농담을 해도 받아주고, 후임을 갈구기는 하되 구타나 얼차려까지 가는 일은 거의 없으며 태정이 행하던 악폐습을 많이 줄이고,[58] 내리갈굼을 하는 장면은 승영에게 한 것 외에는 한 번도 없으며, 마수동처럼 이등병을 괴롭히는 장면이나 짬먹은 티를 크게 내는 장면도 없고, 손놓고 놀아도 될 짬에 내무반이나 행정반 청소가 아닌 거의 모든 병사들이 하기 싫어하는 화장실에서 청소 지시를 직접 하고, 작업도 빠지는 거 없이 열심히 하고, 후임에게 맡겨도 되는 군기반장을 몸소 담당하고,[59] 그리고 승영, 지훈을 제외하면 후임에게 멘탈이 나갈 정도의 폭언을 하는 장면도 나오지 않는 등, 즉 수동과 태정의 병장 시절과 비교한다면 장족의 발전 수준으로 부조리를 척결하고 오히려 시대를 앞서간[60]
종합해보면 기본적으로는 후임들에게 엄격한 편이고, 자신이 손댈 수 없었던 맘에 안드는 후임이 쉴드가 사라지자 복수를 하는 점, 반면 그 후임의 마음이 바뀌어 자신에게 잘해주면서 군생활을 그럭저럭 잘하니 그전의 원한과는 상관 없이 인정해주는, 기브앤 테이크가 확실한 단순한 면이 있다. 또한 짬이 안 될 때는 그럭저럭 군생활의 부조리에 순응하지만 고치겠다는 마음을 키운 후 짬이 찼을 때 승영이처럼 불가능에 가까운 추상적인(부조리를 모두 없애는) 개혁이 아닌, 적절하게 평화로운 소대를 만들어냈지만, 결국 그 역시 단순하게 '후임 관리 좀 똑바로 하라'라는 식의 추상적인 개념만 승영에게 던져주어 허지훈의 자살에 일조하고 말았다.
5.2.2. 마수동[편집]
(승영에게 여자를 소개해 달라고 했는데 승영이 자기 주위의 여자는 다 친구밖에 없다고 하자)아 씨X... 친구는 보X 없니? / 존X 널널하구만. / 이 새끼 큰일 날 새끼네 / 이 새X 섰어 섰어 존X 커~ 형은 봐도 돼 이 새X야.
부대 왕고이자 이 작품의 유일한 개그 캐릭터[62] . 여러가지 의미에서 너무 과하게 인간미가 넘치는 인간이자, 승영에게 있어서는 승영의 삶의 가치관을 바꿔버릴 씨앗을 심고간 최악의 인간.[63][64]
군대 부조리의 상징 같은 캐릭터. 항상 활동복에 깔깔이 차림. 덩치가 크며 특히 막내들을 괴롭히기(신병 놀리기)를 매우 즐기며, 전형적인 악덕 고참으로 말투도 매우 거칠다. 흔히 알고 있는 말년병장[65] 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성격이 더럽고 입이 걸쭉해 존재감이 매우 크다. 마수동의 부조리한 행동을 본 승영이 마수동에게 자주 개기면서 여러가지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이승영이 트러블메이커라면 마수동은 트러블을 일으키는 원인. 작품 초반부에 이승영이 그에게 여자(그냥 친구라도)를 소개해 주지 않은 게 엄청난 비극의 시작(…). 그리고 사실 승영과 동갑이다.(...) 자주 하는 대사는 "이 새끼 이거 큰일 날 새끼네"와 위에도 나온 "존나 널널하구만"이다. 그가 전역한 후에 손영일이 마수동의 대사를 흉내내며 그를 멍청하다고 까기도 한다. 승영뿐만 아니라 자신과 군번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태정에게도 기분이 나쁘면 면전에 대고 욕을 하며 때리기도 한다.
군 부조리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캐릭터. 그리고 작중 등장인물 전원의 군생활을 힘들게 한 인물이다. 학벌에 대한 컴플렉스도 있는데다[66] 성추행, 폭언, 폭행 등 사실상 부대 유일의 폭군이다. 그러나 '작중 등장한' 부조리 하나 하나를 보면 후임을 놀리거나[67] 편지를 뺏는 등 (그 시대 당시로 감안하면)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하지만[68] , 지훈의 성기를 움켜쥐며 조롱하는 행동[69] 과 승영이 태정에게 쓰고 있던 편지를 뺏는 것도 모자라 소대원들이 다 있는 곳에서 그것을 대놓고 낭독해 버렸다. 이건 그때 당시로도 상당히 굴욕을 주는 행동이다. 실제로 70년대 군대에서 남의 편지를 빼앗아 읽은 병사들끼리 다투다가 사망사건이 나오기도 했다.[70][71] 그 행동 자체가 승영뿐만 아니라 부대 내 최고참 라인인 태정까지 엿먹이는 행동이다. 승영은 앞으로의 군생활에서 선임들에게 단단히 찍히고, 태정은 후임들에게 위신이 안 서는 계기를 만들어버린 것이다. 이런 행동 하나하나가 군 내 부조리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승영의 뇌관을 자극하고 승영을 비호하던 태정까지 자극해 더 큰 문제로 퍼졌다.
태정을 때린 것도 사실 개인적으로 태정에게 별다른 감정은 없는 듯 하다. 태정도 마수동을 그리 나쁜 놈은 아니라고 평가하는 것으로 봐서 평소 사이는 원만한 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체적인 극중 진행으로 볼 때 상당히 뒤끝 있는 성격이다. 심대석이나 유태정 같은 경우가 화를 낼 때만 화를 내고 그 외에 별다른 터치는 없는 반면, 작중 내내 시종일관 부대 내에서 놀잇감으로 쓸 만한 먹이를 찾아 헤매고 조금이라도 심사가 뒤틀리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성격. 자신 역시 승영과 태정에게 잘못을 했음에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화해 후에도 끝까지 태정을 압박하는 장면에서 알 수 있다. 극중에서 생략되어서 그렇지 만약 이런 인간이 선임이나 실세인 상황의 부대에 들어간다면 그야말로 군생활이 지옥이 된다. 당장 모든 보직을 내려놓고 전역만 기다리는 말년병장인 상태에서도 모든 병사들을 힘들게 했다. 저 정도까지 군생활을 한 상황이라면 90프로 이상은 부대 내 상황에 관심도 두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생활한다. 말년병장 때 저 정도였으니 실세나 중간 라인이었을 때는 그야말로...
워낙 존재감이 커서 그런지 마수동 병장이 나오는 영화 전반부가 군필자들에게는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감독 인터뷰에 따르면 용서받지 못한 자가 비록 상업 영화는 아니지만, 일반 관객이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했고, 그를 위해서 군대 장면에서는 유머러스함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마수동의 캐릭터는 작품 전체의 주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도 일정 부분 희화화되어 딱딱한 영화의 분위기를 전환 시키는 장치로써의 역할도 겸하는 것이다.
물론 요즘 군대에서는 아무리 왕고라도 이런 짓거리를 하면 일단 휴가 짤리는 건 기본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영창 및 군기교육대 행이니 절대로 따라하지 말자. 애초에 사회에서도 절대 하면 안 되지만.
5.2.3. 손영일[편집]
(사제 팬티를 어디서 났냐는 당직사관의 질문에)제가 엊그저께... 외박을 나갔다 왔는데 말입니다.
군생활이 힘들어? 그럼 군생활이 할 만해?
이승영의 맞선임. 승영 전입당시 때 일병이었으며 지훈이 전입했을 때도 일병이었으므로 승영 전입당시는 짬안되는 일병, 지훈이 전입했을 때는 고참 일병 쯤 되었을 것으로 보아 2월 내지는 3월 군번으로 보인다. 다른 인물들에 비해 큰 존재감은 없지만 그래도 의외로 자주 등장한다. 위의 대사에 적혀 있듯이 사제 팬티를 입고 있다가 당직사관에게 적발되는 병사가 바로 이 인물. 그리고 마수동이 제대한 후에 그를 따라하면서 까는 데 심대석에게 하지말라고 면박 당한다. 외모도 그렇고 성격도 그냥 순한 듯 하다. 하지만, 군생활을 나름대로 잘 하며 인간 관계를 잘 맺은 듯 싶다. 심대석에게 "제 짬을 좀 인정해주실 때가 된 것 같습니다"라며 징징대는 장난을 치기도 하고, 암구호를 못 외우는 허지훈을 갈구는 것을 보면 고참으로서의 권위도 어느 정도 있다. 맞후임인 이승영 때문에 골머리를 좀 썩었고 좋게 생각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승영이 군 생활에 적응한 후[74] 에는 그냥 편한 관계가 된 듯 하다. 단순한 성격으로 오히려 이런 사람이 군대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이 편하다는 걸 생각하면 심대석과 비슷한 면이 있다. 승영에게 지훈이를 잘한번 다독여보라고 부드럽게 얘기하기도...
그나마 짬이 차게되면 모범선임이 될 가락이 조금은 있었던 인물. 자기 할 일은 잘하면서 그 역시 갈구긴 하지만 태정이나 대석에 비하면 수위가 심히 낮은 수준이고 당시 기준으로는 심한 욕도 안하고 신병을 챙겨주고 그렇다고 마냥 후임에게 천사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닌, 그 역시 당근과 채찍을 사용할 줄 알지만 태정에 비하면 구타는 거의 저지르지 않는 타입. 그리고 사제물품에 관심이 많다. 사제팬티(...), 당시 그리 대중적이지도 않았던 스타벅스 커피 등등...
즉 별탈없이 가장 무난한 군생활을 하고 있는 인물이었으나 허지훈, 이승영이 자살했으므로 그에게도 폭풍이 닥칠 듯 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자살사건과 그의 무난한 성격 등을 종합해보면 그가 병장을 달 때 쯤이면 부대는 수동, 태정이 병장이었을 때 보다는 비교도 안되게 부조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5.2.4. 허지훈[편집]
(전화: 대대장님 전화 안 받으시는데 어디 가셨나?) 네, 자리에 안 계시는데 말입니다.[76]
승영의 맞후임으로 CP병 부사수이다. 11월 군번.[78] 선임의 지시나 질문을 듣고 ~ㅈ말입니까?라고 되묻는 말투를 가지고 있는데 군대에서 선임의 말을 자꾸 되묻는 후임은 답답하다는 인상을 주기 딱 좋다. 자기 말로는 밖에서는 나름대로 잘 나갔단다.(...)[79] 하지만, 위의 대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형적인 고문관이다. 말주변이 없고 소극적인 성격이라 승영처럼 고참들에게 개기지는 않지만 일머리도 없고 눈치도 없는 편[80] 이며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그야말로 어설프기 짝이 없다.[81] 저녁 점호 때 손영일의 사제 팬티 적발로 인해 내무반 분위기가 살벌해진 상황에서 마수동 병장이 자신을 곤혹스럽게 만들기 위해 몰래 웃긴 표정을 짓자 이를 보고 참지 못하고 빵 터져 가뜩이나 싸해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든가, 야간에 단체 집합했을 때 눈치 없이 쩌렁쩌렁하게 대답한다든가, 부대 내선 전화번호를 틀리게 말하거나 못 외워서 혼나는 등, 온갖 종류의 갈굼을 당하면서 군필자들의 영 좋지 않은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맞선임인 승영이 일방적으로 잘해주기만 하자 처음에는 몸 둘 바를 모르며 고마워하지만 오히려 승영의 이 행동은 역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본래 눈치가 빠른 인물이 아니어서 태정처럼 계속 옆에서 엄하게 가르쳐야 임무수행에 지장이 없는데, 승영이 마냥 좋은 소리만 하니 제대로 군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매번 혼나기만 하는 와중에, 여자친구와 이별까지 겹쳐 멘탈이 무너져 버리면서 군생활에 적응을 전혀 하지 못하게 된다. 게다가 승영이 워낙 커버를 쳐댄 탓에, 다른 선임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전무하기에 후에 정작 그 승영에게조차 미움받고 손절당한 이후로는 아예 군생활을 포기한 듯한 행동들을 취하게 된다.
나중에 일병을 단 이후에도 그 고문관 기질을 벗지 못하고 오히려 승영의 말을 무시하거나, 정당한 지적을 받아도 뚱한 표정을 짓거나, 길빵과 실외 탈모보행을 하다가 들켜서 담배를 끄라는 요구에 혼잣말이지만 대놓고 욕을 한다든지...[82][83] 나쁜 버릇이 생긴다. 반대로 승영은 상병이 되어 점점 군생활에 적응해 가면서 예전의 착한 선임이 아니라 다른 무서운 선임과 똑같이 변해간다. 여자친구와의 결별로 인해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지훈을 잡으라는 고참들의 말에 승영은 점점 지훈에게 차가워지고,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붙잡으려 한 여자친구 역시 관계가 끝났음을 확인시켜줌으로써[84] 공황 상태에 빠진 지훈은 자포자기한 듯한 행동을 취하다 결국 승영과 대석에게 구타와 폭언을 당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죽은 직후, 승영의 꿈에 한 번 나와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승영 상병님은 정말 좋은 고참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승영 상병님,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후에 태정과 히죽거리는 장면이 있는데, 극 중 전개가 되면서 지훈의 표정이 미묘하게 바뀌는 것을 보면 매우 소름끼치는 장면이다. 지훈의 대사나 태정의 비웃음은 태정-승영-지훈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군대 부조리의 대물림 속에서 결국 자신이 그토록 거부했던 군대 조직의 비합리성에 적응해 버린 승영의 자격지심과 그로 인한 지훈의 자살에 대한 죄책감 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지훈이 태정에게 갈굼 당하며 교육 받는 장면은 군필자들이 매우 공감하는 장면 중 하나이다.[85][86] 우스꽝스럽지만 대사 하나하나가 상당히 리얼하고 연기도 아주 자연스럽다. 태정을 연기한 하정우는 이 장면에서는 대본에 없는 애드립을 많이 집어 넣었다고 한다.
여담으로, 허지훈 이병은 윤종빈 감독이 직접 출연했고 연기를 했다. 본인이 연기자는 아니지만, 해당 작품에서는 리얼한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연기에 소질이 있다고 평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막상 감독은 여러 인터뷰에서 이 영화찍던 시절 연기에 대한 호평에 대해 오히려 '나는 다시 태어나도 배우는 못할 거 같다. 연기가 연출보다 너무 힘들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근데 막상 더 유명해진 훗날, 다시 배우로 저예산 영화에 출연했고, 거기서도 꽤 자연스러운 연기를 했기에 연기 재능이 있다는 평을 들었다.
부산 출신이라는 설정이라 대사에 동남 방언 특유의 억양이 섞여 있는데, 실제로 윤종빈 감독이 경상남도 거제시 출신이라 이질감이 없다.
사실 파졸리니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비 전문 배우들을 고용했다. 네오 리얼리즘 자체가 비 전문 배우들을 고용했기 때문이다.
5.3. 단역[편집]
- 당직사관(박민관)
- 이영기(구성모)
- 고참 1(주현우)
- 고참 2
- 조수봉
- 정진구
- 이지혜(김성미)
- 편의점 직원(서정준)
6. 외부 링크[편집]
7. 평가[편집]
8. 여담[편집]
하정우는 영화 속 지훈이 자살하러 가는 롱테이크 씬 중 화장실에 들어가는 씬에서 저러고 매점에 들어갔으면 재밌었을 텐데(...)라며 함께 코멘터리하던 이들을 빵 터지게 만들었는데 이후 그 아쉬움을 롤러코스터라는 영화를 본인이 직접 연출하며 풀게 되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여기서의 출연진이 거의 그대로 본 영화에 출연한다는 점.
이 영화의 주된 촬영지는 인천광역시에 주둔중인 육군 제17보병사단[91] 예하 연대본부[92] 와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이다. 사실 이 영화는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 영화학과[93] 출신인 윤종빈 감독의 졸업 작품으로 제작됐다. 윤종빈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전에 친분이 없었던 하정우가 출연한 연극을 인상 깊게 본 후 윤종빈 감독이 직접 졸업 작품에 출연해줄 것을 부탁했는데, 졸업 작품이니만큼 무보수와 갖은 고생이 예견됨에도 불구하고 하정우가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후로도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 민란의 시대, 수리남을 통해 함께 작업하는 서로 합이 잘 맞는 감독과 배우인 듯. 참고로 윤종빈 감독은 중앙대 영화학과, 하정우는 중앙대 연극학과 출신이다.
하정우와 서장원은 둘 다 부친이 이제 원로 배우인 배우 2세들인데, 공교롭게도 그 부친들은 제5공화국에서 노태우와 김영삼 역을 맡았다. 그리고, 이영자와 시트콤에서 부부로 연달아 연기를 했다.
씬 하나하나가 거의 롱테이크로 찍혔는데 이 때문에 리얼함이 더 잘 살아난다. 하지만 군기훈련 신도 거의 10분이 넘어가는 걸 생각하면 촬영 당시 이 때문에 상당히 고생했을 듯 하다.
인터뷰기사 링크(#), (#)
한겨레21 2014년 7월 1일자에서는 육군 제22보병사단 총기난사 사건을 주제로 이 영화의 제목을 패러디한 '용서받지 못할 국가'라는 표지를 내걸었다.
2015년 11월 28일 10주년을 기념해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상영회를 가졌다. 워낙 저예산 영화였다보니 제대로 된 스틸샷이 남아있질 않아 10주년 포스터 만들 때 꽤나 고생했다고 한다.
엔딩곡으로 나오는 노래는 영국 민요 그린슬리브즈를 기타로 편곡한 버전이다. 작품의 암울한 분위기에 맞춰 담담하고도 구슬프게 흘러간다.
군대 가혹행위의 실상을 담은 D.P.라는 넷플릭스 드라마가 2021년 개봉되면서 다시 재조명받았다.[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