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3a3c,#dddddd 하늘 저편에서 검붉은 아우라가 몰려오는 불길한 밤. 돌아온 고향은 옛 모습이 얼마 남지 않은 폐허로 변해 있었다. 산산조각이 난 유리창, 불타버린 집들, 흩어진 잔해ー 기억을 더듬어 주위를 둘러보니, 문득, 발밑에서 뭔가가 빛났다. 어렴풋이 빛을 내는 작고 붉은 돌로, 홀린 듯이 손을 뻗는다. 주워 올린 순간, 돌은 가늘게 떨리며 깨졌고, 안에서 모락모락 검은 연기가 흘러넘쳤다. 검은 연기가 손에 휘감긴 그 순간, 극심한 현기증과 두통에 사로잡힌다. 탄식, 분노, 슬픔, 괴로움, 원한...... 수백, 수천 명의 원망하는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메아리친다. 시야가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물들어, 의식을 잃을 것 같을 때ー 타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손에 잡히며, 퍼뜩 정신을 차린다. 주웠을 터인 작고 붉은 돌은 온데간데없고, 그 대신, 손등에는 장미처럼 생긴 흉터가 새겨져 있었다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