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광물]] [목차] == 개요 == {{{+3 Guano}}} [[동물]]의 '''[[똥]]'''이 점점 축적되어서 된 일종의 광물질. 인광석(燐鑛石, phosphate rock)이라고도 부른다. 영양분과 유기물(특히 [[인산]]염과 [[질소]]화합물)이 풍부하여, 구아노 광상(鑛床)을 발견하면 그것을 캐다가 [[인(원소)|인]]·[[질산]]염 등을 정제하여 [[비료]]나 [[화약]]의 원료로 쓴다. 서양의 경우, 합성 [[암모니아]]를 개발하기 전까지는 이것이 화약 제조에 필요한 질산염을 얻는 주요 자원이었다. 구아노는 물에 잘 녹는 편이기 때문에 습하거나 비가 자주 내리는 지방에서는 새똥들이 많이 쌓여도 빗물에 씻겨나가기 쉽기 때문에 건조한 사막 지대나 연간 강수량이 적은 편서풍대 해변 지역에서만 생성될 수 있다. 그러나 간과해선 안 될 사실은, 구아노를 둘러싼 [[먹이사슬]]로 인해 [[생태계]]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구아노라는 명칭의 유래는, 16세기 [[잉카 제국]] 시절 [[케추아어]]의 단어 "wanu"가 [[스페인어]]로 옮겨진 것이라고 하는데[* 게르만계 이름인 윌리엄(William)이 [[프랑스어]]에서 기욤(Guillaume)으로 바뀌었듯, [[스페인어]]를 위시한 로망스어계 언어에서는 /w/ 발음을 /gu/로 받아들인 경우가 드물지 않다.], "wanu"의 뜻은 '거름으로 쓰이는 배설물'을 뜻한다고 한다. 즉 [[퇴비]]. 명칭의 유래에서 알 수 있듯, [[남아메리카]]의 [[태평양]] 연안, [[페루]] 지역에 사는 [[가마우지]][* 덕분에 [[페루]] 연안에 사는 이 [[가마우지]] 종류는 "구아노 흰배 가마우지(Guanay cormorant)"라고 불린다.] 등 바다새들의 배설물로 형성된[* 주로 가마우지와 더불어 [[펠리컨]]과 [[부비]]의 배설물이라고 한다.] 구아노(즉 "버드 구아노")를 통해 알려졌다. 그리고 잉카 제국을 비롯한 [[안데스 산맥|안데스]] 문명권에서는, 유럽인들이 비료의 재료로 주목하기 훨씬 이전부터, 1500년 이상 오랜동안 페루 등 남미 태평양 연안 섬들에서 채취되는 이 구아노를 토질개선 재료로 사용해 왔다고 한다.[* 1609년, [[스페인]]령 페루 출신의 역사가인 Garcilaso del la Vega가 기록한 바에 따르면, 잉카인들은 '다른 거름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새똥(구아노)만을 이용해서 경작을 했다'고 한다.([[https://www.atlasobscura.com/articles/when-the-western-world-ran-on-guano|#]])] 따라서, 잉카 제국 당시에도 이미 구아노는 국가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으로 취급되었다.[* 덧붙여 잉카 제국을 비롯, 남아메리카 문명 전반이 유럽이나 아시아에 비해 가축 사육과 축력(畜力)의 사용도 적었던 탓에 다른 비료의 공급원도 별로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구아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구아노가 채취되는 섬들에는 황제의 허가를 받아야만 출입이 가능했으며, 심지어 그 섬들에 서식하는, 구아노를 '생산하는' 바다새들을 사냥하거나 괴롭히면 [[사형]]에 처해졌다고 한다. 그러나 [[스페인]]의 침략 이후 잉카 문명을 비롯 안데스 문명 전반이 붕괴되었고, 당시 유럽인들이 잉카인들의 문화에 대해 일방적으로 폄하[* 나아가 종교적 이유를 내걸고 적극적으로 파괴하기도 했다.]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16~17세기 남아메리카를 정복한 유럽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은|은광]]이었다. 따라서 구아노의 가치는 잠시 잊혔다.[* 사실 큰바다오리가 멸종당한 이유 중에, 구아노의 가치가 하락한 점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 19세기에 들어 유럽 등 서구에서는 한편으로는 공업뿐만 아니라, 농업도 기업농의 출현과 플랜테이션의 확산 등 대규모의 집약적 산업으로 변화해 갔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빠른 인구증가에 따른 농업생산성 증대의 요구도 커져갔다. 그러나 전통적 방식의 비료로는 대규모 집약적 농업, 특히 그 중심이 된 모노컬쳐와 빠른 회전을 감당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대체물을 찾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구아노는 뒤늦게 유럽인들의 주목을 받게된다. 유럽인으로 구아노의 가치에 가장 먼저 주목했던 것은 1802년, 독일의 지리학자이자 박물학자인 [[알렉산더 폰 훔볼트]].[*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을 설립할 때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언어학자 "[[빌헬름 폰 훔볼트]]"의 동생이기도 하다.] 이후 구아노에서 유효성분을 추출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인·질산염 등의 주요 원료가 됨에 따라, 구아노는 (잉카 시대에 이어) 또 다시 국가의 운명을 들었다 놓는 자원으로 부상한다.[* 덕분에 최초로 구아노가 발견된 곳이었던 페루는 19세기 중반, 특히 1845년에서 1866년 사이 구아노 수출을 통해 한동안 번영을 누리게 되어, 이 시기를 "구아노 시대(Guano Era)"라고 부르게 된다. 하지만 좋은 시절은 오래가지 못했는데, "구아노 시대"의 끝을 알리는 사건이 바로 뒤에 언급되는 '[[태평양 전쟁(남아메리카)|구아노 전쟁]]'이다.] [[https://www.fmkorea.com/best/2753089742|옛날에 남미에서는 구아노로 인한 전쟁이 벌어진 적도 있다.]] 물론 이것 뿐 아니라 영토 갈등 및 여러 원인도 같이 들어가 있었는데 자세한 건 [[태평양 전쟁(남아메리카)]] 해당 문서로. 그 후 20세기에도, 구아노는 또 한 번 [[나우루|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존재가 되기도 했다.]] [[에스토니아]] 같은 경우는 [[에스토니아 SSR]] 시절 소련이 개발하려고 했으나 [[에스토니아인]]들의 저항 끝에 철회했고 이는 [[노래 혁명|에스토니아 재독립]]에 큰 영향을 주었다. 현재도 아프리카 서부의 [[모로코]]와 [[서사하라]]의 분쟁인 [[모로코-사하라 아랍 민주 공화국 관계|서사하라 분쟁]]도 바로 인광석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모로코가 이스라엘과 정식수교를 하는 조건으로 이 모로코의 편을 들어주어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짐 캐리]]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 [[에이스 벤추라]] 2에서, 주인공 에이스가 [[아프리카]]의 한 부족들의 마을에서 이걸로 만든 [[그릇]]에 담긴 [[음식]]을 먹다가 이 사실을 알고 기겁하는 장면이 있다. 근데 이 구아노의 [[박쥐|주인은...]] 참고로 사건의 원인도 이 구아노의 가치 때문이었다. [[이언 플레밍]]이 쓴 [[소설]] 《[[살인번호|007 살인번호]]》에서는 [[007]]이 악당의 구아노 광산에 잠입한 채로 시작한다. 소설에선 이 부분이 전체 사건 플롯의 중요한 시발점인데 영화에서는 [[007 시리즈]] 특유의 서막 정도로 묘사되는 수준에 그쳤다. == 구아노의 종류 == === [[박쥐]] 구아노 or [[동굴]] 구아노 === [[박쥐]]가 [[동굴]] 천장에 매달린 채로 똥을 누면[* 물론 눌 때는 뒤집는다. --안 뒤집는 걸 상상해 버렸다--] 그 똥이 바닥에 점차 쌓여가게 되면서 동굴 생태계의 중요한 먹이사슬의 대상이 된다. 즉, 박쥐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동굴일수록 그 동굴의 생태계는 다양하다는 뜻. [[바퀴벌레]] 등 다양한 생물의 먹이가 되어준다. === [[새|버드]] 구아노 === 주로 [[태평양]]의 옹기종기 흩어져 있는 섬에 철 따라 번식하는 바닷새들이 주 거주지인 절벽에서 똥을 싸면 그 똥이 축적되어 일부는 섬의 [[식물]]이 자라기에 알맞은 환경을 조성하게 되고, 일부는 바닷속으로 흘러가면서 초식성·육식성 [[플랑크톤]]의 먹이가 되면서 그 먹이사슬에 따라 [[어류|물고기]]들이 섬에 머무르게 됨으로써 새들이 그 물고기를 잡아먹고 다시 똥을 싸면서 살아가는 등 섬 생태계와 해양 생태계에 공헌한다. ~~[[나우루|그리고 한 나라의 흥망성쇠에도 공헌했다]]~~[* 사실 해당 국가의 인광석은 구아노가 아니라고 한다. 한편 약간 다른 부분이지만 열대 섬에 쥐가 들어오면서 바닷새의 수가 감소하자, 바닷새들이 먹이를 먹고 싸는 똥의 양도 줄어들면서 인근 해역의 [[산호초]]의 성장 속도가 감소했다는 연구도 있다.] === [[펭귄]] 구아노 === [[남아프리카 공화국|남아프리카의 남쪽 해안]]이나 [[남아메리카|남미]][* 주로 [[칠레]]·페루 등의 [[안데스 산맥]]에 인접한 동[[태평양]] 일대.] 등지에서 서식하는 온대성 [[펭귄]]과 바닷새들이 바닷가에서 약간 멀리 떨어진 언덕에서 서식하면서 싼 똥(과 시체)이 축적되면서 펭귄 구아노가 되고, 그 일부는 식물이 자라기에 안성맞춤의 환경을 조성하고, 흘러내려간 [[바다]]의 구아노는 초식성·육식성 플랑크톤의 먹이가 되면서 근해의 생태계를 형성하며 결과적으로 펭귄들과 기타 동물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그러나 19세기 중반~20세기 초반에 사람들이 바닷새와 펭귄의 서식지를 훼손해가면서까지 구아노를 과도하게 채취하자, 그 대가로 [[서식지 파괴|육지 & 해양 생태계의 파괴]](+α 펭귄 개체수의 급감)되어 이에 따른 식용 물고기의 개체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어 버렸다. 현재 구아노 광산은 펭귄 서식지와 함께 보호받고 있지만, 그래도 불법으로 구아노를 채취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질소 함유량이 높은 [[크릴새우]]를 주식으로 하는 [[왕펭귄]] 등의 구아노는 퇴적된 주변에 [[아산화질소]]를 대규모로 배출하기에 위험하다고 한다. 펭귄을 연구하러 간 연구진이 [[https://www.khan.co.kr/environment/environment-general/article/202005171522001|아산화질소를 마시고 두통과 정신착란을 일으킨 사례]]도 있다. --펭귄 똥 냄새에 취한다-- 실제로 [[잠비아]]에서 [[젠켐]]이란 마약이 성행하고 있는데, 그 마약의 원료가 퇴비라서 퇴치에 실패한 일이 있다. === [[익룡]] 구아노 === 2023년에 [[미국]]의 [[오리건]] 주의 허드스페스 층에서 [[백악기]] 전기에 살았던 [[익룡]] 베네타지아(''Bennettazhia'')의 구아노가 보고되었다. 이 구아노 및 같은 지층에서 발견된 조각난 [[암모나이트]] 껍질 화석들을 통해 이 익룡이 암모나이트와 같은 [[연체동물]]을 잡아먹었고, 오늘날의 [[갈매기]] 같은 새들처럼 해안가 절벽에 무리를 지어 살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한다.[[https://www.idunn.no/doi/10.18261/let.56.1.3|#]] == 관련 문서 == * [[똥]] * [[나우루]] * [[페루]] * [[태평양 전쟁(남아메리카)]] * [[자원의 저주]] * [[프리츠 하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