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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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나무위키+넘겨주기.png   관련 문서: 대한민국의 모병제 도입 찬반 논쟁

1. 개요
2. 역사
3. 용병과의 차이
4. 장점
5. 단점
7. 모병제에 대한 논쟁과 오해
7.1. 병력의 수준이 하락한다?
7.2. 사회에서 실패한 이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곳이 된다?
7.3. 가난한 사람들만 군대에 가게 되므로 불공평하다?
7.4. 돈이 목적이므로 사기가 떨어진다?
7.5. 문민통제를 하기 힘들어진다?
7.6. 범죄자들이 입대하게 된다?
7.7. 부적격 인력을 강제로 전역시킬 수 없다?
7.8. 돈이 많이 든다?
7.8.1. 징병제보다 돈이 적게 든다
7.8.2. 징병제보다 더 많이 들 수도 있다
7.9. 모병제에서는 병역자원의 학력이 낮아진다?
7.10. 모병제의 군인들은 충성심이 없다?
7.11. 모병제의 군인들은 전투력이 약하다?
7.12. 모병제라면 전역도 자유롭다?
7.13. 모병제라면 병영부조리가 없어진다?
8. 같이 보기


1. 개요[편집]


한국어
모병제 (募兵制)
모병제도 (募兵制度)
일본어
募兵制(ぼへいせい (모병제)
志願制度(しがんせいど (지원제도)
영어
All volunteer military system (AVMS)
(올 발런티어 밀리터리 시스템)
모병제는 징병하지 않고 자원자들로만 군대를 유지하는 병역제도다.

병역제도의 일종으로, 본인의 의지로 군대에 소속하는 경우로, 징병제의 반대 개념이다.

다만 모병제를 실행하는 나라에서도 본토가 공격받거나 큰 전쟁이 터지면 징병제로 전환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를 '전시 징병제'라고 부르며 미국의 경우 평시에는 모병제를 시행하지만 전시에는 징병제로 전환되며 평시에도 전시 상황을 대비하여 남녀 모두 성년이 되면 Selective Service System에 등록해야 한다.

현재 모병제를 채택한 국가로는 미국[1], 중국[2], 영국, 프랑스, 독일[3], 일본,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인도[4] 등이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모병제 조건은 1인당 GDP 3만달러 이상, 병력 규모 30만 명 이하라고 하나, 이미 2018년 1인당 GDP는 명목, PPP 모두 3만 달러를 넘었다. 이후 35만 명도 가능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그리고 아이슬란드, 캐나다,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의 국가는 아예 병역 의무가 법적으로 없다.


2. 역사[편집]


모병제라는 개념 자체는 전근대 및 그 이전부터 있어 왔으며, 세부적인 성격은 시대마다 다르다.

전근대 시대 유럽에서는 백성들을 강제로 징집한 징집병으로만 군대를 구성하는 경우는 오히려 드물었다. 대표적으로 용병을 고용하거나 토지, 봉급 등을 지급하는 직업군인으로 군대를 구성한 사례가 다수에 속했다. 즉 모병제의 한 형태로 군대를 구성한 것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전근대 시대 국가에선 식량을 생산하는 1차 산업, 그중에서도 농업이 가장 중요한 국가 경제 기반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을 위해서 농민이 대다수인 백성들을 강제로 징집하여 군대를 구성하면 장기적으로는 당연히 농업 육성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고, 이는 국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제대로 된 상비군을 유지하려면 징집병 만으로는 병력 수요를 충당하기 힘들고 뭔가 대가를 지불해서 군대에 남도록 할 방법이 필요했다. 따라서 단순한 징집병이 아니라 직업으로서 군사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 군인들이 필요하였다. 이 때문에 용병이나 직업군인들을 따로 고용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이는 '충성심'의 문제도 있었다. 전근대에 강제로 징집한 징집병들은 근대의 시민 의식, 민족주의 등 처럼 자신이 왜 군복을 입고 싸워야 하는지, 왜 '높으신 분들'의 명령을 들으며 목숨을 바쳐야 하는지에 대한 의식이 부족했다. 당연히 충성심이 강하게 발휘하긴 힘들었다. 이는 이들을 지휘하는 '높으신 분들'의 인식에도 영향을 미쳐서 '강제로 징집한 병사들을 과연 믿고 지휘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차라리 물질적인 대가라도 제대로 지급만 하면 신뢰할 수 있는 용병 및 직업군인을 고용해야 했다. 전근대의 군주들이 용병을 따로 고용해서 친위대를 구성한 이유도 이와 비슷한 이유이다.

현대적인 모병제 개념이 범세계적으로 더욱 확산된것은 20세기 제2차 세계대전베트남 전쟁을 분기점으로 본다. 이러한 계기로 국민들이 더 이상 무작정 정부의 전쟁 수행을 따르지 않는다는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큰 계기가 되었고, 국민들은 징병에 대한 관념 역시 더 이상 '영광스러운 의무 수행'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게 된 것이다. 또한 더욱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는 자유민주주의 및 개인주의가 퍼져나가면서 징병에 대한 인식 자체를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부담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또한 현실적으로도 적지 않은 수의 국민들을 군대에 수용하면서 국가 경제에 필요한 노동 인력과 교육의 기회를 빼앗긴다는 인식도 커진것이다. 이 때문에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하는 것이 여론 및 국력 유지 면에서 더 부합하다는 인식으로 이어지고, 세계적으로 현대의 모병제를 갖춘 형태로 전환되었다.


3. 용병과의 차이[편집]


전근대 시절부터 존재한 군사 집단인 용병과는 '군인을 직업으로서 삼으며 그에 따른 대가를 지급받는다'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분명히 별개의 개념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그 '계약'의 주체이다. 모병제의 직업군인은 국가와의 '독점적인' 계약을 행하며 국가에 직속한다. 반면 용병은 계약 조건이 자신들의 이익에 맞는다면 그 계약의 주체가 누구든지 상관하지 않는다.

만약 용병이 어떤 나라와 전속적으로 계약을 체결하여 해당 국가의 정규군으로 소속된다면, 그 사람은 모병제에 따라 입대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로디지아군 등지에서 이런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즉, 모병제의 직업군인은 '국가 공무원' 혹은 '공기업'에 비유할 수 있다면 용병은 '민간 기업'에 비유할 수 있다.


4. 장점[편집]


  • 모병제를 통해 모인 입영자들은 복무의지가 없는 자, 집안 환경으로 군대에 얽매일 수 없는자, 신체에 장애가 있는 자 등 자격미달자를 사전에 거를 수 있다. 군대가 곧 밥줄이자 직장이 되므로 해고(=강제전역)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성실히 근무하게되는 만큼 통솔이 쉬워진다. 이런 만큼 장교, 부사관들도 억지로 병들의 군기를 잡기 위해 갈굼이나 부조리를 이용할 필요가 없게 된다.

  • 군대에 입대하면 무조건 직업군인이 되는 것이며 군인의 100%는 직업군인이 된다. 다만 모병제 군인도 의무복무기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짧게 복무 후 도망치듯 제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의무복무기간을 마치면 본인의 신청에 따라 계약 연장 혹은 그대로 장기복무가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자위대의 경우만 하더라도 들어오는 인원이 그리 많지 않음에도 나가는 인원 역시 거의 없어서 일정 숫자의 병력은 항상 유지된다.[5] 출산율에 민감한 징병제와는 달리 출산율과 큰 상관이 없다. 다만, 군인에 대한 복지가 좋은 나라인 경우 의무복무만 하고 전역하는 경우가 꽤 많기 때문에 모병제 = 장기복무라는 공식이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예로 군인에 대한 복지가 높은 것으로 잘 알려진 미군의 경우, 최소 복무 기간만 맞추면 학비 혜택을 주기 때문에 대학 학비를 벌기 위해 의무복무 기간만 채우고 전역하는 군인들도 상당하다. 참고로 일정 인원을 전투력 떨어진다고 기어코 내보내는 일도 있고 지원자가 적으면 적게 내보내는 식으로 병력을 조절하기도 하는데 병력을 늘릴지 유지할지 줄일지의 문제라 모병 군인도 인생 고민이 많다.

  • 제대 형태의 차이. 의무복무기간이 지났을 경우 무조건 제대시키는 징병제와는 달리 모병제는 의무복무기간이 지나도 제대하지 않으면 그냥 냅둔다. 이렇게 모병제는 안정적으로 병력을 유지할 수 있다. 모병제는 징병제보다 병력을 확보하기는 어렵지만 유지하기는 훨씬 쉽다. 그래서 징병제를 유지하는 국가들도 모병제와 병행하여 숙련병을 양성하거나 남기려고 한다. 징집병들이 의무복무기간을 끝내도 본인 의사에 따라 남거나 아예 처음부터 직업군인 병사로 받아주는 식이다. 대표적으로 징병제 시절의 미군이나 독일군, 북유럽식 징병제 국가들이 있다.

  • 모병제의 경우 '의무'가 아닌 '직업'의 개념이라 군대 상층부에서 인재활용을 위해 고려해야하는 사회적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어지며 소속인원도 징병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인 만큼 같은 군 유지비용이라도 비교적 더 윤택하고 제대로 된 관리를 받게 되며 급여 또한 제대로 나온다.

  • 스스로 지원하는 만큼 기본적으로 동기부여가 되어 있으며 복무기간이 고정된 징병제와는 달리 부사관들과 병들 양쪽의 전문성 강화에 도움이 되는데, 특히 숙련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병기나 장비류를 다루는 담당의 경우에는 숙련자일수록 군 상층부든 본인이든 여러모로 이익이 오는 구조인 만큼 동기부여가 더 굳건해지기도 한다.

  • 교육/훈련 측면에서 징병제에 비해 고려해야할 점이 적다. 뽑을 때부터 어느정도 선정해서 뽑는 만큼 신입고문관도 거의 걸러지는 편이며[6] 징병제보다 비교적 오랜 시간을 더욱 전문적으로 익히는 만큼 양적으론 부족해도 질적 차이로 이를 메울 수 있다. 더군다나 모병제에서는 질이 나쁜 병력을 2번에 걸쳐 걸러낼 수 있는데 입대 과정에서 한 번 걸러내어 불합격 시키고 의무계약기간 동안의 실복무를 통해서 또 한 번 걸러낸다. 당연히 의무계약기간은 평가기간이며 이 기간 동안 사병은 이등병 고정, 장교는 소위 고정이며 이 의무계약기간의 평가가 좋지 못하면 바로 제대시키면 그만이다.[7] 그러니까 모병제 군대의 일등병중위는 군복무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우수한 인재인 셈이다. 특히 기술력이 발달하면서 하나의 전문적 병기가 압도적 물량을 이길 수 있는 사회가 된 만큼 이런 질적 차이의 중요성이 더욱 더 증가했다.

  • 자유주의를 채택한 국가의 경우, 군 입대에 대한 개인선택자유를 박탈하는 사상적 모순의 여지가 없어진다. 선진국이 안보여건 완화라든지 군 조직 구조조정 차원에 따라 모병제로 전환하는 건 이 때문이다.[8]

  • 징병제보다 군복무가 공평해진다. 징병제 국가는 겉으로는 아무리 평등한 병역을 강조한다 하더라도 금수저들은 인맥을 통해 편하고 안전한 보직에 배치되거나, 아예 해외영주권 취득 등의 방식으로 회피하거나 꾀를 부려서 현역보다는 상대적으로 편안한 보충역 판정을 받으려고 애쓴다. 그러나 모병제 국가에서는 군대에 가지 않는 사람은 납세를 통해 병역의 의무를 대신할 수 있고, 군에 복무하는 이들은 민간 공무원들보다 많이 제공되는 의식주 혜택과 면세품 구매 가능(PX), 전역 후 사회보장제도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형평성을 맞출 수 있다.

  • 필요에 따라[9] 입대하는 구조이니만큼 병역의무 회피와 관련된 비리가 거의 없다시피하다.

  • 징병제보다 효율적이다. 사실 징병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노동 세금이다. 즉, 지금 이미 군인들은 강제적으로 몸으로 세금을 내는 셈이다. 따라서 모병제를 하는 대신 세금을 더 내게된다 해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여성과 남성이 동일한 조건으로 반반 부담하므로 더 공평해지고, 부자나 기업에게도 (경제 부처에서 심사 숙고 후 적절한 경우에 한해) 일부 부담하게 한다면, 청년들의 부담은 많이 줄고 지금보다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젊었을 때에는 공부, 자기 계발, 도전에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한다. 또한 결혼(특히 저출산 문제 심각)을 위한 경제력을 갖출 여유를 가져야 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경제력을 갖추게 되는 30~40대에 국방비를 세금으로 차차 부담하게 되도 괜찮다. 인생의 미래를 준비하는 소중한 시기에 막 성인이 되자마자 1년반 ~ 2년을 노동으로서 한꺼번에 몰아서 세금을 내는 대신, 삶에 걸쳐서 조금씩 내도 괜찮다.
만약 시장 원리상 연봉 4,000만원(순수한 가정)은 줘야 모병제로만 군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해보자. 이는 각 개인(국민)들이 기회 비용, 비교 우위, 군 복무의 특성 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군 복무의 가치를 매긴 것이다. 시장 원리는 가장 합리적인 가치 산정 기준이다. 따라서, 이 말인 즉, 현재 징병제는 이미 징집된 군인에게 연간 4,000만원 어치의 세금을 물리고 있다는 의미다.
세금은 빈자에게는 적게, 부자에게는 많게, 차등적으로 매겨야 한다. 또한 사회적인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경직된 경제 구조 혁신을 위해 (조건을 충족하는) 벤처 기업에게는 적게 걷고, 출산율 문제 해결을 위해 다자녀 가구에는 혜택을 주는 식이다. 징집도 근본적으로 일종의 세금과 같다. 그러나 이런 기본적 원칙없이 매겨지고 있다.
또다른 문제는 사람마다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점이다. 4,000만원이라는 수치는 "평균적 가치" 이다. 어떤 사람은 3,000만원의 가치라고 생각하고, 다른 이는 5,000만원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국가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3,000만원만 주어도 일할 동기가 충분히 생기는 사람들(예를 들면 상명하복을 편하게 여기는 등 상대적으로 다른 이보다 군대가 체질에 맞는 사람. 또는 급여나 대우가 열악하거나, 불안정한 다른 일자리를 갖기보다 안정적인 급여의 군대를 더 선호하는 사람.)부터 고용하고(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3,000만원만 받아도 할 일을 하고 4,000만원을 받는다.), 5,000만원을 줘도 일하지 않을 사람들(예를 들면 군대가 정서상, 체질상 안맞거나, 진로가 다른 쪽으로 확고한 이 등)은 고용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의 행복을 최대로 할 수 있다.


5. 단점[편집]


  • 병사 수 감소 및 막대한 예산 소모와 그에 따른 국방력 약화
모병제는 필연적으로 병사수 감소 및 각종 무기 구매 예산 부족을 불러와서 지금의 군사력 수준을 절대 유지하지 못한다. 모병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모병제가 병사의 수는 줄지언정 병사의 훈련 정도는 느니까 그걸로 그 양을 충량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이게 맹점이 많은 게 일단 모병제로 병사를 충량하는 것부터가 힘들고 오래 걸리는 일이고, 모병제로 병사를 충량하는 데에만 예산을 다 쓰면 무기 등에 써야 할 예산은 줄어들어 병사 한 명의 노동 생산력도 떨어져서 결과적으로 국방력 악화는 면할 수 없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모병제가 병사의 질로 양을 대체해서 큰 국방력 손실은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병사의 수는 여전히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리베르타의 법칙에서 볼 수 있듯 대부분의 경우에서 병사의 수의 중요도는 병사의 질의 중요도를 압도한다. 비교적 최근의 실전 사례 중 하나로 조지아 전쟁을 들 수 있다. 당시 조지아군은 모병제로 전환을 추진하는 동시에 NATO 가입을 중이었고,[10] 러시아는 지금과 비슷하게 징모혼합제를 시행 중이었다. 조지아군은 미군의 지원을 받아 점차 미제무기와 장비[11]로 무장해나가며 적어도 겉모습은 서구화된 상태였다. 그런데 전쟁 당시 조지아군은 순식간에 밀고 들어오는 대규모의 러시아군을 전혀 감당해내지 못했다. 러시아군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드러난 전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지아군은 후퇴를 거듭했고, 결국 5일만에 수도가 점령당하면서 어찌어찌 소집된 예비군들은 아무 의미 없이 해산되었고 자신들의 전략자산들은 모두 강탈당하는 엔딩을 맞았다. 이 전쟁에서 러시아군은 압도적인 화력 즉 물량의 중요성을 보여주었고, 훗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그대로 재현하고자 했으나 우방국의 물자지원+총동원령으로 맞서는 나라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지를 자기들이 역체감하는 중이다.
숫적 우위의 중요성에 대한 다른 예시로는 대만군도 들 수 있다. 대만군은 본래 병사가 의무역과 자원역으로 나뉜 징모혼합제를[12] 시행 중이 었으나 현역에서 의무역의 비중을 차츰 낮추어 18년에 반모병제로 전환했다. 18년을 기점으로 의무역은 총 4개월의 군사훈련만 받고 예비군 소집에 임하는 것으로 확정되어 현역은 모병으로 충당되는 소수정예화 되었지만 대만은 갈수록 줄어드는 지원자, 계속되는 중국의 무력도발 때문에 다시 1년 이상 복무하는 징병제로 회귀할 것을 예고한 상태이다. 분명 모병제 대만군이 과거 징병제 대만군보다 더 훈련되고 정예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숫자가 적어 중국의 대만 침공시 우방국의 도움이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던 상황이었다.[13] 심지어 징병제 부활은 미국이 먼저 자주국방의 의지가 부족하다며 복무기간 늘리라고 권고까지 한 것이 큰 영향력을 끼쳤다. 미국이 현재의 대만군은 중국의 침공을 막아내고 우방국의 지원을 기다릴 만큼 적정한 병력이 확충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미군조차도 전쟁을 나갈 때는 늘 군인의 수부터 최대로 하고 나간다.1,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은 말할 것 없고, 자신과 한참 아래이던 이라크와 아프간을 침공할 때에도 징병 시행 리스크를 방지하고자 모병제를 유지하면서 어떻게든 동맹국의 인력지원을 받아냈었다. 미군이 그동안 자신의 군대 수보다 훨신 더 많은 인력을 동맹국가들로부터 확보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인적자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그나마 그것도 미국이었기 때문에 편을 들어주고 찬조한 동맹국들이 있었던 것이고, NATO 역시 군사동맹으로 엮인 집단임을 감안한다면 중립국 지위 주장이나 자주국방과 연관할 시 인적자원 확보의 중요성은 더더욱 높아진다.[14] 당장 미국도 미국도 전면전 상황에서는 자동으로 징병제로 전환하는 제도를 가지고 있다.
우선 모병제는 필연적으로 사람들의 기대와 예측 이상의 병사의 수 감소를 가져온다. 군대는 사람들이 하나 같이 기피하는 요소들만을 잔뜩 모아놓은 장소이자 육체노동, 맘껏 누리기 어려운 사생활, 잘못하면 다칠 수도 있는 훈련, 전쟁 터지면 죽을 수 있음, 병영은 대부분 오지에 있어서 늘상 불편한 생활, 일정 기간 동안 진급 못하면 바로 잘림 등 부정적 요소들이 많은 직업이다.[15] 거기에 연봉이나 복지도 열악해서 결코 현재의 징병제 인원을 충당할 수 없다. 당장 유사한 조건을 가지고 돈을 더 주는 기업들도 정작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보자. 모병제로는 왠만한 돈을 주지 않는 이상 결코 정원을 채울 수 없다. 실제로도 모병제를 실시하는 선진국들에서도 만성적인 병사 수 부족은 일상이다. 특히 병역의 의무가 없으니 국민들의 군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의 적지않은 모병홍보 비용이 필수불가결하게 된다.[16]
물론 처음부터 관심을 가지고 각오를 다져 군에 자원입대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한국만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적고 부족한 금액으로도 군인을 하겠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직업군인으로 구별되는 장교나 부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 수가 모병제 때 필요한 전체 직업군인들의 수에 비하면 턱없이 적거나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17] 결국 한 나라의 영토와 영해, 영공을 지키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병력을 필요로 하는데, 징모혼합제나 민병제도 아닌 완전 모병제를 시행한다면 그 수가 제때 적량하게 유지될 수 있을지는 너무나도 불확실한 요소이다.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의 경우 과거 징병제 시절 전체 군대에서 직업군인이 10,000명을 넘길까 말까한 수준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모병제 전환 당시 유지된 인력이 딱 그정도라 결국 러시아의 팽창과 인구감소를 이유로 징병제로 회귀한 바 있다.[18]
고로 군대의 기틀이 되는 계층을 안정적으로 군대로 유입하려면 상승하는 공급 곡선에 따라 훨신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해야 할 수 밖에 없어진다. 징집병의 임금을 최저임금에 맞추는 징병제에 비하면 그 비용은 결코 작다할 수 없는 금액이다.[19] 단순히 말단 월급을 많이 준다고 해서 끝나는 것도 아닌게, 조직의 말단이 그만한 연봉을 받게 되면 그 말단들을 책임지는 중간관리자와 상위계층에 대한 연봉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병사에 대한 인건비가 비싼만큼 그 병사들 중에서 선별임관 된 부사관과 학사 이상의 학위자들로 구성된 장교들에 대한 대우도 높여줘야하기에 인건비를 포함한 추가비용이 도미노처럼 연달아 수직상승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20] 결국 예산은 한정되어 있다보니 인력을 더 적게 뽑을 수 밖에 없어지고 결국 모병제는 필시 병력감축이 뒤따를 수 밖에 없어진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 이렇게 인건비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늘면 오히려 군대의 전투력이 저하될 여지가 생긴다. "예로부터 소수정예라하여 무기의 발전에 따라 현대전에서 군인의 수는 상관없다."라고 주장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는 역설적이게도 현대전에서 옛날의 전쟁들에 비해 군인의 수가 중요하지 않게 된 이유는 바로 강력한 현대의 무기들 덕분이라는 것을 무시하는 발언이다. 안그래도 기피직종인 군대에 지원자들의 발길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인건비와 복지비용에 어지간한 기업보다 쏟아부어야지 가능해진다. 문제는 이러면 한정적인 국방예산에서 무기를 살 돈은 반대로 부족해지게 된다. 결국 국방예산의 파이를 늘리는 방법으로 인건비와 무기 예산을 늘려버려야 하는데 이러면 또 경제, 사회, 문화 분야에 투자할 예산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21]
그렇다고 진짜로 다른 예산 줄이고 국방예산에만 몰두하면 어떻게 되는지는 북한이 잘 보여주니 선택지에 있을 수 없다.[22]
결국 대다수의 문제가 충원율 문제로 귀결 될 만큼 우려가 큰 사안이다. 이러나 저러나 군인은 매우 힘든 직업이며, 극한직업 중에서도 아주 상위권의 극한직업이다. 제아무리 의료 비용 면제, 각종 세금 면제, 연금, 직업 공무원까지 이런 모든 혜택들을 다 준다면서 유혹을 해도 기피하는 직종이라 과연 얼마나 모일지 미지수이다. 당장 자위대의 경우만 하더라도 입대를 하는 인원이 너무 적어서 병급인 이사(貳士), 일사(壹士), 사장(士長)을 합친 숫자보다 삼조(參曺)가 2배 이상 더 많으며, 이조(貳曺)삼조(參曺)보다도 많아서 괴이하게 전군 간부화가 되어버렸다.[23]

  • 극우, 대안우파, 극좌, 신좌파, 종교극단주의, 인종우월주의 등 과격단체들의 표적
모병제의 한계상 다소 불안정한 신분의 사람이나 하위계층서 군에 들어가는 거야 예전부터 존재했던 거지만, 여기에 위에서 얘기한 극단주의 정치단체 인원들이 군에 들어가면서 군대도 동시에 극단화되는 문제점도 생겨났다.
이들은 군대에서 무기운용 등의 병기본을 배워서 써 먹는 걸 넘어 조직 운용, 행정, 군사학, 작전, 군사기밀 등을 전부 배워놔서 전역 뒤 조직의 극단주의 무장단체화를 노리거나 군대 자체를 집어 삼키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물론 이건 예전부터 우려가 있던 거지만, 그때는 병 사이에 극단주의자들이 들어와서 나머지 병들을 물들이는 거에 그쳐서 상부에서 적절히 통제만 하는 걸로도 덮는 게 가능했지만, 2010년대 후부터는 이 병 입대자들이 부사관으로 임관하고, 아예 장교까지 들어가서 군대를 통째로 집어삼키려는 야심이 나타나고 있어 민주주의와 국가를 지켜야 할 군대가 이제는 그 민주주의와 국가의 최대 위협으로 바뀌고 있다.



6. 대한민국의 모병제 도입 찬반 논쟁[편집]


파일:나무위키상세내용.png   자세한 내용은 대한민국의 모병제 도입 찬반 논쟁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7. 모병제에 대한 논쟁과 오해[편집]



7.1. 병력의 수준이 하락한다?[편집]


의무교육의 수준이 높아진 현대에는 오히려 징병제보다 모병제 병사의 수준이 낮아지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미국, 일본, 호주, 영국의 예시가 있다. 미군의 경우 미군/문제점에서 자세한 이야기가 나와 있다. 영국군은 지원자가 너무 부족해서, 입영기준을 대폭 낮추었다.

다만 징병제를 시행중인 대한민국도 병력 규모를 억지로라도 유지하기 위해 신체, 정신에 장애가 있거나 군복무에 큰 어려움을 겪는 질병을 가진 환자들도 현역으로 분류해 입대시키고 있고 이로인한 병력 수준 하락이 심각한 상황이다. 따라서 병력 수준 하락이 모병제만의 문제점이라 지적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병역자원이 군사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모병제, 징병제에 상관없이 국가의 경제, 사회, 정치에 따라 요동치기 때문에 해답을 내놓기 다소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도 이미 모병제, 징병제 가릴 것 없이 실질적으로 병역을 수행할 수 있는 젊은 남성의 숫자는 꾸준히 감소 추세에 있으며 이에 각국이 사정에 맞게 비대칭전력의 증강이나 신무기와 장비 도입, 기계화 등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징병제에서는 우수한 자원들이 입대할 가능성도 높다고는 해도, 마찬가지로 범죄자 같은 위험한 인물이 입대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24] 러시아군의 사례처럼 징병률이 마냥 높지 않은 상태에서 중산층 이상의 계층 병역자원의 면제가 쉽게 이루어진다면, 오히려 취약계층에 대한 입영률만 올라가 군대 전체의 질이 하락할 수도 있다.[25] 당장 대한민국만 해도 1년 6개월 이상의 금고를 선고받은 범죄자가 아니라면 입영대상에 들어간다. 그나마 국군은 입영대상자가 되더라도 6개월 ~ 18개월 징역형은 보충역(사회복무요원), 1년이상의 징역, 집행유예를 받은 이도 보충역으로 판정하여 훈련소 외 군대 생활을 하지 않지만[26], 언급된 러시아군처럼 국가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렇기에 병력의 질적 하락 문제는 단순히 징모제도만 가지고 볼 것이 아니라, 각 국가의 현황과 특성을 파악한 뒤 보다 복합적인 관점을 가지고 판단해야하는 것이 옳다.

7.2. 사회에서 실패한 이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곳이 된다?[편집]


'먹고살기 위해' 군대를 택한다는 것은 일자리가 없고 기계화 이전 가혹한 노동력이 필요한 전근대 농업사회때나 먹힐 말이다. 알바천국 시대에 군은 적성에 안맞으면 하루도 버티기 힘든 곳이다. 취업난이라고 군대일을 하려는 청년들이 얼마나 있을까? 2020년 코로나 사태로 배달수요가 폭증하여 일당 50만원 이상을 받는 고소득 라이더가 생길 정도로 라이더의 몸값이 높아진 상황에서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의 라이더 5,000명 모집에 고작 1,000명 모집했다. 이처럼 실패자가 모병제 군대를 지원한 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

적성검사를 왜 하는지 상기해보자. 예를 들어 막노동꾼 서울대 수석 합격자 장승수는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로 히트쳤고, 막노동도 척척 잘했으나, 정작 택시기사는 답답해서 적성에 맞지 않아 오래하지 못하고 그만뒀다고 한다. 본인 말로는 짧은 다리라도 쭉 펴고 싶었다고 한다. 이렇게 사람마다 적성이란 것이 존재하고 당연히 군인이란 직업 역시 적성을 타는데, 특히 군대는 '사회와의 단절'이라는 엄청난 페널티가 있기 때문에 정말 특출난 적성이 아니면 배겨날 수가 없는 곳이다. 당장 입영대상 남성들의 간절한 희망이 사회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사회복무요원, 하다못해 상근예비역만 되어도 기뻐하는 사람들이 많다. 똑같이 국가에서 '병역의 의무'라는 명목으로 착취당하는 처지라고 해도 '사회에서 출퇴근 복무'라는 메리트 하나만으로 이렇게나 열광하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복무기간이 2배 더 길고 업무강도도 빡세지만 '출퇴근 복무'를 시킨다면 병역기피로 악용될 우려가 있어 '합숙'을 시키는데, 그만큼 '사회와의 단절'이라는 군대의 특성은 적성에 맞지 않으면 힘들기에 군인이 알바처럼 잠깐 돈 벌겠다고 쉽게 접근하여 할 수 있는 만만한 직업이 아니다.

서울대학교 수석합격 변호사 장승수는 '양질의 택시기사'였을까?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하면서도 재밌다고 하고 막노동도 척척 잘하는 그이지만, 정작 택시기사는 답답해서 도저히 못하겠다며 그만뒀을 정도인데 억지로 택시기사를 강제로 시킨다면 적어도 '택시기사로서는' 좋은 택시기사는 아닐 것이다. 좋은 택시기사는 일단 적성에 맞아야 하는 사람이다. 군대도 마찬가지다. 군대가 적성에 맞는 사람이 '양질의 군인'이 될 수 있다. 평안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고 하지 않던가. 징병제는 적성검사 따위 없이 그냥 두 다리로 걸으면 현역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빠지기가 어려운데[27], 모병제는 적성검사를 통해 걸러낼 뿐더러, 훈련소에서는 일부러 빡세게 굴려서 낙오자들은 미리 집으로 보내버려 군인으로서의 기본 자질과 적성이 검증된 자들만 남겨두니까 '양질의 군인들만 뽑아놓은 집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군 신병훈련소의 교관은 "너 집에 가서 다른 일 알아봐라"며 약올리면서 인내심을 테스트하는데, 실제 밀착 취재한 다큐멘터리에서는 밀리터리에 환상을 품고 왔다가 막상 해보니 힘들고 교관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에 펑펑 울면서 짐싸는 청년들도 나왔다. 즉, 훈련소에서는 단순히 체력과 훈련 수행능력 정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인내력과 의지 등 멘탈적인 면도 테스트하는 것이다. 미국의 청년들도 다들 귀하게 자라다보니 교관의 명령에 무조건 척척 복종해야하는 것에 힘들어하거나 반항하다가 아웃되는 청년도 있다. 교관이 "넌 여자같다"거나, "그것도 못하면서 군인이 되겠다는 거냐? 짐싸라" 등 스스로 '마초'라고 자부하여 호기롭게 입소한 청년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며 약올리는 말에 상처받고 눈물을 흘리는 청년들도 있다. 이런 '지옥의 테스트' 과정을 거치며 '반드시 군인이 되겠다!'는 의지로 살아남은 신병들이라면 '양질의 사병'으로 분류할 수 있다.

물론 '적당히' 했을 경우에만 한정한다. 의도된 멸시와 고통은 훈련과정에 필수적이이라해도 그 직후에 칭찬을 빼먹지 않는다면 이는 긍정적인 효과로 바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를 완전배제하고 그저 인격모독만 내뱉는다면 그냥 언어폭력, 병영부조리다. 학교에서 성적이 낮은 학생을 따로 불러 훈계하다가도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말로 돌려보내는 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교직이수 과정 중 배우는 가장 기본적인 교육심리 상담에 대한 방법이다. "노답 쓰레기" "괴물아" 초급간부 인격 짓밟은 육군 대위 해당 기사의 대위는 내성적인 인물에게 변화를 요구하기 위해 별 마음없이 내뱉은 말이라고 하고 그저 잘해보자는 의미였다고 둘러대지만 그 '훈계'의 끝에 다독임이 없다면 그냥 폭력에 불과하다. 해군에서 혹독하기로 유명한 UDT훈련에서는 교관들도 교육받는 병, 부사관, 장교 상관없이 일단 다 떨어뜨리고본다 싶은 수준으로 의도적으로 가혹한 처사를 행하지만 동시에 목표를 달성해내거나 이를 위해 스스로 악을 쓰는 모습을 보이면 '당연히 이 정도는 해낼 줄 알았다.(교관들이 정을 주지 않으려 애둘러 표현한거지만 사실상 너는 해낼 수 있다라는 말과 같다)' '이 정도도 해냈는데 그 이상은 못하겠느냐' 같은 말로 칭찬하여 교육생의 의지와 자부심을 끌어 올려준다. 그저 예능에 불과한 가짜 사나이에서도 이런 모습을 조금이나마 엿 볼 수 있다. 이런 후반 작업을 염두에 두지 않고 그냥 자존심을 건드리는 건 그냥 인격모독 그 이상도 아니게 되므로 직업군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훈련을 받는 이들이 마냥 인격모독을 받는 것에 대해 마냥 가벼이 여기거나하는 것은 조심하여야 한다. 이런 부분들이 자칫하면 군대를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구타와 가혹행위가 넘치는 곳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


7.3. 가난한 사람들만 군대에 가게 되므로 불공평하다?[편집]


원래 모병제의 목적이 가난한 사람들을 군대로 흡수하고, 계층 이동 사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빈민들이 군복무를 한 후, 복무 중에 모은 돈과 제대군인에 대한 의료비, 학비 혜택을 이용해 중산층으로 발돋움하는 경우가 많다.

가난한 사람들만 군대에 가는건 억울해하면서, 가난한 사람들만 더럽고 힘든 일들을 맡게 되는 것은 억울하지 않은가? 유시민이 모병제 관련 토론 중 이러한 부분을 지적한 바 있다. 유시민은 모두가 공평하게 힘든 일을 해야 한다면 자본주의를 할게 아니라 공산주의를 해야하는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직업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어느 하나가 빠져도 문제가 생기지만, '희소성'의 여부로 고소득직과 저소득직으로 나뉜다. 즉,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대체인력 수급이 쉬운 접근성이 좋은 직업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28] 운전면허는 누구나 몇달 정도 노력하면 쉽게 딸 수 있으나, 의사면허는 상당히 오랜 기간 전문적으로 수련하여야 딸 수 있어 면허의 가치가 달라지는 것과 같다. 이런 점에 비추어보면, 장교나 전투기 조종사 등이 아니고서야 일반 사병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그렇게 엄청난 조건이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접근성이 낮아지는 것은 필연과도 같다.

세계 최초로 모병제를 도입한 로마의 집정관인 가이우스 마리우스의 군제개혁의 목적 자체가 가난한 사람들을 군대로 끌어들여서 슬럼화 방지와 부의 재분배를 위해서 도입된 것이다. 당시 로마도 오랜 원정으로 인하여 자영농이 몰락해서[29] 지금의 대한민국처럼 청년실업이 심각했던 상황이라서 청년일자리가 생기니 소득 양극화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거기에다 기성세대에 비해서 정치적인 발언력이 딸릴 수 밖에 없는 청년층의 정치적인 지위를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고 군대에서 받은 돈은 고스란히 주둔지역의 경제 발전에도 큰 도움을 받게된다. 이게 당시까지 반도 국가이던 로마를 제국으로 성장시킬 동력원이 되었다.[30]

미국의 경우 1970년대 후반 석유파동으로 경기가 어려워 일자리가 감소하다보니 질 좋은 일자리를 공급할 필요가 있었다. 일자리 공급에는 군대가 제격이었다.[31] 당시 시행하던 징병제는 베트남전 여파로 반대여론이 높았고 일자리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탓에 미국 정부는 모병제로 전환했다. 제대로 대우를 해주는 대신 훈련 강도를 빡세게 높이면서 미군 병사들의 숙련도는 엄청나게 올라갔고, 동시에 실업율을 낮추는 등의 효과가 있었다. 일자리를 찾아 헤메던 청년들은 어지간한 기업 초봉보다 높은 월급과, 제대 후 학비, 의료비 지원을 주는 군대에 입대하게 되었다.

징병제에서는 기계적 평등은 실현할 수 있지만(사실 특권층 자녀들은 어떻게든 편한 보직에 배치받으므로 딱히 평등하지도 않다.) 징병제라고 빈민층에 대한 해결책이 딱히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 징병제는 빈민층을 확인사살한다. 모병제 군대가 복리후생이 더 잘되어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징병제보다 빈민층에게 실질적으로 더 유리할 수도 있다. 그리고 빈민층은 다른 계층보다 여러 현실적인 조건에서 불리한만큼 사회적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운데 군복무를 통해 권리를 향상시킨 경우가 있었다.

가난한 사람이든 부유한 사람이든 군대의 모병제로 인하여 새로운 취업의 기회가 열린다는 점에서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군대 제대 이후에 어떻게 직업을 얻고 살아가냐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수년동안은 취업에 대한 걱정 없이 군대에서 안정적인 월급을 받으며 생활할 수 있다.

가난한 사람만 군대 간다라는 생각은 모병제 시행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다만, 모병제의 도입이 빈곤층에게 ‘대학다니며 알바해서 학비 처리하기’ or ‘군대에서 몰아벌어 해결하기’라는 선택권을 제공한다고도 볼 수 있다. 징병제가 아니더라도 학비를 벌어들임에 있어서 이들에게 알바는 필수며 고소득층은 그런거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2018년 현재 징병제 상황으론 군대에 끌려감 + 그러나 돈을 별로 안줌 + 제대 후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 이라는 비참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모병제를 시행할 경우 군대에서 돈이라도 제대로 받아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힘겹게 병행하는 수고를 줄이는 것이라도 가능해지며, 군에 갔다온 것이 남들과 경쟁할 수 있는 스펙이라도 될 수 있다.

모병제 전환시 생길 수 있는 세대갈등에서도 군에 다녀온 사람이 유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계적 평등을 무너뜨린 대가로 이들에게 새로운 길을 터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 셈. 징병제가 기계적 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애초에 기계적 평등이 가치있는 것인지도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전술했듯 선택권이 없는 것이 아니며 입대를 택했다는 것은 그것이 본인의 현 상황에서 가장 나은 판단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모병제를 도입하게 되면 군은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집단과 굉장히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되게 된다. 경찰관, 소방관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저소득층이라고 해서 사회가 불공평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이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경찰관, 소방관이 되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모병제 군대에서 병사로 복무하는 사람들 역시 자신의 선택에 따라 군인이 되었으므로, 이 사안에 불평등 논란이 낄 여지는 없다.

한국에서는 고위 정치인들, 관료들 및 고위 기업인들의 아들들의 병역면제율이 10배 이상 높았고 전세계를 막론하고 징병제를 유지했었던 나라들의 가진 자들은 오만 가지 방법으로 병역을 회피해왔었다. 그럼 철저하고 체계적으로 잡아서 병역을 회피하는 것을 막자고 한다고 한 게 지금인데, 차라리 제대로 부잣집 아들들도 장교로라도 군대에 받아들이고 나서 징병제를 논해야지 그것도 아니면서 가난한 사람들만 군대간다고 말하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다.

또한, 사회에는 막노동, 청소부 등 고되면서도 대우받지 못하는 직업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과연 막노동꾼이나 청소부가 필요없냐고 주장하면, 아니다. 가령 청소부가 없다면 나라 곳곳 길거리의 위생은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이런 일들도 결국 못 배우고 가난한 사람만 하게 되는데, '못 배우고 가난한 사람이 군대로 가는건 불공평하다, 그러므로 징병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사람 치고, 막노동꾼이나 청소부들도 국가에서 강제징용 해서 처리하자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것은 모순된 것이다. 참고로 막노동꾼이나 청소부 등의 업무를 현재에도 징병해서 처리하는 나라가 있다. 그곳은 북한 이다. 조선인민군의 건설부대는 군인이라는 신분을 달아준 막노동꾼이다.

가난하고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이 과연 군인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국가의 안보를 맡길 수 있을까 걱정하는 의견도 있지만, 이는 근거 없는 걱정이다. 교육 수준과 군인으로서의 역량이 비례한다는 법은 없다.

군인 일반병은 특별한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 육체노동이다. 필요한 기술은 군대에서 충분히 배울 수 있다. 군대에서 배울 수 없는 고급 기술이나 지식이 필요한 보직은 엘리트 간부한테 맡기면 된다.

가난한 사람이 안보를 책임지면 무너질까봐 불안하다면, 당장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도 무너질까봐 불안해야 이치에 맞을 것이다. 아파트도 가난한 막노동자, 소위 노가다꾼들이 만들었으니까. 전문 교육이 필요한 설계 같은 분야를 전문가한테 맡기면 단순노동직은 재산이나 교육 수준이 어떻든 건물의 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군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7.4. 돈이 목적이므로 사기가 떨어진다?[편집]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의 쇄신된 군대는 어떻게 우크라이나 침공에 실패했나' 제하의 보도에서 사기가 낮은 징집병(약 25% 추정)을 사용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이런 징집병들이 도망치거나 항복하거나 심지어 자기 다리에 총을 쏴서 부상 핑계로 빠지기도 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아, 푸틴도 전문 군인들이 전쟁을 주도하고 있다며 앞으로 징집병이나 예비군 대신 전문 직업군인을 전선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범죄현장을 대입해도 마찬가지다. 연쇄살인마나 조폭 체포를 의무경찰을 보내는 것과 직업경찰을 보내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듬직할까? 오직 '전역일'이 목표인 의무경찰과, '승진'이 목표인 직업경찰의 사기와 동기부여는 많이 다를 것이다.

훈련부터가 그렇다. 예비군 훈련장 분위기만 봐도, 사기가 축 처져있다. 이들에겐 오직 부과된 훈련시간 채우고 집에 가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이기 때문에 최대한 몸을 사리므로, 왜 징병제 군대의 분위기가 강압적인지 알 수 있다. 구타는 많이 줄었어도 갈굼은 필요악적으로 용인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전역일'까지 시간 때우는게 목표인 선임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후임을 괴롭히며 노는 악습이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모병제 군대의 훈련은 일반 직장처럼 '진급'과 '월급'이란 동기부여가 있으니 누가 갈구지 않아도 다들 스스로 열심히 한다.

다만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부유층을 위해 죽을 생각은 없다'는 가난한 병사들도 많았다는 것이다. 보불전쟁 당시 프랑스군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무너진 것은 추첨 징병제에 대리인 제도라는 사실상의 모병제를 운영해, 가난한 이들만 군대에 몰려있게 되어 병사들에게 부유층을 위해 죽을 순 없다는 생각이 만연하다보니 빠르게 패퇴했다. 이렇게 개판이었던 프랑스군을 1차 대전 때 끝까지 싸우게 만든 건 징병제였다. 아무리 직업군인이라고 해도 평시에 돈 받아먹으려고 군대 온거지 전쟁시기에 돈벌려고 모병소로 가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된다. 살아야 돈이 쓸모가 있기 때문. 평시의 하류층 직종과 비교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부잣집 출신들은 위험한 경찰이나 소방관을 안하려고 하고, 그저 경찰 소방관은 사명감 없이 돈만 받아먹으려고 지원한거니 국민들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하지 않을 것이고, 범죄현장이나 화재현장을 보면 죽을 생각은 없다며 기피할 것이다. 그러면 지원자가 아닌 강제징집해서 경찰 소방을 맡길까? 그리고 전쟁이 나면 누구든지 사망할 수 있다. 실제 징병제의 군인이든 모병제의 군인이든 '가족을 지키기 위해'란 말을 단골 멘트로 한다. 게다가 미국도 평시엔 모병제이나 전시엔 징병제로 전환된다.

우크라이나도 모병제이나[32] 러시아가 침략하자 도로 징병제로 전환시켰는데, 이 때에는 내전 당시와는 달리 해외에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앞장서서 고국으로 돌아와 입대할 만큼 열성적으로 변했다. 내전을 겪으면서 그 동안 사람들의 심리나 사고의 전환도 있었을 것이고 무엇보다 같은 국민끼리 싸운다는 내전과 달리 이번에는 타국, 정확하게는 푸틴이라는 독재자에 의한 명백한 침략이었기 때문에, 이들의 원동력은 내 고향과 가족, 이웃을 지킨다는 명분이 그 무엇보다 확고해졌기 때문이다. 내전과 같은 상황이 아닌 타국에 의한 침략에 대응한다면 모병제 군인도 다른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고향과 가족, 이웃이 있으니 같은 입장이기에 사기가 낮을래야 낮을 수 없고, 그동안 직업적으로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 온 입장이라서 전장에서의 생존이 유리할 것은 자명하다.

반면 러시아는 전 병력의 70%가 모병제 군인들인 계약병(콘트락트니키)들로 이루어져 있음에도[33] '부유층을 위해 죽을 생각은 없다'며 싸워보지도 않고 투항하며 포로로 잡히는 등 막장 행보를 보이고 있다.[34] 어처구니 없는 건, 러시아군 포로들의 증언에 의해 밝혀졌는데 우크라이나로 파병된 계약병들은 자신들이 전쟁을 위해 파병된 것인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압도적인 전력에도 불구하고 진격이 지지부진한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던 것.[35]

이는 러시아 본토의 국민들과 군인들은 양측 정부간의 갈등과는 별개로 개인간 혈연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제 아무리 돈 받고 싸우는 계약병들이더라도 이 친척과 가족들을 상대로는 전력을 다하기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위에 언급된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전쟁 진행 초기 우크라이나 정규군이 가진 문제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에서 지휘관급 장교들을 제외하고는 징집병은 물론 직업군인인 계약병들에게도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을 밝히지 않고 훈련이랍시고 밀어 넣은 것이다. 그렇게라도 안 하면 제 아무리 직업군인들일지라도 반발이 심할테니 말이다. 실제로 크림반도 전선의 러시아 해군 군함에서는 민간지역에 대한 포격을 거부하는 함상반란이 일어나기까지 했다. 러시아군의 해군은 이미 소련시절부터 완전모병제로 인력을 충당하던 군종이었음을 볼 때, 결국 사기와 관련된 부분은 돈이 되었던, 정의감이 되었던 간에 '동기부여'가 충분히 주어졌을 때 나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내 고향과 가족을 지키는 입장이라면 모병제든 징병제든 적극 맞서려하는 경향이 있고, 타국에 들어가서 점령하는 입장이라면 그나마 돈이라도 줘야 적극 싸우지, 그런 것도 없이 막무가내로 투입했다간 베트남전 당시의 미군이나 과거 소련의 아프가니스탄전 꼴이 날 수 있다.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은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보낼 용병들을 모집했는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4만명의 시리아 병사들이 참전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용병 모집에 지원한 한 시리아 국민은 "월 600달러를 받는다며 전쟁에서 사망할 경우 사망수당이 나오는데 지금 수입의 25배나 된다"고 말했다. 시리아는 내전으로 황폐화되어 일자리도 없고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기에 이 사람들은 고향에 있는 부모와 형제, 또는 아내와 자식들에게 목숨값이라도 줘서 책임지려는 각오로 자원한 자들이기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러시아더라도 적극 싸우려 할 것이다.

비슷한 사례로 한국군도 베트남전 당시 월남으로 보내는 인력은 최대한 자원으로 보냈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님은 먼 곳에처럼 사고를 친 두 인원을 영창과 파병 중에 선택하게 만드는 묘사는 어디까지나 영화적인 표현일 뿐 실제 고증과는 거리가 다소 멀다. 당연히 부사관과 장교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병 신분의 의무복무자들이었다. 당시 정부의 정치적 상황은 차지하고 보았을 때, 한국인들은 한국전쟁을 끝낸지 얼마 안된 시점이라 전 국민적으로 반공정서도 강했고, 이제 국제사회로 나가야한다는 국가/국민적인 목표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시기였다. 의무복무하는 병들 중에서 원하지 않게 파병을 가게 되었더라도 급여가 상당했기에 만족하고 최선을 다했다는 증언은 지금도 어르신들에게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실제로도 대다수의 병사들이 가족부양과 같은 이유로 급여를 노리고 지원률이 높기도 했고. 이유야 어쨌건, 월남에서의 비전투손실과 사고사가 없진 않지만 한국군은 미군과 달리 베트콩을 상대로 화려한 전적을 내며 전설로 남아 지금도 화자되고 있다.

당장 현대 한국도 해외 파병시에는 신분불문하고 100% 자원으로만 보내는 마당인데, 전역일만 꼽으며 몸사리고 있는 징병군인을 다짜고짜 해외파병하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는 지금의 러시아군꼴 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과 달리 미국은 본인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징집병들을 베트남으로 보냈고 이 때문에 '내가 왜 이런 곳에서 개죽음 당해야하냐'며 상관살해(프래깅)가 빈번하였다.[36]

제 아무리 프로 축구선수일지라도 별 거 아닌 조기축구를 억지로 참여시키면 소극적이고 설렁설렁 하려하고, 아마추어 동네 아저씨일지라도 스스로의 의지로 자원해서 참여한 사람은 적극적으로 경기에 참여한다. 어느 분야던지 일이라는 것은 이와 같다.

한국에서도 이근 대위 등이 우크라이나를 돕겠다며 의용군으로 자원해서 참전했는데, 돈이 목적이든 정의가 목적이든 스스로 자원한 사람들이 사기가 높다. 대체 마지못해 억지로 끌려온 사람들의 사기가 높아봐야 얼마나 높겠는가. 예비군 훈련장 특유의 사기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다들 억지로 끌려온 거니 얼굴부터 생기가 없고 불만이 가득하며 옷차림부터가 반항적이다. 그래서 90년대까지는 공익요원들조차 군기 잡는다는 명목으로 '구타 신고식'이란 못된 악습이 존재했었다. 다짜고짜 개패듯 맞는 상황이 얼마나 공포스러웠던지 노인이 되어도 군대 꿈 트라우마에 시달릴 정도였다.

'전우애'도 사기의 중요한 요소다. 의무경찰 시절엔 후임에게 함부로 대했던 사람도, 직업경찰로 들어왔을 땐 절대 후임에게 의무경찰 수준으로 막 대할 수 없는데, 앞으로 후임과 얼굴 계속 볼테니 굳이 원한을 가질 정도로 괴롭혀서 척져봐야 본인만 손해고, 가급적 좋은 선후배 관계를 유지하는게 본인에게 편하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직장에서는 '평판'에 신경써야 '진급'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만약 후임 괴롭힌다는 안좋은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 '진급'에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스스로 조심하고 통제가 된다. 이렇게 인간관계에 신경 쓸 것들이 많다면 경찰조직이든 군대조직이든 내부가 끈끈하여 유대감도 있을 수 있지만, 지금 국군 병(군인)처럼 그저 복무 오래했다고 인격적 성숙, 업무 능력에 상관 없이 진급을 시켜주고 권력을 쥐어준다면 그 부적격자들이 군림하는 곳에서 상황이 어찌 돌아 갈지는 군필자들 모두가 아는 실태이며, 군 간부 자살 '병사 2배'...“진급 불이익 무서워 상담도 못해” 해당 기사의 내용처럼 설령 직업군인들 일지라도 가해자가 진급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등 피해자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들 사이에서의 전우애는 절대 기대할 수가 없다.

의무경찰보다야 직업경찰이 부조리가 상대적으로 덜하기야 하겠지만, 단순히 직업경찰이라고 모든 부조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듯 모병제도 마찬가지다. 특히 군대는 특성상 경찰보다 더 은폐되어 있기에 국민들의 무관심 속에 부조리한 조직문화가 형성될 위험은 경찰보다 더 크다. 의무경찰들의 구타가 일상이던 악습도 언론과 여론이 관심을 기울이니 많이 줄어든 것처럼, 직업경찰들의 조직문화도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2022년에는 현직경찰들의 자살이 잇따르는 가운데 “PTSD 경험 경찰관들, 조직 긍정 인식 땐 극단선택 생각 줄어”란 논문도 나왔다. 시민들과 가까운 경찰조직도 이렇게 끊임없이 조직개선을 위해 연구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모병제로 전환될 경우에도 이에 준할 정도로 정치권과 언론이 관심가져주지 않으면 악습이 싹틀 수 있다. 군대도 하나의 직장이라면, 부조리가 판을 치는 직장에서 사기는 저하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희망이라면 모병제는 특성상 군대조직이 스스로 개혁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란 것이다. 징병제야 어차피 충원에 문제가 없고, 부사관들도 징병제로 끌려갈 바에야 돈받는 부사관이 낫다는 생각으로 지원하다보니 언론에서 떠들어대지 않으면 굳이 개혁에 관심이 없을 수 있다. 그래서 징병제와 모병제를 혼용하는 국가들은 모병군인일지라도 대우가 썩 좋지 못하다. 하지만 완전한 모병국가에서는 일단 '오고싶은 군대'를 만들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한다. 이미 다른 선진국들도 모병률이 낮은 상황이라 어떻게든 '오고싶은 군대'를 만들기 위해 정책을 연구하고 당근을 제시하고 있는데, 한국군도 모병군인들의 안좋은 소문이 퍼지면 더욱 모병률이 낮아질 것이므로 군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그땐 군 고위관계자들은 모병률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충원하는 것이 당면과제이고 모병광고도 적극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혹시 의무경찰이 단순히 '합숙'을 거치기 때문에 더 악습이 발달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면 다음 기사를 참고해보자. “구타-욕설에 지쳐” 상근예비역 자살 `구타 못견딘 공익요원 자살, 관리관청도 책임' 출퇴근 사병인 상근예비역과 공익은 주5일 6시 칼퇴근, 주말 휴일이므로 잦은 야근에 시달리는 직장인들보다 근무지에 있는 시간은 더 적지만, 구타는 상상을 초월했다. 공익요원 '구타 신고식' 대물림 기사를 보면, 구청에 첫 발령을 받아 배치된 후임들을 지하 1층 탁구장으로 끌고 가 복무수칙을 외우라며 얼차려를 주고 폭행했다고 한다. 만약 정식 공무원으로 구청에 발령받았다면 후임에게 저런 식의 구타를 가할 수 있었을까? SBS 뉴스추적 군기로 가장한 폭력 구타 편에서는 공익 후임 몇명이 선임에게 상습구타당하다 근무지를 탈출하여 뉴스추적에 제보를 했다. PD가 만약 군대가라고 하면 갈거냐고 하니 차라리 그게 낫겠다고 할 정도로 근무지를 두려워했다. 어차피 선임들은 소집해제하면 후임과 얼굴 안볼 사이니 '잃을 게 없는' 포스로 막 대한건데, 이런 식의 인간관계로는 높은 사기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7.5. 문민통제를 하기 힘들어진다?[편집]


어지간한 모병제 국가들은 물론 선진국 징병제 국가들도 문민통제가 빡세게 이루어지고 있다.[37][38] 문민통제는 군부를 민간정부의 확고한 통제하에 두는 것으로 실현되는 것이지, 의무복무 등으로 단순히 군인과 민간인간의 연대가 깊다고 해서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39] 당장 한국 현대사만 보더라도 5.16, 12.12 쿠데타 모두 징병제 시행 중에 벌어진 상황이다. 세계사로 범위를 넓힌다면 군부의 힘이 민간정부의 힘보다 더 강했던 독일 제국, 일본 제국 모두 징병제를 시행했었다.

정작 미국은 징병제 시절이나 모병제인 현재에나 전세계적으로 봐도 문민통제가 가장 잘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 중 하나로, 애초 문민통제를 기조로 건국되어 정부가 철저히 군대를 통제했던 나라이다. 징병제인 한국이 합참의장, 참모총장을 전역시키자마자 바로 국방장관으로 임명하는 등 여전히 문민통제를 허울만 지키고 있다는 것과 대조적.

결국 문민통제는 사회의 성숙도에 따른 문제이지 징병제, 모병제하고는 별 상관없는 이야기다.

7.6. 범죄자들이 입대하게 된다?[편집]


정상적인 국가의 군대는 범죄자들의 입대를 제한한다. 만일 군 입대 후 강력범죄를 저지를 경우, 일반 형법보다 더욱 엄한 군 형법에 의해 더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 범죄자들이 군에서 활개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건 이미 그 나라가 막장 국가 상태가 되었음을 의미하고, 이런 상황에서는 징병제든 모병제든 간에 범죄자들이 더 많이 입대하게 될 뿐이다. 당장 계약직 보안요원 하나를 뽑을 때도 범죄경력 조회를 하는데 징병이든 모병이든 군대에서 전과자를 거르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는게 더 이상하다.


7.7. 부적격 인력을 강제로 전역시킬 수 없다?[편집]


병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 아니라면 오히려 반대이다. 모병제는 부적격 인력은 칼같이 전역시키는 체제라 정예 육성에는 징병제보다도 유리하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군 입대 후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더욱 엄한 군 형법에 의해 처벌받고, 강제로 전역하게 된다. 단순히 무능할 경우에도 강제로 전역당하는건 마찬가지이다. 징병제 하의 한국군의 경우 "부적격 인력이라고 전역시켜버리면, 모두 부적격 인력이 되려고 할 것이다"라는 논리로 복무부적합자들마저도 관심병사라는 괴상한 제도를 도입해가며 복무기간 꽉꽉 채워서 만기전역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이것은 부실한 신검제도를 바로 세워서 부적격 인력을 걸러내면 해결되는 문제이고 타 징병제 국가들은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으니 징병제라고 해서 반드시 부적격 인력을 못 걸러내는 것은 아닌 국군만의 문제점이긴 하다. 모병제처럼 '군대를 직장으로 삼게 되는' 지원제 군대에서든 신검제도가 확실하게 정비되어 있는 징병제에서든 이런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일단 모병제 조건은 1인당 GDP 3만달러 이상, 병력 규모 30만 명 이하라고 하나,# 이미 2018년 1인당 GDP는 명목, PPP 모두 3만 달러를 넘었다. 이후 35만 명도 가능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7.8. 돈이 많이 든다?[편집]



7.8.1. 징병제보다 돈이 적게 든다[편집]


징병제는 만약 사회에 있었더라면 학습, 생산, 소비활동을 했을 사람들을 병영에 묶어놓는 제도이다. 징병제를 함으로서 발생하는 기회비용, 수많은 군인들을 먹이고 재우고 훈련시키는데 드는 비용, 비대한 병력을 운용하기 위해 추가로 고용하게되는 장교들에게 줄 월급과 복지비용을 고려한다면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비용은 징병제나 모병제나 비슷할 수도 있고, 어쩌면 징병제의 비용이 더 클 수도 있다. 미국, 중국, 유럽과 같은 선진국들과 강대국들이 돈이 썩어 넘쳐서 모병제를 하는게 아니다.

특히 현재 한국군의 형편없는 봉급 및 복지로 인해 '징병제=값싼 제도, 모병제=값비싼 제도'라는 착각이 더욱 심해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래서 실제로 모병제를 하는 미군에서는 모든 비전투용 소모품은 개인이 구매하도록 하고 또한 기지 안팎의 각종 사역은 웬만하면 PMC가 담당한다. 전투복이나 개인용품은 훈련소때 초도 보급만 하고 이후는 병사가 알아서 구매해야 한다. 미군 PX와 BX가 물품이 다양하고 일과시간에 늘 열려있는 것도 피복류와 위생품은 당연히 보급 없이 사서 써야한다. 권총도 의외로 미군 규정에 분대장 이상 지휘관(자)부터 보급을 하는 것이다. 사병은 거의 PX에서 구매한 것 이외에는 몰래 쓰는 거다.

20대 초반은 인생에서 가장 두뇌회전이 빠른시기이다. 당장 전세계 수학자들 사이에서는 "20대에 업적을 이루지 못한다면 평생 이룰 수 없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고, 실제로 수학사, 과학사를 보면 위대한 발견의 대부분이 20대에 이루어지는게 사실이다. 이는 컴퓨터, IT업계처럼 아이디어 집약적 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마윈, 리옌훙 등 모두 20대 초반에 사업적 기반을 세운 사람들이다. 만일이 이들이 20대 초반 2년을 군대에서 지냈었다면, 지금과 같은 사업적 성취를 얻을 수 있었을까? 미국, 중국, 유럽의 청년들이 자신의 전문영역에서 집중적으로 실력을 쌓고 있을 때 한국의 청년들은 2년~4년 가량의 시간을 군대에서 보내야 하는 것이다. 아이디어가 중요한 분야일 수록 받는 타격이 크다. 한국에서 이공계 분야에 몸담고 있으면 "군대 다녀온 후 머리가 굳었고, 도저히 입대 이전 수준으로 머리를 회복시킬 수가 없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전쟁이 나면 징병제는 경제인력들마저 소모품으로 죽어나가지만 모병제라면 군사력이 아닌 나머지 국가 구성원들은 열심히 경제 시스템을 돌려 탄탄한 보급을 약속해줄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이쪽은 전문분야를 살리기 쉬우니 효율성도 급이 다르다.[40] 전쟁으로 인한 전후 처리와 경제 리스크의 수준차이는 비교할 수도 없다.

게다가 현재의 최저임금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물론 모병제가 인적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최저임금을 없앤다고 가정하면 많은 직장들이 인건비를 줄일 것이고, 그럼 많은 인건비를 들일 필요 없이 모병제가 가능하다.

북한은 정부가 강군을 만들겠답시고 북한의 청년들에게 10년 가량의 의무복무를 부과한 결과, 북한의 경제력을 성장시킬 젊은 생산력이 싹다 증발하게 되었다. 의무복무기간 10년짜리 징병제를 도입한 결과 100만 이상의 병력을 얻었지만, 그 대가로 북한은 경제력을 통째로 잃게 되었다. 게다가 그 100만 대군도 대부분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고, 훈련다운 훈련은 받아보지도 못한 채 농사만 짓다가 전역하는 게 현실이다. 준전시 상황에서조차 군대는 놀고 있고 핵실험으로 무력시위를 대체하는 이유다. 한국 역시 눈앞의 병사 월급을 아낄 궁리만 하다가, 그보다 더 큰 비용을 치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7.8.2. 징병제보다 더 많이 들 수도 있다[편집]


한국의 이야기를 꺼내자면, 상비군은 역대 정부들의 생각처럼 육군 36만 5,000명을 포함 해서 50만은 유지해야 하고, 이와 별개로 장비는 계속해서 끊임없이 좋은 걸 구입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규모의 유지를 위해 간부와 병사들의 인건비[41]를 미군 수준에 맞춰서 지급한다면 최소한 40조 원의 예산이 인건비로만 지출된다. 또한 무기나 장비는 도입만 하면 땡인 게 어니라 계속해서 유지보수 비용이 들어간다. 때문에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수준으로 국방력을 갖추려면 유지보수 비용과 신무기 도입비까지 포함해서 최소 60조 원 이상은 필요하게 된다. 또한 중국과의 전면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다면 미군이 파병할 지원군이 도착하기 전까지 버텨야 할 필요가 있으므로 예비군도 확보해야 하므로 예산은 더 들어갈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돈 많이 준다고 지원하지 않는다. 21세기 선진국 청년들에게는 돈 못지 않게 노동시간과 노동강도, 자유, 그리고 대도시 접근성이 중요하다. 군인에게 돈은 많이 줄 수 있지만, 그 외에는 이 모든 것에서 21세기 선진국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와 배치된다. 특히, 한국 청년들은 농어촌 지역 거주를 혐오하다시피하여 많은 공공기관에서 고민하고 있다. 몸이 훨씬 편한 공무원이나 공기업도 농어촌 지역 발령 내면 사표 던지고 도망가지 일쑤다.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다. 직업군인의 평균 연봉 1억원을 보장할 때 50만 명의 상비군을 모을 수도 있다고 하면, 군인 봉급만 1억원이며 이는 물가상승률만큼 매년 증가해야한다. 기존에 진행하던 전력유지비와 전력개선비 30조원도 동일하게 나가야하는데 그럼 한국은 80조원에 달하는 예산이 물가상승률만큼 붙어서 매년 나가야하는데 80조원이 매몰비용으로 나가는 것이 과연 지금의 징병제로 인한 사회적 손실보다 적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평균연봉 1억원을 직업군인에게 준들, 50만 명이나 직업군인이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미국, 중국은 인구가 많아서 평시 모병제만으로도 충분한 병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 모병제를 하는 것이고, 유럽은 각국이 서로 철도를 비롯한 우수한 교통망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침공에 대하여 빠른 속도로 러시아군보다 많은 병력을 독일로 집결시킬 수 있기 때문에 평시에는 모병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 나라들은 모병제만으로도 필요한 병력이 모이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가 아니다. 유럽도 소련군이 500만 명에 달하던 냉전 때는 징병제를 유지했다.

현재 독일 연방군의 경우 통일 이후 규모를 3분의 1로 줄이고, 2011년에 의무 복무제를 폐지하였다. 그런데 이후 병력 자원 모집에 문제를 겪게 되었고, 모병 광고를 함과 동시에 급료를 상향하였다. 그런데 급료는 계속 인상되는 상황에서 군 전체 예산은 동결되다 보니, 유지비가 펑크가 나 버렸다. 현재 독일 연방군의 실태를 보면 정말 경악할 수준#. 우크라이나 돈바스 반군보다 못하다고 평가 받는다.[42]

7.9. 모병제에서는 병역자원의 학력이 낮아진다?[편집]


그러한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모병제로 할 경우 병으로 지원하는 사람들의 학력이 낮아지고 징병제는 높아진다고 하면서 한국군의 평균 학력은 비슷한 경우를 찾기 힘들 정도로 높은데, 모병제를 하게 될 경우 상대적으로 좋은 직장을 찾기 쉬운 대졸자들이 입대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한다. 여기에 대해서 약간의 반론을 제가하자면 한국의 대학진학률이 이상할 정도로 높다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알아두어야 할게, 현재 한국군에서 대다수의 병사의 학력은 엄밀히 말해서 대졸이 아니다. 대부분이 대학 재학중에 온다. 보통 대학생활의 갈피도 완전히 잡지못한 채 1학년 정도만 마치고 온다는것을 보면 솔직히 말해 아직 고졸이라 봐도 무방하다.[43] 아무튼 모병제로 전환하였을때 병들의 학력은 혜택이[44] 얼마나 돌아가느냐, 사회의 대학진학률이 얼마냐[45]등에 영향을 받으므로 징병제를 하면 병들의 학력이 높아지고 모병제를 하면 학력이 확 떨어진다고 말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징병제가 학력이 더 높을 수 있기는 하지만 이건 반드시 맞는 말이 아니다. 한국과 같이 평균학력이 매우 높은 사회일 경우 모병제하의 병들의 평균 학력이 사회의 평균보다 약간 낮을 수 있다.

하지만 사병 수준에서는 일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학력이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임무수행에 큰 문제가 없다. 직업 중에는 고학력이 꼭 필요한 직종이 있으며, 이런 직종에서 이전보다 학력 수준이 낮아지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군대 내에서도 군사 전략과 계획을 짜야하고 지휘해야 하는 장교들은 사관학교나 대학 졸업 후 장교양성과정을 수료한 엘리트 계층이 담당하고 있으나, 애초 시키는 대로 복종하기만 하면 되는 사병에게는 높은 수준의 학력이 요구되지 않는다.[그러나] 실제 과거 전반적인 학력 수준이 낮았던 시절이라고 해서 사병 역할을 하는데 특별한 문제가 있지 않았다. 오히려 그 당시엔 군복무도 2년보다 더 길었고 군생활 여건[46] 도 훨씬 안좋고 구시대적인 악,폐습이 끝장 수준이었으나 대부분 잘 참고 적응하여 나왔는데, 학력 인플레가 높아져 웰빙화된 현대에서는 과거보다 군 여건이 훨씬 개선됐음에도 군 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많아졌다.

이건 마치 의대생들에게 의무기간동안 응급 소방대원을 시키다가 폐지되니 학력 저하 운운하는 것과 같다. 응급 소방대원은 기본적인 응급처치 기술 정도만 익히면 되지, 굳이 의과대학 수준의 전문지식까지 꼭 갖출 필요는 없다. 물론 그렇게까지 갖추어서 나쁠건 없겠지만,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전시에 사병 수가 적을 때는 훈련소에서 속성으로 교육시킨 뒤 거의 총만 쥐어주는 형태로 전장에 내보내기도 하는데, 전투기 조종사는 절대 이런 식의 속성으로 내보낼 수는 없다.

한국의 징병제 하에서 전반적인 학력 수준이 높은 것은 그저 한국인들 전체의 학력 수준이 높아졌기에 그런 것이지, 사병 역할을 하는데 있어서 고학력은 필요조건이 아니다. 오히려 군대란 조직은 기본적으로 '까라면 까'는 조직인데, 고학력자들은 이 명령의 부당함은 없는지, 불합리성은 없는지, 내가 대체 왜 이런 명령을 수행해야 하는지 자꾸 너무 깊게 따져들며 스스로 괴로워할 수도 있기에 적응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명언이 있는데, "건전한 정신이 있더라도 육체 건강이 나쁘면 무의미하니 건강 관리를 잘 하라"라는 의미로 쓰이는 지금과 달리 원래는 고대 검투사들을 보며 한 철학자가 "저렇게 근육만 있는 멍청이들이 생각할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좋으련만"이라고 비아냥대는, 지금과는 완전히 반대의 의미였었다. 명령에 기계처럼 복종하며 착착 움직이는 것을 비꼰 것인데, 오히려 사병들이 철학자의 바람처럼 지휘관의 명령에 사사건건 사유하고 따지고 들면 효율성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즉, 예나 지금이나 단순 사병 역할을 하는데에는 건강한 육체와 명령대로 수행할 수 있는 지적능력만 있으면 OK라는 것이다. 실제 군복무자들은 알 것이다. 그냥 단순무식한 마초 스타일이 씩씩하게 적응도 잘하고 긍정적이지, 항상 사유하고 고뇌하는 철학자 스타일의 똑똑이들은 군대에 사사건건 불만이 많다는 것을 말이다. 일부 징병제 국가에서는 대학물을 먹은 청년에게는 병역면제 또는 특례혜택을 괜히 부여하는 게 아니다.

한 예로 학력 인플레가 심해지고 웰빙화된 현대 한국의 청년들은 3D업종을 기피하여 주로 저학력자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담당하는데 그렇다고 문제가 있지는 않다. 왜냐하면 그런 일 자체에 그다지 고학력이 요구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 그런 단순한 일은 오히려 저학력자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더 적응도 잘하지, 고학력자들은 단순 노동이 맞지 않아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못버틸 가능성도 크다. 실제 과거 못살던 시절의 어르신들은 훨씬 가혹했던 군대도 잘 적응하고, 독일 광부 등 일자리만 있어도 환장하고 몰려들 정도였으나 사실 웰빙화된 현대의 청년들은 그런 힘든 일은 적성에 맞지 않아 기피하는 경향이 커졌다. 광부가 하버드 대학 출신이라면야 좋겠지만 아니어도 상관은 없는 것처럼, 사병들이 반드시 고학력자일 필요는 없다.


7.10. 모병제의 군인들은 충성심이 없다?[편집]


모병제의 군인들은 돈 등의 보상을 바라고 오기 때문에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부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사실 이는 근현대 국가 군대의 주축을 이루게 된 “직업군인”의 개념에도 적용되는 반론이다. 그러나 거의 2세기 동안 입증된 유급고용 군인의 효용성이 이에 대한 재반박으로써 재기될 수 있다. 그리고 이 주장은 근대 이전에 성행하던 용병에나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용인과 단순 계약 관계를 맺은 용병과 국민-국가간 계약 관계를 맺은 직업군인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단편적인 주장이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국가의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15~18세기의 용병들은 사용인과 단순히 계약관계 그 이상의 연결고리를 가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그러므로 전황이 불리할 때나 사용인인 국가의 지불능력이 의심될 때, 용병들이 변심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대의 국민국가들이 고용하는 직업군인들은 과거의 용병들과 달리 자신의 사용인과 깊은 일체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용병들에 비해 애국심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깊다. 사용인인 국가 또한 장기적인 고용보장과 충분한 보상을 통해 이들의 충성심을 유지한다. 그러므로 이들과 용병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그나마 용병들도 해당 문서에 나오듯이 실제로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그 계약 조건을 충실히 지키는 사례가 많았다. 하물며 국민국가의 직업군인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이 외의 반론들은 다음과 같다.

  • 보상을 바라고 온 군인들에게 충성을 기대하지 못한다면 강제로 끌려온 군인들에게는 충성심을 기대할 수 있는가? 충성심이 있는가 없는가는 금전적인 보상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지만, 어떻게 처우해 주는지나 개인적인 성향과도 관련이 있다. 굳이 군대까지 가지 않아도 일반 사회와 역사에서 그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더군다나 현재 대한민국은 군 가산점도 없어졌다.

  • 모든 직업들은 보상이 높아질수록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는 법이다. 고소득직에서 느껴지는 어감부터 다르지 않던가? 저소득직일수록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가 적어짐을 알 수 있는데, 최저임금도 안주는 징병제에서는 갑자기 충성심이 막 생겨난다? 이것은 카투사 군인들이 자신들이 외출도 제한되고 더 빡세게 근무하는데 내 월급과 미군들의 월급을 비교하면 최저임금도 못받는 노예 신세란 점에서 우울해진다고 종종 자괴감을 호소하는 것을 봐도 정반대임을 알 수 있다. 나는 최저임금도 못 받으니 같이 근무하는 돈 많이 받는 미군보다 더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고 생각하는 카투사 군인이 얼마나 있을까. 만약 카투사 군인에게 보상을 높여주면 자부심이 생겨나고 더 동기부여가 되면 됐지, 보상을 높여줬다고 해서 카투사 군인들의 충성심이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실제 쥐꼬리만한 월급이지만 사병들의 월급을 꾸준히 인상해오고 있는데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높아지면 높아졌지 떨어지진 않을 것이다. 본인이 지원해서 군인이 되고 합당한 월급을 받는데 왜 충성심이 떨어진다고 생각할까?

  • 예비군훈련에 소집된 장병들을 보자. 막 국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넘쳐나서 열심히 훈련에 임하는지, 아니면 마지못해 설렁설렁 하는지 돌이켜보자. 오히려 사회생활을 멀쩡히 하던 사회인들이 군복만 입으면 특유의 반항기를 보인다면서 이에 대한 심리를 분석한 기사도 있었을 정도였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강제로 끌려가서 청춘을 바치고 별다른 보상도 없는 점에 불만을 가진 전역자들이 많다. 국가고 나발이고 하기 싫은 거 억지로 시키는데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평안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인 게 인간의 본능인데 징병제는 인간의 본능과 맞지 않다. 그래서 예비군 훈련처럼 교관이 착하게 대해주면 다들 엄청 느릿느릿 군기 빠진 모습을 보여준다. 징병제 군대의 분위기가 강압적인 이유이다.

  • 한국의 훈련소와 미군의 훈련소를 비교해보면 재미있다. 한국에서는 교관들이 구타나 얼차려 등으로 협박하면서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빠릿빠릿하게 만든다. 하지만 미군은 스스로 직업으로 삼으려고 온 자들인만큼 다들 눈빛부터가 스스로 열심히 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기에 굳이 패죽일 것 같은 공포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없으며 교관이 약을 올려 훈련병을 빠릿빠릿하게 만든다. 훈련병에게 "겁쟁아, 그런 것도 못하면서 여기 왔나?"라든지 "여기엔 너따위 겁쟁이는 필요없다"라든지, "보이스카웃인줄 착각하고 왔나본데 그냥 조용히 집에 가라"고 귓속말로 속삭인다. 그러면 이를 악물고 더 열심히 하려 한다. 실제 중간에 못버티고 짐싸서 떠나가는 낙오자들도 있는 만큼, 살아남은 훈련병들은 국가에서 정식으로 군인으로 인정받았다는 자부심이 생긴다. 악역을 담당했던 교관도 군인 테스트에 통과한 훈련병들에겐 니네가 정말 남자라며 국가를 위해 애써달라고 격려와 축하를 해주면서 분위기가 매우 화기애애해진다. 마치 올림픽 선발전을 통과하고 국가마크를 달게 된 선수들이 자부심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조기 마크 달면 자부심이 생긴다. 반면, 스스로의 선택과 동기부여가 아닌 그저 제대로 못하면 맞아죽을 것 같은 강압적인 분위기에 눌려 억지로 열심히 했다면 오히려 국가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찰 수 있다. 실제 예비군 특유의 반항심리를 떠올려 봐도 근거없는 우려가 아니다.

  • 미국도 징병제 시절에는 오히려 반국가 정서가 싹텄다. 특히 징병제 말기였던 베트남전에서는 전쟁은 지지부진한데, 거기에 더해 인종문제, 세대갈등까지 겹쳐 상관 살해인 프래깅이 극성을 부렸다. 가뜩이나 억지로 끌려와서 짜증나는데, 위험한 작전에 '까라면 까'라는 식으로 명령을 하니 되려 상관을 죽여버렸던 것이다. 미국의 복싱영웅 무하마드 알리는 올림픽 금메달을 강물에 던져 버리고 베트남전 징집 거부로 구속되었고, 당시 미국에서는 징병제 반대, 반전여론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베트남전 패배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또 국가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히피문화'가 싹트기도 했다. 당시 영화관에서는 택시 드라이버가 대히트했는데, 베트남전에서 돌아온 주인공이 대통령 후보에게 암살을 시도하는 등 일탈을 저지르는 스토리다. 미국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특히나 중요시하는 정서가 있는데, 징병제 시절에는 군인들이 통솔도 잘 안될 뿐더러, 사회에서는 반국가 정서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에 모병제로 전환되었던 것이다. 한국에서는 성실한 직장인도 예비군 복장으로 바뀌면 반항아가 된다는 우스개가 있다. 실제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기사도 있는데, 국가에게 내 젊음을 강제로 희생당하고도 별다른 보상도 받지 못했다는 박탈감으로 인해 국가에 대한 충성심보다는 오히려 불만이 더 커진 것을 알 수 있으며, 그래서 예비군 훈련장에서는 복장을 불량스럽게 입는다든지 소심한 반항(?)을 하는 것이다. 애초 국가란 것은 국민 개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헌법에도 엄연히 국민들이 '주인'이라고 나와있는데, 이게 전도되어 국가가 마치 절대자처럼 일방적으로 충성을 강요하며 개인의 신체를 구속하여 자유를 박탈하는 것 자체가 모순된다 할 수 있으며 국민들이 불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다만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안보가 위태롭기 때문에 필요악적으로 용인하는 것이지, 냉전 이후의 안전한 서유럽 즈음에 한국이 끼어있다면 한국에서도 더이상 징병제를 존속시킬 명분이 없을 것이고 할 필요도 못 느꼈을 것이다.[47]

  • 오히려 모병제는 개개인에게 군복무에 대한 선택권을 주어서 정말로 군복무를 하기 싫은 사람은 오지 않는다. 반면에 징병제의 경우 정말로 군복무를 하기 싫은 사람도 군복무를 해야 한다. 물론 모병제라고 해서 군복무를 하기 싫은 사람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징병제보다는 문제가 적을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최소한 정말 가기 싫은 사람은 애초 지원조차 하지 않았을테니까. 정말 최후의 수단으로 입대하여더라도 돈 때문에라도 왔으니 입대인원이 받는 돈 만큼의 책임감을 요구 받는 건 당연지사가 된다. 군대가 사회와 궤를 아무리 달리할지라도 모병제 군인에게 있어서 군대는 본인 선택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직장'이 되는 셈이다.

  • 공무원은, 공무원이 되기 원하는 이들이 지원을 하여 그중에서 선발하는 방식이다. 군인 역시 장교/부사관은 대한민국 법률 기준으로 특정직공무원이다.[48] 그런데, 공무원들이 돈을 벌기 위해 자원하여 온다고 해서, 공무원들은 애국심이 없다고 싸잡는 논변이 가당키나 한가? 너는 부자집출신인데도 일반공무원/소방/경찰 시험 합격해서 들어왔으니 정말로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자부심으로 일하겠고, 너는 가난한 집 출신이니 그저 돈벌 생각으로 들어온거겠네? 하고 평가하는게 정상일까? 사기업에 기업을 성장시키고 나라를 빛내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겠다는 신념으로 입사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 애당초 "시민권의 자동 취득 및 세습화" 가 당연시된 현대에는 고대 시민권 개념이나 국민개병제에 입각한 징병제에 대한 긍정적 시선은 기대하기 힘들어진 상태이다. 고대 지중해 세계에서 (오리엔트 및 동양권에선 그냥 현대적 의미의 강제 징집이었다) 병역은 곧 시민권 취득 및 유지를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병역의 이행 여부는 그게 의무이던 (그리스), 선택이건 (로마), 시민과 비시민을 가르는 일종의 특권이자 영광이었다. 비시민과 노예는 병역을 금지시키거나 보조적 역할만 맡기고, 병역 이행자에게 시민권이라는 실제적 이득과 드높은 명예를 보장함으로서 국민들에게 병역에 대한 동기부여를 일으켰던 것이다. 이후 대혁명, 그리고 시민 계급의 재성장이 시작되자 그동안은 귀족들의 전유물이자 권력의 상징이었던 전쟁, 그리고 그를 통한 명예의 획득에 시민 계급이 다시금 열의를 보이며 이것이 국민개병제라는 형태로 표출되었다. 하지만 이제 대한민국에서 시민권이라는 것은 쟁취하는 것이 아닌, 그저 부모에게 나도 모르게 물려받는 권리, 그것도 국민 중 절반 이상은 병역 의무에 대한 부담을 일절 안 짊어지면서 거저 받는 권리가 되었고 병역 의무는 수행한 개인에게 돌아오는 그 무엇도 없는 의무가 된 것이다. 물론 우리의 병역이 나라를 지키고 이게 곧 개인의 안정과 평화로 이어진다는 "거시적" 관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지독한 아나키스트이거나 배신자가 아니라면 거의 없을것이다. 하지만 말마따나 너무 거시적 관점이다보니 개인의 이기심과 욕망을 만족시키지는 못하기에 끝없이 잡음이 나는 것이다. 심지어 가산점 제도마저 폐지된 상황이기에 더더욱. 만약 병역 미이행자의 시민권이 박탈되고 추방되는 식으로 흘러간다면 징병제에 대한 생각이 다시 달라지겠지만 현대 사회에선 어려운 일이기에, 현 시점에선 징병제를 유지하느냐, 모병제를 시도해보느냐의 논쟁이 끊이지 않는 것일수도.

7.11. 모병제의 군인들은 전투력이 약하다?[편집]


전투력의 강약 여부는 징병제나 모병제냐와는 별로 관계가 없다. 전투력의 강약은 높은 훈련도와 충분한 장비, 적절한 동기부여, 군복무 보상 유무 등 요소에 강하게 영향을 받는다.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이, 한국군은 징병제이고 미군은 모병제인데 한국군의 전투력이 미군보다 강하다고 볼 수 있는가? 대부분이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즉, 미국의 예를 봐도 딱히 모병제라고 해서 전투력이 약하다고 볼 수는 없다. 역사적인 사례를 살핀다면 모병제와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용맹으로 이름을 떨친 스위스 용병을 생각해볼 수 있다.

되려 개인 전투력은 모든 국민을 군복무시키는 징병제 군인들보다 월등히 강할 수밖에 없는데 프랑스 외인부대의 경우 턱걸이 10개 + 맨몸으로 25m 이상 수영을 할 수 있어야만 입대가 가능하며 총 지원자 중 8할 정도가 프랑스 외인부대를 지원해서 탈락한다. 그 중에서 정말 프랑스 외인부대에 꼭 복무해보고 싶다는 인원은 재수해서 합격하기도 한다. 모병제 군인들의 전투력이 약하다는 논리대로라면 이 탈락자들이 앞뒤가 안맞는 것이다.


7.12. 모병제라면 전역도 자유롭다?[편집]


모병제 군대라도 계약기간(의무복무기간) 중이거나 전시에는 마음대로 전역할 수 없다. 일반공무원과 다르게 자유로운 의원면직이 안된다는 것이다.

모병제는 병력으로 입대하는 입대자와 군부대가 상호간 계약을 하고 입대가 성사된다. 그 계약에는 계약기간이 명시되어 있으며 입대자는 해당 계약기간 동안 군복무를 하도록 되어있고 그 계약기간을 완료한 이후에 추가 계약을 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 모병제의 복무기간 구조이다. 계약기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나가고 싶다고 마음대로 나가는 거 아니다. 다만, 훈련병이나 사관생도 기간은 계약기간에서 제외시키므로 이 기간 안에 자신이 군인으로서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면 마음대로 나갈 수는 있다. 하지만 이등병 또는 소위가 된 이후에는 그 시점이 이미 계약기간 개시일이기 때문에 계약기간을 다 채워야 제대할 수 있다. 모병제의 진정한 의의는 군대가 싫다는 놈을 입대시키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훈련병 또는 사관생도 기간을 통해 해당 인원이 군대의 적합한지 부적합한지의 여부를 먼저 판별한 후 임관과 동시에 계약기간을 시작시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전역은 5가지로 분류된다. 명예 전역, 일반 전역, 비명예 전역, 불량품행 전역, 불명예 전역 등으로 나뉜다. 이 중 명예전역과 일반전역으로 마치려면 최소의무복무기간을 마쳐야만 하기에 자유롭진 않다. 하지만 페널티를 감수하겠다면 전역은 훨씬 자유롭다.

2020년 미국 독립기념일에 부산 해운대에서 시민을 향해 폭죽을 발사했던 미군 병사가 '비명예 전역'으로 미군에서 퇴출됐다. 당시 주한미군은 군사재판에 회부했으나 재판 전 스스로 유죄를 인정해 비명예제대 처분을 내려 본국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본국에서 더 이상 군생활을 할 수 없으며, 개인기록에도 남아 향후 취업 등에 장애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한다. 군에서 사고치고 쫓겨나와서도 향후 취업에 아무 지장이 없으려면 조지 워커 부시 정도의 금수저가 되어야 한다.[49] 특히 사생활 보호로 전과 조회 자체가 쉽지 않고, 일반 작은 기업에서라면 그렇게 엄격히 신원조회하지도 않는다. 물론 공무원이나 정치 등 고위직으로 가려고 하면 좀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애초 그런 인재라면 병사를 지원 안 했을 가능성이 크다.

좀 더 사고를 치면 '불명예 전역'이 되는데, 경찰폭행과 주점난동 등의 물의를 일으킨 미군에 대해 불명예제대를 검토하겠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비명예 전역은 징계처분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불량품행 전역과 불명예 전역은 징계처분으로 분류되며, 전역 후 연금 수령을 못 받기 때문에 해당 미군들에게 경제적 타격이 있다고 한다.

특별한 사유가 있다면 잘 말해서 조기전역을 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 쌍둥이 언니 살해 공모 혐의로 1998년 종신형을 선고받은 '지나 한'은 공군에 입대했다 후회하여 상관에게 자신이 동성애자(...)[50]라는 거짓말을 하여 조기전역을 했다고 한다. 또 주한미군 하사가 휴가차 고향인 미국 조지아주에 갔다가 '1700억원 복권'에 당첨되었는데, 주한미군 관계자는 어머니가 아들의 조기 전역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수용할 수도 있다며 "모든 군인은 복무기간을 마쳐야 할 의무를 갖는다. 다만 장병 본인과 소속 부대를 위해 최선의 길이 있다면 예외가 인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유가 있다고 다 예외로 인정받는 것은 아닌데,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미군은 의료적 또는 종교적 사유로 접종 면제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접종 면제 신청을 하지 않았거나, 했어도 인정받지 못한 군인들은 명령 불복종으로 강제 전역을 당하게 됐다.

'불량품행'만으로 전역할 수 있는 미군이 한국군이 군대를 벗어나는 것보다야 자유롭긴 하지만, 그런 비정상적인 전역이 아닌 일반 전역을 대상으로 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군대는 다른 민간 직장처럼 원할 때 그만두고 그럴 수 없는 곳이다. 민간기업, 공기업, 일반 공무원 같은 자유로운 의원면직이 없다는 얘기다. 군입대전 최종 복무계약을 할 때 최소복무기간이라는 것을 둔다. 미군 같은 다른 모병제 국가나 대한민국 국군 장교·부사관 지원할 때에도 존재한다. 이때는 거하게 사고 쳐서 불명예 제대를 당하거나 군복무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으로 의병 제대를 했을 경우를 제외하고 중간에 계약 취소나 도중 전역이 불가능하다.

굳이 군대라서가 아니라 아르바이트가 아닌 정규직의 경우 대부분 계약기간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러니까 계약기간 동안은 무조건 해당 직종에 종사해야만 한다는 것. 모병제에서의 최소복무기간도 이와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도 민간영역에서는 상부에 설득하면 실질적으로 퇴사가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군대는 특성상 중도 자진 사직이 매우 어렵다는 것.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반 직장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이고, '징병제 군대'에 비하면 자유로운 편이다. 분명 최소복무기간이란게 존재하나, 그것은 그냥 '나 내일부터 안나갈래'하며 휙 떠날 순 없다는 것이지, 특별한 사유가 있다면 떠나지 못할 것은 아니다. 한국의 윤일병 사건처럼 고문수준의 끔찍한 가혹행위를 당해 극심한 불안증세를 호소한다면 억지로 데리고 있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심한 부적응을 보인다면 한국처럼 뚜들겨 패서라도 억지로 시키는 건 아니고, 놓아주지만 불명예 전역으로 특혜를 포기해야 한다. 사실 알바조차도 매너상, 그만두기 전에 미리 사장에게 사람을 구하라고 말을 하고, 사람을 못구하면 구할때까지 좀 더 뛰어주기도 한다. 하물며 정식 계약서를 맺는 일반 직장이나 공무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좀 더 특수하고 중요한 임무를 맡는 군대라면 최소한의 복무기간이라는 안전장치를 마련하여 책임감없이 그만둘 수 없도록 제도화해둔 것일 뿐, 절대 노예계약 수준은 아니다.

최소복무기간이 존재해도 별 문제없는 이유는, 애초 조금 힘들다고 그만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훈련소에서 다소 가혹하게 굴려 떠날 놈들은 빨리 떠나라며 체질하듯 걸러내고 솎아내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훈련소 다큐를 보면, 처음에는 멋모르고 군인이 멋있어 보여 환상을 가지고 왔다가 교관의 다소 모멸감을 주는 발언에 마음의 상처를 받고 울면서 짐싸는 훈련병들도 나온다. 그런 과정을 거쳐 살아남은 훈련병들, 군대는 만만한 곳이 아니란 걸 확실히 체감시켜준 뒤 계약서를 들이밀기에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굳이 그만둘 이유가 없다. 원양어선을 타도 몇달씩 바다에 나가서 중간에 오고 싶어도 못오나 대개 뱃일 좀 해보고 적성에 맞는 사람이 계약하기에 큰 문제는 없듯, 일단 가혹한 훈련소 테스트를 중도포기없이 통과해야 계약을 맺을 자격조건이 주어지기에 계약기간만큼은 스스로 지키려 한다.

미군의 경우 모병제 군대라 하더라도 입대 시에 의무복무기간[51]이 설정되어 있다(병 입대시 보통 2~4년 정도). 그리고 이 의무복무기간을 마치면 재계약(복무연장)을 할지, 그만두고 사회로 나갈지(제대)를 선택하는것이다. 즉, 입대 여부는 본인이 선택할 수 있지만 입대 이후에는 의무복무 기간 내에는 꼼짝없이 군인으로 있어야 한다.들어올때는 마음대로지만 나갈땐아니란다 의무복무기간중에 군대를 나가면 탈영이 되고, 징병제 군대와 마찬가지로 헌병이 잡으러 온다. 미군도 계약 기간은 본인이 선택할 수 있지만[52] 그 기간 중간에 나갈 권리는 인정하지 않는다. 즉 민간기업이나 정부기관(공무원)의 경우처럼 입사했다가 기분이 X같아서 언제든지 사표내는 식으로 군대를 나갈 수 없다. 굳이 중간에 나가려면 사망하거나(...) 다치거나 질병으로 의병 전역하거나 범죄, 비행, 심한 부적응으로 불명예 전역해야 한다. 게다가 복무기간이 다 끝나더라도 스톱 로스가 떨어지면 강제로 복무연장된다. 하지만 의무복무 기간이 지난 복무연장자[53]나 장기복무자는 본인이 원하면 언제든지 전역할 수 있는 것은 징병제나 모병제나 마찬가지다.[54]

게다가 모병제 군대는 예비군 복무 의무가 있기 때문에 전역하더라도 끝이 아니다. 자위대와 같은 일부를 제외한 모병제 국가는 전역자들에게 예비군 복무 의무를 무조건 부과한다. 여기까지 보면 징병제 예비군과 별로 다를게 없어보인다 생각할수도 있는데, 전면전 상황일 경우에 한해 단기간 징집만 가능한 징병제 예비군과 달리 모병제 예비군은 전장에 투입할 병력이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소집이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9.11 터지기 전 용돈 좀 벌자고 주방위군이나 예비군에 등록한 미국 백수들은 그 뒤 전쟁이 시작되자 집과 전장을 수시로 오가며 이라크아프간에서 인생은 실전임을 몸소 체험해야 했다. 당장 투입 가능한 대부분의 병력이 사회 구성원의 대부분이라, 정치적 부담감 때문에 방어전을 제외하면 병력 투입을 꺼릴 수밖에 없는[55] 징병제 군대와는 달리 모병제 군대는 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거리낌없이 해외원정에 병력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반대로, 프랑스 외인부대 같은 경우 초기 훈련 4개월 동안은 언제든지 짐 싸서 나갈 수 있다. 하기 싫다는 사람 억지로 의무로 붙들어봤자 내부 불만 세력이 되지 전투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프랑스 외인부대라 할지라도 일단 쏠닷으로 임관하면 그 시점부터 최소복무기간 5년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며 일단 쏠닷을 달고 나서 최소복무기간을 채우지 않고 그만둘 경우 비원대복귀로 간주하여 추격한다.


7.13. 모병제라면 병영부조리가 없어진다?[편집]


모병제도 하의 병에 대한 복지는 높을 수밖에 없다. 군대 내 인권, 사회적 혜택, 급여에 대해 부정적인 현황만 들려온다면 어느 누구도 입대를 하려 하지 않 것이기 때문. 하지만 이 것이 병영부조리를 척결하는 해결책이 될까를 따진다면 대답은 어려워진다.

우선 질문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병제로 바꾸면 병영부조리가 줄어든다"와 "모병제로 바꾸면 병영부조리가 없어진다"는 다른 명제이다. 후자는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사회에서의 부조리도 근절이 안되는데 가장 폐쇄적인 군대에서 제도의 변화만으로 이루어질 것이라 여기는 것이 넌센스이다. 스스로 공부하길 원하는 학생들만 받아준 학교에서 왕따, 학교폭력문제가 없을까? 코미디언들 간의 똥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운동선수들의 사회에서는 물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심석희조차 코치에게 가혹행위를 당했고, 의사, 간호사들 사이에서의 부조리는 유명하다. 심지어 경찰들 사이에서도 종종 각종 가혹행위들이 문제되고 있다.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설문조사 결과 직장에서 맞은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 역시 적지 않았다.

후임들을 알몸으로 묶어 놓고 성기에 불 붙이기, 훈련병을 실신할 때 까지 폭행하기, 신병의 항문에 박격포 포신 삽입하기. 이게 다 어디서 일어난 일인가 싶을텐데 놀랍게도 모병제 국가인 일본과 영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자위대는 과거 일본군에서부터 시작된 온갖 악습들이 근절되지 않은 상태인데다가, 사회의 하류층들이나 가는 곳으로 인식박힌지 오래인 집단이다. 실제로도 그런 부류의 인간들이 많이 들어오는데 국민차원의 관심조차 없다보니 저런 일들이 지금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자위대가 다른 국가 군대들과 마찬가지로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를 외부로 발설하지 못하게하는 일종의 정보보호법을 제정함에 따라 이와 같은 일들은 더더욱 은폐되기 쉬워졌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는 현실이다.

영국군의 경우 일본 자위대와는 비교하는 것이 실례일 정도로 그래도 사회적으로 우대받기 좋은 집단이고 직업임에도 이러한 일들이 자행되고 있었다. 기사를 보면 알 수 있 듯이 영국의 신병 훈련소에서 폭행당한 훈련병이 헌병대에 신고를 하였으나 그 이후의 조사 이후의 내용은 언급하고 있지 않다는 점으로 알 수 있듯 영국군도 사건사고를 은폐하고 쉬쉬하려는 모습까지 보였다.

하다 못해 유명 명문대학에도 신입생 환영회라는 이름의 가혹행위가 존재하는 실정이다. 명문대에 입학할 만큼 괜찮은 환경에서 자란 이들까리도 그런 일을 벌이는데, 과연 평범하거나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자란 이들의 비중이 훨씬 높은 군대에서 부조리한 일이 없을 수가 있을까?

한때 의무경찰의 구타, 가혹행위는 악명이 높아 육군 출신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나 조현오 경찰청장의 강력한 의지로 근절에 가깝게 병영부조리가 사라졌다. 조현오 경찰청장의 개혁이 한창이던 시기와 그 여파가 지속되던 당시에는 누가 의경으로 가면 '꿀 빤다'라는 부러움 섞인 농담을 심심치 않게 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많은 청년들도 앞다투어 의경에 지원할 정도로 지원률이 대폭 상승했다. 그러나 다시 언론의 관심이 식어 잠잠해지자 2021년에 한동안 잠잠한가 싶더니 의무경찰 구타사건이 또 발생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폭행은 주로 내무반에서 이뤄졌다고 하는데,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을 참고해보자. 불특정 다수의 청년들을 외부와 소통이 단절된 비좁은 내무반에 몰아넣고 그들끼리 계급(서열)을 나누고 관리자(간부)가 방치하면 가혹행위가 자생할 수 있는 토양이 된다.

2022년 들어서 3월초까지 현직경찰 4명이 자살하여 조직문화 쇄신이 필요하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경찰내의 부조리 근절도 요원하다. 사실 어느 직장내건 부조리가 100% 없다라고 볼순 없으므로 모병제 군대도 마찬가지이며, 제도와 상관 없이 하급자가 성범죄에 노출되기 쉽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아무래도 징병제의 특성상, 개인의 의지와 상관 없이 군 복무를 강요한다는 점 때문에 진즉에 엉망진창이 된 군대로 애꿎은 예비피해자들을 밀어넣는 꼴이 되기 쉽다는 점이 문제로 꼽을 수 있다. 꿈많던 훈남청년이 자신의 몸에 불을 질러 끔찍한 전신화상을 입고 전역했었는데, TV에 나와 인터뷰하길 고참이 24시간 계속 괴롭히고 때렸다며 이렇게라도 군대를 벗어나니 살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이 점에서 '불명예 전역'이란 최후의 선택지가 있음에도 몇년 의무기간 채워 돈도 벌고 일반 전역하여 연금도 받기위해 스스로의 '의지'와 '선택'으로 참는 거랑, 아무런 이익이 없이 그저 떠날 수 없어 참는 거랑은 그 받아들이는 수준이 다를 수 밖에 없어진다. 특히나 대한민국 국군처럼 '신성한' 병역 운운하면서 정작 이를 이행하기 위해 입대한 의무복무자들에게 얼마 되도 않는 푼돈을 주고 불공정한 처우까지 납득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라면 말이다.[56]

군내 집단괴롭힘에 분신기도 전신화상 기사에서 청년은 '스토커도 그런 스토커들이 없다. 사람이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라고 한다. 선임병들로부터 매일매일 구타와 욕설, 폭행과 집중감시를 당했으며 안경테가 부러지고 다리를 절룩거리며 돌아다녔을 정도로 맞았는데, 분대장 등에게 알려 간부들에게까지 보고가 되었다는 답변을 받고 희망을 가졌으나 변하는 건 없었고 오히려 고자질했다는 이유로 더욱 심한 고통에 시달렸다고 한다.# 결국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른 끝에 군대를 탈출했으나, 공상처리도 안돼 전역 뒤 두달 동안 2천만원이라는 치료비 청구서만 남았고, 훤칠한 키에 미소년이었다던 청년은 이 사고로 전신 3도 화상을 입어 양쪽 귀가 녹아 내리고 한쪽 팔을 잘라내는 등 큰 상처를 입었다.

만약 모병제라면 어땠을까? 애초 이 청년은 순한 청년이라 군대도 지원 안했을 확률이 높기에 불우한 사고는 미연에 방지되었을 것이다. 자꾸 신참들이 이렇게 떠나가면 그 선임들의 앞날이 꼬이므로(전역일이 목표가 아닌 진급이 목표다) 군대 말뚝 박으려는 선임들은 조심할 수밖에 없다. 설령 징계는 피했다고 해도 자꾸 말썽이 나면 분명 내부적으로 경고 메시지가 있을 것이니, 미국 대학의 짓궂은 신입생 환영회나 조폭들의 후임 교육 수준처럼 엄연히 선이 있다. 조폭들도 후임 군기 잡는다고 단체로 알몸 사진 찍거나 구타도 있으나, 애초 스스로 지원한 자들인지라 적극적으로 편입해서 선임에게 잘 보이려 노력하고 적응이 안되면 떠나므로 그다지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군기 잡는다고 빠따 한두대 때리는 수준으로 자기 몸에 불을 지를까? 단순히 '군대내 괴롭힘'이라고 하니 징병제든 모병제든 똑같은 것처럼 착각할 수도 있으나, 의무경찰내의 괴롭힘과 일반경찰내의 괴롭힘은 차원이 다르고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의외일 수도 있는데, 반대로 모병제 국가에서 징병제 국가의 군대에 시민주의에 대한 환상을 품는 경우도 있다. 직업군인들 밖에 없는 모병제 군대는 '네 월급 주는 곳이 어디냐?' 같은 표현이 있는 것처럼, 정부의 불합리한 지시에도 따라야하는 책무를 강조하는 경향이 강한데, 징병제로 일반인들이 들어오는 군대에서는 정치인들이 이런 지시를 내리기도 어렵거니와 직업이 아니기에 군대에 남아있을 미련이 없는 '시민'들이 무능한 지휘관과 군대에게 항의하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있다는 환상 아닌 환상을 가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57]

물론 이는 모병제의 군인들이 징병제의 군대에 갖는 선입견이며 징병제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징병제 군대도 군대이기 때문에 정부가 부당한 지시를 내려도 이를 수행할 수 밖에 없으며, 병사 개별적으로는 복무라는 그 자체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오히려 병영부조리를 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실례로 부산 해운대에서 시민에게 폭죽 쏜 미군이 강제전역(비명예전역) 당해 미국으로 쫓겨난 적이 있다. 어디까지나 군대에 남아있는게 목적인 군인들로 이루어진 모병제 군대에서는 작은 소란으로도 내리는 전역이 가해자에게는 큰 처벌로 다가 올 수 있다. 채찍으로 활용할 방법이 많은 만큼 모병제에서는 병사들의 일탈이나 부조리를 통제할 수단은 많아지는 한 것도 사실이다.

일단 국군 간부와 병의 관계만 보더라도, 간부들에겐 군대가 자신의 직장이다보니 진급에 목숨을 건다. 그런데 만약 자기 지휘하의 부대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본인은 설령 무고하다할지라도 간부라는 계급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다보니 내부에서 발생한 가혹행위를 은폐하려고는 해도, 본인이 나서서 직접 병들을 대상으로 윤일병 수준으로 고문을 하는 짓은 극히 드물다. 간부는 어떻게든 군대에 남아있고자 하는 사람이고, 병은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군대에서 나가고자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결국은 집에 갈 인원들이기 때문에, 나가면서 혹은 나가서 여전히 군대에 남아있을 가해자 본인의 자리를 어떻게든 위태롭게 만들어낼 수 있다. 제정신 박힌 간부들이라면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내지 않으려들기에[58] 그래서 병과 간부와의 트러블은 대개 '좀 짜증난다'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반면 병들 사이에서는 이야기 달라진다. 가해자 고참도 피해자 후임도 결국은 집에 가고자하는 사람들이다. 간부와 달리 이들에게 군에서의 퇴출은 처벌로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 징집병의 급여를 직업군인과 동일하게 주고 일반인보다 더 많은 사회적 혜택을 주도록 하는 징병제 국가들도 있지만 이들 나라에서도 급여와 혜택을 모두 거부하고 병역을 기피하는 이들은 존재하며, 이미 군대에 왔지만 빠질 길이 없어 병역을 억지로 이행하는 중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학업이던 작업이던 사람은 본능적으로 하기 싫은 일에 대해서는 적극적일 수 없는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모병제는 자신이 지원해서 직업으로 삼으려고 온 사람들이기에 급여삭감, 진급누락, 퇴출 같은 것을 채찍으로 군기강을 잡아가는 것이 가능하지만 징병제 하의 징집병들에게 이런 처벌들은 매서운 채찍으로 다가오지 않는다.[59] 하극상에 대해 무조건적인 군교도소 처벌로 대응한다할지라도 언급되었 듯이 진급에 오점을 남기고 싶지 않은 간부는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괜히 큰 소란을 일으킬 처벌은 쉬쉬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징병제에서도 모병제 못지 않은 혹은 그 보다 더한 강압적이거나 폭력적인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다. 당장 국군만 하더라도 상급자의 명령 불복종, 지시사항 불이행에 대한 처벌에 대해서도 급여삭감, 진급누락이 별 효과가 없으니 얼차려와 같은 당장의 신체적 고통에 의존하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마치 공산주의에서의 배급이 똑같은 특성상 다들 요령을 피워 생산성이 떨어지니 천리마 운동이나 태업에 대한 처벌강화 같은 걸로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그나마 얼차려가 체력단련이라고 둘러댈만한 것이라면 모를까 그저 몸만 상하게 하며 고통만을 극대화한 비인간적인 가혹행위나 다름없는 것으로 이루어졌던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과거 국군에서는 고참들이 신병들을 대상으로 각종 부조리를 벌이는 이유로 자살방지를 핑계댔는데, 징병제도에서의 신병들은 원치 않게 입대한 경우가 많아 자신을 비관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애초에 그럴 생각이 들지 않도록 정신없이 괴롭혀 자살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벌인다는 게 이유였다.

물론 꼭 징병제도 군대의 문제만도 아니고 부당하게 군기를 잡으며 부조리를 벌인 가해자 고참을 처벌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으며 실제 사례도 많이있지만, 애초에 부조리라는 것이 CCTV 같은 감시체계가 미비한 곳에서 벌어지고 피해자 본인이 개인카메라, 녹음기로 물증을 남기는 것에도 물리적인 한계가 있을 수 있어 입증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다가 피해자 본인도 군기를 핑계로 병영부조리를 다른 후임에게 시전했다면 할 말이 없을 것이고.

분명 모병제의 군인들이, 마치 알바할 때와 정규직이 됐을 때 마음가짐이 완전히 다른 것처럼 군대를 평생직장으로 택한 사람이라면 책무와 책임감부터가 달라지는 만큼 처벌 역시 다르게 이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복무의지와 병영부조리의 발생을 완벽하게 같은 선상에 놓고 따질 수는 없다. 일정 부분 맞는 말이지만, 맨 위에 언급하였 듯이 사회에서도 제 발로 직업을 찾아간 사람들도 직장 내에서 부조리를 겪는다. 간호사들이 억지로 일을 하느라 책임성이 부족하고 근무의지가 없어서 상대에게 태움 같은 짓을 벌이는 게 아니다. 오히려 본인이 선택한 이 길에 대한 책임성과 근무의지를 증명시키기 위해 벌인다고 항변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직업군인들은 다들 기본적으로 뿌리 박을 생각으로 온 사람들이니 괜히 선을 넘는 부조리를 행했다간 당하는 당사자가 '품행불량', '불명예 전역'이나 군 교도소를 각오해서라도 하극상을 벌이거나 가해자에게 오점을 유발하여 진급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함부로 괴롭힘을 할 수 없지만, 아예 괴롭힘이 100% 사라질 것이라는 것은 명백한 어폐다

또한 이 병영부조리 문제에 대해서도 흔히 간과하는 것이 누군가는 계속 갈굼만 당하는 피해자로 사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군기가 강한 곳의 특징은 일장일단인데, 처음에는 무척 부조리하고 힘들지만, 짬이 찰수록 권력이 생기며 차차 편해진다.[60] 그것을 생각하며 참는 것이지, 그저 벗어날 방법이 없어 노예처럼 참고 사는 것이 절대 아니다. 그 갈구는 간호사들도 처음부터 갈군게 아니고, 본인도 갈굼당하다 짬이 차면서 갈구게 된 것이다. 그래서 대개 피해자들을 보면 어린 신참들인데, 어느 정도 짬이 차고 선임들과 인맥을 쌓아 '기득권 세력'에 편입되면 남은 군생활은 편해진다.

징병제 군대야 고작 2년도 안되므로 고생만 죽어라하다가 이제 좀 짬이 차고 편해지려하면 나와버리므로 대부분 의무복무자들의 군생활은 고생스러운 시절이 대다수이고, 사람 심리라는 게 남 잘못은 기억해도 자신의 잘못은 쉽게 잊기 마련이라 다들 자기 고생한 것만 이야기한다. 그러나 모병제 군대는 그 특성상 피해자보단 '가해자'쪽에 머무르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피해자가 될 만한 이들은 애초에 입대하지 않고, 멀쩡한 사람이 왔다한들 못버티고 그만두면 그저 그 피해자가 부적응한 개인 잘못일 뿐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새로운 가해자가 된 이들이 민간인과 입대 예정자들에게 병영부조리를 두고 부정적으로 이야기할까 아니면 나도 겪어 보았고 이제는 내가 주도하는 그저 재밌는 문화로 소개를 할까? 당장 사회에서 부조리가 없어지지 않는 것조차도 누구에겐 그 부조리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이익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원입대한 어린 병사가 고참병이나 간부에게 피해를 입었는데 서로 잘해보자며 똘똘 뭉쳐 신병의 편을 들어준다? 단적인 예로 회사에서 신입이 간부에게 괴롭힘을 받을 때 다른 간부들이 똘똘뭉쳐 신입의 편에 서주는 경우가 많을지 오래해 함께한 '의리'로 뭉친 간부들의 편을 들어줄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가해자가 같은 동기, 고참병, 간부 하다 못해 어느정도 실권을 쥔 아래 후임병들에게까지도 밉상 박히지 않고 같은 일원으로 받아들여진 경우라면 열의 아홉은 전부 신병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일쑤이다.

얼핏 보면 모병제의 병영부조리는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 생긴 의리이고, 또 그렇게 만들어진 전통으로 포장되기 쉽다. 그러나 달리보면 전혀 민주시민적이지도 않고 실용적이지도 않다. 이 것 역시 권력자들이 만들어낸 부조리일 뿐이다. 부조리 피해자들은 애국심 때문이든 현실적인 이유가 있어서든 군인이라는 직업을 갖고 그 일을 하기위해 입대한 것이지 그 일을 하기에 앞서 일단 선임들 비위 맞추려고 알몸으로 춤추러 입대한 게 아니다. 군기와 부조리는 다른 개념이기도 하고. 이 부조리가 권력자들에 의해 전통으로 승화되어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하고 그러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되버린다면, 그건 당연히 받아드리고 존중해야할 부조리가 되는 것인가? 외국의 유명 명문대학들은 신입생들에게 과격한 신고식을 요구하기도 한다. 신입생들은 이를 감내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만약 본인이 높은 곳으로 가고자하는 열망이 있다면 선배들에게 잘보이고 인맥을 타기 위해서라도 이를 행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결국 이를 감수하고 견뎌내어 목표를 성취하여 권력자가 되었다면 그걸로 좋은 일일까? 결국 악순환은 반복되며 그 피해자가 또다른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법이다. 열망이 있으니 부조리도 감수할 것을 각오해야했다라는 말은, 어느 기업에서 성공한 자리까지 오르기 위해 상급자의 부조리한 욕망도 채워 줄 각오도 했어야했다라는 말과도 같다. 비단 군대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사회전반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도 관찰되는 씁슬하고도 부끄러운 현실이지만, 적어도 이를 두고 그럴 수 있다해서는 안된다라는 건 제정신 박힌 사람이면 다 안다.

애초에 '피해자가 불명예 전역을 선택하고 나갈 수 있다는 선택지라는 표현' 자체가 웃긴 일이다. 피해자는 피해자이다. 잃은 권리를 되찾아야할 사람이지 본인이 책임을 감수하고 직장을 떠나야할 사람이 아니다. 선택이라는 기로를 주고 마치 본인이 택하였으니 버틸만 한 부조리 운운해서는 안된다. 누군가가 돈이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부조리를 견딘다고 해서 그가 견딜만한 부조리를 당하고 있다 보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의경들의 경우 한 생활관에 영내생활 규정 때문에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공간에 계속 붙어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과 일과 이후 관리자의 부재와 묵인, 종용이 있었던 점이 가장 큰 문제의 원인이다.[61]나 다름 없는 방치, 이를 넘어선 종용이 존재한다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만약 직원들에게도 의경들처럼 24시간 서로 붙어살며 자택으로의 퇴근이 아닌 경찰 서 부지 내에서의 영내생활만 강요하는 규정이 있었다면 그 직원들이 딱 의경의 부조리를 그대로 행하고 있었을 것이다.[62]

직원들 간 그 부조리가 심각하지 않은 이유는 똑같은 졸병인 처지에서의 선임후임 서열 수준이 아니라, 충분히 권력자라 부를 수 있는 간부급들과 함께 근무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더 많은 권력을 쥘 수록 스스로의 처사에 조심하는 건 만국일계 공통인지라 그 조심성 많은 분들 보는 앞에서 부조리를 쉽게 저질렀다가는 슬슬 사내정치에 신경을 써야할 높으신 분들에게 찍히기 쉽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직원들이 원하던 원치 않던 관리자의 적극적인 개입이 이루어지는 경우라 볼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그 즉시 가해자건 피해자건 둘 중 하나를 바로 발령을 보낸다던가 괜히 일 커지기 전에 일찌감치 개입해서 둘이 근무지에서 마주칠 일 없게 갈라 놓는 것이 그 예시이다.[63]

결국 정도가 얼마나 심하건 간에 결국 부조리는 부조리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부조리의 정도가 심해지는 것은 범죄사실에 대한 무관심과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가 없어 일을 더 키워버렸기 때문이다. 관리자 역할을 하는 이가 미연에 사건을 발견하고 방지하지 못한 점. 가해자와 피해자가 계속 붙어있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감옥생활이나 다름 없는 빡빡한 영내생활 규정 때문이다. 막말로 지금 직원들더러 의경들처럼 생활하라고 하면 그 직원들이 의경이 행하던 부조리를 행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 언급된 자위대의 경우에도 병(사)들과 미혼 부사관(조)은 내무생활을 원칙으로 하는데 바로 이들에 의해서 온갖 병영부조리가 시행되었다는 점을 보면 이를 틀렸다 보기도 어려울 것이다. 결국 부조리 심화여부는 피해자에 대한 확실한 법적보호 여부에서 나오는 것이지 직업정신의 차이니 뭐니하는 개개인의 처지와 인격에 기대어 볼 수 있는 문제가 절대 아니다.

일부에선 징병제와 모병제의 자살률을 단순 비교하며 모병제 군대가 자살률이 높다며 더 처우가 안좋은 것 아니냐고 하는데 일단 이거는 통계의 오류이다.

이런 논리라면 한국이 OECD 자살 1위이니 북한보다 더 살기 안좋은 나라로 해석할 수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특히 청년 자살률이 높아졌는데, 보릿고개를 넘어섰던 어르신들은 요즘 청년들이 나약하다고 할뿐[64], 과거보다 처우가 나빠졌다고 하진 않는다. 또 금수저 청년보다는 흙수저 청년들의 자살률이 높은데 모병제의 병사들은 흙수저 청년의 비율이 높은 것도 감안해야 한다. 징병제의 병사들은 한창 대학 다니다가 중간에 어쩔 수 없이 영장 받고 끌려온 경우가 많다보니 아무리 힘들어도 버텨내야할 동기부여가 충만하다. 사회에 나가면 애인도 있고 대학도 다녀야 하고 꿈꾸는 목표와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65] 하지만 모병제에서 흙수저 청년이 마지막 직장이라고 선택한 군대가 별로라고 생각되어 현타가 온다면, 위험할 수도 있다.

군대가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되면 과거처럼 '상상초월' 가혹행위에서 '군기 센 직장' 수준으로 바뀔 수도 있겠지만, 애초 직장이나 학교내 괴롭힘도 완전히 근절은 되지 않고 있는데 모병제 군대에서만 괴롭힘과 부조리가 완벽히 사라진다고 볼 순 없을 것이다. 흔히 직장내 괴롭힘으로 자살한 사건의 경우,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이 미비하다고 질타하지만 그 이유가 애초 대놓고 법에 저촉될만한 선을 넘는 괴롭힘은 자제하기 때문이다. 고문이나 성추행같은 명백한 가혹행위를 하면 구속까지 될 수도 있지만, 그냥 교묘한 정신적 괴롭힘 가지고는 훈계 목적이었다고 항변하면 법적 처벌 기준이 애매하기에 그것을 악용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군대에서는 특성상 엄격한 군기가 필요하므로 어느정도의 갈굼은 허용되기에 약간의 부조리는 존재할 수 있다.[66]

위에서도 언급이 되어있듯이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집단이면 불합리에 대한 은폐가 쉬울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부조리에 동조하여 가해자를 옹호하는 다른 병사와 사건을 은폐하려는 간부들이 존재한다면, 그리고 결정적으로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의 미비성이 따른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피해자는 둘째치더라도 가해자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그저 타부대로 전출되는 것으로 끝나 원하는 군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두는 군대에서 과연 부조리를 잘 해결한다고 볼 여지가 있을까? 도리어 피해자의 신고를 고참들과 간부들이 작당모의로 왕따시켜 쫒아내고 사회로의 누설을 막아내는데 성공했다면, 징모를 떠나 그런 군대가 과연 병영부조리에 경각심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라고 볼 수는 있기나 할까?

괜히 미국에서조차 어 퓨 굿 맨[67] 같은 영화가 나오는게 아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가혹행위, 병영부조리의 피해자가 보호 받을 수 있거나 도망칠 구멍이라도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당장에 끔찍한 고문을 당하다 죽은 윤일병 사건과 총기난사 사건인 530GP 사건도 윤일병과 김일병에겐 자신들을 괴롭히는 고참과 간부들에게 딱히 대항할만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 컸다.

모병제는 애초에 입대를 안하면 되니 그렇다쳐도 징병제는 이런 부조리들이 판을 치더라도 피할 수 없다라는 점 때문에 그 문제점이 더욱 크게 부각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모병으로 입대한 간부들이라고 다를까하면 그건 또 아니올시다가 된다.순수 모병으로 충당되는 국군 부사관의 자살률은 장집된 병을 뛰어 넘을 정도로 매우 심각하다. 국군 부사관의 자살률은 이전 부터 이야기가 줄 곧 나왔음에도 대다수의 무관심과 국방부의 외면으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이 쯤되면 국군문화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밖에는 생각 안될 수준이다. 징병이건 모병이건 선임, 상급자들에 의해 '넌 어차피 도망칠 수 없다'는 점이 악용된다면 그 누구라도 버틸 수가 없다. 모병제 군대에서 자신이 자원하고 각오하고 들어왔더라도 4년의 의무복무기간 동안 상급자에게 부당한 폭행과 부조리를 당한다면 그 누가 맨정신일 수 있을까? 뒤집고 나간다는 발상이라는 것도 일단 징집병 의무복무기간만큼 혹은 그 보다 더 긴 시간을 버티고 나서야 가능한 일이다.[68]

물론 모병제의 군인들은 잠깐 군대체험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평생직장'으로 취업한 것이기 때문에 높은 자살률에 대해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사회에서 마땅히 취업할게 없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군대에 택한 청년들도 적지 않기 때문.[69] 어렵게 공무원에 합격한 청년조차도 1시간 일찍 출근하여 커피 타라는 지시에 굴욕을 느끼고 자살하는 사례가 있는 것 처럼, 최후의 수단으로 택한 곳이 적성에 안맞고 만족도가 떨어지면 사소한 갈굼에도 자살 충동이 들 수도 있다. 이들에게 군대는 징병제의 의무복무자들처럼 잠깐 머물다 떠날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듯 모병 군인의 자살률에는 고된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 경제적인 이유, 낮은 직업적 만족도가 추가로 붙는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추가로 붙는다는 것이며 여기에 부조리가 포함 안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애초에 과연 모병제 국가라고 부조리에 동조하는 병사가 없고 은폐하려는 간부가 없을까? 국군만 하더라도 병사들은 모르는 간부들만의 사회는 지금도 여전히, 버젓이 존재한다.[70]

일단은 선진국이 된 한국의 국민들 자살률은 올랐지만, 정작 3D업종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본인들이 선택한 한국에서, 언젠가 고국으로 돈벌어 갈 '희망'을 가진 채 삶을 포기않고 가혹한 환경과 굴욕을 묵묵히 견뎌낸다. 그들의 고국에서의 삶보다 한국에서의 삶이 낫기 때문에 찾아왔겠지만, 이를 두고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가혹한 환경과 굴욕이 별거 아니라고 말할 수 는 없다. 이건 그저 그들이'희망'을 가지고 버티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고국으로 돌아갈 '희망'이 있다면 모를까, 만일 그 외국인 노동자가 고국으로 돌아갈 마음이 없는데 나가야된다면, 혹은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서는 안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부당함을 마주친다면 그들의 상심은 '희망'을 가진 이들보다 배로 클 수 밖에 없다.

실제 탈옥수 신창원도 과거엔 간수들에게 가혹행위도 당하고 지옥같은 환경이었으나 '탈옥'이라는 희망으로 버텨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다시 잡혀 이젠 출소의 희망이 없자 가혹행위가 없었음에도 자살시도를 하여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다.[71]

결국, 직업군인이 군대를 떠나도 사회에서 새로운 인생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면 모를까 그런 희망조차 없다면 굳이 불명예 전역을 각오하면서까지 뒤엎기를 하느니마느니는 아무 의미가 없으며 그저 조용히 스스로 탈출구를 찾을 뿐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징병제보다 모병제의 근무환경이 더 가혹하다고만은 볼 수 없을지는 몰라도 동시에 그 안에서 부조리가 없다고 할 수 없으며, 이를 감내하는 군인의 심정 역시 다르기에 부조리의 수준이 징병제보다 덜하고 볼 건덕지 역시 없다. 애초 징병제의 군인들과 모병제의 군인들의 처한 상황이 전혀 다르니 단순히 징모제도만을 가지고 비교할 사항이 아니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실, 가혹행위에는 고참의 인성이 제일 중요한데 모병제가 사람을 선발해서 들여오는 만큼 범죄자 출신은 어느정도 걸러낼 수 있다는 것은 맞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선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지원자가 몰릴 경우에만 맞는 말이 된다. 국가가 요구하는 군인의 숫자에 비해 실제 지원하는 지원자의 숫자가 적다면 일단 지원서 내면 합격 수준으로 지원자들을 받아주기 때문에 사실상 무차별적인 징병제와 다르지 않은 수준의 인간들이 들어올 수 밖에 없어진다. 당장 미 육군만 하더라도 인력부족으로 인해 범죄자 출신의 병사들도 조금씩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문제가 생길까 걱정하는 판국이다.[72]

더군다나 선임과 상급자에 의한 병영부조리는 상급제대의 감시에서 멀어질 경우, 소규모 독립부대의 지휘관이 진급과 장기복무에 목을 매지 않을 경우에는 징모에 상관 없이 부조리가 발생하기 쉬워진다. 흔히 말하는 좌천, 제대코스로 불리는 변두리의 소규모 독립부대의 지휘관들은 본인이 지휘관 자격으로 첫 발령을 받은게 아닌 이상 대부분 복무의지를 상실한 경우가 많다. 전역 이후의 직장에 걱정, 대비하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 병사들에 대한 감시에 소홀하여 자기 보신하기 바쁜 경우가 많다.[73] 러시아군도 상당 수가 직업군인 병사들로 채워지기 시작했지만 상급제대의 관심이 덜한 변두리에서는 여전히 부조리가 극심하다는 보고가 있다. 지휘관은 그저 세월아 네월아 시간만 때울 뿐이고, 직업군인 병사들도 어차피 제대확정이라 쫒겨나듯(물론 이전에도 문제가 있어서 그런 변두리로 보내질만한 사고뭉치였을 확률이 높다.) 배치 받은 곳이니 아무것도 모르고 온 전입자, 신병을 대상으로 시간때우기용으로 병영부조리를 벌이는 사례는 실재하는 것.

결국 "모병제로 전환하면 가혹행위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주장이 있다면 그 답변은, "그렇지 않다." 자위대 문서로. 2014년 8월에는 알몸으로 묶고 성기에 불을 붙이는 사진이 유출되기까지 했다. 자위대의 자살자는 해마다 70~80명 수준. 일본 전체 자살률의 1.5배다.# 미군도 예외가 아니라서 2011년 두 명의 중국계 병사가 자살한 적이 있을 정도이다.[74] 게다가 더욱 놀라운 건 이 사건에 대해 별다른 처벌이 없었다는 것.

제28보병사단 폭행사망 사건 이후 한국에서는 모병제 전환을 통한 병 인권 및 복지개선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국군 간부들 간의 가혹행위 문제가 병사들간의 가혹행위만큼 심각하다는 건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자살자도 일반적으로 병사가 많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간부가 더 많고 구타, 성추행, 성폭행 사고로 사법처리되는 간부의 상당수도 피해자는 병사가 아니라 직업군인들인 하급 간부들이다. 가혹행위, 병영부조리를 근절하고자 한다면 그래서 가혹행위가 불가능하도록 군 조직에 대한 감시 체계를 세우는 등의 해결책이 필요하다.

군인에 대한 대우만 좋아져도 부조리가 사라질 거라는 얘기도 있으나, 이에 대한 대표적인 반박으로 중국 인민해방군을 포함한 역대 중국군들을 들수있다. 역대 중국 정권들은 전대륙급으로 징병제를 실시한 적도 없고 현대 중화인민공화국도 2009년 이전까지 징병제로 규정되긴 했어도 기하급수적인 지원자 수들로 인해 처음부터 사실상 모병제인데다가. 거기다 중국은 군 예비역에 대한 대우가 좋고, 비교적 군 생활이 자유로운 편이며 군인들의 복지 상태와 군인의 질이 세계적으로도 상위권에 뽑힐 정도로 형편이 좋다. 이 때문에 군입대 경쟁률이 높기때문에 군대에 아무나 못 들어가고, 군대에 다녀오면 사회적으로 대접받음에도 상당수 부대에서 병영부조리와 군납, 군수비리가 성행하고 있다. 이유야 당연하지만 군대 분위기라는 것은 오랜 시간 형성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단순히 좋은 대우를 해준다 해서 갑자기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설사 병영부조리가 엄격히 금지되고 있는 군대 분위기를 가졌다고 해도, 사람이 사는데 누구나 마찰이 있고 단체생활에서는 왕따가 생기는 법이다. 이런 상황에 제일 중요한 것은 군대의 자정능력과 사회의 관심. 이 두 가지가 없다면 그 어떤 대우를 해줘도 부조리가 결코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병영부조리의 척결은 군대와 사회 모두의 관심이 끊기지 않을 때 이루어진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위의 내용들과는 별개로 국군은 병사들간의 병영부조리의 해결 일환으로 동기생활관과 2인 이상 1개 생활관이 제시되었고, 이 게 어느정도 효과를 보는 것도 사실이지만, 사실 동기들 뿐이더라도 왕따문제가 존재할 수 있으며[75] 2인 1실을 사용하더라도 두 인원의 마음이 완벽하게 떨어지는 것 아닌 이상은 마찰이 없을래야 없을 수도 없다. 군대 특성 상 업무, 작전, 훈련 중에는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질 수 밖에 없는데 특히 해군의 경우 정박중임에도 배를 지키는 인력의 필요성 때문에 수병 총원과 지금은 없어진 영내하사들이 배에서 먹고 자고 씻는 생활하며, 영외간부들도 꽤 많은 수가 당직을 이유로 배에 남는다. 그리고 영외간부더라도 BEQ의 공급 부족으로 원룸에서 서너 명이 같이 사는 일이 있는데 괜찮은 선임들과 같이 사는 경우라면 모를까 아니라면 말이다.


8.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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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은 평시에는 모병제로 운영해 왔지만 남북전쟁 때부터 큰 전쟁이 터질 때 징병제를 시행해 왔고 냉전 체제가 시작된 이후로 징병제가 부활하여 1970년대 초반까지 유지되었는데, 베트남 전쟁 당시에 성과는 별로 안나고 병사들의 희생이 불어나면서는 징병제에 대한 사회적인 반발이 매우 커졌고 결국 베트남에서 철군한 다음에 징병제를 완전히 폐지했다. 다만 혹시 모를 전시 상황을 대비해 일정 연령 이상의 성인들을 등록한 다음 전시 상황에서 무작위로 징집하는 Selective Service System을 실행하고 있다.[2] 중국은 인구가 워낙 많아서 법적으로는 징병제지만 실상은 모병제이며, 징병제 대상이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는 일반인들은 전시에만 동원되는 민병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입학 초기에 간단한 훈련을 거치고 대학교 수업에 한 학기의 기초적인 군사학 수업을 받는 것을 보편적인 병역 의무로 규정한다. 훈련을 하는 것도 한국의 사설 해병대 캠프처럼 군기잡기, 퍼포먼스 수준이라 전술적, 전략적인 뭔가를 가르치는 것은 없고, 수업도 시험만 합격하면 되는지라 진지하게 뭔가를 배우는 학생은 없다. 게다가 중국 국민들은 개혁개방 이후로 갑자기 풍족하고 편해진 삶을 보내게 되었으므로 오히려 군대에서 하는 고생을 더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3] 2011년 7월 부로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바꾸었지만, 전시 등 사정이 급박할 때, 나라의 판단에 따라 징병제로 바뀔 수 있다.[4] 인도는 징병인력이 넘쳐나는데다가, 민족의 다양성, 지원병의 자질 등을 고려하여 여차하면 방침을 바꿀 수 있다는 독일과는 달리 아예 징병제를 시행하지 않는 방침이다.[5] 그러나 실제로는 자위대의 경우 병력수급 문제가 워낙 심각하다 보니 중년 연령 대에서도 신병 입대를 허용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비단 자위대 뿐만의 문제는 아니라 그 미군조차도 가장 인기 없는 육군은 입대 가능 연령을 40대까지 상향시킨 상태이다.[6] 다만 이는 꼭 그럴 거라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오히려 군대의 특성 상 사회적으로 기피되는 편이므로 군인으로써 자질이 나쁘더라도 몇 안되는 지원자라는 이유로 걸러내지 못하고 받아들이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7] 이등병의 경우 군복무에 맞지 않으면 그냥 잡일꾼으로 바꾸고 소위의 경우는 행정요원으로 바꿔서 사실상 사무직 종사자로 있다가 제대한다.[8] 이와 같은 추세에 일부 군국주의자, 보수주의자, 공화주의자/공동체주의자는 공공성의 약화 등의 논지로 비판하기도 한다.[9] 이 경우 사회가 사회이다 보니 국가에 소속된 군인인 이상 기본적인 애국심은 갖춰지지만 애국심만을 주장하며 입대하는 군인은 드물고 오히려 상술한 경우처럼 군인으로서 받을 수 있는 여러 혜택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10] 그동안 많은 유럽 국가들이 NATO 가입하면서 모병제 전환하여, 모병제가 무슨 나토 가입 조건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나토라는 든든한 우방이 생기니 안심하고 병력을 감축한다는 차원에서 모병제 전환하는 것이다.[11] 방탄복 중에는 우크라이나제 방탄복과 중국산 짝퉁도 섞여있긴 했다.[12] 징병제 시절의 영국, 미국처럼 입대과정과 장려수당에만 차이가 있었고 법적으로는 모두 같은 이등병, 일등병, 상등병 취급이었다. 하지만 부사관으로 임관하려면 독일, 프랑스처럼 무조건 상등병까지 진급한 뒤 다시 다년간 복무해야 임관시험 자격이 주어져서, 09년 이전의 독일과 함께 '남자만 징병함에도 여성병사들이 존재하는 군대'이기도 했다.[13] 아닌게 아니라 중국은 대만을 상대로 '양과 질' 모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정부나 군의 요구와는 별개로 대만국민 전체의 입장에서는 소수정예다다익선 중 하나만 추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군이 나서서 징병제 실시하라 아우성인 상황이라, 대만정부에서는 징병제 부활시 젊은 층의 반발이 클 것을 감안해 군인들의 월급을 한번 더 인상시키는 방안도 고려중이다.[14] 실제로 일단은 중립국인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도 징병제 국가이다. 정확하게는 의무적으로 예비역으로 복무케하는 의무 예비군제도인 민병제이다. 마찬가지로 이제는 중립국에서 벗어난 NATO에 합류하기로 한 핀란드와 스웨덴도 영토대비 인구 부족을 문제로 민병제에 가까운 징병제를 시행하고 있다.[15] 다만 프랑스, 독일, 대만군처럼 병 계급 한정으로 계급정년을 일부러 길게 잡아주거나 최소 고참병 계급부터는 장기복무를 보장해주는 경우는 있다.[16] 괜히 할리우드가 미군 최고의 모병광고 회사집단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니다. 미군이 멋지고 미군이 좋으니 자기들이 나서서 찬양해주는 게 절대 아니다. 모병홍보가 필요한 미군과 예산을 아끼려는 할리우드 영화제작사의 이해타산이 맞아 떨어져 십중팔구 미군이 나오는 영화에서 미군이 멋지게 나오는 것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미국도 미군이 부정적으로 나오는 작품은 정부차원에서 일절지원 하지 않는다.[17] 그나마 한국의 경우 민간에서 바로 부사관으로 임관할 수 있는 민간부사관 제도가 있다. 만약 한국이 모병제로 전환한다면 현역, 재입대자, 임기제부사관을 제외한 민간부사관 지원율이 모병제의 신병 지원율과 비슷하게 될 것이다. 근데 이 민간부사관도 병역 때문에 '기왕 가는 군대 어디 한번'이라는 심리로 지원하는 이들이 적잖아 있다 보니 실질적인 비율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18] 이들은 아예 여성징병까지 들고 나왔다. 아직 여성의 징집률은 남성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남자와 비등하게 끌어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나마 노르웨이는 핀란드, 스웨덴이라는 장벽이 있어 사실상 말로만 징병제 회귀한 수준으로 군을 운용중이다. 하지만 병역대상자에게 면제가 아닌 징집유예를 주는 만큼 언제든 다시 징집을 시행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19] 한국군이 유달리 병을 싸게 부려먹어서 '징병제 = 최저임금 안줘도 되는 값싼 제도'인 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정말 그릇된 생각이다. 대부분의 징병제, 징모혼합제 국가에서 병은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거나 아무리 못해도 상당한 수준의 복지를 제공받는다. 단적인 예로 한국처럼 별도의 직업군인 병사가 없는 싱가포르군은 징집병과 예비군의 수당이 상당하고 의료복지로도 상당한 혜택이 따른다.[20] 미국도 병이 부사관으로 진급하면 월급이 팍 늘어난다. 육해공군마다 정의가 달라 미육군의 E-3에 해당하는 SPC/CPL은 다소 애매하지만 확실히 부사관 대접 받는 E-4의 Sergeant/P.O 2(국방부 대응 번역 병장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하사에 가까운 직책을 맡는 계급)부터는 그러하다. 그만큼 강한 책임감을 요구하고 또 요구받는다는 뜻인데, 그게 두려워 NCO로 진급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할 정도로 월급과 수당이 상당하다.[21] 다시 예산경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진다.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나라라면 국방을 강화할 필요성도 적어지니 자연스레 예산 편성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십상이다. 군사강국이라 믿어 의심치 않던 중부, 서유럽 국가들이 냉전을 거쳐 평화시기에 이른 현재 얼마나 초라해졌는지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이들 나라는 동유럽처럼 국가 대 국가로 싸울 여지가 적고, 평화시기인 만큼 민생과 문화에 투자하는 것이 당연하다면 당연한 수순이고 정당하다면 정당한 정책이기는 하지만.[22] 대책으로 이집트, 베트남, 이란처럼 군대에게 민간기업지분을 주거나 군영기업을 만들자는 말도 나온다.[23] 심지어 자위대는 안그래도 저조한 자위대 병사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 부사관 임관 보장제도인 조후보생 제도를 통해 장기복무 인력을 따로 선별하고 있다.일반 자위대 병들과 비슷하게 2~3년간 병 생활을 하다가 방출 혹은 임관되는 방식이다. 애초 모병제인 자위대라면 그냥 정석대로 자위관후보생인 병으로 입대해 부사관으로 선별임관되는 게 맞겠지만 이런 제도를 들여서라도 장기복무 인원을 선발하고 있다는 건 얼마나 신병확충이 안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우리가 할 말은 아니지만[24] 하지만 모병제 국가라고 해서 범죄자를 군인으로 선발하지 않는건 아닌게 미군 또한 유죄 선고를 받은 범죄자를 군에 입대시켜 전선에 내보내는 경우가 있다.# 현대의 미군을 배경으로 한 미디어에서도 이런 케이스가 존재하는데 대표적인 예시가 제네레이션 킬의 해럴드 제임스 트럼블리 일병.[25] 러시아군은 징집병 뿐만이 아니라 직업군인 병사인 계약병(콘트락트니키)에 지원하는 계층 역시 이런 이들이 거의 대다수인데다가 직업군인들의 제대 이후 복지, 처우도 전무한 실정이다보니 문제가 더더욱 드러나는 부분도 한 몫한다.[26] 경범죄라도 확실하게 빨간 줄 그일 사안이면 아예 현역입대시키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27] 사실 징병제를 하더라도 다 끌고가기 보다는 일종의 선택권을 주어 현역과 보충역을 선택하게 하는 경우가 더 많기는 하다. 과거 독일을 비롯한 징병제 시절의 유럽 국가에서는 최소한 현역이냐 보충역이냐의 선택권 정도는 주었다. 물론 얄짧없이 훈련소는 가야하지만 정말 군대 가기 싫다고 난리를 치는 인물에게 정상적인 병영생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런 인물들이 병영으로 들어오면 복무기간이 훨씬 짧다는 이유로 군대에 온 징집병들과 직업군인이 되고자 병사 생활을 하는 지원병들에게도 사기 저하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 그냥 보충역을 주는 것이었다. 북유럽 국가들이 인구 부족으로 징병제를 유지하면서도 괜히 대체복무를 후하게 주는 게 아닌 셈이다.[28] 라이더는 비교적 쉽게 누구나 할 수 있는 측면에서 접근성이 좋긴 하지만 '프리랜서'처럼 안정적이지 않고 빡세고 위험하여 '취업난'이 문제인 상황에서도 공급이 부족하다. 한국에서 오토바이 배달원은 '짱깨 배달부'니 하며 인식이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2020년 코로나 사태로 배달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젠 마치 '쉐프'라 부르듯 영어로 '라이더'라 부르며 급기야 억대 연봉급의 라이더가 등장할 정도로 몸값이 높아졌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는 라이더 5000명을 추가 모집하겠다고 밝혔지만, 1000명 남짓 모집하여 급증하는 배달 수요를 라이더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자 라이더도 '귀하신 몸'이 되었다.# 결국 '빡센 것'이 경쟁력이다보니 딜레마적인 면이 있다. 전문직은 편하다해도 진입장벽이 높기에 안정적이고 '의사 파업'이 강력하지만, 진입장벽이 낮은 직업은 편해지면 바로 공급이 폭증하여 몸값이 떨어진다.[29] 로마의 경우 마리우스가 군제를 바꾸기 전까지 국가가 무장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재산에 따라서 무장을 개인이 준비해야 했다. 그러나 전쟁이 잦아지고 길어지면서 일반 시민들은 무기사고 갑옷사고 투창사고 식량 준비하는 동안 결국 빚이 쌓여 땅이 헐값으로 귀족들에게 넘어가 라티푼디아라고 하는 거대 농장이 되었고 대부분은 빈민으로 전락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로마가 정복하거나 흡수한 이집트와 북아프리카 그리고 시칠리아와 사르데냐 등에서 들여오는 값싼 곡물에 완전히 파산한 농민들은 계속 그나마 일자리가 풍부한 로마로 계속 몰려왔다. 옛날 방식으로는 더이상 군인을 모집할 수 없었고 마리우스가 이러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군제개혁을 하게 된 것이다.[30] 문제는 이들이 퇴역하면 이는 결국 다시 빈민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들은 자기가 모시던 사령관에게 생계를 의지하는 수밖에 없었다. 즉, 군대가 사병화된 것. 가이우스 마리우스도 이런 식으로 자기가 거느리던 병사를 사병화했고 그 절정은 바로 술라와 카이사르, 폼페이우스 등이었다. 결국 이 문제는 아우구스투스가 황제가 된 뒤 퇴직금을 국가에서 돈으로 지불하게 함으로써 군대의 사병화를 막았다. 또한 이들 퇴역병에게 토지를 지급하는 문제로 원로원파와 민중파가 내란을 벌였고 결국 민중파가 최종 승리하였으며 이 와중에 로마 공화국은 무너지고 제국으로 거듭나게 되었다.[31] 여기서 의문일텐데 당시 미국의 경제상황상 제조업은 그다지 높은 수입을 받기 어려웠고 대다수의 취업시장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은 미국에서 살아보거나 여행을 가본 사람들이 알 수 있듯이 팁이 없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32] 14년도까지 징병제를 유지하다가 모병제로 전환하였는데, 이게 표면적으로는 전문군인 양성 운운했지만 나라의 경제가 워낙에 엉망이다보니 징병으로 많은 군인을 확보하는 거 자체가 무리여서 전환한 것이었다. 문제는 모병된 군인들이 좀 전문적이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라서 훈련 부족과 사기까지 낮기까지 했다. 일단 내전이라는 특성 상 '아조프', '우크롭' 같이 정치적 성향이 유별나게 강한 집단이 아닌 이상 정규군 인원들도 동족상잔에 적극적일 수 없다는 심리가 크다는 점도 있긴 했다. 허나 이 민병대 조직이 국가조직으로 흡수될 만큼 정부군의 상태가 안좋았다는 반증이기도 했는데, 실제로 14년도 내전 당시의 사진을 보면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정규전투복이 아닌 독일군 사제 전투복을 입고 있는 사진이 많이 돌아다닐 만큼 군자체의 보급도 엉망이었다. 이미 이 때 부터 시민들이 물자를 대줘야했고 병사들도 군대와서 받은 것이라고는 방탄복과 총이 전부라는 말을 할 정도로 사기가 낮기까지 했다. 돈바스 전쟁 이전의 우크라이나 모병광고와 14년도 이후의 모병광고를 비교하면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33] 육군과 내무군, 국경수비대처럼 원래부터가 인력이 많이 필요한 군종으로 징집병이 배치받는다. 반면 해군, 공군, 국방부 직할의 공수군은 전원 계약병들이다. 사실 이쪽 군종들은 아무래도 전문기술이 필요하다보니 징병제를 시행하는 국가들 중에서도 대개는 이들에 한하여 완전모병제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34] 러시아의 대학생들은 약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것으로 모든 병역이 면제된다. 한국이 유달리 대학진학률이 높아서 (정확하게는 대학 가기가 쉬워서) 잘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인데, 미국도 그렇고 러시아도 그렇고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공부에만 전념해야만 하고 또 그런 환경이 주변에 조성되어야한다. 아무래도 최소 중산층은 되어야한다는 것인데, 이런 이들이 병역을 사실 상 면제받으니 징집병은 대다수 불우하거나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경우가 많다. 일단 사지 멀쩡하면 데려오는 징집병들이 이럴진대 계약병들의 상태는 어떨지 안 봐도 뻔하다. 러시아의 경우 모병문제점이라기 보다 그간 군대를 너무 방치한게 큰 문제이긴 하지만, 이들의 입장에서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느껴질지 대강 파악할 수 있는 말이다.[35] 심지어 원래는 단기복무 징집병인데 장교들이 어떻게든 어르고 달래고 안되면 폭력을 써가면서까지 자신을 계약병으로 만든 것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하기까지 했다. 과거 푸틴이 징집병은 분쟁지역으로 보내지 않겠다는 공약을 한적이 있는데 일단 눈 가리고 아웅하려고 군 내에서 그런 짓을 벌인 것인데, 이런 경우 문서상으로나 직업군인, 자원역이지 사실상 강제징집과 다를 바 없다.[36] 참고로 이 시기의 미군은 훈련소 병과 정에서 상위 수료자를 선발하여 장교교육을 시켜 소위로 임관시켰다. 이들은 다른 징집병들과 처지가 다를 바 없었으나, 전문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군 경력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무리하게 혹은 미숙하게 작전을 펼쳐 군대 온 게 억울한 징집병들에게는 물론, 직업군인이 되고자 자원입대한 모집병들에게 조차도 원성이 자자하여 프래깅 당하기 일쑤였다. 징집병이니 모집병이니에 상관 없이 말이다. 결국 미군은 베트남전을 끝으로 해당 임관루트를 아예 폐지한다.[37] 모병제 군대인 인민해방군의 경우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문민통제가 안 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공산권에서 문민통제라 함은 당에서 군을 통치하는 당군을 의미한다. 때문에 중국도 문민통제가 빡세게 이루어지고 있다 볼 수 있다.[38] 해당 국가에서 문민통제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보려면 그 나라가 군사 쿠데타로 인해 한 정권이 전복된 적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확인해보면 된다.[39] 마찬가지로 전역자들의 사회부적응과 대민물의 역시 문민통제와는 아예 별개의 문제점이다.[40]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1차대전 프랑스와 2차대전 당시 미군과 구 일본군을 비교하면 단박에 나온다. 1차대전 프랑스의 경우 당시 전 유럽에서 유행했던 낭만주의와 애국심 등으로 인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지원병들이 넘처났고, 이런 인력자원을 대충 밀어넣은 결과 전후 경제수준이 20년 이상 후퇴했을 만큼 피해가 컷다.(물론 프랑스 자체가 늦은 산업화와 농업국가라는 점 때문에 복구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린 거지만, 인적피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미군의 경우 진주만 공습이후 불타오른 언론과 징병제 실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군대로 자원입대하는 상황이었지만,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용접공이나 리벳접합공, 연구분야 종사자 등등)은 대체복무로 일부로 징병하지 않았고, 이는 2차대전동안 미국이 보여준 엄청난 생산력으로 증명해낸다. 반대로 일본의 경우 공장에서 일하던 전문인력들까지 싹다 징발한 결과 전쟁 후반기로 갈수록 생산력 저하와 불량품이 많아지면서 비전투 손실을 야기하는 결과로 이어진다.[41] 급여, 감세 혜택, 학자금 지원, 취업 알선 등등[42] 다만 반군은 진압을 앞두고 있거나 병사들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게 아닌 이상 왠만하면 일반 군인보다 취급이 좋다. 약탈로 자원을 확보하는데다가 반군 이외에 자원이 들어갈 곳도 없고 투자개념이다보니 취급이 좋을 수밖에 없다.[43] 따라서 출신 전공을 많이 보는 몇몇 특수한 특기나 보직은 대학교 2학년 수료(혹은 3학년 재학)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44] 가령 대학등록금 지원이라든지.[45] 대학진학률이 85%가까이 되는 모병제 국가와 40%수준인 징병제국가중 어디가 높을지는 뻔하다.[그러나] 이건 반드시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 군대는 기술직 병 역시 존재할 수 밖에 없고 일반 보병이라고 하더라도 소부대 전술 등 전술 습득 역량이 높을수록 좋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46] 병영의 시설, 보급품의 질, 식단, 핸드폰 등[47] 이런 상황에서 안보여건과 무관하게 무조건 징병제 종속을 주장하는 이는 공화주의자(군주제와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자유주의와 경쟁하는 정치이론으로서)나 군국주의자 정도일 것이다. 실제로 나토라는 조직 자체가 거대한 소련에 맞서 작은 회원국 하나하나가 군사적 위험에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개념으로 시작한 것이다 보니 냉전과 소련 붕괴 이후, 서유럽과 중유럽 국가들은 타이트했던 국방정책을 느슨하게 풀어주며 군축과 동시에 징병제를 폐지한 것도 사실이다. 현재에도 강경하게 징병제(정확하게는 민병제/의무예비군제)를 시행하는 북유럽 중/동유럽 국가들이 있긴하지만 제도가 강경한 것이지 그렇다고 징집률이 강경한 것은 또 아니다.[48] 심지어 징집병조차도 행정법 등에서는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경우가 있다.[49] 부시는 주방위군 공군 장교로 복무하다가 최소복무기간 도중에 탈영했는데도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난 덕분에 멀쩡히 대통령까지 되었다. 당장 아버지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도 대통령이었으니...[50] 당시 미군에서는 DADT 정책에 따라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군인은 강제전역 대상이었다.[51] 의무복무기간이라는 개념 자체는 징병제에만 있는 것이 아님.[52] 물론 최소한도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한달만 복무하고 끝. 이런건 당연히 안된다.[53] 같은 신분 내에서의 복무연장 한정. 병 → 부사관/장교나 부사관 → 장교로 전환하여 사실상 복무연장하는 경우 다시 새롭게 의무복무기간이 연장되기 때문에 이에 해당안된다. - 한국의 경우. 계약 조건에 따라 연장복무 기간 내에서는 자유로운 전역이 허락안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54] 이는 애초부터 간부는 모병제이기 때문이다.[55] 그래서 한국군도 해외파병은 100% 지원자만 받으며, 대부분 특전사같은 모병제 부대를 보낸다. 굳이 해외파병 말고도 전면전이 아닌 저강도 분쟁같은 상황에서는 대부분 모병제 부대부터 우선적으로 보낸다고 보면 된다.[56] 납세는 모든 국민의 의무이지만 부자가 거액납세를 하던 빈민이 소액납세를 하던 납세 결과에 대한 불공정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만국 공통이다. 징병제에 대한 개념이 일종의 납세로서 여겨지는 북유럽의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에서도 이러한 행위는 용납되지 못한다.[57] 갓 한국으로 배치 받은 주한미군들 중에 간간히 있는 케이스다.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 병의 향상된 인권이 있다는 전재하에 가능하지만, 실질적으로 국군 자체적인 문제점과 병의 월급 문제, 민주화 운동과 군부독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58] 사실 이런 풍조가 병영부조리에 대한 은폐를 조장하는 부분도 있다.[59] 징병제 시절의 미군, 독일, 프랑스 그리고 싱가폴은 의무복무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주면서도 진급에서는 직업군인과 동일한 수준의 역량을 요구했다. 북유럽의 국가들도국군처럼 사회적 혜택이 전무하다시피하거나 급여도 턱없이 적은 경우에는 더더욱[60] 윤일병의 가해병사 중 하나 역시 전형적인 가해자가 된 피해자였다. 그도 처음에 이병장에게 엄청 맞았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덧 이병장의 마음에 들어서 이병장이 자기 오른팔이라고 할 정도로 나름의 권력을 쥐게 되어 윤일병을 괴롭히며 노는 가해자가 됐다. 이병장은 당시 나이가 많았고 담당 간부가 더 어렸는데 간부까지 포섭하여(성매매 업소까지 소개시켜줄 정도), 간부가 '형님'이라고 호칭할 정도로 그 내무실에선 범접할 수 없는 '최고존엄'이 되었다. 재밌는 사실은 이병장 역시 이등병 시절엔 고참들에게 괴롭힘을 당해 소원수리 긁던 피해자였다. 우리나라 전역자들의 특징은 다 자기가 괴롭힘당한 얘기만 하여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다는 점인데, 이병장도 사회에 나왔으면 쫄병 시절 갈굼당한 얘기만 했을 것이다.[61] 기숙학교가 아닌 일반적으로 통학하는 학교 다닌다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과 왕따문제가 기숙학교보다 덜 할 이유는 없는 것과 같다. 학교폭력과 왕따의 문제처럼 부조리의 원인은 정말 다양하며, 선생님의 무관심과 같은 '관리자의 부재',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반, 같은 학교와 같은 같은 장소에 함께 있어야만 하는 상황. 그 자체가 상태를 더 심각하게 만든다. 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제때 분리되지 않는 상황자체도 관리자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제 일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부조리가 단순히 '합숙'에 의한 스트레스 하나 때문에 발생한는 것처럼 받아들이거나 곡해하지 말아야한다. 물론 그냥 합숙이 아니라 열악한 환경에서의 합숙이지만 이 역시도 학교폭력/왕따문제 처럼 어디까지나 병영부조리의 이유 중 하나일 뿐이다.[62] 당장 국군도 영내하사 제도가 지속되던 시기, 초임하사들은 병들과 다를 바 없이 휴가와 외출에 목말라 있었으며 부대에 따라서는 휴대폰 소지 및 사용도 엄금되기도 해서 병들과 다를바 없는 생활을 하기도 했다. 특히 해군이 좀 유달리 영내기간을 길게 잡아서 그런가 이 당시 초임하사들은 병들과 다를 바 없이(심각한 경우 수병과 하사가 서로의 부조리들을 못 본 채 해주는 사례도 있다) 부대 내 감시망을 피하여 폭행을 비롯한 부조리를 벌이기도 했다.[63] 근래 국군도 조금은 나아지고 있어서 사고가 발생하면 일단 가해자, 피해자를 분리시켜 다른 한 쪽만이라도 다른 곳으로 발령, 파견 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해군의 경우 원래부터가 수병, 부사관, 장교 총원이 2차 발령을 받아 수시로 근무지를 옮기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면 일단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일단은 서로 다른 곳으로 전출 시키는 것을 기본으로하여 다음 과정을 진행시키는 게 정석일 정도였다. 당연히 이는 관리자가 더 늦기 전에 사고를 발견한 케이스에 한정하며, 직업이나 직장이 뭐가 되었건 간에 '관리자의 부재'는 정말 심각한 문제이다.[64] 당시엔 군대도 3년에 훈련소에서부터 욕설에 두들겨맞았다. 배급이 너무 적어서, 배고프지만 않게 밥만 주면 살겠다고 바라던 시절이었다. 자살을 생각할 여유도 없었으며, 실제 이등병들에게 널널하게 시간을 주면 이상한 생각 들 수 있으니, 잡생각 못하게 더 빡세게 굴렸다고 할 정도다. 원래 배고픔 등 욕구 충족이 되고나면 '현자타임'이 오기에 한국도 폭풍 경제성장 후에 자살률이 높아졌다.[65] 일본의 다큐영화 '멘탈'에서 정신과 의사는 삶의 의욕을 잃고 자살을 고민하며 찾아온 환자들에게 간단한 거라도 좋으니 목표를 가지라고 조언한다. 책을 언제까지 다 읽겠다든지 간단한 목표라도 설정하여 마음 붙이라 조언한다. 여기 나온 환자는 기초수급 받은 돈으로 먹고사는 백수인지라 아무 일도 안하고 집에만 있고 가끔 산책다니는 수준이라 몸은 편하고 괴롭히는 사람도 없지만, 삶이 무료하고 딱히 재미도 없고 아무 희망이 없다보니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힘들어도 목표가 있다면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것과 대조된다.[66] 다만 대부분 징병제 군대의 가혹행위를 문제시 삼는 것은 일반 직장 수준의 갈굼가지고 뭐라하는게 아니고, 대개 언론에 떠들썩하게 보도되는 것은 '상상초월' 고문수준의 가혹행위이다. 즉, 모병제 군대가 되면 그렇게 심한 가혹행위는 근절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수준이지, 일반 직장 수준의 괴롭힘도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9급 공무원에 합격한 청년이 1시간 일찍 출근하라는 둥 부조리한 명령에 자살하고, 최연소 7급 공무원 여성도 직장내 괴롭힘으로 자살하는 판국에 모병제 군대에서만 이런 문제가 전혀 없으리라고 누가 생각할까?[67] 미 해병들이 동료 해병 하나를 가혹행위하다가 죽인 실제사건을 모티브로 함. 영화에서는 대령이 모든 사건의 주범이지만, 실화에서는 지휘관의 불합리한 지시나 은폐정황은 무혐의 처리되었다.[68] 국군은 장교와 임기제부사관을 제외하면 기본 4년, 징병제 시절의 미국은 계약으로 들어가기에 조금 씩 다르지만 평균 4년이었다. 공군에 입대한 경력이 있는 척 노리스가 대표적, 대만과 독일군은 기본적으로 징집병과 동일하거나 이를 넘기는 기간을 최소 복무기간으로 잡았으며 러시아는 현재 징집병 1년, 계약병(콘트락트니키)은 2년을 최소복무기간으로 정하고 있다.[69] 자살을 꺼릴 유복한 환경의 금수저들이 직업군인에 얼마나 지원하겠는가.[70] 자세한 기술은 어렵지만, 국군 부사관들의 경우만 하더라도 업무지시를 받기 위한 병과, 직별, 주특기별 단톡방 이외에도 (일단은 친목과 공지사항 전파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하사 단톡방이니 중사단톡방이니 하는게 있는데, 여기에서조차도 선임에 의한 폭언은 흔한 일이다. 그리고 당연히 각 단톡방의 넘버원이 일과 중이나 퇴근 후에 집합을 걸면 얄짤없이 달려 나가야한다. 부사관들의 전출입이 잦은 육해공군 중 어느 군은 더러운 선임을 만나더라도 언젠가 다른 곳으로 발령나갈 '희망'을 가지기도 하지만 사실 그 기간이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 게다가 육군을 제외하면 대부분 규모가 작아 같은 병과,직별, 주특기간의 간부들 인맥도 빠르게 뻗쳐져서 새로 전출간 곳에서도 왕따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병들의 부조리가 감시체계가 없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처럼 이들 역시 으슥한 곳에서 비밀스럽게 이루어진다.[71] 90년대 열악했던 교도소에 비하면 교도소의 환경과 재소자들의 인권, 처우 상황이 많이 개선됐을 뿐더러, 특히 신창원은 언론이나 종교인들과 편지도 많이 주고받는 등 관심을 받는 인물이기에 간수들이 함부로 건드릴 수도 없었다. 실제 자살시도 조사에 대해 가혹행위가 있었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했으며, 오히려 독방에 혼자 있으니 잡생각만 들고 특히 아버지가 사망했는데 가볼 수도 없고, 출소의 희망도 없으니 우울증에 빠져 극단적인 시도를 했다고 말하였다. 만약 신창원에게 '출소일'에 대한 희망이 있었다면 자살시도는 안했을 것이다.[72] 자위대의 지원률은 징병제라는 국군의 현황이라는 허수를 따지더라도 일단은 부사관 지원율과 비슷한데 그렇게 걸러 받아준 인원들임에도 각종 부조리가 일어난다는 것은 애초에 지원자들의 수준이 거기서 거기라는 말 밖에는 안 된다. 그리고 애초에 일본 청년들 사이에선 자위대에 입대하는 사람들은 야쿠자 다음으로 인생 막장이라는 인식까지 있다.[73] 타국의 예시를 들 필요도 없이 국군 예비역들의 증언만 듣더라도 소규모 독립부대의 지휘관들 실태는 지휘관 마음가짐에 따라 그야말로 천차만별로 달라진다걸 알 수 있다.[74] 따돌림 역시 미국 병영문화의 문제점이이기도 하지만 병영 밖 사회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마초적인 분위기가 강한 미국 사회에선 왜소한 아시아인 남자는 무시당하기 쉽고, 근래에는 코로나 같은 문제 때문에 인종차별과 혐오범죄로의 쉬운 타겟이 되기 때문. 그나마 군대 내 자살은 뉴스에서도 안 나올만큼 흔한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뉴스에 나올만큼 찾기 힘든 일이다.[75] 같은 동급생인데도 왕따와 학교폭력문제가 존재하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