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의 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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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상세


1. 개요[편집]


A brief suspension of disbelief.

심리/문학비평 용어의 하나로,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가상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어 상식적,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도 개의치 않게 되는 것을 뜻하는 용어. 겉보기엔 거창해 보이는 말이지만, 우리가 소설, 드라마, 만화, 게임 등을 즐길 때마다 거의 대부분이 겪게 되는 자연스럽고 평범한 심리 상태이다.


2. 상세[편집]


예를 들어 판타지 소설을 보게 될 경우, 마법이나 무시무시한 괴물들 등의 요소는 분명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지만,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면 그런 가상의 존재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몰입하게 된다. 또한 로맨스 드라마에서 재벌 남자 주인공과 평민 여자 주인공이 사랑하여 결혼하게 되는 것은 현실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드라마를 재밌게 즐겨보게 된다면 그런 현실적이지 않은 부분도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된다. 즉 본래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 혹은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들을 접해도 이야기에 몰입함으로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말 그대로 믿지 않는 것들을 수용하는 일인 것이다.

이 말을 처음 사용한 것은 문학비평가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 18세기의 근대화로 계몽과 과학적 사유에 의해 사람들이 더 이상 마녀나 용 따위의 환상, 초자연적 존재를 믿지 않기 시작한 것이 발단. 당시 사람들은 그런 존재의 등장 자체가 거짓이며 곧 개연성을 해친다는 생각을 하기에 까지 이르렀다. 그리하여 18세기 이후의 문학에서 환상 및 초자연적 존재나 현상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이때 콜리지는 그런 현상을 좋게 보지 않았는데, 이런 까닭에 그런 가상의 존재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불신의 유예'라는 말을 쓰게 됐다. 즉 의심에서 아예 믿지 않는 것으로 대체했다. 단, 이를 위해 허구의 것들도 진실처럼 보이기 위해 '허구의 개연성'을 갖추어야 한다고도 그는 말하는데, 이를 '진리의 외관'이라 한다. 다시 말하자면 허구의 것이라도 그럴싸한 개연성을 갖추고 있다면, 그 일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아예 믿지 않는 대신 작품 자체는 수용하는 일이 바로 '불신의 유예'이다.

2008년, 힐러리 클린턴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이라크 파견 미군 사령관이 보고서를 제출하자 이렇게 답했다는 일화가 있다.

"당신의 보고서는 정말 불신의 유예를 요구하는군요."

말도 안 되는 보고서에 대해 '불신의 유예'라는 개념을 이용하여 비꼰 것.

개연성이란 어휘를 대척점으로, 비교되는 개념에 소설적 자유를 염두에 두는 경우도 있으나, 반대 개념인 것은 아니다. 불신의 유예가 발휘되는 곳은 서사 속 존재 자체라면, 소설적 자유가 침해되는 곳은 서사 외부 세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유사성은 가지고 있으나 사실상 반대 개념으로 연결 지어 생각되지는 않는다.

가령 현대의 이세계 판타지 먼치킨물인 작품이 수용자들에게 지나친 불신의 유예를 요구한다면, 불신의 유예가 발휘되는 곳은 '주인공의 전이 및 전생' 모티핌이나 '이세계 존재 및 그 양상' 혹은 '주인공의 초인적 성장과 활약' 등이다. 그러나 소설적 자유가 침해되는 곳은 '주인공의 지나친 초인적 설정'이나 '주인공을 둘러싼 인물들이 주인공에게 갖는 호감 정도와 그들의 형편' 따위다.라노벨 첫 문장이 「갑작스럽지만 저는 하렘왕이 되었습니다.」인 거랑, 한 3권 쯤 가서 「그렇게 갑작스럽게도 저는 하렘왕이 되었습니다.」라고 하는 차이

유사한 개념으로는 "작품적 허용", 개연성, 핍진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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