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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옥한 초승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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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tile Crescent
الهلال الخصيب
1. 개요
2. 상세


1. 개요[편집]


현대의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요르단, 쿠웨이트 북부, 튀르키예 남동부, 이란 서부 등 넓게 걸쳐진 초승달 형태의 지역. 키프로스이집트 북부 지역을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다. 세계 최초로 정착 농경이 발생한 지역으로 세계 최초의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2. 상세[편집]


'비옥한 초승달'이라는 단어 자체는 1914년 제임스 헨리 브레스테드가 쓴 '유럽 역사 개요(Outlines of European History)'에서 자주 쓰이며 대중화된 단어다. 그 전까지만 해도 이 지방을 통칭해서 부르는 지명이 딱히 없었기 때문에 헨리 브레스테드가 새로 만들어서 쓴 것이다. 참고로 그가 '비옥한 초승달'이라고 불렀던 지대는 당시 중동을 다스리던 오스만 제국이 사이크스-피코 협정으로 프랑스영국에게 반쯤 빼앗긴 영토와 거의 일치했다. 브레스테드가 아마 여기에서 착안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 지역은 남쪽을 바라보는 군대처럼, 한쪽 날개는 지중해의 동쪽 해안에 걸쳐 있고 다른쪽 날개는 페르시아 만에 뻗쳤으며, 중앙은 북쪽의 산맥에 등을 대고 있다. 서쪽 날개의 끝은 팔레스타인이며; 중앙에는 아시리아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동쪽 끝은 바빌로니아다. [...] 이 거대한 반원은, 아직 이름이 없기에, 비옥한 초승달이라 부를 것이다.

제임스 헨리 브레스테드. Outlines of European History (1914)

최초의 문명이 이 지방에서 발원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일단 지금과는 달리 사막화와 염화가 훨씬 덜했기에 습지가 넘쳐났던, 말그대로 매우 '비옥한' 지방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곳은 북아프리카유럽, 아시아를 잇는 교량에 위치하고 있었다. 덕분에 빙하기를 거치며 생태계 압착으로 대규모 멸종이 반복된 북아프리카나 유럽과는 달리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는 생태계 다양성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이야 말라 붙은 사막 기후가 대부분이지만 몇만년 전에는 다양한 기후가 공존했다. 그 덕에 기존의 k타입 다년생 식물보다 더 많은 양의 식량을 생산 가능한 r타입 연년생 식물들이 많이 자랐다. 생태계의 폭이 워낙 넓었기에 인류에게 주식으로 안성맞춤인 곡물들도 많이 등장했다. 예를 들어 엠머밀, 에인콘[1], 보리, 아마, 병아리콩, , 렌틸콩, 비터베치콩신석기 농업의 필수 작물이라 꼽히는 곡물이 죄다 여기서 출현했다. 곡물이 많다는 것은 곧 사료가 많다는 의미도 되었다. , 염소, , 돼지, , 이렇게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가축들이 모두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처음 길들여지고 가축화된다. 그만큼 당시로서는 비옥하고 문명의 기틀이 잡혔던 중대한 지역이었다는 뜻이다.

이 곳에서는 땅만 파면 플라이스토세의 수렵채집인부터 시작해서 준석기 시대의 나투프 문화, 도자기 이전 신석기 시대(PPAP) 등 다양한 시대의 유물들이 넘쳐난다. 괴베클리 테페예리코 같은 세계 최초의 주거지들도 이 지방의 유적들. 티그리스강유프라테스강 사이의 거대한 대평원의 막대한 잠재력 덕분에 이 곳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농경과 도시국가가 출현했고, 글쓰기와 계급 분화가 이루어지면서 우리가 아는 '인류 문명'의 첫 모습이 탄생했다. 약 4,500여 년전에는 이미 세계 첫 도서관이 등장, 문학이 급속도로 발전했고 건축술과 수학, 천문학 등 다양한 학문들이 등장했다. 유럽이나 동아시아에서는 아직도 몽둥이 들고 짐승들을 때려잡던 시대에 이미 이 곳에서는 몇 만명 규모의 대군이 창칼을 들고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현재 비옥한 초승달은 사막화와 염분화, 그리고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 탓에 살기 썩 좋은 곳이 아니다. 몇 천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 기후 변화에 겹쳐 관개농업의 한계로 토양이 지나치게 염화되고 척박해진 탓에 지력이 쇠해버렸다. 게다가 한때는 삼림이 울창했던 메소포타미아 상부 일대가 몇 천년에 걸친 벌목 작업 때문에 모조리 벌목되는 바람에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한다.




[1] 의 일종으로, 외알밀이나 일립소밀로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