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군인이 되었냐구? 활에 재능이 있어서 군을 지망하게 되었다? 아하하하. 아니야, 아니야. 내가 활을 잡은 건 군에 들어온 뒤란 말씀. 군대가 아니라면 내가 무슨 일로 활 같은 걸 잡아봤겠어? 입대를 하게 된 경위는 간단해. 테베가 사관학교에 들어간다고 하길래 따라 들어갔지. 어? 너 지금 비웃었지? '풋'하고 웃는 소리 분명히 들었어. 뭐 비웃어도 좋아. 사실 웃기잖아? 사명감 같은 걸 가지고 있는것도 아니고, 나라도 '그게 뭐야'하면서 웃어 버릴 거야. 하지만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도 내 선택은 달라지지 않아. 또 다시 어린 시절, 테베와 함께 고아원에서 살던 그 시절로 돌아 간다해도 나는 테베를 따라서 사관학교에 들어 갈 거야. 혹시 모르지. 만약 테베가 사관학교에 들어간다는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왜 그렇게 테베 곁에 딱 붙어 있냐구? 당연하잖아? 그 녀석 옆에만 있으면 먹을게 굴러 들어온단 말이야. 무슨 일을 해서라도 먹을 걸 구해 와서 테베 옆에만 있으면 굶을 일이 없었어. 고아에게 배 굶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큰 일인데? 나름의 생존전략이었다구! 볼래? 오늘 당직이 테베였지? 어이, 취사병! 오늘 저녁 메뉴가 어떻게 돼? 것 봐! 들었지? 오늘 고기가 나온대잖아! 자아, 그럼 난 먼저 먹으러 간다. 너흰 연병장 두 바퀴 더 돌고 들어 오라구! 응? 당연하잖아? 너흰 나랑 잡담을 나누느라 다른 병사들보다 구보가 뒤쳐졌으니 그 만큼 보충은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