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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준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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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문서: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
8강까지 기세등등하던 남미팀들의 위세와 달리, 마지막까지 남은 4강 중 3국이 유럽팀이고 자존심을 지킨 남미는 우루과이 단 하나 뿐이다. 우루과이와 네덜란드 중 누가 결승에 진출할는지가 흥미로운데, 우루과이가 이긴다면 1950년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고, 네덜란드가 이긴다면 1978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 된다. 양 팀 모두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결코 양보 없는 혈전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였는데 결국 네덜란드 승. 이리하여 남미는 완전히 실패.
피파랭킹 6위 독일과 피파랭킹 2위 스페인의 격돌은 UEFA 유로 2008에서 이미 재현된 바가 있지만, 스페인의 우세였고, 대등하거나 독일이 우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양 팀 모두 조별리그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복병에게 덜미를 잡히고 체면을 구겼으나, 16강전에 올라오면서부터는 조별리그에서의 졸전들이 무색하게 무서운 화력을 뽐내고 있다. 다만, 스페인은 점수차가 그리 없어서 그렇지 순수 자신들의 실력으로 올라온 반면 독일은 잉글랜드전의 예와 같이 오심이나 아르헨티나전에서의 리오넬 메시의 극심한 감기 몸살과 디에고 마라도나의 감독으로써의 자질과 능력의 부족 등 행운의 요소들 덕분에 올라온 차이가 있었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오버하우젠의 해양박물관에 있는 예언 문어는 스페인의 승리를 예언했다고 한다. 이 문어는 그 전에도 8강 아르헨티나 vs 독일과 조별리그에서 독일이 호주와 가나에 승리하고 세르비아에 패할 것이라고 한 예언을 적중시켰는데#, 이 소식을 듣고 독일인들은 좌절했다. 그리고 상당수의 독일인들은 파울에게 “너 때문에 독일이 졌다!”라면서 길길이 날뛰며 파울을 삶아먹으려 했지만, 스페인에서 발빠르게 손을 썼고 파울은 스페인으로 옮겨져서 거기서 여생을 편안하게 보냈다.
||1. 4강[편집]
8강까지 기세등등하던 남미팀들의 위세와 달리, 마지막까지 남은 4강 중 3국이 유럽팀이고 자존심을 지킨 남미는 우루과이 단 하나 뿐이다. 우루과이와 네덜란드 중 누가 결승에 진출할는지가 흥미로운데, 우루과이가 이긴다면 1950년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고, 네덜란드가 이긴다면 1978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 된다. 양 팀 모두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결코 양보 없는 혈전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였는데 결국 네덜란드 승. 이리하여 남미는 완전히 실패.
피파랭킹 6위 독일과 피파랭킹 2위 스페인의 격돌은 UEFA 유로 2008에서 이미 재현된 바가 있지만, 스페인의 우세였고, 대등하거나 독일이 우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양 팀 모두 조별리그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복병에게 덜미를 잡히고 체면을 구겼으나, 16강전에 올라오면서부터는 조별리그에서의 졸전들이 무색하게 무서운 화력을 뽐내고 있다. 다만, 스페인은 점수차가 그리 없어서 그렇지 순수 자신들의 실력으로 올라온 반면 독일은 잉글랜드전의 예와 같이 오심이나 아르헨티나전에서의 리오넬 메시의 극심한 감기 몸살과 디에고 마라도나의 감독으로써의 자질과 능력의 부족 등 행운의 요소들 덕분에 올라온 차이가 있었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오버하우젠의 해양박물관에 있는 예언 문어는 스페인의 승리를 예언했다고 한다. 이 문어는 그 전에도 8강 아르헨티나 vs 독일과 조별리그에서 독일이 호주와 가나에 승리하고 세르비아에 패할 것이라고 한 예언을 적중시켰는데#, 이 소식을 듣고 독일인들은 좌절했다. 그리고 상당수의 독일인들은 파울에게 “너 때문에 독일이 졌다!”라면서 길길이 날뛰며 파울을 삶아먹으려 했지만, 스페인에서 발빠르게 손을 썼고 파울은 스페인으로 옮겨져서 거기서 여생을 편안하게 보냈다.
2. 1경기 우루과이 2 : 3 네덜란드[편집]
2.1. 경기 실황[편집]
수아레스의 살신성인에 힘입어 40년 만에 4강에 진출한 우루과이와 32년만의 결승 진출을 노리는 네덜란드의 대결.
사실 우루과이가 4강이라는 높은 곳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실력도 실력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쉬웠던 대진운도 한 몫 했는데, 조별리그에서 만났던 상대들 중 그나마 강호라고 할 만한 나라들은 멕시코와 프랑스가 있었지만, 멕시코는 우승후보 수준까지의 나라는 아니고, 프랑스는 말이 강호지 당시 제정신이 아니었던 상황이었기에 강호라고 하기도 민망했다. 그런 행운까지 겹치며 조 1위로 가볍게 16강에 진출했고, 토너먼트에서는 16강에서는 대한민국을, 8강에서는 가나라는 상대적으로 쉬운 나라들을 연속으로 거쳤다가 4강에서 네덜란드라는 진정한 강호와 맞서 싸우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 우루과이는 앞선 가나전에서 핸드볼 파울로 퇴장당한 수아레스, 경고 누적을 당한 푸실레, 부상을 당한 주장 루가노가 결장을 하게 되면서 전력에 상당한 공백이 발생했고, 결국 수아레스의 자리를 카바니로 채움과 함께 이번 본선에서 출전 경험이 거의 없거나 교체로 짤막하게 뛰었던 카세레스와 가르가노를 선발로 출전시키는 도박을 감행한 데다가, 포를란이 부상 상태에 있는 악조건에서 경기를 치렀다. 그럼에도 비교적 상태가 건재한 네덜란드와 호각의 명승부를 보여주었다.
초반 두 팀은 선수비 후역습 체제를 내세우며 조금씩 간을 보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전반 18분, 판브롱크호르스트가[1] 박스 좌측 바깥쪽 30m 거리에서 왼발 중거리 슛을 날렸고 무슬레라 골키퍼가 오른손을 힘껏 뻗어 막아보려 했으나 그 위를 지나 정확히 반대쪽 골대에 꽂혔다. 가히 예술적인 선제골이었다.[2]
선취점을 가져간 네덜란드는 그대로 수비를 굳히는데 주력했고 우루과이는 만회골을 터뜨리기 위해 수비를 벗어나 공격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투 톱으로 나선 포를란과 카바니는 상호간 패스미스 등 손발이 안 맞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고, 특히 카바니는 수아레스만큼의 활동력과 돌파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네덜란드의 수비에 번번히 차단당해 문전까지 쇄도해들어가기 힘들어지자 포를란은 그냥 냅다 중거리슛을 날려서 네덜란드의 골망을 뒤흔들어버렸다. 전반 40분에 경기를 1:1으로 만드는 동점골이 작렬했다.
카바니로 수아레스를 대체하기에는 확연히 무리였으나 포를란은 동점골 이후에도 정확히 골대쪽을 향하는 위협적인 프리킥 및 슈팅을 수 차례 날리면서 충분히 감각이 되살아났음을 보여줬다.
전반전은 1:1로 종료, 동점을 만든 우루과이는 다시금 본연의 선수비 후역습 체제로 돌아갔고 네덜란드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더제이우 대신 판데르파르트를 들여보내면서 공격적인 전략을 택했지만 로번의 돌파, 스네이더의 패스 등이 다 차단당하면서 딱히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후반 24분 우루과이의 골대 앞에서 수비수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스네이더가 골대 바로 앞의 판페르시에게 패스해주듯 공을 찔러줬고, 판페르시는 홀연히 이를 잡으려했지만 공이 굴절되어 터치하지 못했다. 스네이더의 발을 떠나 우루과이의 수비수들 사이를 살짝씩 맞고 굴절되어 지나갔고 반 페르시의 다리 사이를 지난 공은 그대로 굴러서 우루과이의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문제는 반 페르시가 우루과이측 수비수보다 반발짝 정도 더 들어간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는 것. 비록 판페르시의 기지로 공을 건드리지 않긴했으나 다분히 공격에 가담하기 위한 의도로 그 위치에 들어와있었고, 무슬레라 골키퍼의 시야를 가린 덕분에 골이 들어갈 수 있었다는 걸 생각했을 때 오프사이드로 판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한편으로는 스네이더의 슛이 그전에 우루과이 수비수 막시 페레이라의 무릎에 맞고 흘러갔기 때문에 오프사이드가 아니라는 의견이 있기도 한데, 사실 이는 잘못된 의견이다.[3] 어쨌든 이미 네덜란드의 골로 인정된 상황이고 스코어는 네덜란드가 우루과이를 한골 앞선 2:1. 어쨌거나 멋진 골들이 많았던 이번 경기에서 상당히 멋없고 찝찝하게 들어간 골이었다. 사실 우루과이는 이 경기에서 심판이 널널한 판정 기준을 잡은 탓에, 명백한 반칙을 당했을때도 주심은 이를 무시하고 경기를 진행시키는 등 다소 불운한 경우가 많았다.
유독 짧은 간격의 골이 많이 터지는 이번 월드컵이었는데 이 경기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네덜란드가 두번째 골을 기록한지 불과 3분이 지난 후반 27분, 카윗이 왼쪽에서 띄워준 공을 아르연 로번이 그대로 헤딩으로 꽂아넣으며 네덜란드가 3:1로 쐐기골을 박는데 성공한다. 헤더가 워낙 절묘했기 때문에 무슬레라 골키퍼도 골이 들어가는것을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두 점차로 밀린 우루과이는 절체절명의 심정으로 교체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레프트윙이었던 알바로 페레이라 대신 이번 월드컵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준 적 없는 장신의 노장 스트라이커 아브레우를 교체투입하고, 우루과이의 공격을 사실상 혼자서 책임지고 있던 포를란은 허벅지 부상 여파로 인해 후반 38분 페르난데스로 교체시켰다.[4]
그 이후로도 네덜란드의 로번이 1대1 상황에서 칩슛을 시도하였으나 고딘이 저지하면서 골키퍼의 키를 넘기지는 못했다. 왼발만을 고집해서 사용하는 로번의 단점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우루과이 선수들은 남미의 마지막 자존심을 걸고[5] 싸우는 입장으로서 더 이상의 실점만큼은 죽어도 내주기 싫다는 심정으로 네덜란드의 계속되는 공격들을 필사적으로 막아냈고, 대신 만회골을 넣기 위해 공격적인 전술을 택했다.
경기가 다 끝나가던 후반 추가시간 1분, 가르가노의 프리킥을 막시 페레이라가 받아 절묘하게 감아차면서 3:2까지 따라잡는데까지는 성공했다. 하지만 스코어가 1점차로 좁혀지자 네덜란드측은 필사적인 골대 앞 밀집수비로 우루과이의 동점골을 저지했고 결국 그대로 경기는 종료됐다.
참고로 이 대회 내내 지긋지긋하게 불거진 오심 논란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우루과이가 수비를 돌보지 않는 총공세에 돌입한 후반 추가시간 와중, 네덜란드의 마르크 판보멀이 아크서클에서 핸들링으로 추정되는 반칙을 저질렀으나 주심은 프리킥을 선언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속개했다. 이로 인해 경기가 끝나자마자 우루과이 선수들 전원이 심판을 둘러싸고 네덜란드 선수들은 다들 나와서 그걸 막으면서 자축을 하는 축구에서의 벤치 클리어링이라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아무튼 이로서 네덜란드는 32년 만에 결승 진출, 사상 최초로 피파컵을 들어올릴 기회를 잡으면서 1974년 & 1978년 월드컵 준우승으로 인해 가입하고 만 콩라인 탈출에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결승에서 맞붙을 상대는 어느 쪽이든 초강팀이지만, 브라질을 꺾고 신화를 이룩한 네덜란드에게 전혀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다.
반면 우루과이는 8강으로 진출한 남미팀 4개국 모두 유럽과 붙기만 하면 깨졌다는 불명예에 일조하며 60년 만의 결승 진출 문턱에서 좌절의 분루를 삼켜야 했다. 루이스 수아레스와 주장 디에고 루가노, 그리고 호르헤 푸실레의 공백이 뼈아팠다. 과연 3위 결정전에서 부상을 딛은 포를란과 결장이 해제된 수아레즈를 투입해 남미의 명예를 세울 것인지, 아니면 가나전에서의 역사적인 핸들링으로만 축빠들의 기억에 남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3. 2경기 독일 0 : 1 스페인[편집]
3.1. 경기 실황[편집]
경기 시작 직후인 전반 4분쯤 한 팬이 부부젤라를 들고 필드에 난입하는 사태가 있었지만 다행히 별 일 없이 진압되어 신속히 끌려나갔다.
아르헨티나를 4:0으로 떡실신시키며 4강까지 올라왔지만 UEFA 유로 2008에서의 패배의 아픈 기억과 토마스 뮐러의 경고누적으로 힘겨운 한 판이 예상되던 독일이었다. 결국 뢰브 감독은 고심 끝에 뮐러의 빈 자리를 트로초프스키로 대체했지만 지난 경기들에서 트로초프스키가 보여준 활약이 너무 미미했던 터라 무리수가 아닌가 하는 의견이 꽤 많았다. 그리고 예상대로 트로초프스키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의 흐름은 전반적으로 스페인이 높은 점유율을 기반으로 공세로 이어가는 양상이었으며, 독일은 간간한 역습찬스로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스페인은 초반부터 날카로운 패싱 플레이로 비야가 1대1 찬스를 잡았으나, 바로 노이어가 각을 좁히고 나오면서 선방한다.
한편 독일 입장에서 이날 최악의 모습을 보여준 선수는 제롬 보아텡이었다. 이날 보아텡은 레프트백으로 선발 출전했는데, 경기 초반 자신의 구역을 한참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고, 이로 인해 이니에스타의 프리한 상태로 크로스를 올리고 푸욜이 헤더를 날렸으나 다행히 빗나가며 실점위기를 모면한다. 이후에도 계속 라모스에게 휘둘리며 실점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후반 7분만에 얀센과 교체된다. 수세에 몰린 독일은 전반 30분경 공격의 기회를 잡았으나, 볼을 잡은 트로쵸프스키는 바로 옆에 슈바인슈타이거가 아무에게도 마크받지 않는 상태였으나 무리한 중거리 슛을 날린다.
전반 막판 트로쵸프스키의 패스를 받은 클로제는 푸욜을 제치고 침투하는 외질에게 패스를 건네지만 라모스가 커버하며 스페인이 실점위기를 모면한다.
전체적으로 독일의 2선 자원들은 스페인 수비진의 강력한 수비력에 힘을 쓰지 못했다. 그나마 독일에게 믿을맨이었던 포돌스키조차 라모스에게 고전하면서 위축된 모습을 보였고, 이날 보아텡과 같이 최악의 모습을 보여준 선수인 트로쵸프스키는 위협적인 중거리 슛을 날린 것을 빼고는 역시 저돌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로 인해 독일의 공격 전개의 핵심이었던 외질이 고립되었고, 그 결과 독일은 경기 내내 답답한 공격력으로 일관하게 된다.
하지만 스페인 역시 좋은 모습만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스페인의 경우 확실히 수비와 중원에서는 우승후보 다운 강력한 모습을 보였으나, 다비드 비야의 1대1 찬스를 제외하곤 이렇다할 찬스가 없었다. 전반적으로 스페인은 너무 완벽한 찬스를 만들려다 슈팅을 놓치는 장면이 종종 목격되었고, 대부분의 슈팅시도는 박스 바깥쪽에서 이루어지면서 노이어 골키퍼를 위협하지 못했다.
그리고 후반전에 들어서면서 서서히 반코트 게임이 시작되었다. 이니에스타는 좌우로 폭넓은 활동량을 보이면서 위축된 독일을 더더욱 압박했고, 라모스 역시 활발히 오버래핑을 시도하며 직접 침투하는 모습을 보였고, 독일은 수비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 경기 최악의 모습을 보인 보아텡과 트로쵸프스키를 이른 시간에 교체하고 토니 크로스와 마르셀 얀센이 투입되었지만 큰 반전 없이 경기 흐름은 그대로 스페인 쪽으로 이어졌다.
결국 후반 28분, 사비가 올려준 코너킥을 푸욜이 헤더로 연결하며 1-0으로 스페인이 리드를 잡는다. 아크서클 부근에서 대기하던 푸욜이 사비의 코너킥에 맞춰 침투하며 헤더를 시도했고, 독일의 수비진은 이러한 푸욜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낙하 지점에서 케디라가 경합을 시도하긴 했으나 함께 헤더를 시도한 피케에게 완벽히 가로막히며 푸욜은 완벽한 프리 헤더를 날렸고, 러닝 점프로 탄력을 제대로 받은 푸욜의 헤더는 그대로 노이어를 뚫고 골망을 갈랐다.
이후 수세에 몰린 독일은 페이스를 올리며 저항해봤으나 큰 반전은 없었다. 뢰프 감독은 결국 후반 종료 10여분을 남겨두고 케디라를 빼고 고메즈를 투입하는 강수를 두었으나 이마저도 통하지 않으면서 그대로 경기는 스페인의 1-0 승리로 끝나게 된다.
전체적으로 독일의 가장 큰 패인은 2선 자원의 부진이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토마스 뮐러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면서 나온 트로쵸프스키와 포돌스키가 스페인의 수비진에 압도당하며 2선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줄어버렸다. 그 결과 플레이메이커인 외질은 철저히 봉쇄당했고, 외질의 폼 자체도 이전보다는 좋지 않았다. 반면 스페인의 수비진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라모스는 포돌스키를 철저히 봉쇄하였고, 우측의 트로쵸프스키는 스페인 수비진의 네임밸류에 위축되었는지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스페인 수비수들은 외질에게 달라붙었고, 결국 케디라가 트로호프스키 역할까지 하면서 어떻게든 공격의 활로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독일의 4-2-3-1의 핵심은 바로 포돌스키와 트로호프스키가 측면을 휘저으며 스페인 수비진을 교란하는 것이었지만 둘 모두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활동량을 살펴보면 독일(평균 활동량 7980m)은 스페인(7810m)에 비해 170m나 많이 뛰어다녔지만, 패스 시도(독일 589회. 스페인 731회)와 유효슈팅 숫자(독일 2개, 스페인 8개)를 들여다보면 수비를 위한 움직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날 부스케츠, 사비 알론소, 사비 에르난데스, 이니에스타, 페드로로 구성된 스페인의 든든한 중원은 정확한 패스웍을 앞세워 조금씩 독일의 수비를 뚫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였으며, 특히 MOM으로 선정된 사비의 패스 정확도는 근 90%로 가히 경악스러운 수준이었다.
독일의 예언문어 파울은 6경기 연속 예언 적중이라는 후덜덜한 기록을 세웠고, 브라질, 독일, 아르헨티나 셋 중 한 팀을 우승팀으로 꼽았던 펠레의 저주 또한 그 위엄을 이어나갔다. 반면 엔케의 가호는 약발이 다했음을 인정해야 했다. 독일로서는 2008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스페인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으며 4년 전에 이어 또 다시 결승전이 아닌 3·4위전으로 가야 했다.
이 날의 경기 결과가 스페인의 승리로 끝나면서 결승대진은 네덜란드 vs 스페인으로 확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