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하이라이트의 리더 윤두준이 데뷔 후 11년만에 처음으로 발매하는 첫 번째 솔로 미니 앨범 [Daybreak] 나이를 먹어가면서 고민 정도는 척척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줄 알았는데 시간이 가면서 오히려 더 사는 게 어려워지고 고민이 많아졌다. 지금 내가 맞는 건지 잘하고 있는 건지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복잡한 감정과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밤과 또 새로운 아침이 되면 이런 고민 따윈 아무렇지도 않은 척 괜찮은 척하는 나의 모습.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보았을 공허함과 아직도 손끝에 잡히지 않는 내 삶의 방향성을 오래 고민하고 생각하는 모습은 영화 ‘파이트 클럽’의 나레이터가 겪었던 끝없는 불면의 밤과 또 다시 이어진다. 그 길고 긴 고민 속에서 그는 멤버들보다 다시 세상에 먼저 나온 지금에서야 비로소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줄 준비를 한다. 그룹 활동이 좋아서 함께 부르는 노래가 더 좋아서 솔로 앨범을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슬쩍 웃었던 그가 부르는 그의 노래들은 차분하고 덤덤한 그의 목소리와 꼭 닮았다. 아직도 나는 그 지루하고 긴 불면의 밤에 대한 명확한 답을 당신에게 줄 수는 없다. 어떤 위로나 기운이 날 만한 메시지를 직접 전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지금 당신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그 고민이나 생각들을 너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 라고 그는 얘기하고 싶었다. 너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너와 같은 고민으로 지금 이 시간을 보낼지도 모른다는 묘한 동질감에서 드는 안도감. 그리고 누구에게나 오는 삶의 힘든 순간 그 속에서 외로워 할 때 다가갈 수 있는 빛이 그에게 있었음에 고마운 마음까지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만들어진 자정이 되면서 시작되는 세상에 떠있을 수백만 개의 각자의 불면의 밤을 위로하고 달래주는 그의 노래. 나도 너와 같다.
번지는 일렉기타 사운드와 아날로그 신디 악기들의 조화로 타이틀곡 ‘Lonely Night’와 같은 맥락의 사운드를 이어간다. 아날로그 테이프의 재생버튼으로 시작하는 나를 찾아가는 시간 0:00am. 새로운 밤을 알리는 곡이다. 잘 살고 있는 건지 잘 하고 있는 게 맞는건지 답을 알 수 없지만 살아가야 하는 것처럼. 시간은 무심하게 흐르고 이러한 새벽의 감정을 가사로 풀어냈다.
Lo-fi한 사운드 위에 얹어진 감성적인 가사가 인상적인 ‘Lonely Night’은 텅 비어 있는 ‘새벽 2시’의 공허한 감정을 잘 드러낸 곡이다. 아날로그 악기와 레트로한 샘플들이 잘 어우러져 트렌디하지만 오래된 음악을 꺼내 듣는 듯한 사운드가 인상적이며 특히 저음과 가성을 넘나들며 드러내는 보컬이 매력적이다. 바쁘게 하루를 보낸 뒤에 잠에 들 수 없는 공허하고 텅 빈 느낌들이 이 노래를 더 외롭게 표현했다.
잔잔하고 평온한 멜로디와 따뜻한 보컬이 조화로운 발라드. 너가 비추는 빛을 보며 걷고 있어. 조금 빠른 너의 마음이 넘어져 다치지 않았으면 해. 서두를 필요 없다. 서로의 구원이 되어줄 수 있는 너면 충분하다. 누군가를 향한 조급한 마음이 잠시 쉴 수 있도록 이 노래는 살짝 느슨하게 우리 사이의 틈을 조금씩 조금씩 채워간다.
따뜻한 기타 사운드에 잔잔한 Trap 리듬과 Deep한 베이스가 트렌디하면서도 감성적인 조화를 이룬다. 솔직한 마음을 담은 가사 전달력 있는 보컬 멜로디가 한 편의 편지처럼 느껴지게 한다. 누구에게나 삶에 힘든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그 어려움 속에서 외로워할 때 한줄기 빛이 나를 비춰준다면 그 빛을 향해 다가갈 것이다. 긴 시간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사 속에 진하게 녹여 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