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그때 낙원 「발리·비자」는 황금빛 모래폭풍에 휩싸였고, 삼생 마신 중 하나가 죽음을 맞이했다. 백 년의 혼란과 미망 속에서 뿔뿔이 흩어진 백성들은 변방 지역에 몸을 의탁하고 스스로를 지켰다. 그러다 군주인 아흐마르와 초목의 현왕이 백성들을 한곳에 모아 오아시스의 낙원을 재건했다. 그로써 도금 번왕의 할거 시대가 마침내 막을 내렸다.「네, 아까 이미 말씀하셨어요.」소년은 다소 성가신 말투로 답했다. 그는 별하늘의 만월과 짝별의 위치를 바라보면서 내일의 노선을 계획했다.하지만 정령은 소년이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음을 발견했다. 이에 정령은 우쭐거리며 콧김을 뿜고는 이내 소년의 무례한 행동에 버럭 화를 냈다.「인간들은 산만해서 한 귀로 듣고 다른 한 귀로 흘리기 십상이군. 네가 이야기를 열심히 들은 건지 아닌지 내가 어떻게 알아!」본론으로 돌아가서, 정령들의 비가에 따르면 시린은 인간들의 영웅 오르마즈드와 정령 「수련(睡蓮)의 딸」 릴루파르의 딸이었다. 순백의 따오기가 연꽃잎 위의 향기로운 이슬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를 축복했고, 코브라는 그녀에게 푸른 진주를 바쳤으며 거대한 악어들이 그녀의 발치에 엎드려 예를 표했다.정령의 할머니인 릴루파르는 딸을 인간들의 번왕에게 보내기 전에 세 개의 예언을 전했다. 첫 번째, 시린은 위대한 영웅과 사랑에 빠질 것이며, 그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은 아버지를 뛰어넘을 것이다. 두 번째, 시린의 수많은 혈족들이 달콤한 결말을 맞이할 것이다. 세 번째, 시린은 아버지의 왕국을 독점하게 될 것이다.그 후, 릴루파르는 속세의 총아에게 세 개의 경고를 내렸다. 첫 번째, 딸의 기쁨은 아버지에게 눈물을 가져올 것이다. 두 번째, 딸이 결혼한 후에는 함께 연회를 즐겨선 안 된다. 세 번째, 딸의 자식은 왕국에 흉조를 가져올 것이다.그 예언과 경고를 들은 번왕은 그저 미소로 답할 뿐이었다.「나중에 번왕은 시린을 대영웅 『파르브즈라반』에게 시집보냈잖아요. 첫 번째 예언이 적중한 거죠?」소년은 정령의 이야기를 끊었다.「맞아.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냐…」정령은 손끝으로 소년의 코를 살짝 눌렀다. 소년은 마치 희미한 죽음의 저주를 받기라도 한 듯 시뻘게진 얼굴로 정령의 손길을 피했다. 그 천진난만한 행동에 정령이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시린이 철이 들 때쯤, 어머니가 그녀를 위해 예언한 아름다운 미래는 그녀에게 벗어날 수 없는 저주가 되었다. 그녀는 종일 영웅과 사랑에 빠질 기회를 기다렸고, 아버지의 나라를 계승을 날을 기다렸으며 완벽하고 달콤한 미래를 갈망했다. 하지만 그건 결국 이뤄질 수 없었다.사실 시린과 영웅 키스라의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않았다——인간들의 영웅은 대개 괴팍한 성정이라, 마음속에는 통치의 야망뿐이었지만 릴루파르의 딸은 정령의 긍지를 품고 있는 이었다. 그녀는 얼핏 보면 애틋해 보이는 인간 영웅의 금빛 함정을 참을 수 없었고, 침소와 부엌의 평화에 안주할 수 없었다. 그렇게, 사랑이 없는 지루하고 메마른 삶에 드디어 살아 숨 쉬는 증오가 자라났어——은빛 병에 갇힌 동류들의 증오와 꼭 닮아있었다.그 후, 악명 높은 그날 밤, 비천한 종들——마잔달란 오아시스의 술사들과 글을 모르는 필라흐의 노예들——은 사향이 풍기는 달콤한 사탕에 전갈의 독을 넣어 번왕 오르마즈드와 삼백 명의 자식들에게 바쳤다. 그들은 달콤하지만 보이지 않는 죽음의 꿈에 빠져, 비천한 자들의 피에 취했으며, 눈에서는 피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그리고 그날 밤, 꿈을 꿀 수 있었던 사람은 아버지에 의해 연회에서 제외된 시린, 썩 내키지 않은 듯한 공모자이자 남편인 키스라 밖에 없었다.왕을 시해한 비천한 이들은 새로운 왕에 의해 꿀 항아리의 형벌을 받게 됐고, 저주를 외치는 그들의 입에선 끈적한 꿀이 마구 흘러나왔다.그리고 새로운 왕의 입에서는 더러운 검은색 피 같은 거짓말이 뿜어져 나왔지. 영웅의 이름도 새까만 오점으로 물들었다….그렇게 두 번째 예언도 이뤄졌다.또 세월이 흘러 키스라·「파르브즈라반」의 자식, 어머니의 총애를 한 몸에 받은 시루이는 성년이 되자, 아버지에 의해 높은 구라바드성으로 쫓겨났다. 그의 친아버지는 시루이에게 얼굴을 가린 채 말을 타고 성을 떠나고, 그리고 앞으로도 더 이상 왕성에 발을 들이지 말 것을 명했다. 「파르브즈라반」은 정령의 할머니는 릴루파르의 경고에 심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고, 삶에 대한 미련은 그로 하여금 비겁한 결정을 내리게 했다.그렇게, 번왕의 이유 없는 공포 속에서 시린은 또다시 복수의 기회를 얻게 됐다.어느 날 밤, 시린은 달의 신을 섬기는 사당의 무녀로 가장한 채 하룻밤 묵어가는 나그네를 만났다. 은빛 찬란한 뒤엉킴 속에서, 이슬 맺힌 백합꽃 사이에서, 그녀는 얼굴을 가린 나그네에게 아리송하고 거짓된 신탁을 내렸다.「나그네에게 가장 큰 불행은 친부의 포악함이 아니겠는가? 달의 신의 총아여, 달빛이 닿는 곳은 전부 그대가 통치하는 땅이 될 것이고 그대가 뿌린 씨앗은 필시 무럭무럭 자라나게 될 것이다. 달빛이 그대에게 좋은 활과 날카로운 검을 하사하였으니, 어찌 시체나 다름없이 보좌에 앉아있는 필부를 두고 볼 수 있단 말인가? 어찌 용기를 내어 증오를, 스스로의 모습을 마주하지 않는단 말인가?」시루이가 망설이고 있을 때, 한 줄기의 밤바람이 불어와 시린의 얼굴을 가린 베일을 벗겨냈다고 한다.그 익숙한 얼굴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얼굴을 가렸던 소년의 마음이 공포와 수치심으로 무너졌다. 시루이는 허둥지둥 더러운 사당을 떠났다. 은방울 같은 가벼운 웃음과 차가운 달빛이 공포의 증거가 되었다.그 후의 이야기는 별거 없었다. 무적의 번왕 「파르브즈라반」은 침소에서 얼굴을 가린 불효자에게 살해당했다. 사파이어와 황금 짐승 뿔로 장식된 화려한 침대에 씻을 수 없는 피의 얼룩이 묻었다.정령의 비가는 이렇게 노래하고 었다. 대역무도한 죄를 저지른 시루이는 어머니 시린 앞에서 목놓아 울면서 참회했다. 하지만 시린은 아들을 꾸짖기는커녕, 다만 그를 꼭 안아줄 뿐이었다. 시린은 추방을 상징하는 시루이의 황동 가면을 벗겨준 후, 그에게 다정한 축복의 입맞춤을 남겼다.시루이는 왕위에 오른 후 헤어날 수 없는 악몽에 시달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시루이는 광란의 밤놀이 끝에 어두운 대지의 균열에 떨어졌고 그대로 행방이 종적을 감추었다. 그 후 그 균열에서 퍼진 역병은 절반이 넘는 구라바드성의 생령들을 집어삼켰다. 번왕과 신하들을 잃은 나라는 몰락했고, 만족을 모르는 황사는 서서히 나라를 집어삼켰다.뿔뿔이 흩어진 생존자들은 이 재앙을 「시루이의 역병」이라고 불렀다. 황당하게 단명한 폭군에게 어울리는 업보였다.어머니인 시린은 릴루파르의 세 번째 예언을 이뤘다——그녀와 그녀가 낳은 자식은 복수로 멸망한 나라에서 진정한 자유를 얻었고, 자부하는 이에게 죽음을 알리는 악령이 되었다.「어떤 사람은 나중에 내 주인인 아흐마르가 시린을 굴복시켰고, 그 후로 정교한 은색 요술병에 그녀를 가뒀다고 해. 그녀가 아직까지도 사막에서 떠돌며 세상 물정 모르는 모험가를 괴롭히면서, 쉬지 않고 어둠의 세계로 추락한 아들을 찾고 있다는 사람도 있어…」정령은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럴듯하게 이야기의 결론을 내렸다.어느새 달이 높이 떠 있었다. 공교롭게도 사막이 사막이 아니었던 먼 과거, 무녀가 곧 죽을 이를 위해 제사를 지낼 시각이었다 }}} }}} ||
리월에서 인기가 있는 무협소설 시리즈. 몬드에서 리월항으로 오는 길에 있는 NPC들을 통해 2권과 3권을 입수할 수 있으며, 리월항의 만문집사에서 1/4/5권을 입수할 수 있다. 완결은 6권이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세간에 풀리지 않은 희귀본으로 작중에서도 경책산장의 상구야만이 가지고 있다. 행추의 전설 임무인 금직의 장 제 1막 또한 이 희귀본을 구하려던 행추와 티바트 유람 가이드 리월편을 구하려던 여행자가 상구야를 만나 그의 곤경을 해결하는 무협소설스러운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다. 6권을 직접 손에 넣어볼 수 있는 건 금직의 장 제 1막의 마지막에서 행추를 대신하여 책을 돌려주러 갈 때 뿐으로, 사실 이나즈마에 위치한 야에 출판사를 통해 발간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6권은 작가가 무리수를 뒀다가 급하게 완결이 나버렸으며, 이에 관해 편집장인 사쿠라가 남긴 코멘트가 첨부되어있다. 이야기는 단죄의 황녀 이야기로 이어진다고 한다. 상기했듯 신소절극록 6권을 손에 쥐어볼 수 있는 건 아주 잠깐이기 때문에, 신소절극록 전권을 손에 넣는 업적은 5권까지만 카운트한다.
| ★★★★ | 임무 아이템 신소절극록·제1권
| 오랜 옛날 구주(九洲)가 호구하고 곤륜은 피어있다. 인간계는 「중주」라고 불렸고, 신계는 「신소」라고 불렸다. 지난 재앙이 끝나갈 무렵 신과 악마의 전쟁이 있었고, 신왕이 패하여 구계가 불에 타 모든 것이 재로 변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만물이 갱생한다. 곤륜이 폐합하고 세계는 더 이상 서로 통하지 않는다. 신왕을 둘러싼 극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무협 두루마리 오픈!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신들의 측근——「난 조정의 칙사, 금자광록 장군 미앙이다! 썩 물럿거라[* '물렀거라'의 오기.]!」「어, 허나 금자광록은 문관 관직 아닌가?」 미르는 생각 없이 곧바로 말했다.상대는 곧바로 얼굴을 붉혔다. 「변방의 촌것이 뭘 알아!」「조정에서 관제를 바꿨나?」동행하던 칼을 찬 무인 둘도 덩달아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경성에서 천 리를 지나면서 관문과 역참을 다 지났는데 이 황량한 변방 작은 점포에서 막혔구나!」가게의 아진은 빨개진 미앙을 흘깃 보다가 갑자기 손을 내리쳤다. 「남장을 한 여관이구나!」「눈썰미가 제법이군」 무인 하나가 말했다. 「이분은 상의동사요. 우리 둘은 금오, 우림에서 선발된 무관이오. 금자광록 대부의 명으로 악의 검을 징수하러 왔소」「금자광록 장… 장군, 아하하… 거짓이지만, 조정의 칙사임은 사실이오.」 다른 젊은 무인도 대꾸했다.악의 검에 대해 미르는 들은 적이 있었다. 5~6년 전에 하늘에서 운철이 떨어졌다. 이 운철은 진귀한 보물이라 황제에게 진상하는 게 도리였다. 그러나 대장장이 풍 사부는 몰래 운철로 악의 검 5자루를 만들었다. 악의 검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서 무림에 풍파를 일으켰다고 한다.「그렇게 된 거였군.」 미르는 중얼거리며 뒷간 문을 닫았다.「뭐라도 괜찮으니 어서 뒷간에서 나와요!」 미앙은 남장한 사실을 간파당하자 참지 못하고 본인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여리고 듣기 좋은 목소리였다.「미앙 동사는 교양이 있는 여인의 몸입니다. 사내들처럼 아무렇게나 밖에서 볼일을 볼 수는 없으니 빨리 나와주세요.」손을 다 씻고 뒷간에서 나온 미르는 무인 둘과 한 탁자에 앉았다.「변방의 작은 가게에서 조정 관제에 밝은 사람을 만날 줄은 몰랐습니다.」 우림군 무사인 듯한 사람이 미르를 훑어봤다. 「외람되지만 출신을 여쭤봐도 되겠습니까?」「부친인 미청인께서는 광록사경이셨습니다. 식대를 사사로이 썼다는 누명을 쓰고 파직되어 낙향하셨지요.」 미르는 턱을 긁적였다. 「낙담하신 아버님과 달리 전 조정으로 돌아가 우리 미씨 가문의 치욕을 씻고 싶었습니다.」 }}} }}} ||
| ★★★★ | 임무 아이템 신소절극록·제2권
| 어쩌다 보니 검을 찾는 여정에 오른 미르. 얼마 지나지도 않아 공전의 위기에 봉착한다. 금오와 우림군 정예는 도적의 마검에 목숨을 잃는다. 위기의 순간, 미르는 부친에게 물려받은 광록사 비문을 떠올린다. 천제에게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 딸이 있었는데, 이때 그녀가 눈앞에 있는 미앙의 몸을 차지하여 앞에 나타난다. 악귀가 되어버린 도적과 마검, 이에 맞서는 겨우 닭 정도 잡는 미르, 과연 승부는 어떻게 될까?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수라전장——「음, 맛있군.」귀신이 붙은 미앙은 온화하기도 했고 냉담하기도 했다. 그녀는 미르가 만든 호떡을 집어들고 야금야금 먹기 시작했다. 그러다 뜨거워서 귀엽게 혀를 내밀고 숨을 헐떡였다.「당장은 못 받아들이겠어. 시간이 좀 필요해.」 한쪽 눈을 대가로 영이 강림한 상태를 유지하는 미르도 호떡을 집어들었다. 「다시 한번 말해주시겠어요?」「운철은 사실 신극입니다. 평범한 사람이 그걸 부러뜨려 마검 9자루를 만들었지요. 이게 해무 마검입니다. 거기에 저들이 전에 수집한 두 자루를 합하면…」「그럼 당신은요?」「난 전에 천제의 딸이었어요. 이름은 잊어버렸어요. 난 심판과 단죄를 관장하죠. 당신들 말로는 형법이요.」광록사는 제사와 의례를 관장하는 기관이라, 미르는 아버지의 강요로 의식이나 제사에 관해 꿰고 있었다. 거기다 신통력을 많이 접한 터라 미르도 알 건 알았다. 신은 진짜 이름을 들키게 되면 사람의 지시를 받게 된다. 눈앞의 이 여인도 이름을 잊은 게 아닐 수도 있다.「그러니까 조정에서는 신소지극을 다시 만들겠다는 뜻인가요?」 미르는 이 가설을 스스로 받아들이며 물었다.「모르겠어요. 이 몸의 주인은 다른 일에 대해선 전혀 몰라요. 그녀는… 화가 나 있어요.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 하죠.」 미앙은 가슴에 손을 얹었다.「그럼 내가 어떤 송신 의식으로 당신을 배웅해야 할까요?」 미르는 붕대 밑의 이미 시력을 잃은 눈을 어루만졌다. 「그럼 내 시력도 돌아오는 겁니까?」「내게 이름을 주세요.」 눈앞의 여인이 고개를 들었다. 입가엔 호떡 부스러기가 묻어 있었다.「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립니까. 문관 전시는 폐하께서 직접 주관하십니다. 외눈이 어떻게 광록사경이 될 수 있겠습니까?」「나도 반드시 신극 조각을 모두 수집해야 합니다.」 여인은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세상도 잿더미가 되겠지요.」미르는 대답 없이 그저 눈앞의 사람을 바라보았다.「우리와 동행할 필요는 없지만, 중생들을 위해서 당신의 눈을 잠시 빌려줘요.」 }}} }}} ||
| ★★★★ | 임무 아이템 신소절극록·제3권
| 「널 미앙이라 칭하겠다. 인간계를 돌아다니는 만큼 이 신분이 가장 적합하겠구나. 조정의 첩문도 있으니 왕의 영토는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을 것이다」 미르는 미앙이 걱정되어 함께 여정에 오른다. 악마는 참수하고, 요괴는 징벌한다고 하여 현재 다섯 자루의 마검을 수집했다. 경사가 태반인 듯하지만, 누군가는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여정에 위험만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현녀정서——「내가 당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도 이 정도뿐입니다.」 미르는 요리를 탁자에 놓고 미앙 맞은편에 앉았다.방금 전의 사투로 미앙의 오른팔이 부러져 붕대를 감고 있었다. 그녀는 미르를 한참 동안 노려봤다. 그러나 그는 턱을 괴고 자신을 쳐다볼 뿐이었다. 둘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결국 미앙은 왼손으로 젓가락을 들었다. 그러나 탕 속의 고기 완자를 집지는 못했다.미르는 한숨을 내쉬며 젓가락을 집었다. 「됐어요, 내가 먹여드리죠.」「당신은 날 위해 할 수 있는 게 훨씬 많아요.」 미앙은 몇 젓가락 먹고 나서 갑자기 말했다. 물론 늘 그랬듯이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없었다.「광록사는 주로 당신 같은 신들을 모시고 제사 지내는 일을 담당하죠. 당신의 시중을 드는 일은 우리 가문의 본업입니다.」신이 전쟁을 일으키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지켜보는 것 외엔 뭘 할 수 있겠습니까?——미르는 이 말은 굳이 할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당신은 전에 마검의 주인과 몇 차례 겨룰 때, 창과 방패를 띄우고 칼을 부렸잖아요. 그런 재주로 젓가락을 움직이면 되잖아요.」「그건 아버님께 전수 받은 기술입니다. 저만 할 수 있죠——그건 단죄를 하겠다는 선언과 율령입니다. 함부로…」 미앙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렸다. 「함부로 사용할 수 없어요.」「그 사람은 죽기 전에 내 아버지의 일이 몹시 수상하다고 했죠.」 미르는 무료해서 손가락으로 촛불을 희롱했다. 「『미 광록사경은 결백한 것도 억울한 것도 아니다』——이 말이 대체 무슨 뜻일까요?」조정에서 신극을 다시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미앙의 몸에 빙의된 왕녀의 동료가 되면 조정을 적으로 돌린다는 뜻이었다.미르의 마음을 꿰뚫어봤다는 듯, 촛불에 비친 미앙의[* '이'의 오기.] 무척 어두웠다.그녀는 말했다. 「날 더 이상 도울 필요 없어요. 당신은 평범한 사람이니 조정을 적으로 돌린다면 좋을 게 없지요.」미르가 대답했다. 「이 일은 잠시 덮어두죠. 아버지께 사실을 여쭤본 후 다시 생각해봐요.」미앙이 말했다. 「아… 남쪽으로 내려가서 아버님을 뵐 생각인가요? 그럼 내일 비단 가게와 연지 가게를 둘러봐야겠군요.」미르는 말렸다. 「다 늙은 노인네일 뿐인데 그럴 필요 없습니다.」미앙은 간만에 딱딱한 모습을 보였다. 「그건 당신이 해야 할 일이잖아요?」 }}} }}} ||
| ★★★★ | 임무 아이템 신소절극록·제4권
| 「우선 놀라지 말거라, 내 아들 미미르, 정신 차리고 잘 듣거라. 난 네 친아버지가 아니다」「아니야——!」 옛 미광록사경은 원래 산속 숨겨진 세계의 아수라 칸이었다. 처음에는 출경도 또한 그저 어울려 재상을 흉내내는 연극에 불과했다. 목적은 눈앞에 있는 천제의 막내딸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신소 천제는 생전 내 친구였지만 지금은 만물의 적이 되었다. 그녀가 네 부름을 받았으니 난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산사람의 묘책——이런 상황은 법신대사와 대라금선이 환생한다고 해도 어쩔 도리가 없을 것이다.「이 화계 마검 『백우화택유품촌정』은 신극의 화계 다라니 조각으로 만든 것입니다. 아, 공주 전하께서 익숙한 말로 하자면 신의 구계의 룬 중에 불계의 룬이에요.」어째서 서쪽에서 건너온 눈앞의 무사가 신통력이 있는 검술을 쓸 수 있는 것인가? 마검에 마음을 빼앗긴 사람은 전부 본성을 잃고 자신의 무공을 잃게 된다.미앙은 잘린 팔을 감싸쥐고 뜨거운 공기를 크게 들이마셨다. 평소라면 그녀의 공력으로 잘리거나 부러진 상처를 즉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꺼지지 않는 불길 속에 성처는 타들어갔다.피를 흘린 탓에 그녀의 눈은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미르가 몸을 일으켜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너희의 눈빛을 보니 묻고 싶은 게 많은 것 같군. 그래, 죽더라도 이유는 알고 죽어야겠지. 네 아버지를 죽인 건 그가 신의 부활을 막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화계의 룬을 조종할 수 있는 건, 내가 조종당하지 않아서야——」동쪽의 무사가 마검을 들었다. 「왜냐하면 난 운몽수의 천병 화현이니까——」천제는 아수라군과의 교전을 위해 삼계의 전사를 엄선해 사후 이들을 천군으로 승격시켰다. 늪의 날씨가 험악하고 비구름이 쌓이면, 중주 사람들도 이런 날을 천제의 군사들이 「운몽수」에 있다고 말한다.「어, 어떻게 이럴 수가!」 무사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마검이 부러지는 걸 바라봤다. 그의 몸도 견갑골부터 밑으로 베여 부상을 입었다.혼란스러운 와중에 미르는 부친이 넘겨준 유산을 꺼냈다. 그저 약간 발버둥치려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건 예전에 세상을 불태운 거대한 마검 「열와정」이었다. 화계의 룬이 화계의 비밀이라면, 「열와정」은 화계의 불멸하는 진리였다.세상을 불태우고 소멸되었던 마검은 화계의 룬을 삼키고 다시 한번 불타기 시작했다.「세상이 또 잿더미가 될 것인가…」 이 말을 마치자마자 미앙은 정신을 잃었다. }}} }}} ||
| ★★★★ | 임무 아이템 신소절극록·제5권
| 「무관 중 곤륜의 재개를 바라는 자는 적지 않다. 세계를 혼돈에 빠뜨리면 무인의 지위는 하늘로 치솟는다」 「그들은 정녕 전설 속의 아수라 전쟁을 재개하고 싶은 것인가?」 「그건 그의 바람입니다」 문관과 무관의 게임, 죽은 신들의 계획, 다시 엄습해올 구주(九洲)의 위기!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소녀 계승——「넌 세상을 구했으니 대협이라 불릴 만하다.」 태자는 뒷짐을 지고 꿇어앉은 미르의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그러나 미르의 마음은 평온했다.「신극을 넘긴다면 30일 후 광록사경 자리는 네 것이다. 재상의 자리를 원한다면 10년 안에 줄 것이다.」 태자는 앉더니 물었다. 「어찌하겠느냐?」「폐하께서 몸을 펴라 명하시지 않았는데, 평민인 제가 어떻게 말할 수 있겠나이까」「나더러 네게 몸을 피라고 명을 내리라는 게 아니냐? 아니 된다…. 장차 일국의 군주가——」「쳇, 가지가지 하는군.」 미르는 직접 자세를 바꿨다. 「예법에서 태자 전하를 뵐 땐 삼배만 올리면 되지 꿇어앉을 필요는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전하께선 황위에 오르실 것 같군요. 미리 축하 드립니다.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고깝게 보시는 겁니까?」「네 이놈!」「소인이 뭘 잘못했습니까?」 미르는 몸을 일으켰다. 「신극의 반을 드리지요. 화계의 다라니는 제 아버지께 바쳐야겠습니다. 잔당들이 말썽을 일으키는 걸 막아야 하니까요.」「그, 그리 하거라. 제대로 모습만 갖추면 된다. 앞으로 이것이 새로운 신기이다, 하하하하.」미르는 거리낌없이 태자 맞은편에 앉았다. 「다 똑같이 어미 젖을 먹고 컸는데 어찌 이리 어리석으십니까!」「무엄하다! 내 유모였고 내게 교양을 가르쳤던 미 부인을 봐서 한번 용서하겠다——」「광록사경 자리는 원하는 자에게 주십시오. 전 낙향하겠습니다.」태자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미앙은?」 미르는 음식을 집고 나서 신경 쓰지 않는 척했다.「아, 검 징수에 공을 세웠으니 관직을 상의로 올려주겠다. 아비 금자광록 대부의 음모와 그녀는 상관없고, 태상과 재상의 탄원도 있었다. 내 그녀를 후히 대할 것이야.」듣자하니 이상한 소리였다.그래도 이런 것도 괜찮겠지…그 사람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잃었던 눈도 되찾았다. 그러나 어떤 곳이 사지가 잘려나가는 듯 욱신욱신 아팠다. }}} }}} ||
| ★★★★ | 임무 아이템 신소절극록·제6권
| 미르가 잊혀진 주문을 외우자 소녀는 그와 재회한다. 「이렇게 생겼구나」 「이 세계는 가망이 없어, 모든 걸 불태우고 다시 시작해야 된다」 미친 천제는 만물에 이렇게 판결을 내렸다. 「만약 네가 나라면 날 이해할 수 있겠지?」 국보를 훔쳐 간 이름 없는 대도가 왕에게 물었다. 「아니, 사과할 필요 없어, 넌 본디 이렇게 따뜻한 존재니까」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아무것도 없다——「내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딸아, 내가 널 만든 건 나에게 창을 던지게 하기 위함 아니다냐?」 부활한 왕은 하늘 높이 떠 있었고 뇌명과 토네이도, 그리고 번개가 구세계 왕의 부활을 축하했다.하지만 소녀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날을 위해 수만 년의 세월을 견뎌왔기 때문이다.아니——그녀에게 용기를 주는 건 그와 함께했던 시간들이다.아홉 세계의 연결을 선고하고 곤륜을 관통하는 최초의 신극 「엘민」의 복제품이 하늘을 수놓는다.자신이 죽고난 뒤의 광기를 두려워한 왕이 만든 최후의 신극인 「단죄의 황녀」가 드디어 완전한 형태를 드러냈다.…(책 끝부분에 편집장의 메시지가 있음)<신소절극록>은 이나즈마 소설 출판사인 「야에 출판사」가 리월의 서민 문화를 처음으로 성공적으로 도입해 시도한 작품으로 소설의 앞 5권이 좋은 성적을 기록하여 문화적으로 두 지역에 꽃을 피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6권을 출판할 정도니 판매량은 말할 필요도 없죠.갑작스러운 결말을 맞이한 6권도 독자들이 실망하지 않을 것입니다.아마도.비록 결말이 다른 소설 같지만, 이건 절대로 우리가 구 작가 선생님에게 새로운 연재를 강제적으로 쓰게끔 한 게 아니라 선생님이 마감에 쫓겨 발생한 일입니다. 순전히 구 작가 선생님이 스스로에게 도전하다 생긴 일이죠♡저희도 앞 5권의 팬분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며, 현재 「흑목서갑」 5권 소장판도 제작 중입니다. 서점에서 《절극록》을 다 읽으신 분들은 꼭 구매하길 권장합니다~ 아! 「단죄의 황녀」 스토리도 많이 기대해주세요.야에 편집장 남김 }}} }}} ||
| ★★★★ | 임무 아이템 신육호전·서막
| 기억에 대한 이야기, 종종 손에 넣었다가 다시 잃은 순간과 연결되어 있다. 이 책은 새로운 작품이 아니라 명작 《유낙재육미호전》을 각색한 것이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서막기억에 대한 이야기, 종종 손에 넣었다가 다시 잃은 순간과 연결되어 있다서투른 필력의 연유로 말하자면, 사실 그리 거창한 이유도 아니다그날 밤, 나는 오유정에서 술을 마시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오랜 시간 만나지 못했던 친구와 마주치게 된다ㅡ언제부터였을까, 그녀는 저편의 별실에 착석해있었다「어머, 모처럼의 분위기에 혼자 쓸쓸히 술을 마시고 있는 이는 누구지?」그녀의 물음에 나는 건성으로 대답했다:「좋은 술은 늘 값이 오를 때를 기다려 파니, 나 또한 늘 혼자서 묵묵히 기다림을 감내해야 되더군」「구닥다리 같으니… 여전히 재미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야지금은 편집장이 된 그녀가 작은 잔을 들고 취기가 오른 모습으로 입을 연다「술값 한번 벌어볼래? 어차피 다른 할 일도 없잖아」「오늘 밤 술은 내가 살게」그녀는 다시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이 아마 벌써 세 번째일 것이다「돌아왔구나」나는 밤바람을 타고 온 신성한 벚나무 꽃잎 몇 점이 그녀의 술잔에 떨어져 작은 달을 깨뜨리는 걸 묵묵히 보고 있었다어쩐지 너무도 익숙한 기분에, 부끄러움도 잊고 그 한 마디를 내뱉었다「너 취했구나」그녀는 언짢은 기색이었다. 흔들리지 않는 위엄으로 가득 찬 말투였다그러나 이윽고 그녀는 술잔을 내려놓으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녀가 떠날 땐, 난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어」당시의 나도 단지 한 명의 소년이었을 뿐이었다「그녀가 했던 이야기는, 너만이 재현해낼 수 있겠지」이게 전부다. 정작 말하고 나니 조금은 우습기도 하다. 어찌 됐든, 그렇게 나는 얼렁뚱땅 속아 넘어가 야에 출판사를 위해 다시 한번 펜을 들려고 한다작품을 잠시 쉬겠다는 약속을 결코 멋대로 어긴 건 아니니, 옛 독자분들도 너무 노여워 않길 바란다어찌 됐든, 필자도 곧 가격이 인하될 맛 좋은 술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하니까 말이다. 게다가, 그날 밤 편집장님이 사주신 좋은 술을 빚질 수는 더더욱 없으니 }}} }}} ||
| ★★★★ | 임무 아이템 신육호전·Ⅰ
| 「검은 여우」 이타루와 그 이야기로 불린다. 《유낙재육미호전》의 제3장이었으나, 필자가 유독 편애한 탓에 첫 번째 이야기로 앞당겨졌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잡담이 길어진 점에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이야기 시작에 앞서 잠시 소개를 하겠다ㅡ「신」육미호전이란?다들 알다시피, 새것이 있으면 옛것이 있는 법이다. 이 작품은 500년 전에 유행했던 《유낙재육미호전》을 각색한 작품이다. 보잘것없는 필력에 미리 낙재 어르신과 독자 여러분께 양해를 구한다낙재 어르신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꽤 유명하신 분이었다. 당시 재궁 어르신도 그분의 학식과 다도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여우 일족 중, 낙재 어르신은 으뜸 풍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다만 안타깝게도, 지난 일은 바람에 따라 스러진다 하였나. 낙재 어르신이 큰 죄를 짓고 떠난 지도 어언 오백여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사설은 이만 줄이련다. 《신육호전(新六狐傳)》은 드높은 요고우산에서 시작된다전설에 따르면, 대여우 백진의 문하에 있는 여섯 명의 제자는 모두 법술이 뛰어나고 변화무쌍한 인재였다고 한다. 그들은 평소 큰 어르신인 백진을 도와 신사 업무를 보조하고 요고우산의 안전을 지켰다고 전해진다여섯 여우 중 첫째의 이름은 검은 여우 이타루로, 비록 여인의 몸이지만 범의 등과 곰의 허리에 필적하는, 그야말로 어마무시한 덩치를 자랑한다. 또한, 성품이 지나치게 소탈하고 분방하여 신사 정전에서 술에 거나하게 취해 행패를 부려 쇼군의 신체를 다치게 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에 대노한 백진은 반성하라는 의미로 달이를 요고우산에서 쫓아내게 된다헌데 검은 여우 이타루는 고분고분 산을 내려오는 그 짧은 사이에 큰 어르신의 훈계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만다. 해서, 달이는 좋은 술 한 단지를 채워 들고 시비를 걸러 곧장 마을로 향한다 }}} }}} ||
| ★★★★ | 임무 아이템 신육호전·Ⅱ
| 이번 집은 「검은 여우 이타루」와 「토카쿠시의 쌍귀」의 대결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유낙재육미호전》에서는 유실되었으나, 나중에 다행히도 발견되었다. 그 후 각색을 거쳐 이 작품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전화에 이어, 검은 여우 이타루는 시비를 걸러 곧장 마을로 향했다. 헌데 길가에 나무꾼 행세를 했되 허리에 각각 칠척 야태도와 단태도, 와키자시로 무장한 여인 두 명을 보게 된다. 그야말로 전신무장을 한 채 예봉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던 것이었다검고 튼실한 형체가 성큼 다가오자, 먼지바람이 날리고 땅이 진동했다. 두 여인은 경계를 하며 검자루를 잡고 물었다:「게 누구냐? 설마 요괴는 아니겠지!」그 형체는 대답했다:「하하, 정확하게 알아맞혔구나, 내가 바로 요괴다!」두 여인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앞으로 나서서 검을 뽑아 들며 휘둘렀다. 헌데 웬걸, 한 발짝 물러서던 요괴는 이내 몸을 돌려 두 사람의 손목을 비틀었다. 그러자 7척 길이의 대태도가 덜그덕, 바닥에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고통에 두 여인은 깜짝 놀라 단태도를 뽑아 들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ㅡ검은 여우는 억센 손바닥으로 한 여인을 날려버렸고, 다른 한 여인을 병아리 들듯이 껴안고 들어 올렸다. 그렇게 한 여인을 들쳐멘 달이는 나막신을 신은 발로 쓰러진 여인의 가슴께를 짓밟았다「『토카쿠시의 쌍귀』? 내 작년에 너희 자매가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을 보고 혼쭐을 내주지 않았더냐? 오호라, 아직도 혼이 덜 난 게로구나!」그 말에 두 여강도는 부끄럽기도 하고, 부아가 치밀기도 했지만 목숨을 구걸하기 위해 연신 용서를 빌었다. 그런데 그때, 검은 여우 이타루가 두 사람을 땅바닥에 내던지며 입을 열었다:「됐다. 어차피 백진 어르신께 쫓겨난 몸, 이젠 주인 없는 요괴일 뿐이다. 거기 너희 둘, 나와 같이 떠돌면서 의를 행하자! 적어도 지루하진 않겠지!」 }}} }}} ||
| ★★★★ | 임무 아이템 신육호전·Ⅲ
| 오백여 년 전의 《유낙재육미호전》에서는, 엽산과 유이도 단독 스토리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이의 도움을 바라고 있는 입장이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전화에 이어, 검은 여우 이타루는 「토카쿠시의 쌍귀」 두 여강도를 굴복 시켜 휘하에 두고, 의를 행하는 여정에 오른다콘다 마을에 도착한 일행은 한 모녀를 만나게 된다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모녀는 머나먼 세이라이섬에서 온 악사였다. 노부인의 성은 엽산이고, 소녀의 이름은 유이였다. 이나즈마성에 들어가 축제를 즐기려던 모녀는 마을에서 제비꽃 열매를 파는 부호에게 사기를 당하게 된다. 대부호는 자신이 「호의」를 베풀어 제비꽃 열매로 모녀의 갈증을 달래준 것을 핑계로, 터무니없는 비싼 값에 제비꽃 열매를 사들이도록 모녀를 강요했던 것이다. 그런데 음유 악사가 목돈을 내놓지 못하는 건 당연지사였다. 그렇다고 여비를 다 써버릴 수도 없는 일이고…난폭한 성미의 토카쿠시의 쌍귀는 이 사연을 듣고 그 즉시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죽이 척척 맞는 쌍귀는 반드시 그 악덕 상인을 찾아내 갈가리 찢어발겨야 한다고 펄펄 뛰었다. 그런데 그때, 검은 여우 이타루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달이는 낮은 목소리로 쌍귀 자매를 제지시켰다:「됐다, 알겠으니 그만하거라」그리고 모녀에게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걱정 말게. 내 다 생각이 있으니 시시비비를 가리면 될 일이야.」말을 마친 달이는 성큼성큼 악덕 상인을 찾으러 떠난다 }}} }}} ||
| ★★★★ | 임무 아이템 신육호전·Ⅳ
| 《유낙재육미호전》에서 가장 긴장감이 넘치는 에피소드. 유낙재 어르신이 리월에서 돌아온 후 집필한 내용이라고 한다. 물론, 이 내용은 필자가 전문 수록했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전화에 이어, 검은 여우 이타루는 성큼성큼 악덕 상인을 찾으러 떠났다제비꽃 열매를 파는 도자에몬도 과거에는 무사였지만, 이나즈마의 평화로운 나날이 지속되자 재능을 펼칠 길이 없어 마을에서 상인으로 장사를 하며 지내게 되었다. 협박, 사기, 불법 경영 등 수법으로 이익을 취해왔고 게다가 워낙 흉악한 외모 덕분에 누구도 감히 건드리지 못해 마을의 큰 부자가 되어 떵떵거리면서 살고 있었다이날, 도자에몬은 노점 앞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고 있었다. 그런데 삽시에 흙먼지가 날리고 땅이 진동하더니 천막보다 더 큰 그림자가 머리를 덮는 게 아닌가:「형씨, 제비꽃 열매 줍쇼!」도자에몬은 눈을 크게 뜨고 손님을 살펴보았다: 우람한 몸집에 흉악한 외모, 서 있는 모습에 예의라고는 눈곱만치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손찌검을 하러 온 듯한 흉흉한 분위기였으나, 놀라운 건 이 자가 여인이었단 사실이다!「어느 정도 필요하오?」헌데 기다리는 대답은 하지 않고 느긋하게 도마 위에 놓인 와키자시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좋은 검이구만, 좋은 검이야」「그건 물론이네, 나도 한때는 무예 가문 출신이었으니 이 정도 가보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영문을 알 길 없는 도자에몬은 건성으로 대꾸했다「열매를 자르는 데 쓰이는 게 아까울 따름이군」은근히 뼈가 있는 말에 도자에몬이 불쾌한 기색을 비친다「자네, 제비꽃 열매 사러 온 거 아닌가? 어찌 잡담이 이토록 많단 말이오?」「예, 아무렴요」검은 여우 이타루는 헤헤, 웃으면서 굽히고 들어갔다「제비꽃 열매 한 되만 남기고 껍질을 모두 깎아주시오」도자에몬은 의심스러운 기색이 역력했지만, 구태여 묻지 않고 제비꽃 열매 한 되를 잘라 저울에 달아 보았다「형님, 이 저울대는 왜 평평하지 않소?」그 말에 도자에몬은 칼을 움켜쥐었다「형씨 저울은 성깔 있는 저울이구만!」「처자. 장난을 치러 온 거라면 모라를 먼저 내놓게」도자에몬이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논리를 폈다「후후, 선불이 뭐가 어렵다고. 주인장이 겁이 나서 모라를 받지 않을까 염려되어서 그랬다오」「자네가 지불한다면 무조건 받겠네!」「그게 참말인가?!」「여부가 있겠나!」그에 검은 여우는 포효하며 「여기 있소!」하고 가득 찬 모라 주머니를 도자에몬의 얼굴 위로 내리쳤다. 미처 피하지 못한 도자에몬은 뒤로 벌러덩 넘어졌고, 손에 들고 있던 보물 와키자시마저 떨어뜨릴 뻔했다. 자세히 보니 정말 가관도 아니었다. 악덕 상인의 코는 모라 주머니에 맞아 납작하게 덩어리져 마치 담뱃대를 담는 두루주머니 같았다검은 여우 이타루는 또 두어 걸음으로 나오더니 악덕 상인의 가슴께를 세게 밟았다. 이건 뭐, 일언반구도 없이 곧바로 주먹질이다. 악덕 상인의 머릿속은 마치 리월 무도 대회를 연 듯 북이 일제히 울리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도자에몬은 몸을 일으키려고 허우적거리며 땅에 떨어진 와키자시를 집어 들었다. 그러나 그 또한 발각되어 검은 여우에게 또 한대 얻어맞고 만다. 그렇게 한참을 구타당하던 도자에몬의 머리 위에는 어느새 너구리의 귀 한 쌍이 「퐁」하고 튀어나왔고, 입으로는 쉴 새 없이 용서를 빌었다이타루는 그 광경에 껄껄 웃음을 터뜨린다. 이 악덕 상인도 요괴였던 것이다. 게다가 그냥 요괴도 아니고 꾀죄죄한 너구리였다!그렇게 이타루는 너구리가 훔친 와키자시를 받아냈고, 그 녀석이 부당하게 취한 재산을 마을 전체에 나누어 줬다. 남은 돈을 모녀에게 넘겨준 검은 여우 이타루는 잠시 동안 너구리 요괴를 살려두기로 하고 계속해서 길을 떠났다 }}} }}} ||
| ★★★★ | 임무 아이템 신육호전(新六狐傳)·V
| 《신육호전(新六狐傳)》에 특별히 옛일에 대한 댓글을 추가했다. 만약 독자들이 지루함을 느낀다면 이 책은 스킵해도 좋다. 하지만 필자의 입장에서 이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고 감상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기에 이렇게 글로 담았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검은 여우 이타루의 일화는 일단락되었다. 필자의 잔소리는 용서하여 주시길. 하지만 여전히 몇 년 전의 옛일에 대해 아직 해야 할 많은 평론이 남았다.당시 유낙재 어르신이 무슨 연유로 재궁을 진노하게 했는지는 지금까지도 잘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때 야에 님은 2, 3, 4, 5, 6, 7, 8잔을 더 마셨기 때문에, 나를 위해 기꺼이 사료에 대해 이야기 해 주셨다.이 텍스트는 소설가의 말로, 나는 진실을 자잘하게 배낀 야사로 바꾸고 싶다.호재궁이 하쿠신의 들판을 떠나 나루카미 다이샤로 부임할 당시 야에 님은 태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의 새 여우는 어린 시절 재궁의 일을 모두 듣고 자랐다. 그녀는 재궁에 깊은 애착을 가지고 존경한다.그래서 야에 님의 떠돌던 생애의 마지막은 나루카미 다이샤 부임으로 마무리 되었다.그 혈통을 아낀 재궁 어르신은 어린 야에 님을 자뭇 많이 아껴주었지만, 지금의 야에 님은 줄곧 그때의 기억을 피하려 하는데…——소설가의 말에 야에 님의 신분은 이미 보증되었지만, 편집장의 주관적인 심의 수정을 피하기 위해 필자는 많은 것을 누설하는 것을 피했다.유낙재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당시 유낙재 어르신이 무슨 연유로 재궁을 진노하게 했는지는 지금까지도 모를 일이다. 단지 그가 한 일이 훗날 심연의 침공과 관련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만 알고 있다.그러나 유낙재 어르신이 어쩔 수 없이 떠나신 후, 호재궁 어르신도 나루카미 다이샤에 더는 머무르지 않고, 대신 성안의 천수로 향했다.「천지를 삼킬 대재앙이 다가오고 있다. 이 몸은 측근으로서 백성과 주군을 보호할 의무가 있으니 빨리 쇼군의 곁으로 가야 한다.」재궁 어르신이 두 번째로 떠나실 때, 야에 님은 소녀의 나이에 지나지 않았다. 줄곧 쫓던 이가 다시 그녀를 떠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재앙이 온 열도를 휩쓸고, 우리는 비로소 그 깊은 뜻을 알 수 있을 꺼라 어찌 짐작했겠는가…다만 모든 것이 너무 늦어,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그때, 재궁 어르신은 세 번째로 떠나셨고, 또한 영원히 떠나셨다.오백 년의 세월은 어쩌면 인간에게는 지나치게 긴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사건이 남긴 비환의 상처는 생이 짧은 이에게도 영생을 사는 난멸자에게도 지우기가 어렵다. }}} }}} || 《신육호전·서막》, 《신육호전·Ⅰ》, 《신육호전·Ⅱ》, 《신육호전·Ⅳ》, 《신육호전(新六狐傳)·Ⅴ》은 이나즈마성의 NPC 쿠로다에게서 구매할 수 있다. 《신육호전·Ⅲ》은 카미사토 저택의 야시로 봉행 본부에서 습득할 수 있다.
| ★★★★ | 임무 아이템 에리니에스의 노래·상
| 레무스 왕의 사자는 어떻게 에리니에스에게 아레모리카성의 물과 땅을 요구했으며, 또 어떻게 그녀가 쉼포니아·카피톨리(영원함과 조화로운 선율이라는 의미)에 복종하기를 요구했는가.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제6장제7회레무스 왕의 사자는 어떻게 에리니에스에게 아레모리카성의 물과 땅을 요구했으며, 또 어떻게 그녀가 쉼포니아·카피톨리(영원함과 조화로운 선율이라는 의미)에 복종하기를 요구했는가.라인란트의 기사 오케로스가 어떤 고귀한 의행을 펼쳤고, 어떻게 독을 뿜어대는 악룡과 싸웠는지에 관혀서는 앞에서 충분이 얘기했으니, 이제부터는 당시 에리니에스의 상황을 적어보겠다.당시 에리니에스는 벨로바키, 아트레바테스, 비로만두이의 왕자를 꺾은 후 그들의 귀순을 받아들였고 그 일로 각 군의 왕자가 다스리던 영지는 물들의 주인의 은혜를 깨닫고, 진심으로 그 가르침에 따랐다.그들의 신실함과 깨달음을 축하하기 위해, 아레모리카에 8일에 걸쳐 성대한 연회가 열렸고, 귀천을 불문하고 주민들을 대접했다.그런데 그날, 갑자기 한 약사가 찾아왔다. 카피톨리성에서 온 그는 자신이 레무스 왕의 사자로서 명을 전하러 왔다고 말했다. 시중이나 호위병 없이 홀로 말을 타고 온 그는 왕의 사자라는 표식이라며 황금별의 도끼를 내보였다.사람들은 그들 달가워하지 않았으나, 수장은 에리니에스가 기사를 존경했기에 그의 발언을 허락했다.그 사자는 에리니에서에게 안부를 묻고, 정식으로 예를 갖춰 인사한 후에야 자신이 찾아온 이유를 말했다.「가장 존귀하고 위대하시며 하늘 아래 만백성과 신하의 왕이신 레무스 왕을 대표해 안시 드립니다.부디 당신의 분로로 인해 사리를 분별하는 재능을 잃지 않기를. 레무스 왕께선 합법적인 공물로써 당신이 두 가지 선물을 바칠 것을 명하였습니다.첫째는 물로, 가장 순수한 물은 죄악을 씻어낼 수 있기 때문이며, 둘째는 땅으로, 견고한 땅은 다가올 멸망을 막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레무스 왕께서는 당신과 당신의 신민에게 물과 땅을 요구하셨으며, 감히 요구를 거절하신다면 반드시 멸망이 도래할 것입니다.」레무스 왕의 사자가 말을 마치자 기욤 드 겔론 경이 역정을 내며 허리춤에 빛나는 나르본 성검을 뽑아 들었다.「망언을 멈추시오! 감이 이곳에서 그런 망발을 늘어놓다니, 이곳에 자리한 모든 기사를 모독하는 건가!내가 수호를 맹세한 주군을 모욕한다면 이 몸이 어찌 무엇을 더 망설이리. 그저 그대의 목을 벨 뿐!」그러자 기사 블랑캉드랑과 그의 전우 기사 마르실 같은 뛰어난 기사들도 하나둘 검을 뽑아 들었다.맑은 눈의 기사 에리니에스는 모든 기사에게 카피톨리인의 사자를 해치지 말 것을 명했다.「고귀한 서절이여, 가서 레무스 왕에게 전하세요. 이 속세 만물 중의 저희가 무릎 꿇는 것은 단 한분이니인자한 모든 물들의 주인이자 우리를 위해 죄를 짊어지신 여주인만이 가장 존귀하고 위대한 통치자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그 외의 모든 신과 왕은 그분의 존함에 견줄 수 없으니, 그분은 지극히 선하고 지극히 빛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그 말을 들은 레무스 왕의 사자는 다시 입을 열어 모든 귀족과 기사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레무스 왕께서 천하를 다스리시기 전에는 전쟁과 역병, 기근이 일어 재앙이 언제나 저희에게 들이닥쳤습니다.서로 칼을 겨누던 세력과 백성의 조화로운 번영을 이룬 쉼포니아에 귀순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입니다.그렇지 않으면 물들으 저희 머리 위를 덮칠 때, 누가 저희를 애도하겠습니까? 곤경이 닥쳐올 때, 누구에게 도움을 청하겠습니까? 열방의 혈기 왕성한 분들이시여, 그 누가 무지와 미신에서 여러분을 구했습니까? 약자의비명을 누구에게 쏟아내시겠습니까?왕께서는 악의가 아니라 연민으로 명을 내리신 것이니, 그분은 누구도 물에 빠지지 앟고, 모두가 공평하게 구원받길 바라십니다」 }}} }}} ||
| ★★★★ | 임무 아이템 에리니에스의 노래·중
| 레무스 왕의 사자는 어떻게 에리니에스에게 아레모리카성의 물과 땅을 요구했으며, 또 어떻게 그녀가 쉼포니아·카피톨리(영원함과 조화로운 선율이라는 의미)에 복종하기를 요구했는가.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제6장제9회각 군의 기사들은 카피톨리인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어떻게 에리니에스에게 협력하였는가.아그리칸 경의 말이 끝나자, 리오네의 왕자이자 궁술에 능한 기사 드레스트가 가장 먼저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다.「비바리움의 자손이 저희에게 약속한 조화로운 번영은 거짓이며, 그의 맹세 또한 기만입니다.호숫빛의 기사 에리니에스, 영민하고 지혜로운 고귀한 분이시여, 쉽게 그자의 거짓과 위선을 믿지 마십시오.위선은 은을 입힌 독화살과 같으니. 허공을 가르는 찰나가 눈부실수록 더 큰 고통이 닥쳐오는 법입니다.」그러자 그의 아내, 푸른돛으 귀부인이자 얼음의 딸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아칠다가 이어 말했다.「비바리움의 자손은 천하에 둘도 없는 반역자인데, 그런 보에티우스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시다니요.호숫빛의 기사 에리니에스 님, 그자가 어떤 이류를 들먹였든 이렇게 잔악무도한 가피톨리인을 좌시할 수는 없습니다.한시라도 빨리 결정을 내려 카피톨리인의 왕국과 싸우십시오. 그들에게 굴복하면 모든 영혼이 말라죽게 될 것입니다.약한 자들을 이슬처럼 마르게 하면 위증과 부당한 일들도 자연스레 사라지게 되겠지요.그러면 반드시 누군가 당신의 정의를 칭송할 것이니, 피의 빛을 독촉하는 자들 역시 고통받는 이들에게 기억될 것이기 때문입니다.」이어서 나모 경과 탈핀 경, 드리고 다른 모든 고귀하고 선량한 기사들도 힘을 보태기를 원했다.그들으 생각을 깨달은 에리니에스가 잔심으로 감사를 표한 후 약사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고귀한 사절이여, 돌아가서 레무스 왕에게 전하세요. 저희는 이 세상의 어떤 군주에게도 복종해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이는 물들의 여주인께서 저희에게 존엄을 주셨기 때문이니, 권력자는 저를 짓밟을 수 없고, 악인도 저를 내쫓을 수 없습니다.또한, 저는 그분께 축복받은 대군을 이끌고 그 백룡을 성과 함께 무너뜨려 그들이 피눈물로 자신을 씻어내게 해야 합니다.양을 모는 양치기처럼 황야에 감도는 죽음의 음악을 제거함으로써, 자국에 발을 들은 이방인을 영원히 경계하는 것이지요」말을 마친 에리니에스는 피레라브라스 경에게 귀중한 선물을 대거 준비해 카피톨리인의 약사에게 내리게 했고그가 카룹디스성으로 돌아가 왕에게 보고하고 이 일을 잠시 접어둘 수 있도록 수하 기사에게 호송을 명했다. }}} }}} ||
| ★★★★ | 임무 아이템 에리니에스의 노래·하
| 레무스 왕의 사자는 어떻게 에리니에스에게 아레모리카성의 물과 땅을 요구했으며, 또 어떻게 그녀가 쉼포니아·카피톨리(영원함과 조화로운 선율이라는 의미)에 복종하기를 요구했는가.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제20장제3회에리니에스는 어떻게 물들의 여주인에게 작별을 고하고, 또 어떻게 그녀의 검을 호수에서 세 번 빠뜨렸는가.이야기를 들은 물들의 여주인은 영원한 자애, 연민, 은혜로서 그녀의 청을 들어주었다. 이에 에리니에스가 또 말했다.「물을 관장하는 왕이시여, 제가 간절히 바라던 순수한 물의 잔을 보여주시고 이 여정을 마칠 수 있게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세상에 남아있는 기사와 당신의 하인은 계속해서 당신과 미래의 왕국을 섬길 것이며, 그 고귀한 악사를 따라 숨어 있는 그림자를 좇고, 정의를 구현할 것입니다. 만약 어둠을 거니는 자가 빛에 대해 속속들이 알지만, 빛은 어둠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면 선 또한 헛된 꿈에 불과할 것이비낟. 그러므로 이 선량한 기사들을 당신에게 바치오니, 그들의 죄를 사하여 주십시오」이야기를 들은 물들의 여주인은 영원한 자애, 연민, 은혜로서 그녀의 청을 들어주었다. 이에 에리니에스가 또 말했다.「물을 관장하는 왕이시여, 숨김없이 제 죄학을 고하겠으니, 이는 제 죄는 너무 무거워 용서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고귀하고 순수하 당신의 아상은 이 죄악을 사하지 않으서야 하며, 오직 추방만이 제 걱정을 덜고 위로받는 길입니다.당신의 자애롭고 자비로운 왕국에선, 천사도 명령도 아닌 오직 죄만이 죄를 판정하고, 사람만이 사람을 심판할 수 있습니다.이 고통과 원한은 인진이나 독당근과 다름없으니 다만 제 고통을 기억하시고, 저희가 받은 원한을 바라봐주십시오.제 이름을 당신께 바치니, 저희를 질책한 그 이름이 영원히 저주받기를. 그 이름을 기록할 때, 그릴 의인으로 여기지 말기를 바랍니다.」바닷빛러럼 맑은 눈의 기사가 말을 마친 후 고결한 빛의 검을 꺼내니, 검에서 비친 물빛의 산골짜기를 비추었다.「빛의 검, 고귀한 오트클레르여!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에서도 그대는 횃불처럼 누부시구나! 그대는 불의한 자의 주홍빛을 마셨으니, 위증하고 부당한 일을 저지른 자들이 그대의 결백함에 눈처럼 나가떨어지는구나.나는 피 흘릴 죄를 짊어지고 정직한 이들의 목숨을 빼았아 수많은 죄악으로 내 옷을 물들였지만, 그대는 여전히 찬란하게 빛나는구나.부디 물들의 주인께서 이 모든 것을 가엾이 여기시기를! 불의한 자는 그대를 가질 수 없으니.아름답고 신성한 호숫빛이여, 이제 그대를 호수로 돌려보내리라!」바닷빛처럼 맑은 눈으 기사가 말을 마친 후 호수를 향해 검을 던졌다. 하지만 감은 가라앉지 않고 다시 호숫가로 되돌아왔다.「빛의 검, 고귀한 오트클레르여! 그대는 수많은 분쟁을 잠재우고, 이 대자의 전쟁을 멈추었다. 언젠가는 나보다 일곱 배는 더 고귀한 이가 다시 그대를 주워 들고, 일곱 배에 달하는 공적을 쌓을 것이다.나는 그대와 얼마나 좋은 나날을 보냈던가! 아아, 기나긴 밤이여. 동이 트려 하건만 나는 이미 그 공의의 면류관을 영원히 잃었구나,.부디 물들의 주인께서 이 모든 것을 가엾이 여기시기를! 불의한 자는 그대를 가질 수 없으니. 아름답고 신성한 호숫빛이여, 이제 그대를 호수로 돌려보내리라!」바닷빛처럼 맑은 눈의 기사가 말을 마친 후 호수를 향해 검을 던졌다. 그러자 검은 흔적도 없이 가라앉았다. 이어서 기사도 처음부터 그 곁에 있던 요정과 함께 사라졌다. 그 이후 누구도 다시는 그녀를 보지 못했다. }}} }}} ||
| ★★★ | 임무 아이템 연심주·권1
| 가난한 집안의 해녀 심청은 생선을 팔다가 항상 차고 다니던 진주 목걸이를 잃어버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 진주 목걸이가 붉은 실의 연인을 찾아줄 거라고는 예상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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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 -제1절·어수연-남자: 범해여자: 심청노파: 장 할멈[제1장](심청 등장)(읽기)심청: 조수가 산을 낮게 비추고 산들바람이 암초를 어루만지네.(방백)심청: 전 해녀 심청이에요. 어릴 때부터 부두에서 자랐고 올해로 16살이죠.심청: 하지만 부모님께서 나이가 들면서 내가 노를 이어 받아 물고기를 잡으며 살아가게 됐어요.(얼쑤)심청: 헤엄치는 물고기를 이렇게 그물로 잡아 살림에 보태고 있죠.(그물을 당긴다)(그렇지)심청: 매일 해와 달 아래에서 고생이죠. 춥고 배고픈 것도 자주 있는 일이구요.심청: 저도 값비싼 예쁜 옷들이 부럽긴 하지만, 이 팔찌 하나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요.심청: 집을 꾸밀만한 장식품은 하나도 없어요. 지금은 그냥 돈 벌기도 바빠서요.(배를 줄에 묶고 뭍에 오른다)(잘 헌다)심청: 거리에 생선 팔러 갈 시간이네요.(심청 퇴장)[제2장](심청 등장)(허이)심청: 생선 사세요. 싱싱한 생선 사세요.(장 할멈 바구니를 들고 등장)(지화자)장 할멈: 이 생선 좀 보소(물고기가 장 할멈에게 물을 튕긴다), 고놈 참 고약하네. 가져가서 국 끓어버려[* '끓여버려'의 오타.]?장 할멈: 콜록콜록, 나 같은 할망구도 이래 되니 젊은 아가씨 같지 않어?(방백)심청: 아주머니, 성함이?장 할멈: 장 할멈이라고 불러. 난 이 거리에서 꽃 팔고 있지.장 할멈: 아가씨, 그렇게 작은 소리로는 날 어두워질 때까지 한 마리도 못 팔아.장 할멈: 젊고 이쁜 아가씨라 부끄러워서 큰 소리 못 내는 것 같은데, 체면이 밥 먹여주나?(심청이 고개를 숙인다)(방백)심청: 부끄럽네요.심청: 이런…어떡해…장 할멈: 무슨 일 있어?심청: 평소에 차고 다니던 팔찌가 안 보여요. 어떡하죠?(알록달록한 무대 의상을 입은 범해가 팔찌를 들고 입장)(얼씨구)범해: 산책을 나갔다가 황금빛 파도가 출렁이는 곳에서 팔찌를 주웠어요.(방백)범해: 소생은 범해라고 합니다. 부두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죠. 여기 있는 형제들이 저를 수장으로 추대했습니다.범해: 오늘 팔찌 하나를 줍게 됐는데, 아마도 이 아가씨가 잃어버린 팔찌 같네요.범해: 돌려줄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잘못된 사람에게 주면 안 되죠.범해: 제가 가서 그녀의 팔목에 팔찌를 착용했던 흔적이 있나 없나 한번 살펴보죠.(절씨구)범해: 뙤약볕이 내리쬐고 뜨거운 바람이 부는 날에는 생선과 술이 제일 잘 어울리지요.심청: 손님, 이 생선은 아주 신선해서 모든 조리 방법을 다 사용할 수 있어요.범해: 흘호어는 아주 사나워서 한시도 가만히 있질 않죠.범해: 어디 가까이서 확인해 볼까요.(심청이 앞으로 간다)범해: 역시 진주는 미녀에게 어울리는 법.(그렇지)심청: 손님 말씀은 고맙지만, 조금 무리하셨네요.심청: 살구 같은 눈을 부릅뜨고 돌아보며 꾸짖는다.심청: 예의를 갖춰주세요.(방백)범해: 아가씨 침착하시죠. 소생은 방금 아가씨의 손에 팔찌를 착용한 흔적이 있는 걸 봤소이다.범해: 이 팔찌는 분명 아가씨 것 같군요. 이제 주인에게 돌아갔으니 아가씨도 더 이상 걱정하지 마세요.범해: 제 이름은 범…(범해가 입을 다물고는 돌아선다)범해: 소생은 이만 가봐야겠네요.(방백)심청: 잠시만요——(얼쑤)심청: 제가 영웅호걸을 오해하다니, 부끄럽네요.심청: 그분의 이름도 모르는데, 어떻게 하면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을까?(방백)심청: 너무 창피해…장 할멈: 이게 인연이라는 게야. 좋은 아가씨는 좋은 남자를 만나기 마련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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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임무 아이템 연심주·권2
| 심청은 진주 목걸이를 찾아준 청년의 이름을 알아내지 못했다. 이미 떠나버린 그를 찾기 위해 장 할머니가 주신에게 방법을 알려준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제1절 · 순군첩-남자: 범해여자: 심청노파: 장 할멈축: 장삼, 이사, 왕어멈[제1장](심청, 장 할멈 등장)(방백)심청: 요즘 기분이 안 좋아서 잠을 못 자요.심청: 착한 일을 했던 그분을 잘못 오해했기 때문이겠죠?심청: 그분은 팔찌를 제게 돌려주려고 한 것뿐인데, 전 고맙다는 말도 이름도 묻지 않고 욕만 했잖아요.심청: 너무 부끄러워요. 은인을 찾고 싶은데, 이 넓은 항구에서 그분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장 할멈: 이 할망구가 봤을 때 아가씨는 슬퍼할 필요도 고민할 필요도 없을 것 같어.심청: 네? 장 할머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장 할멈: 팔찌를 주워준 사람을 찾는다는 대자보만 붙이면 되잖어. 모라도 지급한다고 하면 그 사람이 안 나타나겠어?(옳다구나)심청: 속설에───심청: 술은 사람의 얼굴을 붉게 하고 금전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더니.(심청이 고개를 숙이고 걷는다)심청: 이 방법으로 은인을 찾고 싶긴 하지만, 정말 이걸로 나타날지 고민이에요.(방백)장 할멈: 우물쭈물거리지 말고 그냥 이렇게 혀!장 할멈: 이 할망구 한번 믿어봐. 손해 보는 일 없을 테니까.(심청, 장 할멈 퇴장)[제2장](장삼, 이사, 왕이석 등장)(지화자)장삼: 난 장삼이야.이사: 난 이사야.왕이석: 난 왕이석이야.장삼: 저거 봤어? 보수 받으러 가자.이사: 저게[* '저기'의 오타.] 적혀있는 게 진짜 나라고?왕이석: 바보들이나 정직하게 말하는 거지.(방백)장삼: 형씨들, 전부 심청이라는 아가씨한테 모라 받으러 가는 거야?이사: 맞아.왕이석: 맞아.이사: 너도 심청 아가씨 비녀 주운 거야?왕이석: 내가 기억하기론 귀걸이를 잃어버렸다고 한 것 같은데?이사: 뭔 소리야! 비녀거든!장삼: 멍청아 향낭이야!왕이석: 됐다 됐어. 우리가 뭘 주웠던 안 주웠던 무슨 상관이야?장삼: 하하하하.이사: 하하하하.(장삼, 이사, 왕이석에서 심청으로 넘어온다)장삼: 아가씨 향낭은 나 장삼이 주웠는데. 사례는 준비됐겠지?이사: 꺼져. 전에 나 이사가 비녀를 돌려줬으니까. 사례는 내 거야.왕이석: 둘 다 닥쳐. 나 왕이석이 귀걸이를 돌려줬었으니까. 그건 내 거야!심청: 이게···아이고 머리 아파.심청: 전 여러분들을 뵌 적이 없어요. 만약 제가 진짜로 귀걸이, 향낭, 비녀 같은 걸 잃어버렸다면 내가 모를 리 있겠나요?장삼: 분명 물고기 판다고 바빠서 잊어버린 걸 거야. 그냥 나한테 주면 다 끝나.이사: 빨리 모라 내놔!왕이석: 안 주면 네 가게 전부 부수고 안 좋은 소문 내버린다!심청: 와~ 저 염치도 없는 것들은 또 어디서 온 거야.심청: 장 할머니. 할머니 말 따랐다가 어떻게 됐나 보세요.장 할멈: 아가씨 걱정 마. 내가 다 쫓아내줄 테니까.장 할멈: 여보게들!(장삼, 이사, 왕이석이 일제히 땅바닥에 주저앉는다)장 할멈: 이 할망구가 너희 같은 도둑놈들 잡는다고 일부러 가짜 대자보 붙인 거여!장 할멈: 너희가 가져온 건 전부 가짜야! 빨리 심청의 비녀, 귀걸이, 향낭 가져와!장 할멈: 안 가져오면···장삼: 안 가져오면 뭐?장 할멈: 진귀한 유리백합을 말려 만든 비녀, 상급 야박석으로 만든 귀걸이, 외국에서 구매한 향낭···장 할멈: 전부 배상해야지! 모라는? 빨리 모라 내놔!(장 할멈이 빗자루로 장삼, 이사, 왕이석을 때리며 내쫓는다)장삼: 아야!이사: 모라 필요 없으니까 때리지 마!왕이석: 어서 물건 주운 놈 찾아서 본때를 보여주자고![제3장](장삼이 범해를 데리고 등장)(방백)장삼: 도둑놈아! 네놈이 아가씨 물건 훔친 바람에 우리가 맞았잖아!범해: 나 범해는 도둑질 같은 추잡한 짓을 할 사람이 아냐. 어디 증거도 없이 함부로 몰아가는 거야.장삼: 이놈 봐라. 말 한번 잘하네. 나랑 같이 분실자 만나러 갈 자신 있어?범해: 누가 무서워할 줄 알고! 가면 가는 거지! 가서 내가 결백하다는 걸 보여주면 될 거 아냐.(장삼, 범해에서 심청으로 넘어온다)장삼: 물건을 잃어버린 건 이 심청 아가씨니까. 이번엔 무슨 핑계 대는지 보자.범해: 당신이었군요!(얼씨구)범해: 요전에는 아가씨가 갑자기 화를 내서 이를 설명할 시간이 없었소이다.(절씨구)범해: 아가씨 날 음해하지 마시죠. 나 범해는 부두에서 일하는 사람이오.범해: 난 성실하고 전직하게 살아가는 사람으로 아녀자의 장신구를 훔치는 취미 따윈 없소이다.범해: 귀찮은 일을 피하고자 팔찌를 줍자마자 바로 돌려줬소.(방백)심청: 범해라는 분이셨군요.심청: 장사님께 또 폐를 끼치게 됐습니다.심청: 제가 사과드립니다. 만약 용서받지 못한다면 재차 사과드립니다.(심청이 앞으로 가 범해에게 사과한다)심청: 장사님, 아까는 오해였어요. 사실···(범해가 고개를 돌린다)범해: 흥.(심청이 가볍게 웃고는 다시 앞으로 간다)심청: 사실 다른 사연이 있었어요.심청: 장사님께서 이름도 알려주시지 않으시고 가셨기 때문에 보답을 하려면 장사님을 찾아야 했죠.심청: 그래서 이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 같은 사태가 발생한 건 모두 제 탓이에요.심청: 소녀 심청이 장사님께 사과하겠습니다.범해: 네?(얼쑤)범해: 억울해서 원망 했건만 설마 오해였을 줄이야.범해: 화를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얘기해야겠군.(방백)범해: 큼큼, 묻고 싶은 게 있소이다.범해: 이 일은 오해였다고 말씀하셨소만,범해: 팔찌를 찾아준 사람을 찾기 위해 붙인 글이 하마터면 저를 죄인 취급할 뻔할 게 맞소?심청: 네. 다시 한번 장사님께 사과드립니다.(범해가 심청을 바로 세운다)범해: 아가씨 그만 미안해하셔도 됩니다.범해: 저도 소리를 크게 질러 아가씨를 놀라게 한 점 사과드립니다.심청: 아니에요···(범해가 예를 표한다)장삼: 엥?! 왜 서로 고개 숙이고 자빠졌어? 모라를 주는 거야 마는 거야?장 할멈: 닥치고 있어. 두 사람이 얘기하는데 어디 네가 껴들어!장 할멈: 운근의 극을 관람하러 온 어르신들이랑 아가씨들은 네 헛소리 들으러 온 게 아니니까.장 할멈: 저쪽에나 가있어!(장 할멈, 장삼 퇴장)심청: 그러고 보니 전 매일 여기서 생선을 팔고 있습니다만, 왜 장사님을 뵌 적 없는 걸까요?범해: 저도 매일 여기를 지나 일하러 가나이다.범해: 어쩌면 사람이 많아 못 본 걸 수도 있지요. 인연이 닿는다면 내일이라도···심청: 그렇군요···내일도 여기서 기다릴게요. }}} }}} ||
| ★★★ | 임무 아이템 연심주·권3
| 청년과 여인은 이렇게 서로를 알게 되고 감정이 깊어진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 일만 남았다. 하지만 여인의 미모를 질투한 악덕주가 평지풍파를 일으킨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제3절 · 이실주-남자: 범해여자: 심청노파: 장 할멈정: 오왕축: 오기, 오이[제1장](심청, 범해 양쪽에서 등장)(읽기)범해: 이른 아침에는 개가 활기차게 짖고심청: 햇볕은 지붕에 서린 서리를 녹이네.(방백)범해: 혹시 심청 아가씨인가요?심청: 네, 범해 장사님이셨군요.(얼쑤)범해: 어젯밤 꿈속에서 가인을 만났소.심청: 헤어질 땐 슬펐지만 다시 만났답니다.함께: 소원이 이뤄졌네요.(방백, 한목소리로)심청: 장사님···범해: 아가씨···(방백)범해: 해가 바다 위에 떴고 부두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전 이제 일하러 가봐야겠군요.범해: 심청 아가씨, 그럼 전 이만.(심청이 범해를 배웅한다. 범해가 멀리서 돌아본다. 심청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범해 퇴장. 심청이 손을 가슴에 얹는다.)(지화자)심청: 이별할 때가 되니 감정이 북받쳐 오르네요.(심청 퇴장)[제2장](초록색 옷을 입은 오왕이 오기 오이와 함께 등장)(읽기)오왕: 내 이름은 오왕. 이 거리의 두목이지.오왕: 오늘은 심심해서 산책 좀 하러 나왔지.(방백)오왕: 오기, 오이!(동백)오기, 오이: 네!(방백)오왕: 지금 뭔가 색다른 걸 먹고 싶은데, 추천할 만한 거 있느냐?오기: 황금 새우볼은 어떠신지요?오왕: 생선과 고기는 질렸는데, 황금 새우볼은 나름 괜찮겠구나.오왕: 오이, 넌 식당에 가서 황금 새우볼 하나 주문해 놓거라.오이: 알겠습니다요!오왕: 잠깐. 검게 태워선 안 되고 황금색이 되도록 잘 튀겨야 하느니라.오이: 검게 태워선 절대 안 된다···기억하겠나이다.오왕: 그리고 새우볼의 크기도 비슷해야 하느니라. 크고 작은 게 섞이면 안 된다.오이: 크고 작은 게 섞이면 안 된다···알겠습니다요!오왕: 이제 됐다.오이: 그 밖에 더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십시오.오이: 만약 그 가게가 형편없게 만든다면, 평소에 하던 대로──오기: 평소에 하던 대로?오이: 모라를 안 주면 그만 아니겠습니까?오왕: 이번에는 그럴 필요 없다. 저 생선 가게에 있는 아가씨 좀 보거라. 미인을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는구나.(지화자)오왕: 일단 가서 가정 형편을 물어보자꾸나. 운이 좋으면 그녀를 얻을 수도 있으니.(오왕에서 심청으로 넘어온다)(방백)심청: 손님 생선 사러 오셨나요?오왕: 아, 맞소. 낭자는 어디서 왔고 부모님은 어디 계시나이까?심청: 전 어려서부터 부두에서 자랐어요. 부모님이 연로하셔서 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여기서 생선을 팔고 있구요.심청: 손님 이건 왜 물으시나요?(고개를 돌리고 작게 말한다)오왕: 좋구나 좋아. 부모님이 곁에 없는 지금이 딱 좋은 기회구나.(다시 심청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오왕: 낭자 혼인은 하셨나요?심청: 생계 때문에 아직 혼인은 하지 않았어요.심청: 제 혼인이랑 손님이 생선 사는 거랑 무슨 상관인가요?(고개를 돌리고 작게 말한다)오왕: 아주 좋군. 배우자도 없으니 납치해도 찾는 사람이 없겠어.(다시 심청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오왕: 낭자 그럼 연인은 있소이까?(심청이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있다)(얼쑤)오왕: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있는 걸 보니 연인도 없나 보군. 오왕의 나쁜 의도가 더욱 강해진다──오왕: 얘들아 와서 이 가인을 납치하자꾸나! 오늘은 술 마시기 아주 좋은 날이로다.(오왕, 오기, 오이가 심청을 끌고 퇴장)[제3장](장 할멈 등장)(방백)장 할멈: 여러분, 운근의 극을 많이 보신 분들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아마 예상할 수 있을 겁니다.장 할멈: 이제 어쩌겠나요? 그냥 싸움을 피할 수 없을 뿐이지.장 할멈: 대영웅이 탄생하기 위해선 그를 자극하는 계기가 있어야죠──장 할멈: 예를 들어 사악한 마수가 세상을 어지럽히거나 혹은 정세가 변하며 혼란 속에서 영웅이 탄생하는 것이죠.장 할멈: 영웅적 기개로 큰 업적을 이룬다면 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겠죠. 하지만 피하게 된다면···장 할멈: 당신이 장해인지 왕해인지 아니면 범해인지 누가 기억하겠습니까.장 할멈: 더군다나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에겐 영웅이 미녀를 구하는 이야기가 인기 인기죠[*A].장 할멈: 그럼 이제 범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확인해 보실까요?(범해 등장)(방백)장 할멈: 어이쿠! 왜 이제 오는 겨!장 할멈: 심청이가 양아치 오왕한테 잡혀갔구먼!(절씨구)범해: 안──돼──범해: 어르신의 경악한 소리에 무슨 일인지 궁금했건만, 이런 사건이 일어났을 줄이야.범해: 악당들은 살인을 마음대로 저지르는데, 만약 제가 간다면···범해: 살아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소이다.(장 할멈이 팔찌를 범해에게 건넨다)장 할멈: 범 씨,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겨?(절씨구)범해: 팔찌를 본 순간 결심했소이다──범해: 가냘픈 여성이 어떻게 악당을 이길 수 있겠소.범해: 팔찌를 쥐고 검을 뽑는다. 오왕이란 놈을 혼쭐 내주고 말겠소!(오왕, 범해 퇴장) }}} }}} ||
| ★★★ | 임무 아이템 연심주·권4
| 사랑하는 연인을 구하기 위해 청년은 위험을 무릅쓰며 호랑이 굴로 들어갔고, 반대편엔 그녀가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남자역: 범해여자역: 심청무축: 오왕[제1장](범해가 옷을 듣 채로 왼쪽에서 등장, 심청은 오른쪽에 홀로 앉아있다)(얼쑤)범해: 백주대낮에 도적놈이 여인을 납치하니 그녀를 사모하는 나는 초조하고 두렵구나.범해: 도리와 법을 벗어던지고 나 범해가 검집에서 용천을 뽑는다면 분명 피를 보게 되리.범해: 그럼 가지.(범해가 채찍을 쥔 채 오 씨의 산채로 향한다)(방백)범해: 말을 타고 이곳에 오니 담 너머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리는구나.범해: 분명 이곳이 그 도적들의 소굴이 분명하렸다.범해: 심청 아가씨를 구하려면 반드시 도적 소굴에 들어가서 자세히 찾아봐야 돼.범해: 그래, 바로 이 계획이야.(범해가 담을 넘어가며 퇴장)(두둥탁)심청: 방안에는 촛불만이 쓸쓸히 켜져 있고 문밖에는 승냥이 같은 자들로 가득하니.심청: 이런 일을 겪게 될 줄 누가 알았고 도적 소굴에서 또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까?[제2장](오왕이 술에 취한 채 오른쪽에서 문을 열며 등장)(읽기)오왕: 내 불같은 성질은 신선조차도 한수 접어줄 정도지.(방백)오왕: 하하하, 낮에 한 명 납치했기 때문이지. 껄껄껄.오왕: 동그란 눈의 어여쁜 낭자를.오왕: 사람들과 술을 즐겁게 마셨으니 이제 낭자의 얼굴이나 좀 봐야겠군.(얼씨구)심청: 멍청한 날강도 놈이 취태를 부리니 급하게 촛농이 흐르는 촛대를 잡아들 수밖에.(방백)심청: 다가오지 마.(오왕과 심청이 엎치락뒤치락하다 심청이 촛대로 오왕을 맞춘다. 오왕이 쓰러지고 심청이 주저앉는다)(절씨구)심청: 아무렇게나 휘둘렀는데 맞아서 다행이야. 비틀비틀 문을 열고 도망쳐야지.(방백)심청: 밝혀진 등불 하나 없이 이렇게 어둡다니?심청: 등불을 가지러——심청: 잠깐, 만약 도적의 졸개들에게 잡힌다면 목숨을 부지할 수 없겠지.심청: 이 불 꺼진 촛대를 가지고 어둠 속을 천천히 더듬으면서 가는 게 좋겠어.심청: 그래, 바로 이 계획이야. }}} }}} ||
| ★★★ | 임무 아이템 연심주·권5
| 한밤중 까마득한 도적의 소굴에서 악당과 청년 그리고 그녀는 서로를 찾아 헤매고, 그들의 위험한 오해가 펼쳐진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남자: 범해여자: 심청무축: 오왕[제1장](범해가 왼쪽에서 등장, 심청이 오른쪽에서 등장, 오왕이 눈을 감고 누워있다)(두 사람 모두 오 씨 산채 안에서 어둠 속을 더듬거리며 전진한다)(두 사람이 어둠 속에서 손을 뻗다가 서로에게 닿자 상대방이 누군지 몰라 깜짝 놀란다)(오왕이 깨어난다)(방백)오왕: 그 낭자도 나처럼 불같은 성격이군. 감히 촛대로 나 오왕에게 상처를 내다니.오왕: 주위를 둘러봐도 안 보이는 걸 보니 안채로 도망갔나 보군.오왕: 흥, 밤이 늦어서 대문은 이미 잠겨있지.오왕: 담을 넘지 않는다면 나갈 방법은 없지. 그 낭자는 절대 도망 못 가.(오왕이 몸을 돌려 안채로 들어선다)(방백)오왕: 헛, 멍청한 놈들. 고삐 풀릴 때까지 술 마신다고 등불 밝히는 것도 잊어버리다니.오왕: 우선 등불을 밝히고 그 낭자를 찾아야겠어.(오왕이 어둠 속을 더듬거리다 범해의 발을 밟는다. 오왕과 범해 모두 깜짝 놀라 발을 뺀다)오왕: 낭자 여기 있었구려. 하하하.(오왕이 두팔 을 벌리고 범해에게 뛰어든다. 범해가 피해며 두 사람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심청은 구석에 몸을 웅크린다)(오왕이 결국 범해를 끌어안는다)오왕: 하하하, 잡았다.(방백)오왕: 응? 낭자 잠깐 못 봤는데, 허리가 왜 이렇게 굵어졌소?범해: 날이 추워서 두꺼운 옷을 껴입었어요.오왕: 음, 확실히 날이 추워졌으니 옷을 껴입어야지.오왕: 그럼 키는 왜 이렇게 커진 것이오?범해: 무대에 올라 연극을 해야 해서 굽이 높은 신을 신었어요.오왕: 음, 고생하는구려.오왕: 그럼 손은 왜 이렇게 거칠어진 게요?범해: 그건——이리 가까이 와보세요.오왕: 음, 지금 가까이 가겠소.(범해가 검으로 오왕을 찌른다)범해: 보검을 쥐고 네 목숨을 거두기 위해서지.(오왕이 칼에 찔려 쓰러진다)[제2장](방백)범해: 퉤! 음탕한 도적 놈. 이건 혼백 가르기라는 초식이다.심청: 혹시 범해 낭군이신가요?범해: 이 목소리는 혹시 심청 낭자?(심청과 범해가 손을 뻗어 서로를 만진다)심청: 범해 낭군님!범해: 고생 많았소.범해: 그 악당은 제 칼에 쓰러졌습니다. 이제 그 부하들만 남았소.범해: 두목을 잃었으니 뿔뿔히 흩어질 게 분명하오.범해: 낭자 내가 문을 부술 테니 걱정마세요.(범해가 문을 부순다)심청: 낭군님이 구해주지 않으셨다면 이 심청이는 목숨은 부지할 수 없었을 거예요.(얼쑤)심청: 소중한 내 맘 그대에게 맡기네.범해: 그대와 함께라면 바람 타고 어디든 가리.범해: 밝은 달빛 그대를 닮은 꽃을 비추고.심청: 그 약속 고개를 숙였을 때 이미 승낙되었네.—끝— }}} }}} ||
| ★★★★ | 임무 아이템 오래된 나뭇잎 경전·제1권
| 고대 수메르 학자가 기록한 행록. 풀의 왕의 재앙의 시대 행적을 기록했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난 감히 그녀의 진짜 이름을 언급할 수도, 멋대로 주제넘게 그녀의 자태를 억측할 수도 없다. 나, 소니사·쿠샤미는 얕은 지식을 품고 있는 하인에 불과하다. 필자는 근거 없는 낭설이 아닌 과거 그녀를 따랐던 현자들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가감 없이 기록하고 있다. 이 말들은 마치 나 자체의 존재처럼, 거짓이 없으며 진실하다.달의 그림자가 부서졌을 때, 심연 아래에서 짐승 무리들이 나타나 수많은 생령을 갉아먹었다. 그녀가 창조했던 생령들은 아무도 운명의 재앙을 피할 수 없었다. 그녀가 하사한 깨끗한 선, 안락함과 지식은 순수한 악의 앞에서 스러지고 죽어갔다. 섬뜩하게 웃는 그믐달 아래, 시들어버린 검은 파도가 사막과 산골짜기로 밀려와 장미로 가득했던 샘물을 오염시켰다. 그 더러운 오물은 땅을 오염시켰고, 인간들은 그로 인해 절망하고 두려워했다. 현자들은 평야, 마을과 도시를 삼켜버린 범람하는 이 홍수를 검은 파도라고 불렀다.이 모든 걸 목도한 그녀는 생령들의 아픔과 이별로 비통한 눈물을 흘렸다. 땅에 내려앉은 그녀의 눈물방울은 타오르는 사악한 불길을 잠재웠고, 황폐하게 초토화된 곳에도 이슬을 가득 머금은 꽃이 자라났다. 하지만 재앙의 뿌리는 여전히 초토의 아래에 몸을 숨기고 있었고, 죽음의 그림자도 밝고 깨끗하던 달빛을 가리고 있었다. 하여, 그녀는 대지의 생령들을 구원하고자 그녀를 따르는 영혼의 사절들과 함께 마지막 원정을 떠난다 }}} }}} ||
| ★★★★ | 임무 아이템 오래된 나뭇잎 경전·제2권
| 고대 수메르 학자가 기록한 행록. 풀의 왕의 재앙의 시대 행적을 기록했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그녀는 얼룩덜룩한 빛의 그림자를 따라 부서진 지 오래인 숲에 발을 들였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천 송이의 달 연꽃이 그녀의 뒤에서 조용히 피어났다. 모든 재앙, 불길, 죽음과 파멸은 그녀의 지혜 앞에서 뒤로 물러섰다. 향기로운 꽃들이 사경에서 다시금 피어났고, 지금까지도 그 꽃들은 아타 하곡의 모래알처럼 수없이 많고, 무성하게 피어난다. 그녀가 노래하자, 폭풍마저도 부드러운 숨결로 변해 그녀의 옷자락에 달린 방울을 스쳐 지나가면서 아름다운 소리를 냈다. 수많은 영혼의 사절들, 정령들, 인간들과 인간이 아닌 것들 모두가 기뻐하며 그녀의 이름을 찬송했다. 그녀는 진실로 지혜롭고 자비로웠기에.그녀는 깊은 숲속에서 풀을 뜯어 무기로, 꽃을 꺾어 왕관으로 삼았으며 완전무결한 노래를 불렀다. 순간, 수천수만의 마군들이 먼지로 되어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사라졌다. 그녀는 과거 황폐한 모래 바다에 생명의 바람을 불어넣은 것처럼, 숲속 생령들의 눈물을 살며시 닦아내고 그들의 아픔을 위로했다. 그녀는 마치 먼 옛날, 영원의 오아시스에 강림한 시종 같았다.하지만 대지는 여전히 부서진 상태였으며, 땅의 심장을 삼킨 악귀와 요마들은 그곳을 햇빛도, 달빛도, 심지어는 불빛도 닿지 않는 심원한 동굴로 만들어 자신들의 거처로 삼았다. 그것들은 먼지를 진귀한 보물로 다뤘고 진흙은 산해진미로 여겼고, 새와 같은 깃털이 있었지만 하늘을 자유롭게 비상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그곳으로, 그 어두운 동굴로, 아무도 살아서 나올 수 없는 사악한 곳으로 향하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그녀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에 발을 들였고, 가장 자비롭고 가장 순수한 여정을 시작했다.그녀는 홀로 텅 비어버린 속세의 심장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심장의 영원한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졌다. 이후 그녀는 불멸의 가오케르나로, 속세 그 자체로 되었다. 이 세상의 모든 지혜, 모든 풀이 그녀의 만고불멸의 의지이다. 비치옥처럼 빛나는 색에 장미 이슬과 같은 향을 가진 무성한 꽃바다가 그녀의 옆에서 맴돌면서 마치 선인의 옷을 방불케 했고, 수많은 새들이 그녀를 에워싸고 그녀가 얻게 될 새로운 생을 노래했다. 인간이 낡은 의상을 버리고 새로운 예복을 입는 것처럼, 그녀는 족쇄를 모두 벗어던지고 영원의 전당에 올랐다 }}} }}} ||
| ★★★★ | 임무 아이템 오래된 나뭇잎 경전·제3권
| 고대 수메르 학자가 기록한 행록. 풀의 왕의 재앙의 시대 행적을 기록했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사람들 대부분은 그녀의 목소리조차 들어본 적이 없었다. 설령 들었다 하더라도, 그 목소리가 그녀의 것임은 몰랐을 것이다. 견문이 넓지만 언변에 능한 이는 드물며, 진리를 깨우쳤지만 가르침에 능한 이는 드물기 때문이다. 그녀의 의지는 모든 것에 퍼져 있으며 지식처럼 무너뜨릴 수 없다. 세상의 그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는 것들을 파괴할 수 없다. 이 세상에는 존재의 부재도, 부재의 존재도 없기 때문이다.한때, 숲은 칠흑 같은 짐승 무리에 의해 뒤집혔고, 고요한 호수에 내려앉은 달빛은 그것이 비추는 꿈처럼 산산이 부서졌다. 끝없는 미궁도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무너졌으며, 짐승들의 군왕은 최후의 단말마를 내질렀다. 그녀는 모든 걸 지키기 위해 쓰러졌다. 하지만 추억 그 자체는 부서지지도, 무너지지도, 죽지도 않은 채 마치 그녀가 남긴 지혜처럼, 불생불멸이자 오래되고 영원하다.그녀의 안내를 따라 꿈나라의 왕녀는 순백의 나뭇가지를 꺾었고, 시들어버린 낙엽 위에 푸른 사냥터를 재건했다. 그리고 그녀가 바라던 소원처럼, 숲의 아이들도 다시금 편안한 잠에 들 수 있었다. 아무리 많은 고난을 겪어도, 사냥꾼은 결국 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 있다——그녀가 아이들에게, 아이였던 어른들에게 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약속이다. 세상에 흩어진 달 가루가 결국 아침이슬처럼 사라진다 할지라도, 기억에 남은 것들, 모든 아름다운 꿈과 그리움은 진주처럼 모래 폭풍에 마모될지언정 끝내 깨끗한 색을 잃지 않을 것이다 }}} }}} ||
| ★★★ | 임무 아이템 절운 기문·석수
| 리월에서 전해 내려오는 여러 기괴한 전설 전집. 짧지만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알찬 일화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대부분은 민간을 소재로 하는 내용이다. 본편은 석수의 전설이 기술되어 있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석수──리월의 대지엔 아직도 많은 석상들이 남아있다. 이들 대다수는 리월 사람들이 좋은 날씨를 간청하며 돌멩이로 조각한 것이다. 하지만 몇몇 석상들은 리월이 생기기 전보다 더 오래전에 조각된 것이다.벽수강의 어부와 적화주의 채집꾼, 오래된 광산의 광부들 사이에선 이런 이야기가 전해내려 온다: 리월의 어떤 지역에는 오래된 석수가 가을비가 내리는 밤에 깨어나 점차 낯설게 변하는 세계를 둘러보고 그에게 호응하는 개구리와 벌레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낮게 울부짖는다. 그리고 그는 리월 땅에서 어슬렁거리며 과거 자신이 수호했던 이 땅을 돌아다닌다.이 석수가 활동할 때의 모습을 직접 본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풍수지리에 통달한 오랜 주민은 이미 석수의 위치와 상태가 매일 변하는 것에 습관이 됐다. 그리고 야밤에 노숙하는 사람들은 가끔 물 흐르는 소리보다 더 낮은 화음을 듣는다.이렇게 오래된 석수들은 어디서 온 걸까? 경책산장의 노인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들은 과거 암왕제군을 따라 출정한 신수들이었다. 마신들의 전란이 끝나고 리월 땅의 바닷물이 빠지며 평화의 시기가 도래하며 신수들은 마신 전쟁 중 인간을 보호하던 임무를 잃게 됐고 이로 인해 하나둘씩 은거하여 세상일에 무관심한 생활을 보내게 됐다고 한다.하지만 몇몇 신수들은 바위 신을 따르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아직도 리월을 수호하고 있다.신수들은 비록 초월적인 존재이긴 하나 여전히 천명에 굴레에 갇혀있다. 때문에, 그들은 암왕제군에게 육신을 영생의 바위로 변하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자비로운 바위 신께선 그들의 소원을 들어준다. }}} }}} ||
| ★★★ | 임무 아이템 절운 기문·해신궁
| 리월에서 전해 내려오는 여러 기괴한 전설 전집. 짧지만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알찬 일화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대부분은 민간을 소재로 하는 내용이다. 본편은 태초의 전설 속 꾸며낸 일화에 관한 것이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해신궁──신부를 맞이하는 날이 왔다.위엄 넘치는 해신이 이무기의 고삐를 움켜쥔 채 거대한 조개 위에 단정히 앉아있다. 웅대한 수레를 끄는 이무기들은 한 마리 한 마리가 천형산에 비교할 만큼 거대하다. 그는 장로들이 바친 진주를 받고 작디작은 신부를 조개 위로 맞이했다. 마을은 일 년 내내 풍랑이 잠잠해지는 바다의 마신의 선물을 받았다.해신은 즐거워하는 사람들과 고독한 모친에게서 멀리 벗어나 신부를 심해 밑으로 데리고 갔다.어린 소녀는 거대한 고래의 뼈로 만들어진 기나긴 복도를 가로지르고 보라조개와 진주로 장식된 궁궐 문을 지나 바다의 마신이 마련한 궁전에 오게 됐다.「난 원래 인간들의 장난에 낄 생각이 없었단다」 해신은 물결과도 같은 소리로 신부를 위로했다.「여긴 아주 많은 여자아이들의 새로운 집이자 생애를 마칠 곳이란다. 마을 사람들에게 쫓겨난 소녀들에게 있어 바다는 피난처이자 그녀들의 잠을 영원히 방해 않는 고향이지」하지만 소녀는 진주와 고동으로 가득한 새로운 집을 원치 않았다. 인광이 반짝이는 심해와 그 속에 숨어사는 생물들은 그녀를 두려움에 떨게 했다. 소녀는 일출과 일몰이 바닷속 궁전에서 오래 생활하며, 고향 생각에 점점 야위어 갔다.그러다 어느 날 바다의 마신이 소녀의 마음을 느끼게 된다. 그는 그녀의 선택에 실망했지만 그녀의 결정을 윤허한다.「완벽하지 않은 인간 세상에서 언젠간 후회하는 날이 올 거다」 해신은 허리춤에 있던 큰 소라를 소녀에게 선물한다.「언젠간 이걸 불면 여기로 다시 돌아오게 될 거다」소녀는 큰 소라를 가지고 뭍으로 돌아온다. 이후 그녀도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된다. 평범한 일상생활에 바다 궁전은 그저 어린 시절의 꿈이 되어 반짝이는 인광과 이상하게 생긴 바다 괴물만이 가끔씩 생각나는 정도가 됐다. 그녀는 이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또다시 축제를 맞이하는 날, 장로가 그녀 품 안의 딸을 데리고 가서야 해신의 말을 이해하게 된다.신부를 맞이하기 전날 밤 어머니는 큰 소라를 불게 된다.해신은 약속한 데로 파도를 타고 나타나 거대한 파도로 마을을 둘러싼다. 장로와 마을 사람들은 놀랄 틈도 없이 거센 파도에 삼켜져 버렸다. 거대한 이무기가 끄는 반짝이는 조개가 어머니의 앞에 멈춰 섰다.마치 어린 시절 그때처럼 어머니는 딸의 손을 잡고 바다의 마신의 조개 위에 올라 바다 밑으로 가라앉은 마을을 떠난다. }}} }}} ||
| ★★★ | 임무 아이템 절운 기문·무망
| 리월에서 전해 내려오는 여러 기괴한 전설 전집. 짧지만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알찬 일화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대부분은 민간을 소재로 하는 내용이다. 본편은 무망의 언덕의 내력이 기재되어 있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무망─경책산 북쪽의 산봉우리와 골짜기 사이에는 「무망의 언덕」이라 불리는 산이 있다. 이곳은 음기가 가득하고 기이한 소문들이 많은 곳이다.리월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무망의 언덕 숲에는 망자의 영혼이 배회하고 있으며, 이들은 집념을 버리지 못하고 몰락한 옛 마을 주위를 서성이고 고목과 썩은 나뭇잎 사이를 방황하고 있다고 한다. 이 귀혼들은 늘 찾아오는 인간들을 위험한 산길로 끌어들여 벼랑 아래로 떨어지게 만들거나 숨어있는 마수의 한 입 거리가 되게 한다.「무망」이라는 이름도 여행자가 아무 생각 없이 있어도 산속의 안개처럼 희미하게 서려있는 악령이 달라붙는다며 지어진 것이다.무구한 산골 주민과 아무것도 모르는 여행자들은 망령의 유혹에 이끌려 알 수 없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하늘이 보이지도 않을 만큼 안개 가득한 깊은 숲속으로 가게 된다. 무망의 언덕의 망령들은 유혹 수단도 다양하다. 그리워하는 사람, 돌이킬 수 없는 아쉬움, 망자의 목소리와 얼굴, 헤어진 이의 따뜻함, 반목하는 이의 뉘우침 등으로 변해 산을 지나가는 여행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부름을 거절하지 못하고 따라가게 만든다.그러나 과거 무망의 언덕은 이러지[* '이렇지'의 오타.] 않았다. 그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망의 언덕에 살아가는 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아득히 먼 옛날, 그곳은 평화롭고 시끌벅적하던 마을이었디[* '다'의 오타.]. 하지만 지금은 속삭이는 영혼들만 남은 폐허가 되었다.경책 산장의 아이들 사이에는 이런 소문이 떠돈다: 무망의 언덕의 살던 젊은 사람들은 머나먼 곳에 있는 바다 괴수의 노래에 유혹돼 허황된 약속과 유치한 꿈을 좇아 잔잔하게 흐르는 벽수강에 몸을 던져 강물 따라 머나먼 운래해까지 흘러간 뒤 파도와 하나가 되며 모든 기억을잊었고···그들의 꿈이 바다 괴수의 노래가 되었다.젊은이들이 하나 둘 떠나가자 결국 나이 든 어른들도 한탄하며 세상을 떠나게 됐다. 이후 마을은 암왕제군이 사는 거대한 항구의 번화함에 가려진 폐허가 되었다.하지만 단명하는 인간과는 달리 영원히 흐르는 지맥은 모든 걸 기억한다. 샘솟는 원소가 영체가 되어 옛 주민들의 아름다운 꿈과 악몽이 되살아난다. 마치 아이를 잃어버린 어머니처럼 이미 떠나간 과거로부터 모든 걸 되돌릴 방법을 찾는듯, 무심한 지맥은 과거 주민들의 모습을 만들어내고 울부짖는 아기, 노인의 한탄, 모든 희극 또는 비극을 되풀이한다. 마치 바다 괴수의 노래처럼 과거를 그리워하는 영혼들을 무의식적으로 유혹한다. }}} }}} ||
| ★★★ | 임무 아이템 절운 기문·산령
| 리월에서 전해 내려오는 여러 기괴한 전설 전집. 짧지만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알찬 일화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대부분은 민간을 소재로 하는 내용이다. 본편은 신비로운 산속 선령의 이야기이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산령─리월의 산림에는 수많은 주인 없는 선령들이 떠다닌다. 이 빛을 발산하는 생령들은 산림의 안개 속이나 오래된 폐허, 버려진 마을 안에서 평생 배회한다. 이들은 「신의 눈」을 가진 여행자를 아주 오래전에 숨겨진 보물상자나 정교한 고대 기계장치가 있는 장소로 데려간다.리월 사람들은 이 소리 없는 작은 생령들을 길조의 상징으로 죽은 선인이나 이름을 남기지 못한 선량한 마신의 영혼이라고 한다. 또 어떤 이들은 선령을 가족을 잃은 이들이 산에 남긴 목소리로 고독한 여행자에게 돌아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리월의 향촌에는 오래된 전설이 전해내려 오고 있다: 산속을 배회하는 선령들은 과거 수많은 선인들보다 더 오래된 존재로 아름다운 형체와 위대한 지혜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들이 산림을 돌아다니고 오래된 성을 산책하던 시기는 암왕제군과 수많은 마신들이 싸웠던 시대보다 더 오래됐다고 한다.어느 떠올릴 수 없는 시기에 선령의 선조들은 밖에서 온 여행자와 만나게 됐고 달의 궁전 세 자매를 증인으로 굳건한 맹세를 맺었다고 한다. 그리고 불과 30일 후 재앙이 일어나 선령과 연인은 흉악한 재앙이 그들의 발걸음을 잡기 전까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천지 사이를 헤맸다. 냉혹한 처벌은 그들로 하여금 영원히 헤어지게 했고 심지어 기억조차도 갈가리 찢어지게 만들었다.사랑하는 이와 결별하게 된 아름다운 선령과 자매들은 나날이 수척해졌고 아름다웠던 형체조차도 찢기게 됐다. 그들은 산림과 유적으로 흩어지며 작은 생령이 되었고 수많은 것들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들은 자신의 목소리와 지혜를 잃었으나 여전히 슬픈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들은 헤어진 연인과의 그리움을 간직한 채 산림에 들어선 나그네를 인도하며 과거의 폐허와 오래전에 봉인된 화장함 혹은 해독할 수 없는 시문을 빌려 머나먼 과거의 이야기를 추억한다.물론 이것들은 전부 기이한 전설로 리월 향촌에서 암왕제군이 나타나기도 전의 아주 오래된 시대에 대한 환상이기에 신빙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산림을 떠도는 슬픈 선령이 대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 }}} ||
| ★★★ | 임무 아이템 절운 기문·기린
| 리월에서 전해 내려오는 여러 기괴한 전설 전집. 짧지만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알찬 일화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대부분 토속적인 내용을 소재로 한다. 본편은 신수 「기린」과 인간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기린─리월의 전설에서 기린은 고귀하고 인자한 신수이다. 기린은 산림에서 나타나고 이슬과 별빛이 어우러지는 밤에만 배회하며 맑은 이슬과 향초만을 먹는다.기린은 상냥한 신수로 우아함과 고귀함이 피에 흐르고 있다. 기린은 조그만 벌레를 밟지도 풀잎을 꺽지도[* '꺾지도'의 오타.] 않는 등 살아있는 생물을 해하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들은 기린의 습관과 행동이 모두 수 천 년 동안 변하지 않은 고대의 고상한 예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마신이 혼전을 벌이던 시대가 끝난 뒤 수많은 선인들은 인간의 북적거림을 적응하지 못하고 암왕제군의 안배에 따라 죽림과 뭇 산에 은거한다 더 이상 인간 세상을 간섭하지 않게 된 선인들은 자연을 만끽하며 평생을 즐겼다.하지만 또 다른 신수들은 천년의 협력 속에서 인간과 두터운 우정을 쌓아 인간계에서 암왕제군의 의지를 관철하며 선력과 자비로 인간의 성을 지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들은 산야나 마을에 숨거나 번화한 거리를 거닐며 인간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 결합하여 리월항에 곳곳에 독특한 혈통을 남기게 됐다.민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수천 년 전에 우아한 기린 일족 중에는 이미 하등한 인간을 사랑했던 이가 있었다고 한다.수천 년 전 미개했던 시대의 사람들은 연잎을 옷으로 삼고 월계수잎으로 치장했다고 한다.어느 날 밤 한 약초꾼이 산속 연못에서 목욕을 하고 있을 때 우연히 근처를 지나가던 기린이 약초꾼이 벗어둔 옷을 물어뜯었다. 이 어린 신수는 인간의 수치와 욕망을 알지 못했고 신수가 속세에서 해야 할 도리도 배우지 못했다.자신의 경솔한 행동을 보상하고 또 선인의 외모로 빈약한 인간이 놀라지 않게 하고자 그녀는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했고 보름달이 연못을 비출 때 약초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어린 신수는 인간의 수치와 욕망을 알지 못했다. 차가운 달빛 아래 반딧불이 산림을 밝혔고 그녀는 이슬과 달빛을 옷으로 삼아 인간과 함께 헤엄쳤고 꽃과 고요한 죽림 사이를 노닐며 그에게 선인들의 동굴을 소개하고 새와 짐승의 말을 해석해 줬다. 그리고 고요한 밤벌레 울음소리 속에서 잠을 자며 함께 오랜 꿈에 빠져들었다···아침 햇살이 약초꾼의 얼굴을 비추며 그를 깨운다. 그가 눈을 떴을 땐 고귀한 신수는 벌써 사라졌었다.이후 이 이야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다. 어떤 이는 훗날 어느 날 밤 기린이 대나무 바구니를 약초꾼 집 앞에 놓은 뒤 달빛과 안개 사이로 사라졌다. 약초꾼이 밖에 나와 이를 살펴보자 바구니 안에는 어린 아기가 잠들어 있었다고 한다.또 어떤 이는 기린은 그때부터 인간과 함께 살아가며 아이를 낳고 속세의 생활에 익숙해졌다고 한다···천 년도 더 지난 이야기의 진실이 어찌 됐든 [[감우|우아한 신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리월과 함께하며, 사람들 틈 속에 숨어서 암왕제군이 다시 부를 날을 기다리고 있다. }}} }}} ||
| ★★★ | 임무 아이템 절운 기문·옥둔
| 리월에서 전해 내려오는 여러 기괴한 전설 전집. 짧지만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알찬 일화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대부분 토속적인 내용을 소재로 한다. 본편은 「둔옥릉」이라 불리는 고대 유적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옥둔──리월 북서쪽 남천문 남쪽의 산골짜기에는 오래된 무너진 담벼락이 많이 솟아있다.리월 사람들은 그중 한 곳을 「둔옥릉」이라 부른다. 해당 유적은 마신이 혼전을 벌이던 시대 이전부터 존재했다고 한다.전해 내려오는 오래된 전설에 따르면 「둔옥」이라는 이름의 뜻은 「아름다운 옥이 도망친 곳」이라고 한다.아득히 먼 고대, 암왕제군도 아직 젊은 시절에 리월 서쪽의 황무지에 천성이 떨어진 적 있다.천성이 추락하며 받은 충격으로 황무지는 거대하고 깊은 구멍으로 형태가 변하게 됐고 안에서 옥과 금이 끝없이 채굴됐다. 이는 이후 천 년에 걸쳐 리월의 광산업이 부흥하는 계기가 되었다.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무명의 별이 떨어졌을 때 파편 하나가 갈라져 나와 리사교 북쪽의 바위들 사이로 떨어졌다고 한다.모든 이들이 알다시피 말 없는 금석 안에는 영기와 정신이 깃들어 있다. 범인이 볼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고대에 그들은 그들만의 리듬으로 지맥의 꿈틀거림을 주시했다. 산과 샘의 울림에 따라 바위산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그러나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과는 다르다. 대지의 소박하고 단단한 암석에 비하면 이는 거만하고 조급한 성질을 지녔다.이후 지상의 수많은 마신과 군왕들은 하늘의 왕좌를 놓고 싸웠고 별하늘과 심연은 빛을 잃었으며, 비극과 악행이 산암과 흐르는 물의 호흡을 저지했다. 하늘에서 떨어진 별은 소란을 참지 못하여 층암거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높은 하늘로 달아났다.하늘에서 떨어진 미옥이 하늘로 돌아간 뒤 하늘에는 깊은 구덩이가 남게 됐다. 사람들은 여기에 견고한 도시와 요새를 건설하여 운석의 선물에 만족해하며 외부와의 왕래를 끊었다.수천 년의 시련과 격동 속에서 둔옥 골짜기의 단단한 성이 우뚝 솟았다. 해당 성은 500년 전만 해도 번영된 리월항과의 교류가 끊기지 않았다.하지만 어둠의 재앙이 심연에서부터 시작됨에 따라 둔옥의 주민들은 고대 도시를 폐쇄하고 고향을 등진 채 각지로 흩어졌다. 천년 동안의 혼란을 겪었던 선인과 야차조차도 이들이 고향을 봉쇄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그리고 봉쇄된 성은 거대하고도 공허한 무덤으로 변하여 물과 바람 소리만이 남게 됐다. 때문에 리월 사람들은 이를 「둔옥릉」이라 부른다. }}} }}} || - 절운 기문·기린은 감우와 관련된 이야기로 추정된다.
| ★★★ | 임무 아이템 제군의 속세 여행기·Ⅰ
| 리월의 판타지 소설, 암왕제군이 평범한 사람으로 변해 속세를 활보하던 옛이야기이다. 보물이 모이던 시대엔 진실된 혹은 거짓된 이야기와 오래된 꿈들이 무역항에 모였었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리월은 천하의 진귀한 보물이 모이는 곳이다. 이런 곳엔 보물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희고재」 최초의 점주 민희는 바로 이런 독자적인 수집가였다.비운 언덕의 골동품점 「희고재」에는 품격 있는 손님이 자주 방문한다. 이 가게는 낮에 문을 닫고, 달이 뜰 때만 문을 연다.시시한 손님은 오지 않고 눈 높은 유명 인사들이 찾는다.폰타인의 정교한 손목시계, 수메르의 향, 몬드의 옛 왕실 유물인 술주전자, 선인이 잠시 앉았던 나무 의자, 바위 신이 차를 마셨던 옥 찻잔, 이웃 나라의 바람 신이 실수로 깨뜨린 도자기 술병...등이 가게에 가지런히 진열돼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어느 날 밤, 귀공자가 우연히 가게에 와서 진열된 여러 물품들을 세심히 감상했다.주인은 그가 걸친 단정한 검정 상의와 호박처럼 빛나는 눈동자를 유심히 살폈다.이 귀공자는 평범한 인물이 아니었다. 민희는 한눈에 알아차렸다.「어서 오세요.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골라보세요」주인의 부드러운 음성이 한밤중의 적막한 분위기를 깼다.「음...아, 미안해요」귀공자를 미소를 짓더니 난감하다는 듯 말을 꺼냈다.「이 정교한 모조품에 관심이 가네요」그는 온전치 못한 오래된 옥패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달빛이 그나마 온전한 무늬가 있는 쪽을 비췄다. 달빛은 털 같은 흠결을 지나 옥패 표면의 파인 곳을 쓸어내렸다. 옥패의 표면은 심하게 마모됐고, 가장자리는 무뎌져서 글씨나 그림을 알아볼 수 없는 지경이었다. 아마도 험난한 세월을 거친 듯했다.「모조품이라니요...?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손님들의 도발은 흔히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말하자 민희는 울컥했다.게다가 이 골동품점은 한 모험가가 심연의 폐허가 된 궁전에서 목숨을 걸고 발굴한 물품들을 파는 곳이다. 그녀는 가산을 거의 절반이나 써서 가까스로 이것들을 인수했다. 물건이 모조품이라면 손해가 막심할 뿐만 아니라, 보물 감정으로 유명한 「희고재」의 명성에 금이 간다.민희는 장사를 망치러 온 이 손님에게 이 옥패를 팔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자세히 살펴보고 평가해주세요」────────「알다시피 2500년 전, 티바트 대륙엔 재난이 끊이질 않았죠. 마신들은 전쟁을 벌여 인간 세상도 영향을 받았어요. 그때는 일곱 나라가 없었지만, 사람들은 부락과 도시, 나라를 이루고 살았어요...「기나긴 세월에 잊혀진 마신들도 전에는 자신을 기념하고 숭배하며 사랑해주는 백성들이 있었죠. 그 백성들은 해변의 조개와 산에서 구한 옥이나 돌멩이, 땅속의 보석에 신의 모습을 새겼어요.「이 옥패는 그 시절의 유물입니다. 암왕제군을 숭배하는 고대 부족의 것이죠...물론, 그 시절 사람들은 암왕제군이라 부르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요.「마신들이 서로 죽고 죽이던 시절, 암왕제군이 일곱 나라를 위해 화폐인 모라를 만들기 전이었죠. 그래서 이 부락은 우연히 발굴한 금석에 암왕제군의 초상화를 새겨서 사용했어요.「이렇게...사람들의 지혜는 놀랍답니다. 암왕제군이 손을 쓰기도 전에 길을 찾은 거죠」귀공자는 자신의 품평을 음미하 듯 잠시 말을 멈췄다.하얀 달빛에 그의 몸이 다소 왜소하게 보였다.「이런 옥패는 아주 희소해요. 산골짜기에 묻혀 있는 경우가 많죠. 그리고 사람들이 정교하게 조각한 것들이라 똑같은 게 없어요...그래서 시장에서는 부르는 게 값이죠.「하지만 이 옥패는 근래에 만든 모조품입니다. 당신 아버지 대에 만들어진 걸 수도 있어요.「『흠이 없는 건 옥이 아니다』라는 말도 있잖아요. 이 옥패는 흠이 거의 없고 너무 투명해요...고대의 유물처럼은 안 보여요.「그리고 여성이 조각되어 있는데, 그 시대의 다른 유물들에서 찾아보기 힘든 도안이죠」귀공자는 옥패를 들고 달빛 아래서 세심히 살펴봤다.「민간에 소문이 떠돌긴 하지만, 암왕제군이 여인으로 변신했다는 설을 증명하는 역사 책이나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어요...」이 귀공자는 젊었지만 노학자다운 풍모가 있었다.「손님께서 모르시는 게 있어요...」민희는 교활한 여우가 경험이 일천한 사냥꾼을 도발하듯 웃었다.「달빛을 감상하며 제 이야기를 들어보시겠나요?」주인은 눈을 가늘게 뜨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 }}} ||
| ★★★ | 임무 아이템 제군의 속세 여행기·Ⅱ
| 리월의 판타지 소설, 암왕제군이 평범한 사람으로 변해 속세를 활보하던 옛이야기이다. 옥을 품고 있는 산봉우리에서 유형의 표상과 무형의 망언이 대조된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신들이 아직 땅에 내려오기 전, 지금 만인이 존경하는 암왕제군도 여러 신들 중 하나였죠.그 시절, 항간엔 암왕제군이 냉혹하고 사심이 없는 신이라는 소문이 돌았어요. 그는 일처리가 공정하고 과단성 있지만, 암석처럼 딱딱하고 감정이 없는 신이었죠.그래도 사람들은 그를 존경하고 믿었어요. 그가 공평한 거래와 안전하고 질서 있는 삶을 지켜주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바위 신도 사람들의 신앙에서 자신의 존재와 힘을 키워 나갔죠.하지만 아무리 신이라도 사람들의 신앙과 의문을 좌지우지할 순 없었어요.공정함을 지키는 신이라도, 논리정연한 규칙을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심을 수는 없는 법이죠.전에 명온 마을에는 유쾌한 성격에 세상을 우습게 아는 옥장이 있었어요. 의뢰를 받을 때마다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마지막 날에 작품을 완성했어요.손님이 맹수를 정복한 사냥꾼의 초상화를 원하면, 허겁지겁 도주하는 멧돼지를 새겨주었죠.손님이 연유를 물으면 이렇게 답했어요.「맹수를 정복한 사냥꾼이 얼굴을 드러내지 않아도, 그 용맹한 기세로 맹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할 것입니다.」손님이 막강한 권력을 쥔 높은 분이면, 화려한 권좌를 새겨주었어요.이유를 물으면 이렇게 답했죠.「아무리 높은 권력도 백 년을 못 넘기니, 이 권좌가 더 오래갈 것입니다」이러니 명온 마을에서는 이 옥장을 「괴짜」 취급했지요. 하지만 상업이 발달한 리월항에서 부유한 큰손들은 이를 흥미롭게 여기고 그에게 옥기를 주문했어요. 그의 기발한 답변을 듣고 싶어서였죠.──────어느 날 밤, 한 여인이 옥장의 공방을 찾아왔어요.그 여인은 검정 도포를 걸쳤어요. 유리처럼 빛나는 달빛 아래에서 그녀의 눈동자는 호박처럼 반짝거렸죠.처음 만난 여인이었지만 둘은 금새 이야기가 통했어요. 참 이상하게도 그녀는 명온 마을의 광맥과 옥 광산을 다 알고 있었어요. 천지 경관을 자매처럼 이야기하고 아름다운 옥과 금석을 사랑하는 여인처럼 말했어요...하지만 사람과 풍습, 처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죠.인간사에 어둡거나 말하기 싫었던 것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어쨌든 보통 신분은 아닌 게 분명했어요.적어도 옥장은 이렇게 추측했죠.「암왕제군의 얼굴이 새겨진 옥패를 주문하고 싶어요」실컷 이야기를 나누고 공방을 떠날 때가 되어서야 여인은 요구 사항을 말했어요.「하지만 상상으로 바위 신의 모습을 조각하면 안 됩니다. 반드시 직접 본 대상을 본보기로 암왕제군의 진짜 모습을 조각해주세요.「그렇지 않으면 모라를 한 푼도 드릴 수 없어요」둘은 기한을 사흘로 약속했죠.첫째 날, 옥장은 벗의 연회에 참석하여 이야기판을 벌렸어요. 그 어떤 의뢰도 받지 않았구요둘째 날, 옥장은 옥을 찾으러 산에 갔어요. 하루종일 아무도 만나지 않았지요.셋째 날, 옥장은 드디어 문을 닫고 옥을 다듬기 시작했어요. 새벽부터 몰두하여 단숨에 작품을 만들어냈죠.초승달이 뜰 때가 되자, 호박 같은 눈동자를 지닌 여인이 다시금 찾아왔어요.옥장은 자랑스럽게 자신의 작품을 내놓았죠──아름다운 옥패에는 여인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었어요.여인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인상을 쓰며 물었죠.옥장은 이렇게 대답했어요.「첫째 날, 여러 지혜롭고 박식한 사람들에게 암왕제군이 원칙을 행하는 방식을 물었습니다.하지만 이건 뼈대에 불과했죠.「둘째 날, 산으로 가서 종일 바위를 관찰했습니다. 원소의 성장에 귀 기울이며 암왕제군의 피조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죠. 하지만 그건 피와 살에 불과했어요.「셋째 날, 눈을 가리고 하고 싶은 대로 박옥을 조각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손 가는 대로했죠. 그건 바로 영혼이었죠」옥장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하지만 왜 이렇게 조각된 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여자는 옥을 조각하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재밌네요. 이걸 보고 있자니 또 다른 이야기가 생각나요...」그녀는 호박색 눈을 뜨며 말을 이어나간다... }}} }}} ||
| ★★★ | 임무 아이템 제군의 속세 여행기·Ⅲ
| 리월의 판타지 소설, 암왕제군이 평범한 사람으로 변해 속세를 활보하던 옛이야기이다. 규칙과 공평함은 비현실적인 이야기 속에서 사그라진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리월은 천하의 진귀한 물건들이 모여있는 땅이었어요. 보물이 있으니 자연히 안목 있는 사람들이 생겨났죠. 리월항이 제일 번창하던 시절, 세상 만물이 전부 흘러들어와 뿔뿔이 흩어졌어요.지금처럼 거상들과 선장들의 시대였죠. 상업의 풍파와 바다의 괴수에 사력을 다하던 이들이 주관하던 시절이었어요.그 시절도 마찬가지로 항구 도시의 부둣가엔 언제나 바삐 움직이는 선원들과 일꾼들이 있었어요.암왕제군은 귀인과 옥경대의 어르신들뿐 아니라 일반 백성으로도 둔갑해서 광부와 어부, 선원과 상인 사이를 걸닐었다고[* '거닐었다고'의 오타.] 전해져요.그때 리월의 부두에 있던 한 어선 주인은 됨됨이가 까칠하고 일꾼들에게 난폭했어요. 매사에 불만이 가득했고, 일꾼들의 해명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으며, 툭하면 꾸짖고 품삯을 떼먹었죠.어느 날 어선 주인은 한 소년을 만났어요.그는 어선 주인이 새로 고용한 일꾼이었죠. 짧은 갈색 옷에 머리에 두건을 두른 모습은 평범한 뱃사람과 다를 바 없었지만, 피부색과 생김새는 그가 먹고살기 위해 경책 산장에서 내려온 주민이란 걸 말해줬어요. 그의 얼굴엔 바위산의 윤곽이 있었죠.그는 여느 시골 청년들처럼 서툴고 숫기가 없었어요. 더 답답했던 건 분류작업을 할 때 항상 끈적끈적한 해산물이 손에 닿는 걸 싫어했다는 거예요.「그렇게 까다롭게 굴어서 무슨 돈을 벌겠다고! 네가 무슨 부잣집 도련님이야!」어선 주인은 이렇게 핑계를 대며 품삯을 깎았죠.그래도 소년은 항상 말없이 웃어 보이며 하던 일을 계속했어요.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입을 열었죠:「사람에겐 모두 호불호가 있거늘 어찌 싫어하는 걸 해야 합니까?」순박한 줄만 알았던 일꾼에게 놀란 어선 주인은 분통을 터뜨리며 이마를 쳤어요:「세상엔 규칙이란 게 있어! 다들 좋아하는 일만 하려고 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하지만 암왕제군께서 규칙을 세우신 건 그런 뜻이 아닐 텐데...」「쓸데 없는 소리!」「그럼 제가 이야기하나 들려드리죠」석양에 비친 소년의 눈은 산에 있는 금석같이 반짝였어요.「뭔 얘길 하려고?」이 숫기 없는 소년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어선 주인은 흥미로웠죠.「말해 봐...아니, 일은 계속하면서!」소년은 짓궃게 웃었고 눈은 반짝 빛났어요.「그럼 제가 옥패 이야길 해드리게요...」그렇게 소년은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어선 주인은 듣느라 정신팔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일꾼들에게 떼먹었던 품삯을 누군가 몰래 빼돌려 사람들에게 나눠 줬다는 사실도 몰랐죠. }}} }}} ||
| ★★★ | 임무 아이템 제군의 속세 여행기·Ⅳ
| 리월의 판타지 소설, 암왕제군이 평범한 사람으로 변해 속세를 활보하던 옛이야기이다. 보물이 최고이던 시대엔 가벼운 농담 한마디가 망언을 들추어낼 수 있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이건 세상 모든 진귀한 것들이 리월항에 모였던 시대였어요[* '였다'의 오타.].이날 밤, 「희고재」의 주인 민희는 무명의 귀공자와 골동품을 연구하며 담소를 나눴다.그들은 옥패 하나를 가지고 언쟁을 벌였다.리월에서 큰 밑천을[*B] 없이도 고대 옥기를 위조할 수 있다는 건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정교하게 위조하려면 돈이 좀 들겠지만, 상인으로서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그보다 어려운 것은 정교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깊은 산속을 떠돌던 옥장, 수상한 어부 소년 이야기처럼 상식에서 벗어난 이야기들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암왕제군은 규칙과 계약을 세우면서도 인간에게 완벽하게 지키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그는 규칙과 계약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조화와 의미는 저마다의 깨달음과 선택에 달려있다.모진 어선 주인은 이를 이해하지 못했고 일꾼들의 두려움과 미움만 샀다.인간도 그렇듯 골동품도 마찬가지다. 희소성과 기술력의 제약을 받긴 하지만 진정한 가치를 결정하는 건 종종 「물건」의 배후에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까탈스러운 귀공자는 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거리낌 없이 그 옥패가 가짜임을 지적하며 가치를 깎아내렸다.「희고재」에는 수많은 보물이 있지만, 이 귀공자의 예리한 눈으로 살펴본다면 무엇하나 멀쩡한 게 없을 것이다.바다의 연인이 선장을 위해 흘린 눈물이 담긴 진주, 죽은 왕비를 기리며 왕이 직접 조각해 그 안에 자신의 영혼을 봉인한 초상화 모두 말이다.이것들은 사라질 이야기지만 골동품의 껍데기에서 살아 숨 쉬는 전설이기도 하다.「재밌는 이야기였어요. 이 모조품, 제가 살게요」귀공자는 금석 같은 두 눈에 웃음기를 가득 머금고 고개를 끄덕인다.「제 이야기를 듣고도 이게 모조품이라고 생각하시나요?」민희는 가볍게 한숨을 내쉰다「당연하죠」귀공자는 무심코 미소 짓는다. 가게로 들어와서 가장 활짝 웃는 얼굴이었다.「당신 말처럼 어떤 옥패가 고대 화폐였다는 이야기도 다 지어내 본 얘기였어요」 }}} }}} ||
| ★★★ | 임무 아이템 죽림월야·Ⅰ
| 산장에서 온 소년이 변하지 않는 고향을 떠나려고 하다 저녁에 대나무 숲에서 길을 잃는다. 그는 어떤 일을 겪게 될까?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바스락소리가 나는 푸른 장벽 사이, 개구리 소리와 매미 울음 소리가 섞인 곳, 바위 산에 난 구멍 밑 습지 한 구석에 말라비틀어진 죽림이 있다.경책산 죽림에는 여우 귀신 이야기가 가득했다.장마가 지난 후, 대나무 잎에 이슬이 맺혔다. 소년은 급히 숲길로 걸어와 좌우를 살피고 습지의 바위에 오른 후, 다시 이끼 낀 돌길을 걸어 내려왔다. 넝쿨이 그의 발걸음을 붙잡고 나뭇잎이 피부를 할퀴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경책산 푸른 죽림 사이, 바위 산에 난 구멍 밑 구석에 말라비틀어진 세계에서 소년은 잠시 쉬었다.산장의 어르신들은 장마가 지는 계절은 여우가 장가가는 좋은 때라고 말씀하셨다. 아이들만이 여우의 새신부가 타는 붉은 가마 행렬을 볼 수 있고, 길에서 내내 북을 울리는 탓에 죽림이 시끌벅적하다고 하셨다.어르신들은 아이들에게 행렬에 너무 가까이 가지 말라고 타이르셨다.「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여우가 혼을 빼간다!」마을 어른들은 이렇게 말했다.「혼을 빼가면 어떻게 되는데요?」「여우가 혼을 빼가면 영원히 벗어날 수 없어...어쩌면 여우를 위해 피리를 불고 북이나 징을 치면서 불쌍하게 살아야 할지도 모른단다...」이야기 중간중간 어른들은 북과 징을 치는 자세를 선보이며 아이들에게 겁을 줬다.나이가 들면서 소년은 더 이상 말도 안 되는 귀신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선령의 인도를 받으며 그는 푸른 미궁을 넘었다. 길에는 여우 울음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죽림 깊은 곳에 숨어 사는 교활한 동물은 지나는 사람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떠들썩한 가마 행렬은 말도 안 되는 얘기였다.소년은 몹시 실망하여 발밑의 돌멩이를 걷어차고 돌계단을 넘어 죽림 안으로 계속 들어갔다.어른들은 이 죽림이 자라는 지역이 예전에 바위 신의 힘에 정복되었던 나라라고 말했다. 그런데 바위 신은 어떻게 생겼을까? 바위 신에게 손과 발이 있을까? 사람 같이 생겼을까? 아니면 강변에 널린 석인석수 같은 모습일까?정기적으로 성에 약재를 팔러 가는 약초 캐는 사람들은 매년 청신 의례를 보고 돌아왔다. 그들은 1년에 한번 바위신이 세상에 강림하는 장관을 이야기해줬다. 그러나 호기심 많은 아이들은 산장에서 조상 대대로 모시는 거대한 신을 직접 보고 싶어했다.경책산이 무탈한 것은 바위 신의 은혜인가? 조상 대대로 평온하게 늙어 가는 삶도 바위 신이 정한 것일가?[* '인가' 혹은 '일까'의 오타.]이런 질문들의 답은 산장 밖과 이렇게 산속에서 점차 늙어 가는 세상을 막고 있는 죽림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의문과 기대를 품은 소년은 대나무 잎사귀 그림자 가운데서 길을 잃었다. }}} }}} ||
| ★★★ | 임무 아이템 죽림월야·Ⅱ
| 밝은 달이 떠오를 때 산장에서 온 소년은 대나무 숲에서 온 여자와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 이는 신선놀음일까 아니면 요괴의 함정일까?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푸르른 죽림 사이에서 길을 잃은 소년은 생각지도 못한 동료와 마주쳤다.「어라, 길 잃은 거야?」놀리는 듯한 말투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몸을 돌려보니 흰옷을 걸친 가녀린 소녀가 보였다. 그녀는 반짝거리는 구슬이 달린 도롱이를 입고 물이 졸졸 흐르는 깨끗한 샘 옆에 서 있었다. 그녀의 금빛 눈동자와 석양이 하나로 어우러졌다.산장의 어른들은 예전에 샘에서 백마가 뛰어나와 선인이 되어 바위 신의 전쟁을 도왔다고 했다.그러나 그 샘이 어디 있는지, 그 우아한 신수의 이름이 뭔지 말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게다가 앞에 서 있는 이 소녀는 도무지 선인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 무시무시한 금빛 눈은 좀 달라 보였지만.또 비가 온다고 선인이 도롱이를 걸친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좀 모자란 애구나」흰옷의 소녀는 교활하게 웃기 시작했다. 금빛 눈동자는 초승달처럼 가늘어졌다.「모자란 건 너야!」소년은 화를 내며 맞받아쳤다.이 소녀는 선인이 아니었다. 말을 이렇게 고약하게 하는 선인이 어디 있단 말인가!「난 밖으로 나가 모험하고 싶어. 선원이 되어서 암왕제군의 바위창이 어떤 모양인지 직접 보고 싶다고!」「...근데 나오자마자 죽림에서 길을 잃었구나」소녀는 눈동자에 옅은 웃음을 띈 채 침착한 말투로 조롱했다.「난...」「괜히 고집부리지마. 내가 데리고 나가줄게」소녀는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가늘고 흰 손은 대나무 잎 사이로 드는 빛에 반짝거렸다.「...고마워」소년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산속에 내리는 비처럼, 이슬에 젖은 죽순처럼 차갑고 촉촉했다.석양이 푸른 하늘에 마지막 남은 빛을 뿌리며 산허리로 사라졌다.산장의 어른들은 석양이 지고 숲에 음기가 가득차면 요괴가 태어나기 쉽다고 했다.요괴들은 원한과 증오를 품고 죽는 바람에 생겨난 악령이다. 요괴가 붙은 대나무는 점점 말라 죽고, 요괴가 붙은 사람도 초췌해져서 정신을 잃는다.「때로 요괴들은 행인들에게 해낼 수 없는 일을 부탁해서 스스로 절망에 빠지게 만든단다...」「그러니까 요 녀석아, 먼길 떠날 때는 조심해야 돼!」산장의 어른들은 타이르 듯 그의 머리를 토닥거렸다.그 말대로라면 이 소녀는 산속의 요괴 아닌가?소년은 불안한 마음에 저도 모르게 멈칫했다.「왜 그러니?」소녀가 고개를 돌리자 달빛에 비친 금빛 눈동자가 번쩍이며 빛을 뿜었다. }}} }}} ||
| ★★★ | 임무 아이템 죽림월야·Ⅲ
| 밝은 달이 중천에 떠 있는 대나무 숲은 오래전 꿈과 현실이 만나는 종착점이다. 소년은 오래된 이야기 속에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꿈에 빠지게 된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경책산 죽림에 밤은 언제나 빨리 찾아든다.은색 달빛은 날카로운 대나무 그림자에 조각조각 잘렸다. 개구리 소리와 매미 울음이 잦아드는 곳, 은색 달빛이 비치는 구석에서 새로운 죽순 몇 대가 고개를 내밀었다.경책산 죽림에는 여우 귀신 이야기가 가득했다.밤이 되자 흰옷의 소녀는 소년에게 여러 이야기를 들려줬다. 모두 소년이 들어본 적 없는 아주 오래된 이야기였다.「옛날 옛날에 하늘에는 달이 세 개 였어. 그녀들은 자매였지. 그녀들은 리월항의 기암보다 오래 전에 태어나 바위 신보다도 수명이 길었지.「달은 시와 노래의 딸이요, 월야의 제왕이야. 그녀들은 은빛 가마를 타고 달을 돌았어. 한 바퀴 돌 때마다 자매가 차례로 왕위를 맡았지. 대재앙이 강림하는 그날까지.「세개의 달은 모두 새벽을 알리는 별을 사랑했어. 밤이 아침으로 바뀌는 순간에만 자매 중 하나가 어두워지는 별을 뚫고 새벽의 침실에 갈 수 있었어. 이후 아침해가 뜨면 밤의 제왕은 마차를 타고 황급히 사라졌지.「세 자매는 한 사람을 깊은 마음으로 사랑했지. 서로를 사랑했던 것처럼. 세상이 뒤집어지던 대재앙이 강림하기 전까지 그랬어.「후에 재앙이 제왕의 마차를 뒤엎고 별의 궁전을 파괴했어. 밤하늘의 세 자매는 서로 반목하며 원수가 되어 죽음으로 이별할 수밖에 없었고, 남겨진 창백한 시체는 차가운 빛을 발했지....」소녀는 고개를 들어 대나무숲 사이로 비치는 달을 바라봤다. 가는 목이 은빛으로 물들었고 금빛 눈동자가 반짝거리며 빛났다.「늑대 무리는 달의 자식이다. 그들은 대재앙이 가져온 비참함을 기억하고 있지. 그래서 늑대들은 보름달이 뜰 때마다 어머니의 운명을 위해 우는 거야...그리고 늑대 무리와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은 별과 달에서 살아남은 연인으로 곡성이라 불려」「그렇구나...」소년은 잠시 침묵했다.그건 마을의 연장자들이 한 번도 말해주지 않았던 이야기였다. 어쩌면 가장 나이 많은 연장자인 장로도 이 전설을 들어본 적 없을지도 모른다. 이건 여우의 시집과 요괴가 달라붙는 이야기보다 더 웅장하나 암왕제군이 요괴를 무찌른 전설보단 생동감이 부족했다. 마치 허무맹랑한 꿈같았다.「이건 일어나지 않은 이야기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오래전에 잊힌 전설이지」흰옷의 소녀가 소년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눈꺼풀이 내려가고 눈 안의 황금빛이 조금 어두워졌다.「선조들이 건곤을 정하기 이전에 신들이 대지를 거닐었고 수많은 선인들도 여기서 살았어. 하지만 그전에는?「오직 부서진 기억과 기억의 파편들이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는 전설이 되어 전해 내려올 뿐....「속세를 뛰어넘는 오래된 기억은 설사 신령 혹은 선인이라도 감상에 젖을 거야」소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옆의 소년이 벌써 깊은 꿈에 빠져있는 걸 발견한다.「진짜...」소녀는 어이없는 듯 웃고는 겉옷을 벗어 소년의 몸에 덮어줬다.그날 밤, 소년은 꿈속에서 밤 하늘에 떠 있는 세 개의 달과 마차가 멈춰있는 별의 궁전을 보았다. }}} }}} ||
| ★★★ | 임무 아이템 죽림월야·Ⅳ
| 날이 밝아오자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가나 오래된 이야기의 여운은 여전히 숲속에 울려 퍼지며 소년이 돌아오길 기다린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날이 점점 밝아왔고 소년도 잠에서 깨어났다.귀신 여우 이야기에 홀렸던 대나무숲에 아침햇살이 들며 그 안에서 반짝이는 안개의 그림자는 마치 떠다니는 말꼬리 같았다.소녀는 소년의 손을 잡고 햇빛이 대나무숲을 가르는 방향을 향해 걸어갔다. 구불구불 길을 건너고 벌레가 날아다니는 수풀을 지나 미끄러운 녹색 바위에 오르고 다시 대나무 그림자 아래 숨겨져 있던 바위를 넘어 대나무숲의 출구까지 소년을 안내했다.「난 아직 네가 어디서 온 누구인지 몰라」소년은 아직도 어젯밤의 이야기가 그리운지 소녀에게 물었다.「...」소녀는 아침 햇살을 등지고 고개를 돌려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황금빛으로 빛났다.소녀는 소년을 보고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몇 년 후 더 이상 소년이 아니게 된 소년이 이날 일을 떠올리고 난 뒤에서야 깨닫게 될 것이다:그녀는 그와는 다른 세상을 살아갈 운명이라는 것을. 소년은 고향을 벗어나 리월항에 가서 바위신이 내린 재물을 쌓아야 하는 운명이라는 것을. 그녀는 숨어 살며 위엄과 자비가 넘치는 바위신의 눈길에서 멀리 벗어나 자신조차도 점점 잊어가는 오래된 이야기를 수호해야 하는 운명이라는 것을.그래서 소년과 흰옷을 입은 황금빛 눈동자의 소녀는 각자의 길을 갔다.그는 번화한 리월항으로 떠났고 여인은 조용히 대나무숲 경계에 서 있었다. 어쩌면 그녀의 황금빛 눈동자는 소년의 운명을 예견했을지도 모른다. 소년이 나이가 들어 바다가 싫증 나고 세상 풍파에 지치게 되면 결국 안락한 삶을 맞이하기 위해 산장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따스한 아침햇살 속에서 소년은 말의 울음소리와 멀어지는 발굽 소리를 들었다.뒤돌아보았지만 아무것도 없고 오직 새하얀 갈기만이 소년의 어깨 위에 떨어져 있을 뿐이었다. }}} }}} ||
| ★★★ | 임무 아이템 진설징연진영타·권1
| 이나즈마 전통 소설의 일부분, 한때는 금서였던 이 권에는 「진영타」라는 별칭이 있다. 이 권은 초대 라이덴 쇼군과 그림자 무사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이후 초대 쇼군의 인자함과 그림자 무사의 용맹함을 그린 《라이덴 쇼군으로 환생》이란 책이 큰 인기를 얻으며, 대중들이 이런 내용의 책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고, 그 시류에 탑승해 얼떨결에 출판되었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옛말에 「당겨진 활시위는 반달과 같고, 잘 갈린 검날은 맑은 옥과도 같다」고 한다나루카미 신이 도래하는 날, 사람들에게 검을 만드는 법을 전수했다고 한다. 몇천 해의 세월과 수백 년의 풍작을 거쳐 인간의 단조 기술은 결국 나루카미 신도 마음에 들어 할만한, 비범한 보검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다이샤와 막부는 다음과 같은 제사 축제를 제정했다. 세상에서 가장 진귀한 보검을 다이샤에 바치고 「와타츠미 검」이라 명명한다. 검을 공양하는 축제는 무척이나 큰 인기를 끌었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와타츠미 검」 배후의 사실들을 아는 자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장인이 검을 단조하는 건, 한 번의 두드림이 아닌 오랜 단조 끝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가장 뛰어난 작품은 「신타」로 불리며, 이름을 붙여 주군이나 신께 바친다. 이 검은 살육에 쓰이지 않으며 깨끗함을 유지한다. 나머지 작품들은 「카게우치」라고 불리며 임금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신하들에게 내려진다. 무기로써 검신에 피를 묻히며 온갖 더러운 일을 도맡아 한다「나루카미의 권현ㆍ초대 쇼군」은 이나즈마 경내의 오고쇼(大御所)상이 건축되었을 때부터 쌍둥이 여동생과 함께했다. 한 사람은 빛, 한 사람은 어둠으로, 한 사람은 실체, 다른 한 사람은 그림자로서 조정을 누비고 전쟁터에서 적을 토벌했다. 이 쌍둥이 여동생의 이름은 「EI」, 글자로 쓴다면 초대 쇼군의 존함과 대립되는 「에이(影)」일 것이다. 이 사람이 바로 제2대 막부의 「에이 쇼군」이다다들 알다시피, 세상을 휩쓴 그 대전에서 오직 일곱 신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아무리 무예에 정통하고 뛰어난 검술을 지닌 에이 장군이라 해도, 자신이 무인에 불과해 인심에 통달할 수 없음을 깨달은 그녀는 쌍둥이 언니가 「천상의 국도」에 올라 이나즈마를 관장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소멸시켰다. 「진짜」 쇼군은 이후 막부를 설립했고 이나즈마에 시정을 폈다. 물론 옛정을 생각해서(나루카미의 권현) 「에이」의 신의 의식을 다시 불러들여 그녀의 육신을 다시 만들었고, 그녀를 자신의 「그림자 무사」로서 측근에 두었다 }}} }}} ||
| ★★★★ | 임무 아이템 천일야사 제1권
| 재앙의 시대의 어느 떠돌이 학자가 우림, 사막, 도시를 여행하며 수집하고 정리한 이야기집. 원작에 담긴 이야기는 무궁무진했으나, 지금은 일부 단편만 남았다고 한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그림자 없는 자의 이야기먼 옛날 대륙엔 그림자가 없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그들은 소박한 삶을 살았고, 사는 곳 외의 세상은 알지 못했다.그러던 어느 날, 길잃은 모험가가 그들을 발견했다. 그림자 없는 자들은 모험가의 발걸음을 묵묵하게 따르는 과묵하고 충성스러운 추종자를 신기하게 여겼다. 모험가 역시 태양 아래 그림자가 없는 민족이 대륙에 실존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했다.「이런 발견을 하게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 모험가는 말했다.「꿈? 우리는 꿈을 꾸지 못 하게 된 지 이미 오래입니다.」 그들 중 한 사람이 말했다. 「어르신들은 모든 꿈을 꿔봤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죠.」「그림자에는 영혼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 그림자가 없으니 꿈을 꾸지 않는 겁니다.」 모험가는 말했다. 「예전엔 그림자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당신들은 예전에는 꿈을 꿨었으니까요.」「그럼 잃어버린 것을 찾기 위해, 전 어디로 가야 합니까?」「밀림으로 가세요. 그곳엔 꿈이 많으니, 꿈 사냥꾼이 남는 꿈을 당신에게 줄지도 모르죠.」그림자 없는 청년은 고향을 뒤로하고 모험가가 말한 밀림으로 먼 길을 떠났다. 밀림 속에는 무수한 그림자가 있었다. 구름의 그림자, 나무의 그림자, 심지어 보잘것없는 새조차 부드러운 땅에 거대한 그림자를 남겼다.하루, 또 하루. 그는 겹겹이 쌓인 그림자 사이를 매일같이 헤맸다. 그림자에는 영혼의 비밀이 숨어있다고 했다, 그러나 수많은 비밀 중에 비밀을 가지지 못한 자는 그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알게 됐다, 모든 꿈이 그에게 열려있다는 것을. 그에겐 자신만의 꿈이 없었지만 그래서 타인의 꿈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그가 겪은 수많은 꿈 중 새의 꿈은 선명한 색을 띠었고 호랑이의 꿈은 달콤했지만, 꿈 사냥꾼이나 남는 꿈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하나의 존재에겐 꿈과 그림자가 각각 하나씩만 연결되어 있었다. 그는 어쩌면 모험가가 자신을 속인 걸지도 모른다, 주인 없는 꿈이나 주인 없는 그림자 같은 건 애초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가 자신의 실패를 거의 받아들일 무렵, 꿈 사냥꾼이 그를 찾아왔다. 만남은 소라의 꿈에서 이뤄졌다. 그는 하얀 파도와 소금 바람을 찾으려 했지만, 종장의 순간에 끼어든 것이기에 슬픈 여운 속에서 그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다.「너도 이 소라처럼 밀림에 속하지 않았구나.」목소리의 주인은 한 여성이었다. 그는 그녀가 모험가가 말한 꿈 사냥꾼이란 걸 금세 알아챌 수 있었다. 그녀의 그림자는 보석을 가득 엮은 커튼처럼, 기이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당신을 찾고 있었어요.」 그는 말했다. 「혹시 남는 꿈이 있나요…」「그건 아침 이슬처럼 쉽게 사라지는 것이야…」 꿈 사냥꾼의 말에서 슬픔은 느껴지지 않았다. 「주인 없는 꿈은 오래 보관할 수 없어. 많은 시도를 해봤지만, 결국엔 흩어져버리더군.」「…봐봐, 이 소라와도 같아… 우리도 떠나야겠네.」 꿈 사냥꾼은 그의 손을 잡고 하얀 파도와 소금 바람이 지나간, 곧 사라질 꿈을 떠났다.졸졸 흐르는 시냇물 옆에서, 그녀는 그에게 많은 이야기와 타인의 꿈에 들어가는 요령을 알려줬다. 그 후엔 그에게 꿈 사냥꾼의 금기를 재차 경고했다. 예를 들어 타인의 비밀은 바닥없는 우물과도 같기에, 타인의 꿈을 돌아봐선 안 된다고 말이다.「악몽은 네 생각보다 훨씬 교활해. 너라는 존재를 인지하는 순간 벌떼처럼 몰려와 빛이 없는 경계로 끌고 갈 거야, 그림자가 없는 그곳에선 빠져나오기 힘들 테지. 그곳에서 충분히 오래 머물다 보면 그들의 바스락거리는 소리에서 유의미한 단어들을 분별할 수 있게 될 텐데, 그건 이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그저 희미해져 가는 기억 속을 맴도는 오래된 이름들이지. 기억해, 망자의 이름을 절대 꺼내선 안 돼.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너를 찾아올 거야….」「전 당신들도 그림자가 없는 줄 알았어요.」 그는 솔직하게 물었다. 「꿈 사냥꾼도 자신의 꿈이 없어서, 타인의 꿈을 수집한다고 생각했죠.」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알록달록한 그림자가 풀잎처럼 저녁 바람을 따라 흔들렸을 뿐이다.하지만 그림자 없는 청년은 답이 너무 알고 싶었고, 꿈 사냥꾼이 그림자를 잘 지켰음에도 기회를 찾아내고야 말았다. 밀림을 떠도는 여느 생명체들과 달리, 꿈 사냥꾼의 꿈으로 향하는 길은 좁고 험했다.역시, 그녀는 자신의 비밀을 타인의 꿈속에 숨겨뒀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녀의 비밀은 무엇일까? 이것은 누구의 꿈일까?꿈 사냥꾼의 꿈은 밀림처럼 복잡했기에 그는 이내 방향을 잃었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그는 악몽에 거의 따라잡히고 말았다.「나는 꿈 사냥꾼의 금기를 어겼어, 바닥없는 우물을 응시하더라도 답을 찾아낼 수 없겠지.」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충분히 오래 있으면 그들의 소리에서 이름을 분별하게 될 거라 했어. 그러면 최소한 이게 누구의 꿈인지는 알 수 있겠지.」그는 악몽이 그를 더 깊은 곳으로 데려가게 내버려 뒀다. 그곳은 그녀가 경고했던 것처럼 무한한 빛이 없는 경계였다. 그는 작은 속삭임에 집중했다, 그 안에서 이름을 들을 수 있기를 바라며.얼마나 지났을까. 그는 조각난 소리를 조합해 이름 하나를 알아냈다. 그것에는 특별한 힘이라도 있는 듯 그는 자기도 모르게 그 이름을 읊었다그리고 그는 눈을 떴다.「기이한 풍경을 봤어요.」 그는 말했다. 「어느 여자가 제 꿈에 들어와 제 꿈을, 제가 알지 못했던 영혼의 비밀을 훔쳐 갔어요. 그래서 저는 그림자가 없어졌죠. 그녀가 저를 이렇게 부르더군요, 그녀는…」「알지?」 그녀는 그의 말을 끊었다. 「망자의 이름을 절대 꺼내선 안 돼.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너를 찾아갈 거야….」꿈 사냥꾼은 흐르는 시냇가에 앉아 있었고, 알록달록한 그림자는 풀잎처럼 저녁 바람을 따라 흔들렸다.「그건 어느 죽은 자의 이야기야. 내가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려줬지만, 아직 안 들려준 이야기가 더 많아.」그렇게 꿈 사냥꾼은 그림자 없는 청년에게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 }}} ||
| ★★★★ | 임무 아이템 천일야사 제2권
| 재앙의 시대의 어느 떠돌이 학자가 우림, 사막, 도시를 여행하며 수집하고 정리한 이야기집. 원작에 담긴 이야기는 무궁무진했으나, 지금은 일부 단편만 남았다고 한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다스터의 이야기옛날, 바후마나 학부 출신의 다스터가 있었다. 홀로 사막의 깊은 곳을 가거나 고대 국가의 유적을 조사하기도 했던 그는 불행하게도 모래폭풍을 만나 사막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그의 생명이 꺼져가던 찰나, 호박색 눈동자를 가진 젊은 여인이 나타나 지팡이로 모래폭풍을 가르고 그가 사막을 빠져나올 수 있게 했다그들이 마을에 도착했을 땐, 이미 정오가 된 후였다. 그녀는 집에서 그에게 점심을 대접했고, 오후에 카라반 수도원으로 데려다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젊은 마법사가 모래바람을 가르고 그 칠흑의 짐승 무리를 몰아내는 광경을 목격한 다스터는 떠나길 거부하며, 그녀를 스승으로 모시고 고대의 비법을 전수받기를 원했다.마법사는 말했다. 자신의 호박색 눈은 죽은 자와 산 자가 본 모든 것을 통찰할 수 있다고. 그림자가 없는 자, 상상에 기대 울리는 구리종, 육지를 떠난 적 없는 고래, 은거울에 비친 달빛 아래에만 존재하는 도시, 영원에 갇힌 학자, 그리고 일곱 현에 매달린 고탑까지. 그녀는 그에게서 무한한 재능과 원대한 미래를 보았기에 자신의 모든 지식을 알려줄 의향이 있노라 말하면서도, 그가 모든 것을 배운 후엔 그녀를 배신하진 않을까 걱정했다.다스터는 즉시 바닥에 무릎을 꿇고 그녀의 신발에 입을 맞추며 맹세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의 은혜를 잊지 않을 것이며, 죽더라도 함께 죽겠다고. 그의 정성에 젊은 마법사는 감동했고, 그녀는 부드럽게 웃으며 그를 일으킨 뒤 그의 손을 잡고 지하실 문 앞으로 이끌었다. 그리곤, 그를 자신의 제자로 삼을 것이며, 자신이 아는 모든 비밀은 이 지하의 서고에 있다고 말했다.그들은 나선 계단을 따라 한 층, 또 한 층 내려갔다. 각 층의 벽에는 거울이 걸려 있었고, 거울은 횃불의 불빛과 그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어쩌면 몇 시간일지도, 몇 분일지도 모르겠다. 어둠은 시간 감각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계단의 끝엔 좁은 문이 있었는데, 문 뒤로는 육각형의 서재가 펼쳐졌다. 천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이를 가늠할 수 없었지만, 이곳의 서적은 지식에 대한 그의 모든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것이었다.마법사의 지도 아래 그는 순조롭게 배움을 이어 나갔다. 그러나 몇 주가 지났을 무렵, 침묵의 신전의 사자가 다스터를 찾아왔다. 사자는 그의 지도 교수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그가 이전에 제출한 논문은 통과됐으니 아카데미아는 그를 허배드로 임명해 지도 교수의 뒤를 이어 학생들을 육성하게 하기로 정했음을 알렸다. 허배드가 된 건 매우 기뻤지만, 이곳을 떠나긴 아쉬웠기에 그는 조심스레 마법사에게 물었다. 스승님께서 일부 서적을 챙겨 저와 함께 아카데미아로 가 계속 가르침을 주시면 안 되겠냐고. 젊은 마법사는 요청에 승낙했다. 다만 자신에겐 여동생이 있는데 줄곧 아카데미아에 가고 싶어 했으나, 사막 출신이란 이유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며, 그런 그녀를 청강생으로 받아줄 것을 청했다. 이에 허배드는 아카데미아는 입학 규칙이 엄격하므로 예외를 둘 수 없으며, 청강생조차도 안 된다고 거절했다. 마법사는 더 말하지 않고 간단하게 짐을 싸 그와 함께 수메르로 갔다.몇 년 후, 바후마나 학부의 현자가 세상을 떠났다. 마법사의 도움으로 완성한, 세상을 놀라게 한 불세출의 여러 논문 덕에 허배드는 후임 현자로 추천됐다. 마법사는 그를 축하하며 그가 현자의 신분으로 자신의 여동생을 청강생으로 삼아주길 청했지만 새로운 현자가 된 그는 이를 거절했다. 자신이 그럴 의무가 없을뿐더러, 더는 논문을 쓸 필요가 없어졌으니 그녀의 지도 또한 필요 없어졌다고 말하며 그녀더러 마을로 돌아가 편히 쉬라는 말을 덧붙였다. 마법사는 더 말하지 않고 간단히 짐을 싸 사막으로 돌아갔다.다시 몇 년이 흐르고, 대현자가 서거하자 바후마나 학부의 현자가 신임 대현자로 선출됐다. 그 소식을 들은 마법사는 사막에서 달려와 대현자의 앞에서 바닥에 엎드린 채 그의 신발에 입을 맞추며 자신과의 약속을 기억하느냐고, 모래폭풍으로 갈 곳을 잃은 동족들이 우림으로 피난할 수 있게 받아달라고 말했다. 대현자는 크게 화를 내며 그녀를 청동 감옥에 가둬 굶겨 죽이겠다고 했다. 자신은 사막에서 온 거짓말쟁이 따윈 모르는데, 감히 헛소리로 아카데미아를 협박하냐면서 말이다. 더는 젊지 않은 마법사는 고개를 들고 천천히 두 뺨의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혼탁해진 호박색 눈으로 대현자를 바라보며 은혜를 베풀어 동족들을 구할 수 있게 자신을 마을로 돌려보내 달라고 했다. 대현자는 거절했고, 경비병을 불러 그녀를 결박했다. 젊은 마법사는 다른 말 없이 이렇게 대답했다.「그렇군요, 이만 마을로 돌아가 주세요.」대현자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는데, 그는 카라반 수도원 앞에 있었다. 밤은 깊었고, 멀리 촌락은 흩날리는 모래와 어둠에 뒤덮여 흐릿한 형상만 보였다. 젊은 여인은 그에게 빙그레 웃었다. 호박색 눈에는 그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아직 논문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바후마나 학부에서 온 다스터 말이다.「자, 많이 늦었으니 이제 아카데미아로 돌아가셔야죠. 이야기 속에서 말했던 것처럼요…」 }}} }}} ||
| ★★★★ | 임무 아이템 천일야사 제3권
| 재앙의 시대의 어느 떠돌이 학자가 우림, 사막, 도시를 여행하며 수집하고 정리한 이야기집. 원작에 담긴 이야기는 무궁무진했으나, 지금은 일부 단편만 남았다고 한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왕자와 동물 짐꾼의 이야기아주 먼 옛날 오르모스 항구가 아직 바다를 누비는 데이들에게 통치받던 시절, 무수한 섬과 비경을 정복해 수많은 보물을 손에 넣고 오르모스 항구 제일의 부호가 된 용감한 데이가 있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망망대해를 누비고 뒤늦게서야 외아들을 얻은 탓에, 데이는 왕자가 성인이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어린 왕자는 데이가 남긴 재산을 물려받았지만, 그에겐 아버지의 사람들을 통솔할 힘도, 그를 이끌어줄 덕망 높은 어른도 없어 이내 방탕한 생활에 빠지게 된다. 오르모스 항구의 번화한 거리는 돈 먹는 짐승과 같아서, 데이의 유산은 겨우 몇 년 만에 왕자의 손에 거덜 났고, 더 나아가 큰 빚까지 지게 된다. 왕자가 정신을 차렸을 땐 집안 어느 구석에서도 모라 하나 찾을 수 없게 된 후였고, 집과 노예를 모두 잃은 후 갈 곳이 없어진 왕자는 어쩔 수 없이 도시의 사당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선원을 보우하는 고대의 신이 모셔져 있었는데, 왕자의 아버지가 바친 공물로 오늘날의 장엄한 모습을 갖추게 된 곳이었다.왕자는 사당의 제사장에게 청했다. 「지혜로운 장로님. 저는 원래 칠해를 정복한 데이의 아들이었으나, 무절제한 행실로 지금 이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제사장님께서는 은혜를 베풀어 제가 빚을 갚고 재산을 되찾기 위한 길을 인도해주십시오. 맹세컨대 오늘부터 과거를 뉘우치고 본분을 지키는 삶을 살겠습니다.」「젊은 왕자님.」 제사장이 말했다. 「인간의 운명은 신께서 정하시지만, 인간 스스로의 행동에 달려있기도 합니다. 한데 어찌 과거를 뉘우치기로 했음에도 지금부터 부지런히 일하는 것이 아닌, 요령을 찾으려고 하십니까?」왕자는 투덜거렸다. 「내 아버지가 사당에 바친 게 얼만데, 그렇게 따지면 이 금칠한 신상들과 당신들이 쓰는 물건의 절반은 다 내 것이나 다름없지. 오늘 난 그 빚을 돌려받아야겠어!」「오만한 왕자시여, 어찌 신과 거래하려 합니까?」 제사장은 탄식했다. 「하지만 당신의 아버지를 생각해, 당신이 오늘부터라도 본분을 지키고 열심히 살겠다 약속하시면, 다시 부유해질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왕자는 신상을 향해 맹세했고, 제사장은 그에게 외항의 시가지로 가라 말했다. 왕자가 시장에 오니, 아름다운 옷차림에 여인이 비쩍 마른 동물 짐꾼을 지키고 있었다.왕자는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고귀하신 부인, 제가 도울 일이 있을까요?」「마침 잘 오셨어요.」 부인은 대답했다. 「급한 일이 있어 멀리 바다로 나가야 하는데, 이 짐승을 돌볼 사람이 없어 고민이었답니다. 만약 삼 개월 동안 이 녀석을 돌봐주신다면 보답으로 천만 모라를 드리지요.」이 말을 들은 왕자는 크게 기뻐했다.「하지만,」 부인은 말을 이어갔다. 「이 짐승을 배불리 먹이거나 말을 걸어선 절대 안 됩니다. 이 말에 따르지 않을 경우, 당신은 지금 가진 모든 것을 잃게 될 겁니다.」「내가 더 잃을 것이 있나?」 그렇게 생각한 왕자는 흔쾌히 승낙했고, 부인은 동물 짐꾼을 그에게 맡겼다. 삼 개월은 짧은 시간이었고, 왕자는 부인의 분부대로 동물 짐꾼을 배불리 먹이지도, 그에게 말을 걸지도 않았다. 마지막 날 밤까지는.그날 밤, 왕자는 모닥불 앞에 앉아 보수를 받고 보내게 될 삶을 상상했다. 기분이 좋아진 그는 동물 짐꾼에게 말했다. 「동물 짐꾼아 동물 짐꾼아, 네 덕에 내가 다시 부자가 됐구나. 뭔가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해라. 내가 다 들어주마.」그 말을 들은 동물 짐꾼이 눈물을 흘렸다. 「존경하는 왕자님, 다른 건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마지막 날 제게 밥 한 끼만 주신다면 여한이 없겠습니다」동물 짐꾼이 말을 하자 왕자는 깜짝 놀랐다. 호기심이 생긴 그는 부인의 당부를 뒷전으로 하고 울타리에서 수초를 가져왔다.「선량한 왕자님.」 배불리 먹은 동물 짐꾼이 여유롭게 말했다. 「저는 원래 신을 모시며 모래바다의 여러 속국을 다스리는 왕이었습니다만 그 악독한 마녀에게 속아 이런 모습이 되고 말았죠. 이제 당신이 은혜를 베풀어 저를 모래바다에 풀어주시면, 작열하는 왕에게 맹세컨대 그 마녀가 당신에게 주기로 한 것보다 훨씬 많은, 무궁한 재물을 약속드리겠습니다.」동물 짐꾼의 말을 반신반의한 왕자는 우선 동물 짐꾼을 숨긴 채 자신도 구석에 숨어 부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다음날, 부인은 약속한 시각에 맞춰 시장으로 돌아왔지만, 그곳에 왕자와 동물 짐꾼은 없었다.「이 배은망덕한 거지놈!」 부인은 욕지거리를 내뱉기 시작했다. 「잡히기만 해봐. 반드시 가장 작은 요술병에 넣어 영원히 고통받게 할 테다!」그런 귀부인의 모습을 본 왕자는 동물 짐꾼의 말을 믿게 되었다. 부인이 돌아간 후, 그는 동물 짐꾼을 놓아줄 준비를 했다. 떠나기 전, 동물 짐꾼은 그에게 말했다. 「인자하신 왕자님, 당신에게 사막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약속대로 막대한 부와 무한한 행복을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만 주의해 주세요. 절대 그 부와 행복이 어디서 오는지 알려고 하시면 안 됩니다. 만약 그랬다가는 지금 가지고 있는 것도 다 잃게 될 겁니다」동물 짐꾼이 알려준 대로 왕자는 사막 변경의 어느 은밀한 장소에 도착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엔 높고 화려한 궁전이 있었는데, 궁전의 성벽은 황금과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었으며 순금의 대문 앞에는 미려한 시종이 구름 같은 여인들을 이끌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때부터 왕자는 다시 주색에 빠진 방탕한 삶을 살기 시작했다. 시종은 매일 무수한 금은보화와 산해진미를 가져왔고, 이를 대접하는 악사와 무용수도 매일 달랐다. 그렇게 삼 년이 흘렀다.그 어떤 쾌락과 향락도 결국 질리기 마련이다. 수일 만의 술에서 깨어난 어느 날, 왕자는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생활도 지루하구나,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겠어. 그때 그 요녀의 말을 듣지 않아 지금의 삶을 누릴 수 있게 됐지. 자칭 번왕이라는 그 동물 짐꾼도 분명 어떤 비밀을 들킬까 봐 나한테 뭔가를 숨긴 걸 거야, 만약 내가 이 무궁한 재물의 출처를 알아내면, 분명 더 큰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겠지?」그렇게 생각한 왕자는 충복을 불러 물었다. 「내 충실한 하인아, 나에게 매일 가져오는 금은보화와 산해진미, 그리고 이 악사와 무용수들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알려줄 수 있느냐?」「물론입니다. 존경하는 주인님.」 시종은 답했다. 「전 매일 사막과 궁전을 오갑니다. 당신이 쓰시는 모든 것은 모래바다에서 나왔지요. 아름다운 무용수는 뒤뚱거리는 사막 뱀장어요, 눈부신 황금은 사막에 넘치는 모래이며, 산해진미는 모두 제가 직접 만든 것입니다.」「그리고 저, 당신의 충복은.」 시종은 뜸을 들이며 말했다. 「그저 비천한 한 마리의 황금 스카라브일 뿐입니다.」그의 말이 끝나자 휘황찬란하던 궁전은 삽시간에 무너져내렸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주위에는 벌레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어느 낮은 모래 언덕에 덩그러니 버려져 있었다.한참이 지나고, 비로소 정신을 차린 왕자는 충격과 두려움에 휩싸여 막심한 후회를 하였다. 그러나 이미 사라진 것은 돌아오지 않았다. 왕자는 떠돌이 신세가 되었고 더 이상의 즐거움도 없게 되었다. 그 후,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을 만나면 이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 }}} ||
| ★★★★ | 임무 아이템 천일야사 제4권
| 재앙의 시대의 어느 떠돌이 학자가 우림, 사막, 도시를 여행하며 수집하고 정리한 이야기집. 원작에 담긴 이야기는 무궁무진했으나, 지금은 일부 단편만 남았다고 한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학자의 이야기오래 전 한 학자가 있었다. 그는 보통 글 좀 배웠다 하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느낄 수 있는 고고한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었다. 비록 아무리 좋게 평가해도 그는 결코 뛰어난 학자가 아니었지만 말이다.학문은 마치 과일과도 같다. 시간은 빠르게 과일의 신선도를 빼앗아 간다. 과즙이 풍성할 때 그것을 먹어 치울 수 없다면 남은 건 냄새나는 썩은 과일뿐이다.하지만 게으른 천성은 절대 쉽게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짜증 나는 동료」들이 수많은 경력을 쌓고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 동안 학자에게 남은 건 세월의 흔적뿐이었다.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소원을 이룰 기회를 얻게 된다.「시간은 공평한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아. 내 머리가 다른 사람들처럼 빨리 돌아가지 않는 건 절대 내 재능이 떨어져서가 아니야. 시간이 나한테만 유난히 엄격해서라고...」 이제 더 이상 젊지 않은 학자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 나에게 이런 기회가 생겼으니 무조건 잘 이용해야겠어.」그래서 학자는 지니에게 이런 소원을 빌었다: 「저는 공평한 시련을 원합니다... 제가 더 좋은 논문을 쓸 수 있도록 말이죠.」지니는 바로 핮가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챘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야.」 지니가 말했다.「잘 아시겠지만 전 이미 그 대가 중 일부를 치렀습니다.」 학자가 어깨를 으쓱했다. 「전 아무 의미도 없는 추격전에 젊은 시절을 허비했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전 더 이상 평범한 사람들이 말하는 행복 따위는 바라지 않습니다. 전 그저 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저작을 남겨 제 이름이 세세 대대로 칭송받길 원할 뿐입니다. 언젠가 부식될 종이 위에 남아 사라지는 먹이 아닌 바위에 새겨지고 싶습니다. 수백, 수천 년이 지나도 제 흔적이 남을 수 있게요. 공정함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시간도 이길 수 있습니다.」「그렇게 원한다면...」 지니는 별말 없이 학자의 소원을 이루어주었다.그것이 정말 지니였는지 아니면 지니의 탈을 쓴 악마였는지 아직도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지금은 그것을 의논할 때가 아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자...소원을 이룬 학자는 놀랍게도 주위의 모든 것들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 것을 발견했다.「좋아. 아주 좋아. 이제 나보다 머리가 더 빨리 돌아가는 사람은 없어.」 소원을 이룬 학자는 꽤 만족스러웠다. 학문을 깊이 생각할 만한 충분한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모래시계의 모래 한 알이 떨어지는 순간, 손을 들어 이마를 만질 수도 없는 그 찬ㄹ나의 순간에 학자는 마음껏 생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다.밀림에서 사막으로, 황야에서 설원으로... 학자의 생각은 책을 따라 끝없이 펼쳐졌다. 책장을 펼치는 시간이 아까워 책의 모든 내용을 큰 종이 한 장에 적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설령 그것이 가능하다 해도 그의 눈동자는 결코 빠르게 움직일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시선이 단어 하나에 닿는 순간, 학자는 이 단어와 관련된 모든 어휘와 모든 상상력을 다 쏟아냈으니까.「생각만 하고 아무것도 쓰지 않는 건 의미가 없어.」 얼마 후, 학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가장 화려한 단어로 이 완벽한 논리를 기록해야겠어.」 하지만 학자가 첫 글자를 쓴 순간, 그의 생각은 이미 문장의 끝을 달리고 있었다. 학자는 자신이 발표하려는 문장을 수없이 되뇌었고 반복적인 과정을 거쳐 그 문장은 점점 완벽해져 갔다. 하지만 이 모든 건 그의 머릿속에서만 이루어졌을 뿐, 그가 드디어 역작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 순간, 그의 오른손은 이제 겨우 일곱 번째 글자를 쓰고 있었다.학자의 몸은 가장 화려한 단어로 가장 완벽한 논리를 입증했어야 할 논문을 써내기에 역부족이었다. 결국 그가 써낸 작품은 책을 갈기갈기 찢어 아무렇게나 흩뿌려놓은 듯했다. 무작위로 적혀진 조각난 글들을 평범한 사람들이 이해할 리가 없었다.그날은 별 하나 없는 어두운 밤이었다. 겨우 서재에서 정원으로 나온 것 뿐이지만 학자는 백 년 동안의 원정을 끝낸 듯 지쳐버리고 말았다.「글로 쓰는 것보다 차라리 말로 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어. 더 직접적이니까.」 학자는 여전히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발성기관도 학자의 뛰어난 사고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 한마디를 채 끝내기 전에 그의 생각은 또다른 곳으로 넘어가 버렸고 결국 학자의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흐느낌 같은 중얼거림뿐이었다.「불쌍한 사람! 악마에 씐 걸까?」 화려한 옷차림의 청년 남녀가 학자에게 동정의 눈길을 보냈다. 「그래도 달빛만은 저 사람의 곁을 지켜주니 다행이네.」 두 사람은 그 말만을 남긴 채 자리를 떠버렸고 달빛이 비치는 정원에는 학자만이 덩그러니 남고 말았다. 육체라는 굴레에 갇힌 그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저 자신이 읽었던 이야기를 다시 되돌이켜 볼 뿐... }}} }}} ||
| ★★★★ | 임무 아이템 천일야사 제5권
| 재앙의 시대의 어느 떠돌이 학자가 우림, 사막, 도시를 여행하며 수집하고 정리한 이야기집. 원작에 담긴 이야기는 무궁무진했으나, 지금은 일부 단편만 남았다고 한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거울, 궁전과 꿈을 꾸는 자에 관한 이야기여인은 매일 밤 머나먼 궁전에 관한 꿈을 꾸었다. 수많은 코너와 아케이드 그리고 복도가 이 복잡한 건축물을 이루고 있었다. 모든 복도의 끝에는 금테를 두른 은거울이 걸려있었다. 듣기론 국왕은 200년(당시의 역법으로 계산하면 여기에 6년을 더해야했다)을 들여 이 궁전을 설계했으며 왕좌에 앉아 거울을 바라보면 정교하게 기획된 구불구불한 빛의 길을 따라 왕국의 곳곳을 속속들이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꿈속에서 그녀가 복도 끝에 걸린 거울 앞에 선 순간,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건 흐릿한 자신의 그림자뿐이었다. 화려한 옷차림에 가면을 쓴 여인이 아름다운 복도를 지나는 모습은 환한 대낮의 뜨거운 햇살 속에서 더 반짝였다. 그녀는 자신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국왕을 알현해 그에게 무언가를 아려줘야 했다. 그것은 그녀가 이성으로 누를 수 없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꿈에서 깨어난 순간, 결국 내뱉지 못한 그 말은 꿈에서 봤던 거울 속으로 아련하게 사라지곤 했다.1년이 흐르고, 2년이 흐르고 여인은 매일 똑같은 꿈을 꾸엇지만, 그녀는 단 한 번도 왕좌로 통하는 길을 찾지 못했고 국왕을 직접 만날 수도 없었다. 거울속에 비쳤던 소녀는 어느새 세상에 이름을 떨친 유명한 마법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짧은 꿈속에서 그녀는 여전히 의미 없는 이성을 유지하고 있었고 환상같은 그녀의 의지는 여전히 그녀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머나먼 그 나라에 관한 단서를 찾게 되었다. 마법사는 모두 부러워하는 명예를 버리고 혼자 여행길에 나섰다. 은은한 달빛을 넘어, 어두운 골짜기를 넘어, 도착한 칠흑 같은 밀림의 깊은 곳에서 그녀는 드디어 꿈속의 그 왕국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왕국은 이미 몇백 년 전, 화재로 전부 불타버린 상태, 과거 화려했던 왕국은 이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시에서 말한 것처럼 말이다.사라진 아침 바람은 이미 잊히고,하늘은 결국 노을과 노랫소리를 전부 집어삼켰네.남은 것이라곤 탑 꼭대기에서 반짝이는 미약한 불빛뿐,그 불빛만이 황량한 성의 긴 밤을 지켜주는구나.그녀는 궁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무너진 담벽들 사이에서 발견한 금테 은거울은 이미 산산이 조각난 상태고 그 조각은 먼지 더미 속에 흩어져있었다. 차가운 달빛이 거울 조각에 반사되어 은은한 빛을 내뿜었다. 궁전은 그녀가 꿈속에서 봤던 것처럼 크지도, 괴이하지도 않았다. 코너를 몇 번 돌고, 복도 몇 개를 지나고... 여인은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고 왕좌가 있는 방의 대문을 열었다. 그것은 고리 모양의 대청, 수백 개의 거울이 돌로 만들어진 벽 위에 걸려있었다. 복도에서 봤던 거울과 마찬가지로 그중 대부분은 이미 파괴된 상태, 하지만 마법사는 천천히 수백 년 동안 텅 비어있던 왕좌를 향해 걸어갔다. 왕좌에 앉은 마법사는 여전히 온전하게 남아있는 거울을 바라보았다.거울 속 화려한 옷차림에 가면을 쓴 여인이 아름다운 복도를 지나고 있었다. 그리고 이미 파괴된 거울은 그런 여인의 일천 개의 그림자를 담아내고 있었다. 흠칫 놀란 마법사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가면을 쓴 젊은 여인이 바로 그녀 앞에 선 채 조용히 마법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인의 눈빛은 그녀가 짐작할 수조차 없는 거대한 슬픔이 담겨있었다. 마법사가 무언가를 말하려던 순간, 여인이 비수를 그녀의 심장에 꽂아 넣었다. 장미처럼 붉은 피가 날카로운 칼날을 따라 천천히 퍼져나갔따. 이때 주위에서 불꽃이 피어오르고 몇백 년 전 전소된 왕궁을 다시 잠식했다.그녀의 표정에는 당혹스러움, 놀라움, 안도감 등 온갖 표정들이 전부 담겨있었다. 싱긋 미소 짓던 여인이 가면을 벗었다. 가면 아래에는 마법사와 똑같은 얼굴이 숨어있었다. 바싹 마른 여인의 입술이 살짝 움직이기 시작했다.이번에야말로 마법사는 여인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수십, 수백 년을 넘어 이제는 아련한 꿈이 되어 태양과 함께 사라진 말들... 그 이야기는 수천, 수만 개의 거울 조각에 반사되어 영원한 메아리를 이루고 있었다... }}} }}} ||
| ★★★★ | 임무 아이템 천일야사 제6권
| 재앙의 시대의 어느 떠돌이 학자가 우림, 사막, 도시를 여행하며 수집하고 정리한 이야기집. 원작에 담긴 이야기는 무궁무진했으나, 지금은 일부 단편만 남았다고 한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새 사냥꾼의 이야기이것은 늙은 새 사냥꾼에 관한 이야기다.왕국의 북쪽에는 밀림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는 학설조라는 새가 살고 있었다. 학설조는 아름다운 깃털을 가지고 있어 아침햇살을 받을 때면 마치 무지개처럼 반짝였다. 그들은 높은 나무 사이를 누비며 끊임없이 떠들어 댔다. 그리고 이 밀림에는 노인도 한 명 살고 있었다. 검은 피부, 남루한 옷차림. 마치 야인과 같은 행색의 노인은 학설조를 잡고 싶었다.하늘을 찌르는 나무에게도 작은 모목이었던 시절이 있듯이 노인도 한때는 젊고 잘생긴 소년이었다. 그는 밀림 주위의 마을에서 나고 자랐는데 날렵한 몸놀림과 착한 마음씨로 마을 사람들 모두 그를 좋아했다. 당시 마을의 여자들 중 소년을 좋아하지 않는 이가 없었지만 소년은 일편단심 자신의 연인만 바라보았다. 소년의 연인은 숲의 사제였다. 소녀는 숲의 사랑을 받는 여인으로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이었다. 소년이 소녀에게 반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소년은 생각했다. 이 생이 끝나는 날까지 소녀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행복한 삶은 산산조각 나고 만다. 왕국은 기나긴 전쟁을 시작했고 모든 청년들은 병사로 징집되었다. 소년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도 고향을 떠나 전장에서 왕국을 위해 싸워야 했다. 떠나기 전날, 소녀는 처음 소년 앞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푸른 잎사귀에 맺힌 이슬처럼 맑은 눈물이 소년의 가슴을 적셨다. 하지만 아직 어렸던 소년은 소녀가 곧 다가올 이별 때문에 운다고 생각했을 뿐, 그 눈물에 담긴 진짜 의미를 알지 못했다. 소년은 다급한 목소리로 소녀와 미래를 약속했다. 이렇게라도 소녀의 슬픔을 덜어주고 싶었다.하지만 소년의 약속에도 소녀의 슬픈 표정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한참 침묵하던 소녀가 입을 열었다. 그녀는 지금부터 학설조를 길들이겠다고. 저 새들을 소년의 곁으로 보내 먼 타향에서도 사랑하는 연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소년은 조금 의아했지만 소녀가 그의 마음을 잡기 위해 한 말이라고 생각하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다음 날, 소년은 마을을 떠나 왕국의 병사가 되었다. 바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전쟁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소년의 턱에는 수염이 자라고 순수했던 눈동자도 날카롭게 변하고 항상 무기를 들고 있던 손에 두터운 굳은 살이 생길 때 쯤에야 기나긴 전쟁은 종료를 선포했다.이 잔인한 전쟁 속에서 소년에게 유일하게 위로를 전해주는 건 바로 고향에서 날아온 학설조였다. 학설조는 정말 신의 도움이라도 받은 듯 어둡고 조용한 밤에도 그를 찾아내 소년의 말을 전해주었다. 그렇게 소년은 학설조를 통해 마을에서 일어난 변화나, 그를 위해 쓴 사랑의 시와 같은 달콤한 그리움의 말들을 들을 수 있었다.기나긴 이별에도 소녀에 대한 소년의 사랑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마치 튼튼한 비석처럼 더 두텁고 단단해졌다.전쟁이 끝나자 소년은 부랴부랴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는 소녀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에게서 들은 말은 충격적이었다.소년이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소녀는 병에 걸려 차가운 시신이 되었다는 것이다.하지만 소년은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바로 어젰밤까지만 해도 학설조는 소년에게 소녀의 말을 전해주었기 때문이다.소년은 정원으로 쳐들어가 굳게 닫힌 소녀의 방문을 벌컥 열었다. 그 순간, 마법의 힘을 받아 깊은 잠에 들었던 학설조들이 문틈으로 들어온 햇살에 눈을 번쩍 떴다. 잠에서 깬 학설조들은 날개를 펄럭이더니 소년의 몸 옆, 귓가를 스치며 멀리 날아갔다. 소년이 정신을 차렸을 때 학설조들은 마치 바람에 흩어지는 구름처럼 멀리 밀림으로 다시 돌아간 뒤였다. 소년의 눈앞에 펼쳐진 건 텅 빈 방뿐이었다.그제야 그는 왜 소녀가 그날 밤 왜 그렇게 슬픈 표정을 지었는지 왜 학설조를 보내겠다는 이상한 약속을 했는지 이해하고 말았다.방금 전 그가 문을 연 탓에 도망친 학설조들은 소녀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힘을 다해 준비한 선물이었다. 소년은 마지막 순간까지 소년을 위한 사랑의 말들을 준비했던 것이다.새의 수명은 인간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길었다. 그 뒤로 소년은 숲에 날아든 학설조를 쫓기 시작했다. 새의 울음소리에 깃든 소녀의 영혼을 쫓아 연인에 대한 미안함을 속죄하고 싶었다. 하루가 흐르고,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않고 학설조만을 쫓는 소년은 마치 미치광이와도 같았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소년은 중년 남자가 되었고 또 노인이 되었다. 비록 이 밀림에 갇힌 신세가 되었지만 소녀의 말을 기억하는 학설조는 점점 더 줄어들었지만 그가 아직 듣지 못한 말이 하나라도 있지 않을까라는 집념에 새 사냥꾼은 밀림을 떠날 수 없었다.노인은 익숙한 손길로 학설조를 유인해 새장 안에 넣은 뒤 부드러운 손길로 학설조의 목을 쓰다듬고 최고의 곡식과 가장 맑은 물을 먹였다. 그러고는 이렇게 묻곤 했다. 말해보렴, 말해보렴, 학설조들아, 나의 연인, 숲의 사랑을 받던 그 아이가 너희에게 어떤 말을 가르쳐주었니?노인이 이렇게 질문하면 배불리 먹고 마신 학설조들은 가끔씩 이런 이야기를 해주곤 했다... }}} }}} ||필드에서 수집할 수 있었던 따오기 골목 이야기의 수메르 버전. 우림 지역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사막 지역에서만 1권당 10페이지씩 60개를 수집해야 완성할 수 있다. 마지막권을 얻기 위해선 운빨 낚시 노가다가 필요한 따오기 골목 이야기와 달리 필드 탐험만으로 전권을 획득할 수 있다.
| ★★★ | 임무 아이템 취객 일화·Ⅰ
| 몬드에서 전해 내려오는 취객의 이야기 중 하나. 늑대의 숲에 잘못 들어간 취객과 배고픈 외톨이 늑대의 이야기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민들레주의 나라에서는 허풍과 소문이 취기를 타고 퍼진다.술 취한 사람들 사이에서 과장된 전설은 더 멀리 퍼지기도 한다. 술에 취해 내뱉은 헛소리와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는 멍청해 보이기도 하지만 재밌다.과거 어떤 시절에 몬드에는 유명한 주정뱅이가 한 명 있었다고 한다. 그는 사냥 금지 시기에 접어든 샘물 마을 사냥꾼 같았다. 그는 주량이 뛰어났지만 매번 만취할 때까지 마셨다. 그리고 가진 돈을 다 써버리기 전에 술집을 나서는 일은 결코 없었다고 한다.어느 날 밤, 주정뱅이는 술을 다 마시고 집에 돌아가던 길에 늑대의 숲으로 길을 잘못 들고 만다.오늘날의 울프 영지는 왕랑의 영토로 이성이 있는 사람들은 이 숲의 살기 넘치는 분위기에 놀란다. 늙은 사냥꾼들의 말에 따르면 그건 북풍의 왕랑이 늑대들의 혼령을 모아 외지인이 그들의 영토에 침입하는 걸 막기 때문이라고 한다.하지만 그 머나먼 옛날 시대는 늑대 무리의 영주가 아직 북풍을 따라 그 숲에 강림하여 늑대들의 질서와 평화를 가져다주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 숲은 야생 늑대들이 싸우던 곳으로 그곳은 나무 그늘 사이에 숨겨져 있는 그들의 피로 얼룩진 유희의 장소였다.몬드성의 유명한 주정뱅이가 이런 늑대의 숲에 들어가게 됐다.어두운 나무 그림자 속에서 주정뱅이는 길을 방해하는 덩굴과 짜증 나는 나뭇가지들을 무시한 채 비틀거리며 나아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초록빛 눈이 그를 응시했다.「수상하다, 수상해!」수백 년 동안 늑대의 숲에 들어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완전히 무장한 기사든, 해진 옷을 입은 탈주범이든. 그리고 오만방자하기 그지없는 귀족들도 야만스러운 늑대 무리를 화나게 만들어 자신의 영토에 피해가 갈까 봐 노예를 이 숲에 유배시키기를 거부했다.「그런데도 이 녀석 혼자 여기까지 들어오다니, 정말 수상해!」늑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주정뱅이의 술 냄새를 참으면서 그를 뒤쫓았다. }}} }}} ||
| ★★★ | 임무 아이템 취객 일화·Ⅱ
| 몬드에서 전해 내려오는 취객의 이야기 중 하나. 배고픈 외톨이 늑대와 취객이 만나는 이야기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모두 알다시피 늑대의 후각은 사람보다 천만 배 이상 민감하다.사냥감을 쫓던 늑대는 짙은 술기운에 질식하기 일보 직전이었고 초록색의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 서려 있었다.「흠...」들판에서 태어나 숲에서 자란 늑대는 한 번도 인간의 문명을 접해 본 적 없었다. 간혹 시드르 호수 너머로 은은한 술 향기가 풍겨오긴 하지만 이러한 냄새가 인간에게는 뭘 뜻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이 녀석 어쩌면 족제비와 같은 종일 지도 몰라. 벌써 나를 발견하고 살려고 방귀를 뀌는 거야!」늑대는 이렇게 생각하고는 술 냄새를 참으며 속도를 높였고 주정뱅이 옆의 그림자에 숨어 그를 관찰했다.늑대는 아주 신중한 맹수이나 술에 취한 사람은 아니다.술은 머리를 어지럽게 하고 때때로 주변의 미세한 변화를 바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감각을 깨우기도 한다어떻게 인지는 모르지만 주정뱅이는 자신을 계속 쫓아오는 늑대를 발견했다.어쩌면 술기운에 취해 머리가 어지러워진 늑대가 솔잎을 밟으며 소리를 내어 사냥감에게 정체를 들킨 것일지도 모른다.「넌 누구야, 너도 화장실 찾고 있는 거야?」주정뱅이가 게슴츠레한 눈을 비비며 물었다.「인간, 넌 누구지? 왜 몸에서 이런 독한 냄새가 나는 거지!」늑대가 코를 벌름거리고 이를 갈며 위협적으로 답했다.늑대의 쉰 목소리를 들은 주정뱅이는 두려움보다는 흥미를 느꼈다:「어이, 친구. 내가 왜 널 화나게 한 건진 모르겠지만...그래도 우리 몬드 사람들은 술을 마시며 무료함을 달래는 전통이 있거든. 오늘 달도 밝겠다 내가 이야기 하나 들려줄게」주정뱅이는 말을 마치고 트림을 했다.늑대는 원래 이 주정뱅이 말을 무시한 채 주정뱅이의 목을 단숨에 물어뜯으려고 했다.하지만 코를 찌르는 술 냄새에 입맛이 떨어져 어쩔 수 없이 대답을 하게 됐다.「흥! 내가 그렇게 배가 고픈 것도 아니고...네가 지껄이는 잡소리나 한번 들어보지」주정뱅이가 기지개를 켜자 민들레 씨앗이 날아올랐다.그리고 주정뱅이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 }}} ||
| ★★★ | 임무 아이템 취객 일화·Ⅲ
| 몬드에서 전해 내려오는 취객의 이야기 중 하나. 취객이 외톨이 늑대에게 아주 오래 전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아주 먼 황무지에 늑대 한 마리가 떠돌아다녔다.그 늑대는 과거엔 늑대의 왕으로 자신의 무리를 이끌고 보금자리를 찾아다니며 사냥과 전투를 계속했었고 그때의 삶은 그의 몸에 수많은 흉터를 남겼다.늑대는 자신의 무리를 이끌고 들판을 가로지르고 오래된 궁전 폐허를 지나 마수와 선령의 영지를 통과했다.황무지는 잔혹하기 그지없었고 왕랑이 점점 늙어감에 따라 무리도 점점 뿔뿔이 흩어졌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무리엔 오직 늙은 늑대만이 홀로 남게 됐다.전설에 따르면 황무지는 신이 없는 대지로 오직 오래된 마신이 남긴 망령의 잔해와 과거 선령이 살았던 텅 빈 궁전만이 남아있다. 고독한 늙은 늑대가 회색 궁전을 지날 때 음악 소리가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이렇게 듣기 좋은 새소리와 벌레 소리를 들어본 적 없어. 심지어 배고픔의 고통까지 잊게 해주다니」늑대는 회색 홀로 걸음을 옮겼고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밟고 부서진 석관을 지나자 석관의 옛 주인의 초상화가 뚜렷하게 보였다.실내에 들어선 늑대는 연주를 하고 있던 소녀와 만나게 된다.그녀는 재처럼 창백한 피부에 눈을 감고 있었으며,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류트를 켜며 오래전에 잊힌 슬픈 곡을 연주하고 있었다.늑대는 창백한 소녀 앞에 앉았고 잠시나마 갈증과 고독을 잊은 채 소녀의 소리 없는 노래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옛날 가을밤의 매미 소리는 추방자의 노래이자 인류 최초의 노래요」「그들은 모든 형과 신이 머물던 고향을 잃고 오직 노래와 추억만이 남았네」「최후의 노래하는 자는 최초의 선령으로 천사의 홀에 앉아 피날레를 연주했네」숲에서 놀던 작은 요정도 그녀의 노래에 끌려 경의를 표했다.「그건 무슨 노래야?」늑대는 당황하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늑대는 단어 하나하나, 음 하나하나를 알아들었지만, 그녀의 언어는 다른 어떠한 생명들과도 다른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것이었다.「선령의 노래야」창백한 소녀가 가볍게 답했다.「아주 오랜 옛날, 이건 우리가 미개한 인간을 위해 만든 노래야. 하지만 지금은 우리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는 데만 사용되고 있어」그리하여 늑대는 소녀의 멜로디를 따라 어설프게 호응하기 시작했다.늑대의 소리는 처량했고 슬픔으로 가득했다.「무슨 노래 부르는 거야?」창백한 소녀가 물었고「이건 우리 노래야」늑대가 답했다「진짜 이상해」소녀는 류트를 쓰다듬으며 가차 없이 평가했다.「그래도 나랑 같이 노래 불러도 돼」늑대와 소녀의 합창이 허름한 궁전의 홀에 울려 퍼졌고 지금도 그 땅을 지나는 모험가들은 특이하지만 어울리는 음률이 울려 퍼지는 걸 들을 수 있다고 한다.「이게 다야?」늑대는 살짝 실망한 듯 입술을 핥았다.「차라리 내가 한번 얘기해 볼게」늑대는 목을 가다듬고 자기 이야기를 시작했다── }}} }}} ||
| ★★★ | 임무 아이템 취객 일화·Ⅳ
| 몬드에서 전해 내려오는 취객의 이야기 중 하나. 외톨이 늑대가 취객에게 술과 늑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몬드 최초의 술은 북풍이 휘몰아치던 시절에 빚어진 것이라고 한다.서리 제왕들이 다투던 시대에 얼음 폭풍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던 선조들은 동상의 고통을 피하고 서리에 대항할 용기를 얻기 위해 야생 과일과 곡식으로 술을 빚었다. 그때는 몬드 전체가 눈으로 덮여 민들레조차 자라지 않던 시절이었다.몬드에서 술을 처음 발명한 사람은 덜렁이였다.부락이 빙설에 갇혔을 때 덜렁이는 부족의 식량을 관리하고 있었다.천지가 눈으로 덮였다지만 간혹 추위를 견디는 작은 동물들이 구덩이를 파고 땅에서 튀어나와 굴 안의 식량을 훔쳐 먹었다. 그래서 부족에는 늘 식량을 저장한 동굴을 순찰하고 쥐가 판 구멍을 막는 사람, 그리고 식량을 훔치는 쥐를 잡아 부족의 식량을 더해줄 사람이 필요했다.그 시절에 습기 가득한 동굴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했다. 살짝만 소홀히 해도 상당수의 식량이 변질되거나 썩었다. 하지만 숨어있던 작은 생령이 사람에게 장난을 칠 때도 간혹 있었다.덜렁이가 또 한 번 관리를 소홀히 할 때 바람의 정령이 여우의 모습으로 둔갑해 과일이 쌓여 있는 곳에 숨어든 뒤 효모를 생성하여 과일을 발효시켰다.배가 고팠던 덜렁이는 과일을 먹으러 와서 발효가 된 과일의 진한 향기에 취하게 됐다. 그래서 짐승 가죽으로 이를 짠 것이 지금의 술이 됐다.설원에서 술을 발명한 덜렁이는 최초의 주정뱅이이자 술에 취해 잠에 들어 꿈을 꾼 최초의 인간이기도 했다.첫 번째 꿈에서 그는 고독한 늑대가 되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거나 아주 오래전의 어떤 시대에 그는 다른 무리와 피 터지게 싸웠고 눈보라 속에서 먹을 것을 두고 인간과 싸우다 또 최초의 선령과 만나게 된다.모여 살던 사람과 늑대는 외로움을 견딜 수 없었다. 그리고 새로 빚은 술은 그들의 꿈을 연결시켜주었다.그러나 그들이 꿈을 대하는 태도는 완전히 달랐다.시련을 겪은 인간은 늑대가 뛰어다니는 황야로 향했다. 늑대는 인간의 욕망이 두려웠다. 인간들이 어째서 위험한 환각에 빠져서 희망을 찾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늑대를 더욱 두렵게 했던 건, 인간의 꿈속에서 더 이상 자신이 어떤 늑대인지, 아니면 늑대의 영혼을 지닌 인간인지 분간할 수 없었던 점이었다.그리하여 늑대는 인간이 만든 독약인 술의 유혹을 멀리하기로 맹세했다.늑대는 바람의 백성이 아니고, 그들의 고향에는 술과 목가가 없기 때문이었다. 늑대는 인간의 영역에서 멀어져 술냄새가 풍기지 않는 황야와 숲에 자리를 잡았다.「이게 바로 너희가 술이라고 부르는 것과 늑대의 기원이지」늑대는 우쭐대며 술에 취한 사내에게 말했다.그런데 사내는 푹신푹신한 솔잎 침대에 누워 단잠에 빠져 있었다.늑대는 콧김을 뿜으며 술에 떡이 된 사내를 내버려두고 혼자 떠났다. }}} }}} ||
일일 퀘스트 중 엘라 머스크의 '시로 소통하기' 퀘스트를 통해 얻을 수 있다.
| ★★ | 임무 아이템 츄츄어 시도작·낭송시
| 엘라·머스크가 지은 츄츄어 시. 그녀의 말에 의하면, 이 「우호적인 낭송시」엔 수많은 이들의 노고가 담겨져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읽으면 어딘가 좀 이상하다...
| [ 펼치기 · 접기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word-break:keep-all"Olah! Olah!Yoyo mosi mita!Nye, nye mosi mita,Yeye mosi gusha!Mosi gusha, mosi tiga,Yeye kucha kucha!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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