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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오브 헤븐

덤프버전 :

리들리 스콧 감독 장편 연출 작품



킹덤 오브 헤븐 (2005)
Kingdom of Heaven
파일:external/imgmovie.naver.com/C8908-00.jpg
장르액션, 드라마, 스릴러, 전쟁
감독리들리 스콧
제작
각본윌리엄 모나한
주연올랜도 블룸
에바 그린
에드워드 노튼
가산 마수드
음악해리 그렉슨윌리엄스
제작사스콧 프리 프로덕션
인사이드 트랙
스튜디오 바벨스브레그
수입사파일:대한민국 국기.svg 20세기 폭스 코리아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제이브로, 포레스트[재개봉감독판]
배급사파일:미국 국기.svg 20세기 폭스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20세기 폭스 코리아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오원[재개봉감독판]
개봉일파일:미국 국기.svg 2005년 5월 8일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2005년 5월 4일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2020년 11월 11일[재개봉감독판]
개봉 포맷아나몰픽 와이드스크린, 필름
상영 시간144분[극장판]
190분[재개봉감독판][1]
194분[로드쇼감독판][2]
제작비1억 3천만 달러
월드 박스오피스$211,652,051
북미 박스오피스$47,398,413
대한민국 총 관객수1,484,000명
스트리밍파일:Disney+ 로고.svg[[파일:Disney+ 로고 화이트.svg
파일:wavve 로고.svg
파일:TVING 로고.svg
상영 등급파일:대한민국 국기.svg 파일:영등위_15세이상_2021.svg 15세 이상 관람가

파일:미국 국기.svg 파일:R등급 로고.svg

1. 개요
2. 예고편
2.1. 기타 예고편
3. 시놉시스
4. 등장인물
4.1. 예루살렘 왕국
4.2. 아이유브 왕조
4.3. 프랑스
4.4. 영국
6. 평가
6.1. 극장판
6.2. 감독판
8. 판본
8.1. 극장판과 감독판의 차이점
9. 탐구
9.1. 오해: 고증의 완벽성?
9.1.1. 물적 고증
9.1.2. 내적 고증 (비판)
9.2. 역사상의 기록과 영화의 묘사 비교
10. 기타



1. 개요[편집]


See it if you haven't.

And if you do, remember how the Muslims of Beirut came to realise that even Hollywood can be fair.

이 영화를 아직 안 봤으면 꼭 보라.

볼 때, 베이루트의 무슬림들이 할리우드 영화도 공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음을 기억하라.

로버트 피스크, 인디펜던트 2005년 6월 20일자에 실린 칼럼


글래디에이터》로 유명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2005년 역사/전쟁 영화.

십자군 전쟁 중에서도 제3차 십자군 원정의 직전에 벌어진 살라흐 앗 딘예루살렘 함락 상황을 시대적 배경으로, 대장장이였던 발리앙(올랜도 블룸)이 전쟁에 참여하며 성장하여, 1187년 예루살렘살라흐 앗 딘(살라딘)으로부터 지켜내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훌륭한 영지물이라는 평가도 있다.[3] 현재 예루살렘 땅을 주위로 내전 중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더 나아가 기독교이슬람의 반목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으며, 궁극적으로 '극단적인 가치관을 지닌 상대와도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다'라는 철학적인 결론으로 도달한다.

칼 같은 현실 반영에 따라 소품을 만들어 찍은 웅장한 영상과, 유명 영화 음악 작곡가인 해리 그렉슨윌리엄스[4]가 작곡한 중세풍의 아름다운 오리지널 스코어는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극장판과 감독판의 내용 차이가 매우 큰 영화로도 유명하다. 단지 한두 장면들만 편집상 잘린 수준이 아니라 극장판에서 무려 한 시간 가까이 되는 분량이 더 잘렸다. 삭제된 장면들도 중요하지 않은 장면들이 아니라 이야기 전개에 꼭 필요한 장면들이다.[5]

참고로 국내의 왓챠플레이 판에선 자막 상태가 좋지 않다. 이슬람교를 회교라고 하는 건 수긍이 가지만, 자막 제작자가 반이슬람주의자인지, 분명 '이슬람군'이라고 낱말 그대로 말하는 걸 '적군'(?)이라고 표현하는 심각한 오역을 저질렀다. 이뿐 아니라 생략된 서술들 및 다른 오역들도 정말 많으니 참고 바란다.


2. 예고편[편집]


메인 예고편


2.1. 기타 예고편[편집]


디렉터스 컷 예고편


3. 시놉시스[편집]


운명이 이끈 만남…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여정이 시작된다!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깊은 슬픔에 잠겨있는 프랑스의 젊고 아름다운 대장장이 ‘발리안(올랜도 블룸)’에게 부상당한 >십자군 기사 ‘고프리(리암 니슨)’가 찾아온다. 무언가 비밀을 품고 있는 듯한 그의 정체는 바로 발리안의 아버지. >발리안에게 숨겨진 전사의 자질을 꿰뚫어본 고프리는 자신과 함께 떠날 것을 제안하고, 결국 발리안은 성스러운 >도시를 지키기 위한 영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명예로운 서약… 세상을 바꿀 새로운 운명이 펼쳐진다!

발리안은 고프리로부터 여러 가지 검술과 전술 등을 배우며 용맹한 전사로 거듭난다. 그리고 고프리가 죽기직전 >수여한 작위를 받아 정식기사가 되어 성스러운 도시 예루살렘의 국왕 ‘볼드윈 4세(에드워드 노튼)’에 대한 충성을 >서약한다. 그 후 발리안은 뛰어난 검술과 용맹함으로 맹위를 떨치며 국왕의 신임을 한 몸에 받게 되고, 왕의 동생인 >아름답고 신비로운 공주 ‘시빌라(에바 그린)’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녀는 악명 높은 교회 기사단의 >우두머리 ‘가이 드 루시안’과 정략 결혼을 한 상태.

거역할 수 없는 사랑… 사랑과 명예를 위한 전쟁이 시작된다!

운명적인 사랑은 거역할 수 없는 것. 명예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기사 발리안은 고뇌하지만, 금지된 사랑은 더욱 >뜨겁게 타오른다. 시빌라를 빼앗긴 가이는 발리안을 향해 분노를 폭발 시키다가, 마침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일으킨다. 이에 발리안은 예루살렘 왕국과 사랑하는 시빌라 공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최후의 전투를 >시작한다.

과연 발리안은 시빌라 공주와 예루살렘의 백성들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이제, 명예로운 젊은 영웅 발리안의 위대한 전쟁이 시작된다!



4. 등장인물[편집]



4.1. 예루살렘 왕국[편집]


  • 이벨린의 발리앙(올랜도 블룸 분)
  • 시빌라(에바 그린 분)
  • 티베리어스(제레미 아이언스 분): 실제 역사에서 트리폴리 백작 레몽 3세에 대응되는 인물. 티베리아스는 원래 레몽의 아내의 소유지였다. 왓챠 플레이에선 미국식 영어로 그대로 읽어 '타이베리어스'로 나온다.
  • 구호기사단 기사(데이빗 듈리스 분): 발리앙을 몇 번이나 구해주었고 몇 되지 않는 지혜롭고 참된 성직자이지만, 후에 기 드 뤼지냥이 일으킨 하틴 전투에서 패배한 후 사망한다. 발리앙과 티베리어스가 이끄는 기사단이 확인하러 왔을 때, 다른 구호기사단 단원들과 함께 잘려진 목이 클로즈업된다. 대본에서는 "하느님 말고는 신이 없다"는 물라의 말에 "나도 안다."라고 받아치면서 죽음을 받아들인다. 실제 하틴 전투에서 순교한 구호기사단 성인 니카리우스라는 추측도 있었으나, 작가에 따르면 이 인물은 천사라고 한다. 발리앙이 "신은 나를 버리셨소."라고 말하자, "그런 말씀 없던데?"라고 하는 것이 일종의 실마리. 천사의 모가지를 딴 이슬람군의 위엄 실제로 이 사람은 단순히 올바른 것을 떠나서 매우 몽환적이고 종교적인 연출의 중심에 선다.
  • 고드프리(고프리)(리암 니슨 분):
  • 보두앵 4세(에드워드 노튼 분)
  • 영국인 하사관(케빈 맥키드 분)[6]: 고드프리가 프랑스까지 데려온 십자군들 중 구호기사단원을 제외한 유일한 생존자였지만 메시나에서 레반트로 가는 배에 발리앙과 같이 탑승한 게 마지막 등장이다. 불운하게도 배가 침몰하면서 익사한듯.
  • 오도(요코 아홀라 분)[7]: 고프리와 함께 발리앙을 찾아온 독일 출신의 금발 검사. 구호기사단원이 그를 법학도로 소개하는데 결투재판에 능하다는 농담인지 진짜 법을 공부한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전자로 보인다.
  • 기 드 뤼지냥(마튼 초카스 분)[8]
  • 르노 드 샤티용(브렌던 글리슨 분)
  • 성전 기사단장(울리히 톰센 분)
  • 헤라클리오스 주교(존 핀치 분): 본 영화 최대 피해자 중 한명. 기 드 뤼지냥이나 르노 급 꼴통 악당으론 안나와도 비겁한 꼰대로 묘사된다.

4.2. 아이유브 왕조[편집]


  • 살라흐 앗 딘(살라딘)(가산 마수드 분)[9]
  • 이슬람 장군 나시르(알렉산더 시디그 분)[10]
  • 신학자(칼레드 나바위 분): 관용, 위엄, 지혜로 넘쳐나는 아이유브 진영에서 그나마 광기 포지션을 맡고 있는 인물이지만 그나마도 기독교가 선빵쳐서 이런 반작용이 나오는 것으로 좀 자비롭게 연출된다.
  • 머마드 알 파이스: 나시르의 부하. 나시르가 노예처럼 위장하고 있던 탓에 단순히 주인으로 위장한 노예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시르가 머마드가 기사라고 소개했고, 나중에 살라딘도 머마드의 문제를 문제삼지 않겠다는 공식 외교입장을 표명할 정도니 나시르보다 지위가 낮을 뿐 이 사람도 귀족이었던 것은 맞다.
  • 이슬람 상인(나세르 머마지 분): 감독판에만 나오는 대상인. 르노를 살인마로 고발하지만 르노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자 항의한다. 유명한 "금은 금이오" 짤방의 주인공.
  • 살라딘의 누이(지안나 파시오 분)[11]

4.3. 프랑스[편집]


  • 신부(마이클 쉰 분): 발리앙의 이부동생.
  • 영주(로버트 퍼그 분)
  • 고프리의 조카(니콜라이 코스테르발다우 분)[12]
  • 발리앙의 아내(나탈리 콕스 분)
  • 주교(빌 피터슨 분): 극장판엔 언급만 되지만 감독판엔 여러번 나온다. 그나마 양심과 이성을 유지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 로제 드 코르미에의 아들(폴 브라이트웰 분): 감독판에만 나온다. 체포조 중의 유일한 생존자이고 자신이 몸값을 지불할 권리가 있다고 하지만 고프리가 인정하곤 그대로 처형한다.
  • 장의사(마틴 핸콕 분): 초반에 발리앙의 아내를 묻는 일꾼으로 나와 신부에게 이의를 제기하지만 씹힌다. 이후 십자군이 되어 종군하고 발리앙을 보고 놀란다. 그에게 기사로 서임되어 치열하게 싸우지만 결국 전사한다.

4.4. 영국[편집]


  • 이언 글렌[13] - 리처드 1세

5. 줄거리[편집]


킹덤 오브 헤븐/줄거리 문서 참조.

6. 평가[편집]



6.1. 극장판[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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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8.6 / 10






Although it's an objective and handsomely presented take on the Crusades, Kingdom of Heaven lacks depth.

- 로튼토마토 총평


재미라는 곡괭이로 사념의 줄기를 캐는 스콧 감독

- 박평식 (★★★☆)


새로운 중세의 도래가 우려되는 지금, 유효한 반전 대서사극

- 황진미 (★★★★)


두서는 있는데 맵지 않은 잽의 연타, 정신 사납다

- 이성욱 (★★★)


리들리 스콧의 양식에 경배를~ 린의 스펙터클을 되살린 수공업 정신에 찬사를~

- 유지나 (★★★★)


화려한 스펙터클, 허술한 줄거리, 빈약한 캐릭터

- 김은형 (★★☆)


약 50분이라는 어마어마한 분량을 편집한 극장판은 북미 개봉 당시 여러 매체에서 혹평을 받았다.

처음 제작 소식이 언론에 알려질 당시부터 영화의 소재 자체에 대해 우려하는 여론도 존재했다. 영화 제작을 시작할 당시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인해 이슬람 세계의 반서방-반기독교 성향은 극도에 달했고, 서방 국가들에서도 십자군 전쟁은 지나치게 민감한 소재임을 인식하고 있었다. 다행히 이 영화에서 '양측 종교 간의 반목'을 비판했기에 망정이지, 이전의 할리우드 영화처럼 십자군을 조금이라도 옹호하는 내용이 존재했다면 그 반향은 결코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다른 할리우드식 전쟁물과 달리 뚜렷한 주제를 담고 있었고, 할리우드식의 거대한 스케일, 철학적인 결말로 많은 기대와 부분적인 호평을 받았지만, 그 이외의 불확실한 인과관계와 흐지부지한 결말은 관객들에게 커다란 질타를 받았고, 기독교 세력과 이슬람 세력 양쪽으로부터 지지를 끌어내지 못하고 돌만 맞았다. 1억 3천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입했으나, 전세계 총 수익은 약 2억 1100만 달러에 불과해(본전치기 하자면 적어도 제작비 2배인 2억 6천만 달러를 벌어야 하니) 흥행 실패라는 결과를 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감독판이 나오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6.2. 감독판[편집]


공존 자체를 거부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공존의 윤리를 받아들이면 모두에게 "전부"가 되는 그때 그 예루살렘, 지금 이 세계.(감독판)

- 이동진 (★★★★)


이후 DVD, 블루레이 등의 2차 매체를 통해 '감독판'이 공개되자 많은 영화 팬들은 그야말로 당혹을 감추지 못했다. 극장판에서 중요 부분이 잘려도 너무 잘려나갔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리들리 스콧이 원래 기획한 〈킹덤 오브 헤븐〉은 약 200분에 달하는, 〈반지의 제왕[14]과 맞먹는 분량을 가진 영화였다. 때문에 극장판과 달리 감독판은 서사 구조가 완벽하게 나뉘어 있고, 고전 사극처럼 서곡인터미션도 따로 있다.[15] 애초에 50분이면 굉장히 긴 편인 이 영화 기준으로도 무려 1/4 가량이 잘려나갔던 것이다. 가위질도 이만한 가위질이 없다.

감독판은 극장판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영국 잡지 Total Film은 감독판에 별 4개를 부여했고, IGN DVD는 별 10개 가운데 10개로 만점을 부여했다. # 엠파이어 매거진은 이 재편집된 영화를 "서사시"라고 불렀고, James Berardinelli는 감독판이 극장판보다 스토리와 개별 캐릭터의 동기에 대해 훨씬 더 큰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했다. # 그 외에도 수많은 영화 비평가들이 극장판보다 감독판에 대해 압도적으로 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Brian Tallerico가 킹덤 오브 헤븐 감독판에 대해 "이것이 역사상 가장 실질적인 감독 컷(It's the most substantial director's cut of all time)"이라고 말한 것처럼,# 본작은 영화 팬들 사이에서 반드시 감독판으로 봐야 하는 영화로 평가받게 되었다. 반면 감독판의 공개로 예전의 극장판은 무리한 편집이 좋은 영화를 얼마나 말아먹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반면교사로 자리잡게 되었다.

2018년 넷플릭스에 킹덤 오브 헤븐이 올라왔으나 144분 분량의 극장판이었고 제대로 된 감상을 원한다면 넷플릭스 외의 감독판을 따로 구해서 보기를 권한다. 현재 20세기 폭스의 영화인 만큼 디즈니플러스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감독판은 아니다. 국내에서 감독판은 DVD만 정발됐고 블루레이는 정발되지 않았다.


7. 명대사 및 명장면[편집]


영화 전반적으로 묵직한 장면과 대사들이 많다. 자세한 것은 킹덤 오브 헤븐/명장면 문서 참고.


8. 판본[편집]



8.1. 극장판과 감독판의 차이점[편집]


아래는 극장판에서 안 나오는 감독판의 내용들. 잘린 부분들 대부분이 작품의 개연성을 보강하는 내용이었기에, 극장판의 개연성이 개판일 수 밖에 없었다.




이후 장면이 전환되고 시빌라는 한가로이 놀고 있는 보두앵 5세를 바라보다 곁에 다가가 전래동화를 들려주며 한동안 같이 놀아준다. 그러다 아들을 품에 안고 자장가를 부르며 재우다 귓속에 납을 흘려 넣어 안락사시키고, 왕위를 기에게 양위한다. 기가 왕위에 오른 뒤 시빌라가 기도실에 칩거하는 폐인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인데 극장판에서는 보두앵 5세의 비극이 통편집돼서 관객들 입장에서는 생뚱맞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시빌라로선 아직 어린 아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지켜줄 후견인으로서 남편이 필요했었다. 그러나 자신이 정말로 사랑해서 함께하길 원했던 발리앙은 기와 기의 세력을 축출하고 자신의 누이와 재혼해 달라는 보두앵 4세의 제안을 양심상 거부하자 어쩔 수 없이 기와 사랑 없는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 실제로 보두앵 4세 사망 후에 시빌라는 기에게 "내 아들에게 기사를 준다면 왕위를 주겠다."라고 했었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지키려고 했던 아들이 남동생처럼 나병 환자라 자기 손으로 죽여야 했다. 극중에서 보두앵 4세와 시빌라는 우애가 매우 돈독한 남매로 그려졌는데 남동생이 어려서부터 나병으로 고통받는 걸 생생히 봐 온데다 그 사후에 가면으로 가리고 있던 끔찍한 얼굴까지 확인했던 시빌라로서는 차마 아들마저 그런 고통 속에 살게 할 수 없었던 것. 실제로 시빌라는 티베리아스에게 "나는 내 아들을 지옥 속에 살게 할 수 없다. 차라리 내가 대신 지옥으로 가겠다."라며 아들이 나병으로 고통받기 전에 자신이 보내 줄 것을 우회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감독판으로 보면 시빌라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지만 극장판의 경우 시빌라의 행동이 뜬금없이 여겨질 수 있다. 해석에 따라서는 애인에게 차인 복수로 싫어하는 남편과 재결합하는 것처럼 보여 통속극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여담이지만 코멘터리를 보면 스콧 감독도 극장판에서 저 부분이 편집된 걸 아쉬워하는 듯하다.
여담으로 감독판에는 기 드 뤼지냥이 시빌라를 팽개쳐두고 다른 여자와 "넌 내 아내가 되길 꿈꾸지? 오늘은 네가 내 아내인 척해볼까?" 하고 불륜을 저지르는 신이 있다. 이는 영화 초반부터 불편한 관계임이 암시되는[20] 기 드 뤼지냥이 시빌라와 발리앙의 관계를 눈치챈 바로 그날 일어난 것으로, 세밀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시빌라는 은근히 발리앙을 흠모하고 있었고, 급기야 카나에 가다 들렸다며[21] 발리앙의 영지인 이벨린까지 몸소 찾아가 한동안 머무르다가 동방에서 남녀의 사이를 막는 것은 불꽃밖에 없다고 발리앙과 육체적인 불륜을 저질렀다. 케락 전투 이후 시빌라는 남편은 거들떠도 보지 않으며 대놓고 발리앙에게 연심이 있음을 드러내는데 자신의 동지인 샤티용이 맞는 걸 보고 불편한 표정이었던 기는 둘의 관계를 눈치채고 원래도 하찮은 대장장이놈이라고 무시하던 발리앙에게 자기 손으로 죽여버린다고 적의를 드러내게 된다. 참고로 발리앙과 시빌라의 베드신은 감독판에서 좀더 상세히 나오는데, 발리앙을 맡았던 블룸은 이 베드신을 찍느라 꽤나 긴장해서 술의 힘까지 빌렸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신부가 발리앙에게 예루살렘에 가라고 종용하는 것도 형이 없어져야 자기가 가산을 물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23] 처음에는 아예 주교를 꼬드겨 아내가 죽은 후에 상심한 발리안이 악마에 씌어서 의기소침한 것이라고 주교를 부추겨 형을 죽이려 했고 발리안에게는 형수는 지금 지옥불에서 타고 있다! 라면서 죄책감을 의도적으로 더 부채질해서 십자군으로 보내려고 하며 고프리의 부하들에게 아주 쓸만한 인간이니 데려가면 유용할 것이라고 발리앙을 데려갈 것을 꼬드기지만 독일인 기사에게 닥치라는 소리만 듣는다.[24] 그리고 나중엔 발리앙에게 내가 십자군 따라가라고 주선까지 해줬는데 줘도 못먹느냐는 식으로 비난을 하다가 영주가 죽으면 마을 사람들이 쫓아낼 거고, 적어도 주교가 죽고 나면 쫓겨나는 건 확실할 거라면서 새 세계를 찾아 떠나라고 협박에 가까운 권고를 하고 자살해서 머리 없는 귀신이 된 형수 구하고 싶으면 십자군으로 가라고 고인드립까지 친다.
정작 극장판에서는 언급만 되었던 주교는 신부의 모함에도 발리앙을 가엾게 여겨 "자네 형수는 악마에 씌인 것이 아니라 너무 슬픔에 잠겨서 자살했던 것 뿐이고 자네 형도 그렇다네."라고 말하면서 신부를 통해 발리앙에게 전해주라며 은화 몇닢마저 준다. 물론 그 은화는 신부가 먹튀하는데, 초반에 잠깐 나오는 단역이지만 행동거지는 뒤에 나오는 르노 드 샤티용 따위보다도 찌질하고 졸렬해보인다. 발리앙과 이 신부는 이부형제로 보이는데, 이복형제라면 발리앙의 아버지의 정실이거나 또 다른 서자라는 이야기이며 둘이 아버지를 알아야 형제라는 것을 알텐데, 발리앙은 자신의 아버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이 신부를 연기한 사람은 영국의 연기파 배우인 마이클 쉰[25]인데 좋은 배우가 인상 깊은 3류 악역을 해 주기에 발리앙의 살인과 결심이 더 돋보이는 장치가 된다.




이 잘려나간 49분 때문에 극장판의 스토리가 엉망진창이 된 건 당연했고, 관객들은 "이게 뭐야?" 하는 반응이 많았다.

어찌 됐건 〈킹덤 오브 헤븐〉은 걸작이 될 수도 있었지만, 결국 50분에 이르는 처참한 가위질을 당한 끝에 그저 그런 영화가 되고 말았다. 스페셜 피처 DVD에서 감독은 극장판에 대한 과도한 가위질에 후회를 느낀다고 뒤늦게 토로하기도 했다. 감독판 DVD를 플레이하면 영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감독의 변이 먼저 등장해 '스페셜 피처를 잘못 넣었나'하는 괴이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어쨌거나 감독판 시작에 나오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말에 따르면 스토리가 너무 산으로 가고 러닝타임이 너무 길어서 관객들이 지루할 것 같아서 극장판으로 편집을 했다고 한다.

킹덤 오브 헤븐을 볼 의향이 있는 사람들은 꼭 극장판이 아닌 감독판을 구해 보도록 하자. 그러나 극장판 DVD에는 실제 역사와 영화와의 차이 등을 보충설명해 주는 자막 코멘터리 등 감독판에는 없는 흥미로운 부가 요소가 있어 컬렉터들을 울린다. 감독판에는 대신 테크니컬 코멘터리가 들어가 있다. 결론은 UE버전이다


9. 탐구[편집]



9.1. 오해: 고증의 완벽성?[편집]


킹덤 오브 헤븐이 복장, 소품 등의 겉으로 보이는 고증들이 워낙 뛰어난 데다가 이러한 점들이 입소문을 타다 보니 넷상에서는 "고증이 완벽한 영화다"라며 칭송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하지만 이는 '고증'이라는 것을 너무 협소하게 이해한 것으로, 단순한 복장이나 풍습이 아니라 실제 역사인물의 행적이나 그 시대의 인물의 사상이나 역사관 및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재현했는지까지 살펴본다면 킹덤 오브 헤븐은 전체적으로 고증이 완벽하다는 찬사를 들을 수는 없는 영화이다. 밑에서 설명하겠지만 자질구레한 소품부터 엑스트라들의 복장 등 눈에 보이는 물적 고증은 높은 수준이지만,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이나 종교관 같은 내적 고증은 감독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무시한[26] 영상물인데 이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이기 때문이다. 감독의 주제 의식과 영화를 보는 현대인의 취향에 맞춰 어레인지된 것이다.

사실 찬사를 받는 물적 고증에서도 극적인 재미를 위해, 혹은 감독의 취향대로 고증을 어긴 부분도 약간이나마 있다. 또한 역사상의 기록과 영화의 묘사가 다른 경우도 상당히 많다. 인물들의 행적은 역사상에서 이름과 모티브만 따왔을 뿐 사실상 허구의 행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인공측 인물들이 모두 불어가 아니라 영어로 대화를 하는 것부터가 엄격한 고증에서 한참 먼 얘기.

물론 이 영화는 영화이지 중세 다큐멘터리가 아니고, 영화는 어디까지나 감독의 의도가 담긴 창작물이기 때문에, 감독이 말하고 싶은 주제에 맞는 범위 안에서 선택적으로 고증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사실 내적 고증에 충실하려면 현대인들은 어쨌든 당시 중세인들에겐 전혀 와닿지 않는 가치관인 세속주의와 종교적 다원주의를 기본으로 깔고 있으니 소위 '중세적 가치'에 너무 충실해버리면 되려 대다수 관객 입장에선 공감이 힘들 수밖에 없으며 2020년대 기준으로는 심각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게다가 킹덤 오브 헤븐에 국한하자면, 기독교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충돌하는 한 복판의 이야기가 배경이므로, 둘 중 어떤 문화의 "중세적 가치"로 전체 사건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왜곡된 시각을 전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면에서 팬덤에서 종종 얘기하는 '완벽한 고증'은 과장된 평가라 하더라도 사실 기본적인 물적 고증 자체도 상업성, 대중에 퍼진 피상적인 이미지 등에 따라 덜컥덜컥 희생되는 사극 장르에서 적어도 물적이라도 이만큼 완성도를 추구했다는 면에서 역덕들에게 충분히 열광을 받을 가치가 있다.

9.1.1. 물적 고증[편집]


자질구레한 소품부터 작중에 대강 비춰지는 엑스트라들의 복장까지, 어디 하나 신경쓰지 않은 곳이 없어 보인다. 그중에서도 특기할 만한 곳들이 있다.


작중 초반에만 등장하고 따로 설정이 붙어 있는 인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흑인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역덕후들을 설레게 만들기 위한 감독의 노림수다. 대표적인 아프리카의 기독교 국가인 에티오피아 출신이라고 왜곡되어 알려지기도 했지만 사실 크레딧의 배역명에 따르면 이 흑인은 무어인 출신이란 설정이다. 여기서 계곡에서 일행 중 1명이 상류쪽에서 노상방뇨를 즐기다 흑인 기사가 이것을 보고 화를 심하게 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은 상식적인 의미에서 화를 낸 이상의 의미가 있는 듯하다. 중세 아프리카의 왕국들이 스페인을 통해 유럽으로 북상할 당시 전파한 것들중 하나가 청결에 대한 개념인데 이 장면으로 이 흑인 기사 역시 청결을 다른 이들보다 중시한다는 것을 나타낸 것 같다. 참고로 이 당시 아바스 왕조에서 스페인의 안달루시아로 건너와 활동했던 지르얍은 청결적인 개념에 관해 하루 아침과 저녁 두 번 목욕을 할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최근 연구와는 거리가 있다. 중세 초 왕국들의 지배층에는 그대로 로마 말기 원로원 계급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고, 이들은 늘 하던대로 목욕을 자주 했다. 굳이 스페인을 정복한 이슬람 왕조들이 가르쳐줄 필요도 없었다. 하루 두 번씩 꼬박꼬박 목욕을 하던 주교의 일화도 있다. 중세 초에 로마식 노예제가 사라지면서 수많은 노예 인력을 필요로 하던 대규모 목욕탕이 사라지고, 소규모 목욕탕이나 집에서 목욕을 하는 문화로 바뀌었을뿐, 중세인들도 목욕을 즐겨했다.

문제는 이 동생이 발리앙을 쫓아내고 재산을 차지하려고 혈안이 되어 갖은 능욕질을 가한 것이다. 그 자리에 있었으면서 매장 성사를 치뤄주지 않은 것은 화나도 통념상 어쩔 수 없어서 참고 있는 와중에 이 동생이 종교재판에 넘기려고 하질 않나, 뺨까지 때려가며 모욕 주질 않나, 결정적으로 아내의 매장 성사를 치뤄주지 않았다고 깐족거리지 않나, 지옥에서 목 잘린 귀신이 되어 떠돌고 있을 것이라고 고인드립을 쳐대질 않나, "아내가 지옥 가 있는데 성지에 가야만 구원받는다" 따위의 말을 하질 않나, 아내의 유품인 십자가 목걸이까지 훔쳤으며 있는 대로 어그로를 끌어 발리앙의 분노를 폭발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발리앙을 고향에 묶어두는 몇 안되는 끈이 아내였는데, 성지에 갈 생각이 없던 발리앙의 의중을 돌려버린 것은 그의 목숨을 재촉하는 결과가 되었다. 발리앙은 고드프리를 쫓아가 "날 죽이려 왔느냐"라고 호탕하게 묻는 그에게 아내의 구원을 이뤄낼 수 있느냐고 절박하게 그것부터 묻는다.

1363년에서 1380년 까지 재위한 프랑스샤를 5세가 남긴 재산 목록에는 금과 은으로 만든 포크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그것은 식사용이라기보다는 과시용에 가까웠다.

1533년 이탈리아메디치 가문의 카트린느(Caterina de' Medici : Catherine de' Medici)가 프랑스의 앙리 2세에 시집가면서 자신의 요리사들과 모든 식탁 도구들을 함께 가져간 것을 계기로 프랑스에 소개된 바 있지만 대중적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약 1세기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17세기경 이탈리아 일부 사람들이 포크를 쓰기 시작했지만 항간의 조롱거리에 불과했다. 특히 남자가 포크를 사용하면 까다로운 성격을 지닌 사람 또는 여자 같다는 말을 들었다.

조경숙, 이미혜, 「동서양 취식(取食)도구 문화에 대한 고찰 ― 포크나이프, 스푼식문화권(食文化圈)과 식문화권(箸食文化圈)」, 『한국조리학회지』, 제9권, 제1호, 2003, pp.101-120, p.109-110.

영화에서는 예루살렘 왕국의 왕녀인 시빌라가 손에 묻은 양념을 쪽쪽 빨아먹으며, 거친 기사들은 식사를 하다가 입가에 묻은 음식을 긴 머리카락으로 닦기까지 하는데 이것은 당시 기준으로도 몰상식한 행동이었다. 식사 전후로 손을 깨끗이 씻고, 중간에도 더러워지면 아무데나 닦거나 핥아먹기보다는 주전자와 대야를 가져와서 씻는 것이 예법이었으며 부유한 집에서는 수건을 관리하는 하인과 손 씻는 물을 담은 주전자와 대야를 관리하는 하인을 따로 둘 정도였다. 이렇듯 작중에서 의도적이라고 할 정도로 손으로 음식을 먹는 모습을 강조해서 보여준다.


포스타 디 팔코네가 그러한 예제. 낮은 자세로 가드하지 말고 칼을 위로 곧게 뻗고 가드할 것을 주문하며 '매의 자세'라고 알려준다. 다만 실제로 저 용어를 창시한 검객은 영화보다 훨씬 후대의 인물이며, 항상 포스타 디 팔코네만을 강조하지도 않았다. 시간이 없어서 속성으로 가르친다고 하면 말이 되겠지만, 검술은 여러 자세를 유연하게 사용한다. 이는 12세기 이탈리아의 장검술 중에서 상체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다.[28]


그런데 사실 저 독일 친구가 말한 것이 맞다. 합리주의적 사고관이 발흥하기 전, 기사가 정말로 전사집단에 가깝던 무렵의 유럽에서는 "옳고 그름은 하느님께서 결정해 줄 것이다. 내가 옳다면 하느님께서 내가 이기게 해주시겠지"라는 사고관하에 옳고 그름, 선과 악을 분명히 분간해낼 수 없는 상황에서의 판결은 양자간의 결투로 내게 되어 있었다. 옛 게르만 형사소송법상에서는 재판 결투가 중간절차(Zwischenverfahren)에서 가능하도록 아예 법으로 제정되어 있었다. 유럽 역사에서 챔피언이 나오게 되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물론 연출을 보면 고드프리 일행이 서로 눈짓을 주고 받는 등 발리앙을 감싸기 위한(≒"싸워서 이길 자신 있음 해보든가.") 의도도 맞다.[30] 영주의 아들은 이 말을 듣고 어이가 없다는 투로 비웃는다. 이제 올바른 배경지식으로 이 장면을 다시 보면 고드프리 일행이 정정당당하고 합법적인 결투로 해결하자고 하는데, 영주 아들은 야비하게 무시하고 기습을 걸어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임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이들은 사전 경고도 없이 습격해서 고드프리의 부하 한명을 화살로 쏘아 죽인 다음에 발리앙의 양도를 요구하는 등 어그로를 제대로 끌었다.

같은 기독교도들끼리의 싸움에서는 기사처럼 몸값을 지불할 수 있는 대상일 경우 포획해서 몸값을 받고 풀어주는 게 일반적이었다.[31][32] 작중 인물들의 전투 장면을 보면 작은 주머니에 단검을 하나씩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용도의 단검은 미저리코드(Misericorde, 자비)라고 불렀는데 상대방 기사가 쓰러지면 전투 한복판에서 신변을 확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단검으로 팔이나 다리를 찔러 전투가 끝날 때까지 무력화시키거나 혹은 빈사상태의 아군이나 적에게 최후의 자비로서 고통을 끊어주는 용도로 사용되었던 물건이다.

아예 배역 이름이 'Hospitaller' 인데 성전기사단을 'Templar' 라 하듯 구호기사단을 가리키는 말이다. 병원 사람이라는 뜻. 실제로 구호기사단은 성 요하네스 구호소라는 이름으로 병원 겸 빈곤한 성지순례자들의 구호소 역할을 하는 단체에서 출발했다. 그 병원이 여기저기서 영지도 기증받고 하다 보니 이를 유지·관리할 무장병력의 필요성도 생기고, 마침 십자군 운동에 따라서 십자군 국가를 방어하고자 대규모로 기사를 유지하기 위한 기사수도회 수요도 발생하였던 결과 비군사적 구호단체를 군사화하여 구호기사단을 결성하였던 것이다. 이들은 전장에서 싸우다가도 의료 봉사는 반드시 실시했다고 한다. 심지어 고드프리가 사망하기 직전에 옮겨져 치료를 받은 것은 메시나의 구호기사단 지부로 보이는데 구호기사단의 망토를 두른 기사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따로 강조해주지는 않지만 배경 묘사 장면에서 계속 등장한다. 가장 잘 보이는 것은 신성 로마 제국의 깃발. 위의 흑인 기사와 함께 십자군이 다국적군이란걸 간접적으로 설명해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하나 고증 오류가 있다면, 카스티야 연합 왕국의 깃발이다. 카스티야 연합 왕국은 13세기에서나 등장했고, 영화 시간대는 12 세기다.

땅이 건조하고 더운 데다가 땅에서 석유가 나기 때문에, 아니면 그냥 나무도 건조하기 때문에 작은 약초 덤불에 그냥 불이 붙는 사막에서 종종 일어나는 자연현상을 종교적인 측면과 연결시켰다. 발리앙과 구호기사단원이 모세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현실 정치에 대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눈다. 이때 구호기사단원이 산이라고는 없는 평원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연출, 그리고 약초덤불에 불이 더 붙는 연출 등은 상당히 종교적인 연출이다. 하느님의 사자가 내려와서 조언을 해주고 기적이 나타나며 있을 수 없는 방법으로 사라지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사실은 그냥 지친 발리앙이 본 환상에 가까운 것이다 라는 식의 마무리로 현실감을 더하고 있다. 더욱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모세의 언급도 있듯이 구약 성서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차용해서 영화적 도구로 신비롭게 배치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기독교 영화이기 때문에 성경적 지식이 있는 사람이 볼때 그 뒤에 숨겨진 상징적 메타포가 주는 쾌감은 스콧 감독의 연출의 힘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다.


이것을 모른 채 이 장면을 보면 르노 드 샤티용이 살라흐 앗 딘을 빡치게 해서 목이 날아간 장면으로 보인다. 빡치게 해서 목이 날아갈 건 맞긴 하지만[35] 이외에도 설명 없이 이렇게 행동으로만 의미를 알 수 있는 장면이 하나 더 나오는데, 샤티용이 기에게 발리앙을 죽여야 한다고 하기 전에 기는 감옥에 갇혀 제대로 된 음식을 못 먹고 있던 샤티용에게 닭고기를 선물로 준다. 반색하며 닭고기를 받아든 샤티용은 그걸 먹으려다가 멈칫하며 갑자기 떼어서 기에게 나눠준다. 기가 말없이 고기를 먹자 그제야 게걸스럽게 먹는데, 당연히 샤티용이 나눠 먹자는 우정 어린 의도로 한 것이 아니며 공공연하게 의심받지만 샤티용과 자신은 관련이 없다고 관계를 부인하던 기가 샤티용을 독살해서 후환을 없애려는 의도로 온 것이 아닌가 의심해서 독이 있는지 없는지 니 몸으로 증명해보이라고 한 것. 독이 없음이 밝혀지자 나중에 살라딘에게 받은 물을 먹듯이 정말 맛있게 먹어치운다.
한편 르노는 살라딘에게 폐하(My Lord)라고 부르는데, 이를 보고 간사한 르노가 팀을 바꿔서 이슬람으로 전향하려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냐는 억측이 있었으나 계급사회에서 인종과 종교를 불문하고 왕과 귀족의 신분은 당연히 존중받는 것으로 이는 20세기에 민족주의와 인종주의가 폭발하던 시점에서도 준수되던 것이다. 알바 없이 "너는 이교도/유색인종이니 왕인지 개뼉다구인지 인정못함"라는 태도는 2차 이탈리아-에티오피아 전쟁 당시 파시스트 이탈리아나 감히 꺼내올 수 있던 막장 논리였으며, 백인들이 전 세계 대부분을 식민지로 삼던 그 시절에조차 유럽의 지식인 사회는 이탈리아의 행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물며 왕과 귀족들을 신이 인간을 통치하기 위한 대리인 계급으로 보던 중세 사회에서는 르노라 할지라도 일국의 왕인 살라딘에게는 예를 표하는 것이 정상이다.


물론 고증 오류도 매우 많다.
예루살렘 공방전 장면에서 트레뷰셋 투석기가 매우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는 불타는 탄환을 던지는데, 트레뷰셋이 불타는 탄환을 던질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송진과 유황 등을 이용하여 목표에 명중하여 화재를 일으키는 식이지 영화의 묘사처럼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화약을 이용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건 <킹덤 오브 헤븐>이 개봉한 직후, 영화의 고증을 살펴보는 한 영국 다큐멘터리에서 본 영화의 전투 장면을 보고 내린 평가에서 "거의 완벽하네요. 투석기 빼고요. 뭐, 불을 좋아하는 할리우드인데 별 수 있겠나요."라고 한 것처럼 역사를 그대로 고증했다면 영화의 박진감이 다소 떨어졌을 테니 어쩔 수 없는 점이다.
다만 폭발이 일어나는 탄환말고 일반적인 돌덩이도 던지며, 폭발탄은 낮 장면에서 보면 항아리 같은 통에 역청, 유황 같은 인화성 물질을 잔뜩 넣어놓고 끝에 불을 붙인 모양새다. 화염병처럼 깨지면서 발화하는 장면을 과장하여 묘사한 듯. 이 항아리 포격은 공성전 첫날 밤에만 일어났고 그 이후로는 그냥 돌덩이를 던진다. 공성전 최후의 날 성벽을 무너뜨린 것도 트레뷰셋의 돌덩이를 이용한 집중 포격이었다.

주인공 발리앙의 전투 장면을 보면 투구를 쓰다가 벗으며 백병전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당연히 고증 오류로 주요 지휘관일수록 전사를 막기위해 방어구를 완벽히 착용하고 전투에 임했지만, 이 투구 문제는 관객이 어쩔 수 없는 걸로 이해하고 넘어가 줘야 맞다. 투구를 쓰면 얼굴이 가려져 배우의 표정 연기를 제대로 담을 수가 없다. 조연은 몰라도 주연급이 그러면 관객의 감상에 지장을 준다. 한국 방송 역사상 가장 고증이 잘 된 사극이라 할 수 있는 용의 눈물도 다른 조연들에겐 모두 투구를 착용시켰으나 주인공 이방원을 비롯한 주연 인물들만은 투구를 안 씌운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다만 이 시점에서 발리앙은 면죄가 부여되는 십자군에 참여했으며 예루살렘 왕국의 신하로 잠깐이지만 영주 신분으로 활동했고 종국에는 예루살렘 국왕을 대신하여 성지를 최후까지 지킨 엄청난 공로를 세웠다. 영국 왕 리처드 1세가 발리앙을 찾아와 '예루살렘의 수호자'인 발리앙을 찾아왔다고 하는 것을 보면 발리앙의 삼촌은 자기 목숨과 가문의 생명을 내버릴 것을 각오하지 않으면 발리앙을 감히 건들 수가 없다.[36]







9.1.2. 내적 고증 (비판)[편집]


풍습이나 소품, 복장 등의 물적 고증은 매우 훌륭하지만 시대상에 대한 내적인 고증에서는 문제가 많은 영화다. 특히 킹덤 오브 헤븐은 영화적 재미와 감독의 메시지를 위해 인물들을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묘사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했다. 전반적으로 역사서에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인물은 긍정적인 면을, 기 드 뤼지냥과 샤티용 같은 부정적인 인물은 부정적인 면을 강화했다.

쉽게 말해서 이 영화는 십자군 전쟁 시기 중세인들의 정신 세계를 극도로 단순화시켰다. 광신적인 호전광들과 소수의 깨어 있는 사람들(살라흐 앗 딘, 보두앵 4세, 발리앙 등)[37]이다.

이는 르네상스 이후 계몽시대에 나타난 전형적인 관점으로, 중세인들을 신에만 매달린 비인간적 야만인으로 비하하고 그 이후를 인간성을 회복한 근대인으로 띄워주는 것인데[38], 실제 역사는 영화처럼 단순하지 않았다. 영화에서 호전적인 광신도 집단으로 묘사되는 성전기사단은 무슬림과 기독교도들의 합동 예배를 용인하고 적극적으로 후원했으며 당대 무슬림 지하디스트이자 학자였던 우사마 이븐 문끼드의 경우 예루살렘에서 외교관으로 지내던 시절 성전기사단과 교류하면서 서로 형제라 부를 정도로 친하게 지냈다. 시칠리아 왕국은 기독교, 유대인, 무슬림 모두 공존하며 지내왔다.

역사상의 기 드 뤼지냥도 영화에 묘사된 인물과는 전혀 딴판의 사람이었다. 영화의 뤼지냥은 광신자, 호전광이며 독선적인 차별주의자로 그려지지만, 실제 기 드 뤼지냥은 유약하고 우유부단한 인물이었다. 사실 그는 독선적이고 호전적이라 망한 게 아니라 휘하 귀족들을 휘어잡을 카리스마가 부족했기 때문에 망했다.

반대로 이 영화에서는 무조건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살라딘이나 발리앙도 실제로는 현대의 종교관에서 보면, 신의 뜻을 외치는 광신도였다. 살라딘이 당시 기준으로 관대했던 인물인 건 맞지만 실제론 명분과 군사들의 사기를 위해 "내가 유럽놈들 땅까지 쳐들어가서 이교도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겠다!" 식의 발언도 서슴지 않고 하던 인물이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살라딘이 포로 학살 따위는 절대 하지 않는 무조건 선한 인물같이 묘사되지만, 실제 역사의 살라딘은 포로 학살을 했던 기록이 분명히 남아 있다. 예를 들어 하틴 전투가 끝난 이후 포로로 잡힌 성전기사단과 구호기사단의 기사 230명을 살라딘이 학살하도록 명령했다.[39][40] 이 영화에서 묘사되는 살라딘은 현대적인 종교적 관용과 평화를 상징하는 인물인데, 포로 학살을 언급할 경우 이런 이미지가 산산이 부서지게 된다.[41] 이런 식으로 나중에 근대성을 옹호하기 위해 실제 역사와 무관하게 띄워진 인물로는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2세가 있고 반대로 종교쟁이 광신도로 격하된 인물은 메리 1세, 펠리페 2세 등이 있다.

살라딘에 대해 썰을 더 풀어보자면 다른 이슬람 군주들과 마찬가지로 살라딘 역시 당대의 관행에서 크게 벗어난 행동을 보여주었던 인물이 아니었다. 예를 들면 카이로의 시타델을 건축하는 노역에 기독교도 전쟁 포로들을 동원하거나, 재빠른 경기병들을 적지로 보내서 마을들을 효과적으로 약탈하고 학살하며 불태우거나, 예루살렘의 정복 이후 성당들을 파괴해서 방벽의 강화를 위한 자재로 사용하는 등의 일들은 살라딘의 치세에 빈번하게 일어났다. 파티마 칼리프에 충성하는 수단인과 아르메니아인 근위대가 반란을 일으켰을 때는 반란군의 가족들을 인질로 잡아서 시간을 번 다음 휴전 조약을 무시하고 기습해서 전멸시켰다. 이러한 공적인 행위에서 '군주'로서의 살라딘이 유달리 관용을 베푼 것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다만 케락 요새 공격이라거나 영화에서 묘사된 예루살렘 함락 등에서 이따금씩 개인의 성품에 입각하여 대인배적인 행동을 보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 살라딘은 독실한 무슬림이었으며 지하드를 외쳤던 인물이다. 실제로 살라딘은 신으로부터 세상의 질서를 확립하는 일을 스스로가 부여받았다고 주장하는 한편, 십자군에 대한 자신의 투쟁 역시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과업이라고 말하곤 했다. 이슬람 이외의 종교에 대해서 시대를 넘어선 관용을 보여주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예루살렘 함락 당시 온건한 방안을 택한 것은 딱히 개인의 성품이라기보다는, 당시 발리앙의 협박이 살라딘의 약점을 제대로 찔렀기 때문인 것도 컸다. 살라딘은 여전히 이슬람 세력 내에 적이나 경쟁자가 많아서 실제로 성지가 다 파괴되면 자기 세력에 치명타가 될 수 있었다.[42] 게다가 그가 이집트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배신하고 학살한 수단인이나 아르메니아인들과 달리 예루살렘 왕국은 인구가 수천만에 달하는 거대한 기독교 세계의 변방이었기 때문에 그쪽의 평판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지하드라는 명분에 지나치게 몰입하거나 얕보이지 않기 위해 선을 넘었다가는 최악의 경우 바다 너머에서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는 프랑크족들이 진심으로 단합해서 쳐들어올 빌미를 줄 수 있었다. 보다 가깝고 실제적인 위협으로는, 당시 십자군 국가들보다 살라딘과 더 많은 무역협정을 맺고 있었던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이 그의 신용에 의심을 가지고 십자군 국가들에게 해군을 지원할 수도 있었다.

사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는 본인이 가진 개인적인 사상을 주제에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역사를 다룰 때는 시대상과 사상의 발전 과정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렇게 감독의 개인적인 의견을 집어넣다 보니 실제 역사에서 벗어나 근대적 민주주의의 장점을 역설하게 되곤 한다. 그래서 주인공 캐릭터는 대개 이상화된 급진적 이상주의자로 그려진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발리앙 또한 마찬가지다. 구시대적 사고관을 대표하는 기 드 뤼지냥과 그와 대비되는 발리앙의 갈등이 그리지며 발리앙은 신분 철폐, 사해평등주의에 가까운 급진적 사상을 보이는데, 실제 역사의 발리앙은 물론 그 시대의 귀감이 되는 훌륭한 기사이기는 했으나 현대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는 그런 인물은 아니었다.

한국에서 역사적 위인으로 존경받는 세종대왕, 이순신도 현대의 시각에서 보면 신분제도를 인정하는 명백한 차별주의자다. 허나 아무도 그것을 가지고 욕하지는 않는다. 인물에 대한 평가는 어디까지나 시대상을 고려하면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작품에서 현대의 시각으로도 완벽한 위인을 만들어낸답시고 세종대왕이나 이순신을 신분제도를 초월한 평등주의자로 만들고, 다른 인물들을 신분제도 따위나 주장하는 저열한 차별주의자로 묘사한다면, 당시 시대상을 제대로 묘사했다고는 결코 볼 수 없다. 수백 년 전 왕과 귀족이 존재하는 시대를 소재로 역사 영화를 만드는데 뜬금없이 "민주주의"를 외치는 역사인물을 등장시키고 왕과 귀족들을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찌질이 정도로 묘사한다면, 이 역시 당시의 시대상을 제대로 묘사했다고는 볼 수 없다. 이 영화는 바로 그런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 현대의 시각에서 본다면야 신의 뜻대로 전쟁이다!를 외치는 게 머리가 돌아버린 종교 광신도로 보이겠지만, 당시 기준에서는 아주 흔하고 당연시됐다는 얘기다. 살라딘이건 발리앙이건 보두앵 4세건 전부 마찬가지다. 허나 이 영화에서는 그런 말은 찌질한 악역들이나 하는 이상한 소리로 묘사되고, 살라딘이나 발리앙은 현대의 종교관을 가진 인물로 나온다. 감독이 메시지를 위해 인물을 시대상을 고려하지 않고 만드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고증의 영역에서는 좋은 평을 들을 수는 없다.

또한 십자군 전쟁에 대한 영화의 관점 자체도, 현대 역사학계의 관점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 관대한 이슬람 떡밥[43] + "종교적 광기로 일어난 미친 전쟁"이라는 과거의 잘못된 해석을 고집하고 있다. 과거에는 십자군 전쟁을 19세기 제국주의를 보는 시각으로 해석하거나 20세기의 종교적 감수성에서 해석하는 시대착오적 해석이 난무하고 있었으며, 그 결과 그 시기와 그 이전 시기의 일반적인 전쟁과 크게 다를것도 없던 십자군 전쟁만이 유독 (다른 전쟁들과 구분되는) 광신으로 빚어진 참극으로 주목받아왔다. 현대 학계에서는 이러한 시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지적하고 십자군 전쟁을 중세사회라는 역사적 맥락 안에서 객관적으로 해석하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러한 점을 전혀 담아내지 못했다. 그 유명한 "(예루살렘은) 아무 것도 아니고, 모든 것이기도 하지!"라는 대사 역시, 무역 거점 확보에 필요한 예루살렘의 물리적 가치를 완전히 무시한 문장이다.[44]

9.2. 역사상의 기록과 영화의 묘사 비교[편집]









영화상에서는 발리앙은 100명 안밖의 기사를 이끌며 그저 국왕의 총애만 받고 있으나 기 드 뤼지냥은 왕국 기사단 대부분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기와 결혼하게 된다.[50] 그런데 실제로 기 드 뤼지냥은 프랑스에서 주변 지역을 약탈이나 하고 다니던 하찮은 하급 귀족이었고, 탐욕에 눈이 멀어 솔즈베리 백작을 살해하는 대형 사고를 쳐서 예루살렘으로 쫒겨난 못난 작자였다. 예루살렘 왕국의 군권을 장악하기는 커녕 자신을 따르는 기사도 없는 변변찮은 인물이었는데 시빌라가 기에게 홀딱 빠져서 왕권을 넘겨버린 것이다.


영화에서는 발리앙이 '사해평등주의자'로 묘사되며, 주위의 천한 신분을 가진 사람들을 모두 기사로 임명한다.
실제로는 방어군을 통솔할 장교 역할을 하는 기사들이 앞선 전투들의 패배로 거의 몰살당했기에 임의로 병사 중에서 몇몇을 기사(장교)로 세워준 것으로 오늘날로 말하자면 전시에 지휘관들이 죽어나가자 졸병이나 부관을 현지임관시키는 것. 즉석에서 기사를 임명했던 것은 실제로도 존재하는 기록이다. 다만 이는 당시 기사에 대한 여러가지 해석이나 상징성 문제로 인해서 다양하게 비춰질 수 있는 내용인데, 살라딘 평전과 같은 기록들에서는 가짜 기사 200명을 임명하고 협상할 때 허세를 부리는 내용이 나온다. 당시의 기사의 전투력과 상징성, 몸값 등을 생각하면 이런 식의 기록 역시 합당하지만, 본작에서는 기사의 상징성을 강조함으로써 영화의 주제와 부합하도록 절묘하게 묘사되었다. 같은 사실에 대한 해석과 시점의 차이.

그런데 기독교측의 기록을 보면 실제 예루살렘 총대주교였던 헤라클리우스는 발리앙을 불러들여 예루살렘 방어를 맡기고 교회의 재산을 털어 방어에 필요한 물자를 지원하고 살라흐 앗 딘과의 협상 자리에서 몸값이 모자란 사람들이 몸값을 마련할 때까지 발리앙과 함께 인질이 되겠다고 자청하기까지 한 사람이었다. 영화의 묘사와는 완전히 딴 판인 이 영화 최대의 희생양, 지못미 총대주교님. 다만 이슬람측의 이마드 앗 딘의 기록에는 빈자들을 버려두고 자신의 몸값을 지불한 뒤 상당한 교회 재산을 가지고 도시를 빠져나갔다는 상반된 기록이 남아 있다. 감독이 이 기록을 보고 총대주교를 이렇게 묘사했는지는 모를 일이나 교회 재산을 가지고 도시를 빠져나갔다는 것은 성묘 교회 등에 안장되어 있었던 성물, 성화 등의 기독교 유물들은 당연히 가치를 매길 수도 없는 중요한 물건이므로 이를 가지고 나가는 것은 신자이자 주교로써 당연한 행동으로 자기 책무대로 안티오키아까지 들고 가서 안전한 곳에 보관했는지는 이후 기록에 남아 있지는 않지만 예루살렘 방어전에서 그가 보인 모습을 보면 사리사욕으로 들고 튀었을 가능성은 낮다. 사실 이마드 앗 딘의 비난은 '술탄께서는 이교도들의 몸값을 대신 내주셨는데 총대주교란 자가 저 많은 교회 재산을 챙겨서 빠져나갔다'라는 식의 의미로 문화 차이에서 이해를 못해서 나온 비판인것 같다. 거기다가 당시 역사 기록가 중 하나인 기욤 드 티레가 정적이었던지라 부정적인 서술을 썼다고 한다. 최종적으로 결론내리면 정확한 평가는 기록이 미비하여 불가능하지만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논란의 여지는 있는 셈. 사실 영화상에서도 위와 같은 소인배적 모습을 보이지만 전투 내내 발리앙의 편에 남아 예루살렘을 지켰다. 르노 같은 악역들에 비하면 그나마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편이다.

성전기사단원들은 기와 르노로 대표되는데 입만 열면 "하느님이 원하신다(God wills it!)"을 외쳐대는 광신도로 표현했다. 그에 반해 구호기사단, 요한 기사단은 Hospitaler(David Thewlis역, 검은 옷을 입고 다니는 수도자)와 티베리아스를 통해 좀 더 이성적이고 자기 반성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 역시도 리들리 스콧 감독 특유의 이분법을 극단적으로 끌고 간 묘사다. 실제로는 성전기사단도 무슬림 순례객들들을 보호해주거나 친분을 쌓기도 했고, 구호기사단도 지나가던 무슬림 배나 상인들을 약탈하기로 유명했다.[51]애초에 성전기사단은 금융이 주 수입원이었던 것만 봐도 알수 있듯이 실용주의적인 편이었으며 무슬림 용병 및 보조군과 같이 싸우기도 했다. 오히려 유럽 본토에서 무슬림들에게 너무 관대한 게 아니냐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이며 무슬림 기록측에서도 프랑크 족 치고는 말이 통한다는 식으로 비교적 호의적으로 묘사된다.[52]



예루살렘은 이미 한쪽 성벽이 무너진 상태였는데, 살라흐 앗 딘은 당대의 관습대로 항복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다. 그러자 발리앙은 "그렇다면 성지 내의 모든 기독교-유대교-이슬람의 성소를 파괴할 것이며, 도시 내의 모든 무슬림과 함께 죽을 것이다."라고 맞섰다. 살라딘은 이 말에 약간 질렸는지 그들의 항복을 인정했는데, 발리앙은 자신이 합당한 몸값을 마련할 수 없는 도시의 모든 기독교도를 대신해 인질로 있겠다고 말하며 기사의 면모를 보였다. 물론 대인적인 마음가짐으로는 누구 못지 않은 살라딘은 이 말을 거절, 오히려 동생과 함께 몸값을 마련하지 못해 노예 처지가 될 기독교도들의 몸값을 스스로 지불한다. 하지만 예루살렘 공성전으로 살라딘은 봉건적 의무에 의거한 동원 가능 기한을 거의 써버려서 실제로 여력이 부족하기도 했다. 위의 부분과 함께 이 상황 역시 발리앙이 교묘하게 사용해 먹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왜 추가가 안됐는 건지 의문. 참고로 이슬람 군이 공성전을 벌이기 직전 나시르가 "항복을 권유하는 게 어떻겠습니까?"라고 말하자 살라흐 앗 딘이 "아니, 그럴 수는 없지."라고 대답한 뒤 손짓으로 공격 명령을 내린다. 이 또한 당대의 관습과 딱히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당시 시점에서 전투 없이 예루살렘의 십자군이 항복할 시점은 이미 지났고, 살라딘 또한 항복 제안으로 시간을 끌 필요가 없이 빠르게 성을 함락시키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티베리아스는 갈릴래아 공작령의 수도로, 레몽 3세는 갈릴리 공작부인 에시바와 결혼했기 때문에 티베리아스의 영주이기도 했다. 영화에서는 아마도 르노 드 샤티용과 이름이 비슷하여(Raymond/Raynald) 관객들이 혼동할까봐 개명(?)한 듯하다. 영화상에선 레몽 3세가 하틴 전투에 참전하지 않고, 예루살렘 방어도 포기한 채 키프로스로 가버린 것처럼 묘사했으나 실제로는 하틴 전투 당시 무려 선봉대를 지휘했으며, 이슬람군에게 포위 섬멸 당하기 직전에 탈출하고 티레를 거쳐 트리폴리로 도망치는데 성공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트리폴리에서 심한 병[53]에 걸렸고 예루살렘이 함락된 지 15일 후 사망했다고 한다.
사실 하틴 전투 당시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떠나 하틴으로 유인당한 이유는 바로 살라딘이 티베리아스를 공격했기 때문이었다. 레몽은 이것이 살라딘의 유인책임을 간파해 자신의 영지임에도 불구하고 티베리아스를 포기하자고 했지만, 기와 르노 등은 이를 듣지 않고 하틴으로 진격한 것. 키프로스는 3차 십자군 원정에 나선 리처드 1세가, 키프로스를 지배하고 있던 아사키우스가 난파된 십자군과 자신의 약혼녀이던 베렝가리아을 박대하자 열받아 공격하여 점령한 뒤에 소유하고 있다가, 영국으로 떠날 때 기 드 뤼지냥에게 주고 기의 후손들은 1489년에 베네치아 공화국이 키프로스를 합병[54]할 때까지 통치한다.

다만 보두앵 4세는 이벨린을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본인이 어렸을 때부터 병을 앓았다고만 말한다. 그가 어릴 때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그만 서로의 손을 할퀴어 부상을 입게 되었는데 그만이 고통을 느끼지 않자 스승이었던 고프리가 나병임을 알고 부왕에게 울며 이 사실을 고했다고 한다. 실제로도 보두앵 4세는 어렸을 적에 왕실 주치의로부터 치료가 불가능한 나병을 앓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그의 나병은 급속도로 확산되어 몸 전체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또한 그의 어린 조카인 보두앵 5세 역시 극중에서는 나병 진단을 받아서 절망한 시빌라가 독을 써 안락사시킨 것으로 그려지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즉위 1년여만에 요절한 것은 사실이나, 나병으로 죽은 것은 아니라고. 그러나 극중에서는 보두앵 5세 역시 외삼촌 보두앵 4세처럼 나병 환자로 그려져서 은연중에 나병이 유전병이라는 뉘앙스를 주고, 비극을 더 심화시켰다. 다만, 정사에서 아모리 1세에게 보두앵 4세의 증상을 처음으로 눈치채고 알려준 사람은 기욤 드 티레이다. 작중에서 보두앵 4세가 묘사한 자신의 나병이 선왕에게 알려지기 까지의 과정은 실제 역사다. 그 대상이 고드프리가 아니라 기욤이었을 뿐.

애초에 즉위하자마자 보두앵 4세가 자행한 것은 다른 예루살렘의 왕들이 했던 것처럼 무슬림 영향권을 공격했던 것이고, 살라흐 앗 딘과의 평화협정도 왕국내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내린 판단이지,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기독교와 무슬림의 공존을 꿈꾸고 내린 결정도 아니다.[55] 무슬림에 대한 비교적 온건한 태도는 결과적으로 평화협정에 따른 행동이었지, 보두앵 4세 본인이 종교를 초월한 성인군자라는 것은 아니라는 말. 그렇다고 성군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56] 역사적으로도 보두앵 4세의 통치는 훌륭했지만 너무 짧았다는 평가가 대다수이다.





10. 기타[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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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봉감독판] A B C D [극장판] [1] 인터미션 삭제[로드쇼감독판] [2] 인터미션 포함[3] 발리앙이 영지인 이벨린에 도착해서 대대적으로 척박한 영지를 손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만 영지물 양판소와는 달리, 주인공인 발리앙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영화에서도 나왔듯이 이벨린은 물 빼고는 모든 게 준비된 땅이고, 발리앙이 영주에 오르기 전부터 수원지를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선대 영주였던 고프리는 전쟁 때문에 내치에 신경을 제대로 못 썼다는 측근들의 이야기도 있고, 발리앙은 영주 자리에 오르기 전엔 대장장이였다는 걸 감안하면 물레방아를 비롯한 다양한 장비제작에도 어느 정도 지식을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대대로 이 척박한 땅에서 살아온 아랍인들이 우물을 팔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발리앙의 지휘 아래서야 우물을 파고 물부족을 해결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억지스럽기는 하다. 정황상 발리앙이 물의 확보가 핵심 사안이란 점을 한눈에 간파한 것은 발리앙의 식견과 총명함을 부각시키는 극중 장치에 해당한다.[4] 영화뿐만 아니라 메탈기어 시리즈의 게임 음악을 전담하기도 했다.[5] 자세한 내용은 감독판 항목 참조[6] 미드 ROME의 주역 루시우스 보레누스를 맡은 배우[7] 월드 스트롱맨에 출전한 경력이 있는 폴란드 배우.[8] 뉴질랜드의 유명배우.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에서 켈레보른(Celeborn),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애슐리 카프카로 나왔다. 리들리 스콧의 다음 영화인 라스트 듀얼에도 출연한다.[9] 엑소더스와 올더머니에도 출연.[10] 왕좌의 게임에서 도란 마르텔을 맡은 배우[11]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데, 사실 글래디에이터에서 막시무스의 아내로 나온 배우이며 블랙 호크 다운, 로빈 후드, 엑소더스, 프로메테우스, 올 더 머니, 하우스 오브 구찌에도 개근했다.[12] 감독의 전작인 블랙 호크 다운에도 출연.[13] 영화 레지던트 이블의 메인 악역 아이작 박사를 맡은 배우, 미드 왕좌의 게임조라 모르몬트[14] 물론 이쪽은 삼부작의 확장판 전체를 합치면 10시간 가량이다.[15] 감독판에서 서곡과 인터미션을 삭제한 190분짜리 버전도 있다. 2020년 11월에 국내 개봉 버전이 서곡과 인터미션이 잘려나간 190분 버전.[16] 정확히 하자면 극장판에선 한 기사가 아들을 찾으러 왔다라는 식으로 그냥 아들을 찾으러 온 것으로 여행 목적을 확정시켰다.[17] 다만 어찌되었든 발리앙은 서자이기 때문에 사실 고드프리가 죽더라도 상속권은 발리앙이 아닌 이쪽으로 돌아간다. 물론 영화내 설정상 만약 고드프리가 살아서 예루살렘에 갔다면 당시 왕당파의 세력이 강해지는 것이 유리했던 티베리아스나 보두앵 4세 모두 발리앙의 적자 지위를 인정해주었을 것이니 문제야 없었겠지만.[18] 구자막에선 시빌라가 여동생인 것으로 오역했지만 실제론 시빌라가 보두앵 4세보다 1살 연상으로 누나이다. 2020년 11월 개봉 자막에선 누나로 수정되었다.[19] 보두앵 5세가 봉인을 찍던 현장에 있던 주교가 소문을 퍼뜨렸을 가능성이 있다.[20] 뤼지냥이 연회에서 발리앙이 있는 걸 보고 손님이 불쾌해서 못 먹겠다고 자리를 박차면서 "내 아내는 내가 있든 말든 신경을 쓰지 않으니 최고의 아내이거나 최악의 아내가 틀림없다"라고 빈정대고 시빌라는 자신이 아니라 자신의 모후가 기를 선택한 거라고 발리앙 앞에서 선을 그으며 보두앵 4세가 위독해지기 전부터 이벨린에서 평생 머무를 수도 있다고 추근댄다.[21] 이밸린은 카나와 반대 방향에 있는데 내가 왜 굳이 여기 왔겠느냐고 발리앙에게 대놓고 말하는 등 그냥 핑계.[22] 이부형이라도 일단 형수라는 인간사의 정리는 그렇다쳐도 고드프리가 기도해주라고 돈까지 줬는데 이랬다.[23] 발리앙이 "내가 성지로 가면 내 재산은 니가 차지하겠지"라고 처음으로 동생의 깐족에 한마디 하고, 동생은 태연하게 "교회가 차지하는 거지"라고 너스레를 떨지만, 발리앙은 "네가 차지하는 거잖아"라고 강하게 반박한다.[24] 하지만 이 사람은 발리앙에겐 관심이 있어서 동생은 윽박질러 내쫓았지만 발리앙에게 영주들간의 무의미한 싸움이 아니라 가치있는 싸움이 있으며 보수도 잘 받는다고 발리앙을 회유한다.[25] 토니 블레어 역을 2번이나 맡은 배우다.[26] 자료 조사를 대충해서 잘 지키지 못했다 수준이 아니라 감독이 원래 중세의 세계관이 어떤지 알지만 이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봤기 때문에 내놓은 대체 세계관으로 봐도 무방하다.[27] 이 구호기사단원이 작중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고위급 인물이다. 기와 르노가 상단을 약탈한 것을 보두앵에게 보고할 때도 구호기사단 대표격으로 앉아 있었고, 후에 살라딘을 진정시키기 위해 보두앵이 케락까지 갔을땐 맨 앞줄, 보두앵이 있는 대열에서 보두앵의 바로 뒤에 있었다. 보두앵이 죽은 뒤 보두앵 5세의 대관식 때도 그랬다.[28] 다만 발리앙이 과거에 전투에 참전한 적이 있다는 것과 고드프리의 첫 공격을 방어한 후 취한 자세가 독일식 검식 중 Langort(찌르기 자세)와 유사한 것을 보면 최소한의 검술을 배운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따라 상반신 방어에 효율적인 포스타 디 팔코네를 골라서 가르친 것일 수도 있다. 혹은 그 이후에 다른 자세들도 가르치려 했지만 영주의 아들이 발리앙을 내놓으라고 하는 바람에 안 나온 것일 수도 있다.[29] 고드프리의 형의 아들, 곧 고드프리의 조카이고 발리앙에게는 사촌이다. 영주의 아들과 고드프리는 서로 삼촌과 조카라고 대놓고 부른다.[30] 재판 결투가 유명하기는 하지만, 재판 방법이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던바, 기존의 각종 게르만법은 물론 로마법도 고대부터 계속 사용되었거니와, 카롤링거 왕조와 함께 프랑크 왕국이 붕괴한 이후에도 백작이 주관하는 공공 재판소의 개념은 남아 있었고, 그들로부터 권한을 취득하거나 탈취하였던, 상급 재판권을 가진 유력 고위 제후들(공작, 후작, 변경백, 궁정백, 프린스)이 주관하는 재판소도 정상적으로 운영되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영주의 아들이 일행을 기습한 행위가 정당하지 않은 것도 여기서 비롯하는데 만약 결투 재판을 거부하려 했다면 이러한 재판소로 인도해야 했다. 그렇게 하였다면 영주인 고드프리의 형이 어느 지역의 어떠한 작위를 가졌느냐에 따라서 발리앙에 대한 재판이 영주 본인의 재판소로 가거나 그 주군의 재판소에서 다루었을 것이며, 적용할 법률 체계 종류도 그 지역의 관습에 따라서 정했을 것이다. 즉 정리하자면 중세에도 왠만하면 분쟁은 재판이나 합의등 말로 해결했고 정말로 증거가 없거나 합의가 안되어 재판이 질질끌어지거나 상대가 결투에 동의하는 전제하에 결투 재판이 벌어졌다.[31] 당시에는 아주 당연한 이야기였는데, 여지간한 영주들은 최소한 자신의 뒤를 이어 영지를 받을 후계자들을 미리 정해두는 데다가, 설령 후계자까지 포획하여 죽여봤자, 영지는 승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법률상 적법한 계승권자에게 돌아가게 되었다. 시간과 공간에 따라 여성이나 모계 관련 상속권 등에 차이가 있기도 하지만, 심지어 가문이 단절되었다고 해도 그 가문에 영지를 준 주군에게로 회수되었을 따름이다. 그렇기에 승자로서는 오히려 포로를 살려서 몸값을 받는 것이 더 이득인 상황이었다. 그런 맥락에서 르노 드 샤티옹을 쳐버린 살라딘이 얼마나 르노에게 빡쳤었는지 알 수 있다.[32] 다른 종교를 가진 포로를 잡았다 하더라도 몸값 지불이 없었던 건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1차 십자군 당시 보에몽이 투르크군에게 포로로 잡히자 스스로의 몸값과 평화협정을 하고 풀려난다. 여담으로 보에몽을 인도받기 위해서 동로마 제국과 룸 술탄국의 킬리지 아르슬란이 몸값을 주고 보에몽을 사오길 원했다.[33] I take this water for what it is. 이 장면 이전에 물이 없어 고생하는 예루살렘 왕국군의 모습에서 르노가 물병의 물을 몸에 끼얹자 물이 그대로 증발해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르노는 그저 순간의 갈증을 해갈하기 위해 물을 받아든 것이다.[34] 르노가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본 살라흐 앗 딘은 그 잔은 그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르노는 당연하다는 것이 알고 있다고 대답한다. 여기에는 르노를 살려줄 뜻이 없다는 말과 자기를 살려줄 생각이 없는 걸 안다는 답이 내포되어 있다.[35] 살라딘이 르노의 목을 날리기 전에, 자신이 지니고 있던 단검으로 르노의 목에 상처를 내는데 이 상처도 완벽한 고증을 보여준다. 여타 매체에는 목, 그 안의 동맥을 배이면 피가 분수처럼 나오는 것으로 표현하는데 실제로는 영화에 나온 것처럼 심장의 박동에 맞춰 울컥울컥 박자를 맞춰서 나온다.[36] 추가로 발리앙은 예루살렘 왕국의 정당한 왕위 계승권을 가진 시빌라까지 곁에 두고 있다. 발리앙의 삼촌은 자기 아들까지 잃었으니 아들의 복수는 커녕 영지의 계승권을 지키기도 벅찬 처지가 된 것.[37] 더 찾자면 시빌라, 티베리아스, 무명의 기사, 살라흐 앗 딘 수하 장군 등.[38] 정작 그 근대인들이 종교적 광기는 중세보다 더한 일도 많았으며, 정작 중세에는 그리스 로마 이교에 대한 긍정적 언급을 다룬 문학 작품이나 성애 소설 등 통념과 다른 문화가 잘만 용인되었다. 심지어 신이 아니라 자연이 인간을 창조하고 자연이 신에게 나 인간 괜히 만들었다고 하소연하는, 창세기 내용 자체를 정면으로 들이받는 소설이 13세기에 창작된 바가 있지만, 교회 당국은 전혀 태클을 걸지 않았고 오히려 이 소설은 프랑스 귀족 사회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당연히 그리스 로마 고전만 해도 르네상스 시기에 어느날 갑자기 학자들이 깨달음 얻어서 읽기 시작한 게 아니라 서로마 붕괴 직후부터 성직자들 중심으로 잘만 읽혀왔다.[39] 보병의 수는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았는지 기록이 없다[40] 이는 종교기사단 자체가 침략자들의 앞잡이로 여겨졌고 존재 자체가 위협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무장친위대, 정치장교, 코만도가 유독 가혹하게 처분된거랑 비슷한 이치다.[41] 다만 영화에서도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암시는 되는데, 구호기사단 기사의 머리를 포함해 기사단원들의 효수된 머리가 나오며 대본에서는 직접적으로 살라딘이 이들의 처형을 지시하는 것으로 나온다.[42] 다만 살라딘은 성문이 열린 이후에도 자신의 약속을 끝까지 지켰고, 일부 기독교인들이 몸값을 지불하지 못하자 자기가 대신 내주기도 했다.[43] 보두앵 4세가 왕이 되면서 예루살렘은 과거 무슬림들이 했던 것과 같이 관용적인 곳이 되었다는 구호기사단원의 설명이 결정적.[44] 물론 역사는 현대의 시선을 통해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영역이고,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의 시대는 그런 관점이 충분히 설득력을 가지던 시절이었음을 감안하자. 조지 W 부시네오콘세력이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담 후세인바트당 세력을 억지로 이슬람 극단주의와 엮으면서 십자군 운운했던 게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일이다.[45] 다만 이 바리장을 비롯한 이벨린 가문 자체는 대장장이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입지전식 형태이다. 바리장은 본래 유럽에선 제대로 된 봉토조차 없는 하급 기사였으나, 십자군 전쟁에 참전해서 전공을 세우고 영지를 하사받아 성장한 인물이다.[46] 그 기 마저도 발리앙이 대장장이라는 걸 꼬투리 잡았지, 사생아라는 걸 꼬투리 잡지 않았다. 몰랐을 수도 있지만, 이스라엘 영지에서는 보이지도 않았고, 타지에서 대려온 자식을 남들이 쉽게 아, 정부의 자식이겠군이라고 납득 하겠는가? 대장장이를 지적하는 부분은 하틴의 뿔 전투로 출정하려는 순간 발리앙이 반론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대장장이 출신이 전술을 아느냐는 의도였으니 서자가 아니라 대장장이를 지적하는 것이 맞다.[47] 이게 오죽 화났으면 자기가 사생아라 결혼하기 싫다고 한 여자를 앞뒤 안 보고 패다가 그 집 아빠한테 죽을 뻔했다. 그리고 윌리엄은 그 여자와 결혼했다!응?[48] 예루살렘 입성 직후 살라딘이 한 행동은 십자가를 말꼬리에 매달고 시가를 행진한 것이었다. 물론 예루살렘 내의 주요 성지 가운데 하나로 예수가 부활하기 전에 십자가에서 내려져 묻혔던 묘소에 지은 성묘 교회는 특별히 자신과 가까운 무슬림 가문에게 보호를 명하고 건드리지 않았다. 다만 영화에서도 예루살렘에 입성한 살라흐 앗 딘이 교회로 쓰이던 건물 위에 십자가가 치워지고 이슬람을 상징하는 초승달 조각이 세워지고 있는 것을 올려다보며 잔잔하게 미소를 짓는 장면이 있다. 위선적으로 보여서 소름끼친다고 할 수도 있는데 작중에서는 살라흐 앗 딘이 무슬림으로써 자신의 전쟁을 십자군과 마찬가지로 예루살렘이라는 성지를 탈환하는 지하드로 정의했던 점이나, 앞서 장면에 발리앙과의 협상에서 항복 조건으로 성안의 모든 크리스천들을 한 사람도 빠뜨리지 않고 안전하게 크리스천들의 땅으로 보내주겠다고 약속한다거나, 황금 십자가가 쓰러져 있는 것을 주워서 다시 세워놓는다거나 보두앵 4세의 묘가 있는 자리를 밟지 않고 돌아서 간다거나 하는 등의 장면과 맞물려 이어져서 그렇게까지 부각되지는 않고, 어떤 면에서는 살라흐 앗 딘이 처한 입체적인 상황이 이해가 되어 자연스럽다는 평도 있다. 십자가를 줍는 장면은 기독교 자체에 대한 동등한 존중이라기보다는 보두앵의 신앙에 대한 존중으로 보는 것이 더 합당하다.[49] 이미 예루살렘 왕국의 르노 등이 평화 협상을 당연하다는 듯이 어기고다니다가 파멸한 상황에서 항복한 기독교인들의 생명을 보장한다는, 안 지켜도 그만이고 오히려 자기 세력의 지지를 얻을 수도 있는 기회 대신 자기 약속을 지켰다.[50] 기는 이런 사실을 대놓고 언급하며 발리앙을 선택하면 피로 얼룩진 짧은 치세가 될 것이라 협박한다.[51] 구호기사단은 십자군이 망한 이후 이슬람 상선을 대상으로 한 해적질로 먹고 살았다.[52] https://digitalcommons.uri.edu/cgi/viewcontent.cgi?article=2779&context=theses[53] 기록에 따르면 늑막염이다.[54] 베네치아의 귀족이 키프로스의 왕비가 되었는데, 왕이 요절하는 바람에 어린 왕자를 앞세워 섭정. 하지만 마침 오스만 제국의 발흥으로 중요한 식민지들을 하나둘씩 잃어가던 참이었던 베네치아는, 그 피해를 벌충하기 위해 키프로스를 합병하게 된다.[55] 다만 작중 죽음을 앞두고 시빌라와 대화를 나누던 보두앵 4세가 10대 시절 살라딘과 맞붙어 승전했던 찬란한 시절을 되새김질하던 부분을 보면 역사행적을 아예 무시한 것은 아니다.[56] 나병으로 거동은 커녕 목숨도 온전하지 못한 몸으로 말 안장에 자신의 몸을 묶고 전장에 나서 군대를 지휘했다는 점은 한 군주의 자질인 책임감이 뛰어났다는 게 의심할 여지가 없다.[57] 지금 터키 인구는 터키 반도 서쪽 해안가에 많이 모여 살지만, 이건 오스만 제국 이후의 일이고 이때의 아나톨리아는 동로마 제국과 룸 술탄국이 양분하던 시절이라 터키인들은 동쪽에 주로 모여 살았다.[58] IMDB[59] 그 뒤에도 바닥에 새겨진 십자가도 밟지 않고 지나간다. 보두앵 4세의 묘이기 때문이다.[60] 여담이지만 그가 임종 직전에 누이에게 "옛날의 아름다운 모습으로만 기억해 달라."라는 유언을 남겼음에도 시빌라가 기어이 가면을 벗긴 것이다.[61] 여담이지만 발리앙이 성의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 공성전을 진두지휘하던 후반부에서 여왕의 신분과 직무를 내려 놓고 직접 부상자들을 돌보기로 결심한 시빌라가 경대 앞에서 직접 머리를 자를 때 그녀가 마지막으로 본 보두앵 4세의 문드러진 얼굴이 잠깐 희미하게 비쳐진다. 나병 환자인 아들(보두앵 5세)을 자신의 손으로 안락사시키고 남편인 기에게 양위한 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있던 그녀가 백성들을 위해 동생의 유지를 늦게나마 따르려는 의지를 내비치는 걸 표현한 연출인 듯하다.[62] 영화 마스터 앤드 커맨더의 1등항해사 알렌 역으로도 유명한 영국인 배우다.[63] 셋 중 유일하게 살아남아 도망치다 잡혀 에다드 스타크(숀 빈)에게 목이 잘려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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